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s Playlist RAW novel - Chapter (2)
002. 지금 바로 영상을 스트리밍
거울 속 앳된 얼굴,
책상 속의 디테일한 잡동사니들,
결정적으로 휴대폰 사진, 메신저, 날짜까지.
여러 정황으로 봤을 때 도웅이 열일곱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남도웅 님 환영합니다.] [메가 플레이 프리미엄.] [지금 바로 영상 속 재능을 스트리밍 해보세요.]이곳으로 돌아오기 직전, 휴대폰에 다운로드 받았던 그 동영상 어플이 도웅의 구식 스마트폰 화면에서 반짝였다.
“하···. 미치겠네.”
도웅은 얼굴을 쓸어내렸다.
이 어플을 다운 받자마자 큰 사고가 일어났었고,
자신은 과거로 돌아왔다.
이 어플이 어떤 역할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뭘 어쩌겠는가?
도웅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손가락을 어플에 가져다 댔다..
그때 화면에 팝업 창이 뜨며 팡파르 효과가 터졌다.
[가입 기념 ★ 30 포인트를 드립니다!]도웅은 무료란 단어에 현혹됐던 자신을 책망하며 찬찬히 어플을 살폈다.
어플의 화면 구성은 보통의 메가 플레이 어플과 비슷해 보였다.
그때 화면 중앙에 알림 창이 하나 떠올랐다.
[맞춤형 영상 탐색 완료.] [Lv.1 비기너 추천 동영상 : 아마추어 K의 발성법(D).]긴장한 도웅의 손가락이 썸네일을 향해 다가갔다.
**
화면에 추천 동영상으로 떠오른 것은.
9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아이돌 1세대.
그 메인 보컬의 오디션 지원 영상이었다.
-♪♬♩♪
재생 버튼을 누르자 그의 앳된 음성이 흘러나왔다.
대충 얼굴의 여드름 자국으로 보았을 때, 지금의 도웅과 비슷한 나이였을 때로 보였다.
하지만 그의 실력은 또래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월등한 것이었다.
곧 그의 노래에 빠져든 도웅은 갑자기 자괴감이 들었다.
“그렇지. 가수가 되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그리고 씁쓸한 마음으로 영상 시청을 마쳤는데, 화면에 안내 창이 떠올랐다.
[지금 바로 영상 속 재능을 스트리밍 해보세요.] [필요한 ★ 3개]도웅은 재능이라는 단어에 홀린 듯 YES 버튼을 눌러보았다.
[해당 영상 속 재능을 ‘남도웅’ 님의 플레이리스트로 전송합니다.]그리고 그 순간,
도웅의 눈앞에 작은 홀로그램 창이 켜졌다.
【플레이 리스트】
[아마추어 K의 발성법(D)] [언제든 1회 사용 가능합니다. 사용하려면 플레이 리스트를 재생하세요.]원인은 모르겠지만 이렇게 된 이상 부딪쳐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도웅은 속으로 재생이라고 외쳤다.
그러자 몸에 변화가 일어났다.
혈관이 확장되고 피가 빠르게 도는 느낌.
“영상속 재능을 스트리밍 한다고?···.”
도웅은 자신의 몸을 확인하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리고 마이크 테스트하듯 소리도 내뱉어 보았다.
“아아아아아- 어?“
드디어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
“와···. 이거 끝내주는데?”
방금 노래 한 곡을 끝낸 도웅은 자신이 겪은 일에 전율했다.
듣는 사람을 불안하게 했던 도웅의 기본이 안 된 발성.
아무리 과거로 돌아왔다 한들 본질은 달라졌을 리 없었다.
그러나 불안은 오간데 없고 탄탄한 소리가 도웅으로부터 쭉쭉 뻗어 나왔다.
도웅은 방금 영상 속 재능을 스트리밍한다는게 무엇인지 이해했다.
자신의 몸으로 그 재능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었다.
“영상을 하도 봐서 메가 플레이가 나한테 이런 기회를 준 건가?”
도웅은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재능의 한계.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던 실력.
과거의 도웅은 오래간 실패만을 반복했다.
다른 그 무엇도 아닌 자신의 한계 때문에.
그런데 방금의 도웅은, 그 울타리를 단번에 뛰어넘은 기분을 느꼈다.
“이것만 있으면···.”
도웅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나이도 리셋이 됐겠다, 이거라면 못다 이룬 꿈에 다시 도전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것이 1회 성 스트리밍이라는 점.
그때 책상 위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지잉.
[사용해 보니 어떠셨나요? 해당 재능을 다운로드하고 싶다면 ‘홈’탭에서 트레이닝을 완료하세요.]메가 플레이 어플에 알람이 뜬 것이다.
“이 재능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니!”
[Lv.1 비기너. 나만의 연습실.] [필요한 ★ 하루 1개]도웅은 망설임 없이 흰색 화면으로 가득한 썸네일을 터치했다.
[나만의 연습실을 스트리밍 합니다.]**
눈 깜빡할 사이,
둘러보니 도웅은 온통 새하얀 공간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한 쪽에는 커다란 직사각 창.
그 창이 방금 도웅이 있던 방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아니 이게…”
그리고 그 창의 하단에 타임라인, 재생 기호, 옵션 아이콘 등이 보였다.
마치 도웅이 동영상 안으로 들어온 것과 같은 모양새였다.
당황해 창을 쿵쿵 두들기니, 그 위에 글자가 떠올랐다.
[이제 나만의 연습실에서 마음껏 노래하세요!] [‘아마추어 K의 발성법(D)’ 트레이닝 시스템 개방] [나만의 연습실에서는 ‘아마추어 K의 발성법(D)’을 무한대로 스트리밍 할 수 있습니다.] [열심히 연습하여 재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보세요!] [완료 후 다운로드하지 않을 시 재능은 차츰 소멸됩니다.]도웅은 잠시간 문장을 곱씹어 보다가,
마침내 상황을 이해한 듯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럼 이제 나는···..!”
메가 플레이 프리미엄은 말대로 영상 속 재능을 트레이닝 할 수 있는 시스템,
그래서 재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이제 재능이 부족해도 포기하지 못하던 과거는 완전한 지난날이 되었다.
이걸 이용하면 여러 재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수 있었다.
그토록 원하던 음악하는 삶은 물론이고,
“가수, 작곡가, 프로듀서··· 아니 음악으로 전 세계에 획을 그을 수도 있겠어!”
도웅은 지난번 보다 더 큰 꿈을 품으며 전율했다.
이번 도웅의 생에도 포기란 없을 예정이었다.
재생, 재생, 재생, 재생.
그렇게 몇 번이고 발성법을 스트리밍.
도웅은 그 감각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당장에 혼을 불태웠다.
하지만 그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스트리밍을 할 때는 자신의 감각 같아도,
재생을 멈추고 노래를 부르면 다시 이전의 불안정안 발성이 튀어나오기 부지기수였다.
“그래도 좋다.”
그토록 원하던 꿈을 향한 여정.
도웅은 상식을 뛰어넘는 방법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이제 도웅의 인생,
성공길이 뻥 뚫린 그 길 위에는 초록불만 가득 켜질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