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98
음악천재 재벌3세 98화
김석훈은 IT 계열에서 꽤 유명한 파워블로거였다.
“내가 이런 곳에 초청을 받다니. 나도 이제 꽤 명성 쌓였나보구나.”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비록 비행기 값이나 이런 것을 지원받은 것은 아니었으나 삼신 전자의 신제품 발표회 그것도 미국에서 진행되는 신제품 발표회에 초대받았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그간 국내의 중소기업의 신제품을 소개한 적은 있었으나 삼신과 같은 대기업의 신제품을 소개할 기회를 얻은 적은 없었다.
“이야. 사람 많네.”
시빅 센터의 앞에는 다양한 국적,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많았다.
대부분이 기자거나 그와 같은 블로거였는지 그들의 손에는 카메라가 들려 있었고 등에는 두꺼운 백팩을 메고 있었다.
“하하. 내가 저런 사람들이랑 어깨를 나란히 하다니.”
어깨가 절로 으쓱해졌다. 드디어 블로거로서 인정을 받는다는 생각에 그의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한국에서는 내가 유일한가?”
설마 하는 생각과 함께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이 차올랐다.
만약 한국에서 그가 유일하다면 그의 블로그는 단숨에 IT 계열 1위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석훈의 기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산산이 부서졌다.
시빅 센터의 안으로 들어가자 낯이 익은 사람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아···. 그럼 그렇지.”
그의 경쟁 블로그의 주인장들도 초대를 받았는지 연신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녹화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질 수 없지.”
단독이 아닌 이상 콘텐츠 내용에서 밀릴 수는 없었다.
디카의 동영상 모드를 켠 김석훈이 녹화를 시작했다.
“여기는 샌프란시스코의 시빅 센터입니다.”
아직 발표회가 시작될 때까지 시간이 조금 남았기에 시빅 센터의 모습을 담기 시작한 김석훈.
다른 블로거들도 그 모습을 보고 경쟁심을 느꼈는지 순식간에 시빅 센터의 내부에는 카메라를 들고 동영상을 찍는 사람들로 넘쳐나게 되었다.
‘이 정도면 되었다.’
충분히 동영상을 찍었다고 생각한 김석훈이 홀로 발걸음을 옮겼다.
홀 내부는 영화관을 연상시키듯 어두웠지만, 그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의자에 앉은 김석훈이 떨리는 가슴으로 발표를 기다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밖에서 동영상을 찍던 사람들이 모두 착석했는지 주변에는 약간의 웅성거림만 빼고는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바로 적어야지.’
슥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낸 뒤 무릎에 올려놓은 김석훈이 정면을 주시했다.
발표만 시작하면 주요 요점을 노트북에 옮겨 적을 셈이었다.
저벅저벅 저벅
그가 다짐을 다지고 있을 때. 스피커를 통해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드디어 시작이다.’
팟
그리고 발걸음 소리가 무대의 중앙에 도달했을 때.
천장에서 스포트라이트가 무대 위로 떨어졌다.
그 순간 모든 웅성이는 소리는 사라지고 홀 내부는 적막으로 가득 찼다.
“어?”
스포트라이트가 비추고 있는 사람은 김석훈도 익히 아는 사람이었다.
그랬기에 김석훈은 손을 들어 눈을 한번 비벼봐야 했다.
“김서준?”
이 반응은 김석훈만의 반응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온 블로거들과 기자들은 일제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김서준이 왜?”
“이거 삼신에서 무리수 두는 거 아니야?”
국내에서 김서준의 인기가 좋다 보니 이번 PT를 김서준에게 맡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거 헛발질 같은데?”
기자들의 미간은 잔뜩 좁혀져 있었다.
이미지가 좋은 것과 PT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짧은 시간에 좌중들에 제품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제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물론이고 뛰어난 언변이 필요했다.
수많은 사람 앞에서 공연을 해왔던 김서준이기에 떨지는 않을 것이지만, 제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을지 그리고 IT에 대한 지식이 있어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을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였다.
“옷차림도 되게 간편하네.”
일반적으로 대기업에서 이런 신제품 발표회를 할 때는 정장을 입고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금 김서준은 청바지에 옥스퍼드 남방 하나만을 걸치고 나온 상태.
그랬기에 지금 발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상당히 가볍게 느껴지는 느낌도 있었다.
“오늘은···.”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김서준은 차분한 목소리로 PT를 시작했다.
“수년간 제가 손꼽아 기다려왔던 날입니다.”
김서준이 말이 끝나자 스크린에 삼신 전자의 로고가 떠올랐다.
기존의 파란색 로고가 아닌 블랙 앤 화이트로 구성된 로고는 세련된 분위기를 풍겼다.
“우리가 살다 보면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이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습니다. 굳이 우리 삼신 전자가 아니라 다른 회사가 이런 혁신적인 제품을 하나라도 만들어낸다면 인류는 정말 운이 좋은 것이지요.”
가수라 그런지 김서준의 목소리는 사람들의 귀에 쏙쏙 박혀 들었다.
듣기만 해도 호감이 생기는 목소리에 사람들은 하나둘 PT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삼신은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많은 물건을 내놓았습니다.”
처음은 삼신에 대한 간략한 설명으로 시작되었다.
한국인이 보기에는 과장된 면이 보이는 소개였지만, 그 사실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의 눈에는 삼신에 대한 이미지가 새롭게 만들어져갔다.
“삼신은 지금 세계에서 휴대폰 시장 1위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스크린에 삼신 전자의 휴대폰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나타났다.
“그리고 삼신은 또 터치되는 MP3는 물론이고 동영상을 볼 수 있는 PMP 그리고 혁신적인 성능의 노트북까지.”
김서준이 좌중을 한번 둘러보았다.
“이 모든 것은 지금까지 삼신에서 만들어온 제품들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세상을 선도하고 있는 제품들이지요.”
그리고 김서준이 몸을 돌려 스크린을 바라보며 큰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오늘 우리가 보여줄 것은 이 모든 혁신을 하나로 합쳐 놓은 혁신적인 휴대폰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이것은 휴대폰이 아니라 혁신적인 인터넷 통신기기가 될 것입니다.”
오오오오오.
김서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기자들과 블로거들이 웅성거렸다.
그간 많은 루머가 돌았다. 삼신에서 이번에 새로운 반도체를 발표할 것이다.
아니다. 삼신에서 이번에 완전히 새로운 폼팩터를 개발했다더라.
그 소문이 이번에 확인된 것이다.
삼신에서는 이번에 정말 혁신적인 물건을 들고나왔다.
*
성북동 자택에서 김건환 회장과 송혜령 회장은 노트북으로 김서준의 PT 영상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보았다.
미국에서는 낮이기에 한국 시각으로는 새벽이었지만 김건환 회장과 송혜령 회장은 피곤한 것도 잊고는 노트북에 집중하고 있었다.
“정말 대단하네.”
“그러게나 말이야. 누구 손자인지 크흠.”
김건환 회장의 얼굴에서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숨길 수 없었다.
삼신 그룹의 회장직을 오랜 시간 지키고 있으면서 그간 수많은 발표를 들어왔다.
삼신 내부의 발표는 물론이고 정부 기관의 발표까지.
김건환 회장은 그간 수많은 발표를 듣고 분석해왔지만 지금 김서준의 PT 같은 것은 본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오늘 삼신은 휴대폰을 재발명했습니다. 그리고 그 휴대폰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의 새로운 스마트폰을 보기 전에 그간 있었던 스마트폰을 한번 보시지요.] [과연 그것들이 이름값을 하는지는 모르겠네요. 기본적인 휴대폰 기능 말고도 이메일 기능 그리고 인터넷 물론 인터넷이라고는 하지만 유아적인 수준의 인터넷이긴 하지만요. 이것들은 별로 스마트하지도 않고 쓸만하지도 않습니다.]김서준의 목소리고 노트북의 스피커를 통해 계속 흘러나왔다.
“마치 영화 같지 않은가 송 회장?”
송혜령 회장은 김건환 회장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PT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이 발표의 본질은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주인공이 있었고 대적자가 있었으며 또 성장 스토리가 있었다.
게다가 의식은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음향 역시 중요한 순간에 꼭 필요한 만큼 들려오고 있었다.
아마 라이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사운드에 취해 더욱 현장에 몰입하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허허. 좋아. 좋아. 아주 좋아.’
김건환 회장의 웃음소리가 노트북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김서준의 목소리 위에 덮어졌다.
*
인터넷에서는 삼신의 발표를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그렇게 큰 이슈는 끌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스트리밍이 진행되는 도중 발표 내용을 본 사람들이 여러 커뮤니티에 내용을 퍼 나르기 시작하면서 유튜브에는 순식간에 막대한 방문 트래픽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삼신과 관계가 있는 사람이나 일반인들 같은 경우에는 매우 호의적으로 발표를 지켜봤으나 타 기업의 사람들은 대부분이 미간을 좁히고 표정을 찡그린 채 그 발표를 보고 있었다.
“나카무라상. 지금 삼신의 주식이 장외에서부터 급등하고 있다고 합니다.”
쾅
나카무라가 주먹으로 책상을 내려쳤다.
얼마나 새게 내려쳤는지 나카무라의 주먹이 금세 붉게 물들었다.
“이익···. 이게 어찌 된 일이야? 분명 스마트폰에 아무도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사람들이 주목하는 거야?”
일본의 전자 회사들은 안드로이드 얼라이언스에 참여하면서 목표를 부품의 판매로 잡았다.
자체적으로 스마트폰을 개발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스마트폰의 첫 주자인 삼신에 대한 평가가 너무 좋았다.
아직 정식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 여론은 대부분 미래를 반영했다.
아마 삼신에서 스마트폰이 나온다면 수많은 사람이 구매할 것이 분명했다.
“그래도 첫 반응만 빠지면 열기가 식지 않겠습니까?”
부하 직원의 말에 나카무라가 불같이 화를 냈다.
“지금 이 발표를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와? 여론은 그렇다 쳐도 주식은 미래를 선반영하는 거 몰라? 게다가 앞으로 다른 기업들도 연달아 발표할 텐데···.”
나카무라는 초조해졌다.
지금이라도 스마트폰 개발에 뛰어들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지금부터 준비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일 년 많으면 이삼 년까지 걸리는 것이 개발이었다.
그때가 되면 후발주자가 따라가기에는 너무 힘들 것이 분명했다.
“하아···. 아직 삼신에 연락 닿아?”
“닿긴 닿겠습니다만···. 그들이 우리 부품을 사주겠습니까? 일방적으로 주요 부품의 분량을 줄였는데···.”
일본에서는 삼신에게 나름 수를 둔 상태였다.
부품을 팔되 삼신보다는 애플사에 들어가는 부품의 양을 더욱 늘린 것이다.
삼신에서 더 많은 부품을 달라고 했지만, 일본의 회사들은 그 요청을 거부했다.
“그래도···. 연락 넣어봐. 부품 마련됐다고.”
나카무라의 음성이 떨려만 왔다.
*
주변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든 시빅 센터의 콘퍼런스 홀에서는 김서준의 PT가 계속되고 있었다.
그리 짧은 PT는 아니었으나 PT에 참석한 모두는 하나같이 김서준에게 몰입해 있었다.
“기존의 영상통화와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제공합니다. 데미얼? 데미얼 내 말 들려요?”
김서준이 스마트폰을 들고 자연스럽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그러자 스크린에 김서준의 스마트폰 화면이 나타남과 동시에 데미얼이 전화를 받았다.
기존의 영상통화에 비해 훨씬 깔끔한 화질을 제공하는 모습에 참석자들은 꽤 놀랐다.
“아! 영상통화가 무슨 혁신이냐고 생각하실 거라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영상통화는 WIFI로 이루어지는 무료 영상통화입니다. 어디서든 누구와든 무료로 영상통화를 즐길 수 있지요. 전화도 물론이고 문자 메시지도 당연합니다.”
오오오오오
참가자들이 탄성을 질렀다. 지금까지 전화와 문자는 물론이고 요금 걱정에 영상통화는 제대로 하지도 못한 그들이었다.
공짜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그들에게 꽤 크게 다가왔다.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그리고 폭풍처럼 몰아친 김서준의 PT는 막을 내렸다.
그리고 무대에 불이 들어왔을 때.
김서준이 긴 막대기 하나를 무대 바닥에서 집어 들었다.
“이렇게 초대에 응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그런 의미로 우리 셀피 하나 찍겠습니다.”
스마트폰을 셀카봉에 연결한 김서준이 참가자들을 향해 등을 돌렸다.
그리고 카메라를 셀카 모드로 전환하고 셀카봉을 들어 올리자 스크린에 김서준을 포함한 참가자들의 모습이 나타났다.
‘카메라에 꽤 신경을 썼지.’
이미 스마트폰에 대한 전생의 지식이 있는 김서준이었기에 카메라 모듈에 대한 신경도 상당히 기울인 상태였다.
“찍습니다. 하나. 둘. 셋.”
찰칵
그렇게 셀카를 마지막으로 삼신의 신제품 발표회가 막을 내렸다.
끝
ⓒ 성불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