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 third generation chaebol RAW novel - Chapter 99
음악천재 재벌3세 99화
성황리에 종료된 김서준의 피티는 세간에 많은 반향을 불러오게 되었다.
“가수가 뭘 안다고 이런 제품 피티를···.”
몇몇 사람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치기는 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의 반응은 달랐다.
“와. 진짜 뇌에 쏙쏙 박힌다.”
“김서준 강사해도 잘하겠는데?”
“무조건 산다. 바로 산다.”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김서준의 피티를 본 일반인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아니 긍정적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했다.
이미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김서준의 피티를 분석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났다.
“이거 보통 피티가 아닌데? 장면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 모두 영화처럼 계산된 피티야. 이야. 한국에서도 이런 피티가 나오다니.”
반면 스마트폰 발표를 앞둔 다른 회사들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쾅
특히 애플사의 잡은 눈이 시뻘겋게 물든 채 분노를 터뜨리고 있었다.
“이익···.”
분노가 잡의 전신을 지배했다.
단순히 기회를 김서준이 먼저 잡은 것에 대한 분노가 아니었다.
기회가 아니라 삼신에서 준비한 스마트폰에 분노한 것이다.
잡의 두뇌를 들여다본 것 같은 제품을 내놓았다.
분명 애플사에서 준비하는 스마트폰과는 디자인도 달랐고 차이점이 존재했다.
하지만 잡이 혁신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삼신의 스마트폰에 모두 들어 있었다.
“도대체 삼신에 누가 있는 거야?”
이건 여러 명이 머리를 모은다고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여러 명이 머리를 모아서 해결 할 수 있었으면 이 세상은 늘 혁신으로 넘쳐날 것이다.
천재.
선구자.
선구자이자 천재인 사람이 먼저 길을 터줘야 범인들이 머리를 모아 따라오는 것이 이 판이었다.
아니, 이 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인류의 발전이 그랬다.
뉴턴과 맥스웰의 고전 물리학을 아인슈타인이 열고 나갔다.
아인슈타인이 열어둔 현대 물리학을 수많은 사람이 더욱 발전시키고 그 이후에는 양자역학까지 확장되었다.
과학만이 그러는 것이 아니었다.
IT 업계도 마찬가지였다.
잡은 그 천재가 자신이 되길 바랐으며 자신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그의 믿음 산산이 부서져 내렸다.
“김서준···. 김서준하고 삼신하고 관련이 있구나. 그것도 단순한 관련이 아니라 아주 깊숙한 것이.”
그렇게 생각 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중요한 스마트폰 신제품 발표를 삼신의 내부 사람이 아니라 김서준에게 맡겼다는 것.
그것은 김서준에 대한 큰 신뢰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과 다름없었다.
“인제 와서 뭘 어쩔 수 있을까?”
하지만 그것이 어쩐단 말인가? 김서준은 성공적으로 피티를 끝냈고 온라인은 물론이고 오프라인 역시 삼신의 스마트폰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이때 다른 회사나 애플에서 스마트폰 출시를 알려보았자 큰 반향은 얻기 힘들 것이다.
애플사의 충성스러운 사용자들은 애플사의 스마트폰을 옹호해줄 것이 분명했지만, 잡이 노리는 것은 단지 충성스러운 사용자뿐이 아니었다.
전 세계의 모든 사람.
지금 휴대폰을 주머니에 그리고 손에 들고 다니는 모든 사람.
그 모든 사람에게 애플사의 스마트폰을 들게 하고 싶었다.
“더···. 더 다. 여기에서 무너질 수는 없다. 사람들에게 애플사의 스마트폰이 삼신보다 더 낫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잡의 눈이 활활 타올랐다.
*
[작년보다 이른 시기에 추위가 찾아왔습니다. 이제 장롱에 묵혀둔 두꺼운 옷들을 꺼내야 할 것 같습니다.]티비는 연신 날이 추워졌음을 알리는 뉴스를 떠들었다.
굳이 뉴스가 아니더라도 이제 창문을 열면 피부를 시리게 하는 찬 공기가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이태원에 위치한 본가에서 나온 김서준이 천천히 길거리를 걸었다.
마스크와 모자를 눌러 썼기 때문에 김서준을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춥네.”
자신들 체육대회에 비가 왔다는 기상청의 예보치고는 꽤 잘 들어맞는 날씨였다.
“여기 골목 정말 예쁘다.”
길을 걷던 김서준의 귀에 아직은 앳된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살짝 눈을 돌려 바라보니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소녀 두 명이 재잘재잘 웃고 있었다.
별다를 것 없는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김서준의 부모님이 살고 있는 이태원은 원래 관광객이 많은 지역.
그런데 별다를 것 없는 모습에서도 학생들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은 눈에 띄었다.
“찍는다. 찍어서 바로 공유하자.”
“그래. 그래.”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온갖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학생들은 셀카를 찍었다.
찰칵찰칵
사진 몇 장을 찍은 뒤 학생들은 곧바로 말을 잊은 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그 모습을 본 김서준의 얼굴에 작은 미소가 걸렸다.
그 학생들의 모습이 귀여운 것도 있었으나, 이제 점점 그가 알던 세상의 모습이 찾아오고 있어서였다.
“올렸다. 가자!”
SNS에 글을 올린 것이 만족스러웠는지 둘은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
*
2006년에서 2007년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세계는 몇 가지 큰 사건을 맞이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출시된 삼신의 스마트폰이 전 세계에 풀리며 스마트폰 열풍을 이끌고 있었고 각 회사는 각자 스마트폰 출시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세계 경제와 산업의 흐름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음을 의미했다.
또 다른 것으로는 2006년 65달러까지 오른 유가가 2007년으로 넘어가면서 75달러까지 급격히 오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개발도상국의 수요 증대와 함께 비OPEC 국가의 공급 둔화와 2006년 말부터 시작된 OPEC의 원유 감산의 여파가 유가 상승을 이끌고 있었다.
중국과 인도가 경이적이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원유 소비량은 크게 증가하였으나 중동의 산유국들은 원유 생산 시설을 확충하지 못하였고 달러 가치 하락과 본격적인 투기자금의 유입으로 유가는 앞으로도 계속 상승해갈 예정
이었다.
“대표님. EOG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찬 바람을 뚫고 출근한 뒤 모닝커피를 내리고 있던 김서준에게 소영신이 다가왔다.
“벌써 오셨어요? 이제 좀 덜 바쁘니 쉬엄쉬엄하시라니까.”
소영신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지금 제가 한 말 들으신 거 맞지요? EOG에서 연락이 왔다니까요? 새벽에 연락이 왔는데 제가 무슨 수로 쉬겠습니까?”
그제야 EOG가 무엇인지 기억해 낸 김서준이 미소를 지었다.
셰일 오일.
딱히 신경을 쓰고 있기도 하거니와 그간 스마트폰을 비롯해서 너무 바쁜 일이 많아 기억하지 못했지만 이제 슬슬 세계 경제가 고유가로 비명을 지르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을 것이다.
당연히 유가가 상승하니 셰일 오일을 취급하는 EOG에게 물이 들어온 것이다.
물이 들어왔으니 이제 노를 저으면 되는 것.
“누가 연락을 했습니까?”
“카일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김서준의 머릿속에 카일러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처음에는 누구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카일러의 얼굴과 그와 있었던 일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카일러가 마음을 잡았나보네요.”
김서준이 기억하는 카일러는 셰일 오일을 하는 아버지가 싫어서 집을 나가다시피 했었다.
그런데 그런 카일러에게 연락이 왔다는 것은 그가 마음을 잡고 셰일 사업을 이어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과 동일했다.
“뭐라고 합니까?”
“직접 한국으로 오겠다고 합니다.”
커피를 마시던 김서준이 잠시 멈칫했다.
카일러가 한국까지 올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언제요?”
“아마 오늘 저녁쯤 도착할 겁니다. 새벽에 메일을 보내고 바로 출발한다고 했으니까요.”
소영신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그런데 왜 웃는 겁니까?”
“아. 이걸 봐서 그렇습니다.”
소영신이 김서준에게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뭘 보았길래 저리 웃는지···.”
소영신의 스마트폰에는 카일러의 SNS 글이 떠 있었다.
그리고 그 가장 아래에는 삼신 스마트폰으로 작성됨이라는 문자가 선명하게 쓰여 있었다.
“미국에서도 판매량이 어마어마하다고 합니다. 없어서 못 팔 지경이고 일부는 한국으로 넘어와 구매해서 갈 정도라고 하니까 그 인기는 두말해서 뭐 하겠습니까? 그러니 기분이 좋은 것은 당연하지요.”
그 모습에 김서준이 씩 웃음을 지었다.
그간 스마트폰 시장은 김서준이 예상한 대로 흘러갔다.
삼신의 스마트폰은 가장 먼저 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안드로이드 진영의 스마트폰보다 훨씬 낫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잡이 내놓은 애플사의 스마트폰이 유일한 경쟁자라고 볼 수 있었는데, 충성 사용자들은 애플사의 스마트폰을 최고라고 말했지만, 대다수의 일반 사용자들의 의견은 달랐다.
“애플사의 스마트폰에는 혁신이 없다.”
“삼신의 스마트폰보다 나은 게 뭔데?”
“기술도 감성도 모두 삼신의 스마트폰이 낫다.”
게다가 하드웨어에 대한 칭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SJ의 개발팀에서 개발한 어플리케이션들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생활을 완전하게 점령했다.
특히 문자와 전화는 물론이고 사진과 동영상까지 쉽게 공유되는 톡과 SNS는 가히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사람들의 일상으로 파고들었다.
기존에 PC로 사용하는 SNS와는 차원이 다른 편리함과 접근성에 사람들은 이것을 위해 스마트폰 구매를 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벌써 페이스북을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도 이제 슬슬 어플리케이션 출시를 위해 준비를 하겠지만, 미리 준비한 우리를 따라오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뭐든지 선점이 중요했다.
게다가 페이스북보다 더 나은 것이 스마트폰을 선점하고 있다면 후발주자가 그 선점된 파이를 빼앗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지금까지 시장은 가히 대박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들이었지만.
또 다른 대박이 김서준을 기다리고 있었다.
*
“카일러.”
“서준.”
소영신의 말대로 저녁쯤 카일러가 한국에 도착했다.
김서준이 직접 공항에 나갔다가는 또 인파가 몰릴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소영신이 카일러를 회사로 픽업했다.
피곤한 기색이 보였지만 카일러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정말 오랜만이에요. 서준.”
“그간 더 멋지게 변했네요.”
“빈말이라도 고마워요.”
빈말이 아니었다. 카일러의 첫인상은 바에서 노래나 부르며 태어났기 때문에 사는 그런 남자와 같은 인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약간 다른 느낌이 났다.
철과 기름의 거친 느낌과 함께 화이트칼라의 느낌이 동시에 느껴지는 모습.
“본격적으로 EOG의 경영에 참여했나 보네요.”
“오. 어떻게 알았어요? 맞아요. 서준이 다녀간 이후로 아버지와 화해를 하고 아버지의 일을 돕고 있어요.”
단순히 돕는 정도가 아닐 것이다.
아마 대외적인 일은 카일러가 대부분 처리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러지 않고서야 저런 화이트칼라의 냄새는 쉽게 나지 않으니까.
말을 마친 카일러가 SJ 사무실을 두리번거렸다.
“여기가 바로 서준이 일하는 곳이군요.”
카일러의 표정은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여기가 SJ의 전부는 아닙니다. 여긴 단순히 사무 업무를 위한 공간이지요. 카일러가 원하면 다른 곳도 보여드릴 수 있는데요.”
“오? 그래요. 한 번 보고 싶습니다.”
카일러가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김서준은 카일러의 의중을 알 수 있었다.
‘탐색이네.’
EOG는 지금 날아오를 기회를 얻은 상태였다.
김서준이 지난해부터 EOG에 꽤 많은 투자를 하면서 적지 않은 지분을 얻은 상태.
EOG는 선택해야 했을 것이다. 김서준에게 더 많은 투자를 받아서 셰일 오일을 본격적으로 시추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투자사에게 돈을 유치할 것인지.
‘좋은 기회다.’
그때 만족스러울 만큼 투자는 하지 못한 상태였다.
EOG는 회사가 연구개발과 최소한의 장비를 구매 유지할 수 있는 투자만을 김서준에게 받은 상태였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추에 나서려면 더욱더 많은 자금이 소모될 터.
여기에 투자하면 내년. 내년이면 본전을 뽑고도 남을 장사였다.
아마 지금도 수많은 투자사가 EOG에 선을 대고 있음이 분명할 것이다.
그런데도 카일러는 김서준을 찾았다.
끝
ⓒ 성불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