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s Playlist RAW novel - Chapter (62)
062. 나이스 타이밍.
임지문.
비록 지금은 그의 주변에 앉아있는 행인 몇이 관객의 전부였지만,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대단한 싱어송라이터가 될 몸이었다.
특히 직설적으로 대중적인 코드를 관통하는 가사와 감각적인 멜로디가 그가 만드는 음악의 특징이었다.
그래서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도 한 번씩 생각나 오래도록 듣고 싶은.
‘곡의 맛을 살려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절대 같이 작업하지 않는다고 했었지.’
하지만 그만큼 곡을 냈다 하면 대박을 치는 희소성 있는 작곡가.
도웅은 왜 이 사람을 미리 생각하지 못했나 싶을 정도로,
지금 그를 만난 것이 천운이라 느껴졌다.
“워, 노래 엄청 좋은데?”
“멜로디랑 가사가 조금 독특하네요.”
“아마 자작곡인가 봐요.”
옆에 앉아있는 도웅의 동료들도 듣기 좋은 음악에 맞춰 반사적으로 몸을 까딱거렸다.
‘임지문은 이 곡으로 곧 뜨게 될거야.’
그 말은 도웅이 그를 먼저 선점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뜻했다.
도웅은 지금 당장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었다.
‘어떻게 접근하는 게 가장 좋을까.’
임지문이 대단한 능력을 갖추고도 이렇게 길바닥에서 음악생활을 시작한 이유.
도웅은 그것부터 찬찬히 돌이키면서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
싱어송라이터 임지문은 오늘도 추운 홍대 거리에 나왔다.
그는 자작곡을 가지고 여러 기획사를 돌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았다.
‘음···. 느낌은 있는데 이런 곡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는 힘들어요. 약간 다듬었으면 좋겠는데?’
하나같이 자신의 음악에 손을 대고 싶어 했지만,
임지문은 자신의 음악은 특유의 느낌이 없어지면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직접 자신의 곡을 알리기 위해 거리로 나선 것.
‘노래만 좋으면 바로 알아봐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저건 무슨 노래야?’
‘모르는 노랜데?’
‘그냥 가자.’
‘좀 아는 노래를 불러주지.’
이렇게 아르바이트 없는 날 길바닥에서 노래를 불러온 나날만 반년째.
하지만 음원사이트에서 자신의 노래를 찾아 들어주는 이들은 아직도 극소수였다.
‘이게 내가 혼자 시도해 볼 수 있는 한계인가···? 내가 노래를 조금만 더 잘 살려서 부를 수 있었더라면···.’
그는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조금 포기하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그는 개성 있는 목소리를 가졌지만 가창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노래의 맛을 최대한 살리지 못한 이유 때문에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가도 싶었다.
하지만 자신의 노래를 제대로 이해하는 보컬을 만나본 적이 없던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직접 노래를 부르는 방법뿐이었다.
‘그래도 오늘은 조금 많이 모였네.’
그래도 지금 당장 자신의 노래를 들어주고 있는 몇 안 되는 관객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던 때,
네 명의 남녀가 추가로 그의 주변에 다가와 앉았다.
잠시 후, 임지문은 노래를 부르다가 슬쩍 관객들의 반응을 살폈다.
그 순간, 임지문은 몸에 소름이 쫙 돋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바로 앞에 앉아있는 남자가 자신의 노래를 입모양으로 따라 부르고 있었기 때문.
‘설마 내 노래를 아는 건가?’
자신의 노래를 누군가 알고 따라 불러주는 것 자체로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
드디어 누군가 자신의 음악을 선택한 것을 넘어, 외울만큼 즐겨듣고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역시 내 음악만으로도 희망이 있는 건가?’
임지문은 노래를 마치고 마이크를 통해 말했다.
“여기 제 자작곡을 따라 불러주신 남자분이 계신데요.”
-오오.
관객들의 시선이 임지문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쏠렸다.
“이런 적이 처음이라, 잠깐 앞으로 나와주실 수 있을까요?”
벙거지 모자에 검은 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임지문이 궁금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이 노래 어떻게 아세요?”
“예전에 지나가다 듣고 너무 좋아서,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놓고 듣고 있습니다.”
물론 약간의 거짓말이 가미되어 있었지만, 회귀 전 그의 플레이리스트에 임지문의 노래가 가득했던 것만은 사실이었다.
‘무려 누군가의 플레이리스트에 내 곡이 들어가 있다니.’
임지문은 지금까지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느꼈다.
“와··· 너무 감격이네요.”
그때 남자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말했다.
“저 임지문 씨의 노래 중에 ‘찬 바람’도 좋아합니다.”
“정말이요?”
임지문의 두 눈이 더욱 땡그래졌다.
그는 감격에 젖어 남자에게 부탁했다.
“그럼 제가 기타를 칠 테니 ‘찬 바람’ 한 소절만 짧게 불러주실 수 있으실까요?”
실례가 되는 일일지도 모르나,
임지문은 다른 이의 입을 통해 자신의 노래가 불리는 장면을 꼭 보고 싶었다.
그 남자, 도웅은 생각했다.
‘지금의 임지문한테 관객의 반응만큼 간절한 게 또 있을까.’
도웅은 자신이 한 행동이 생각보다 큰 효과를 발휘했음에 미소지으며,
잠시 자신의 동료들과 눈을 맞췄다.
그러자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는 그의 일행들.
‘내가 임지문의 곡을 받는 첫 번째 가수가 될 거야.’
도웅은 시험을 보는 듯한 긴장감을 담아 마이크를 살짝 쥐었다.
이윽고 임지문의 기타에서 클라이맥스 부분 기타 반주가 흘러나왔다.
도웅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 노래에 맞춰 세밀하게 고음을 밀어냈다.
최소 백 번은 들어봤던 노래였기에 느낌을 잡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
도웅이 부른 단 한 소절에 임지문이 크게 놀랐다.
덜컥. 그가 진동하는 기타현을 잡아 멈췄다.
“아니 뭐죠? 노래를 엄청 잘하시네요.”
“하하, 감사합니다.”
도웅은 임지문의 반응을 보면서 긍정적인 결과를 예상했다.
“아니, 정말로요.”
임지문은 순간이었지만 자신이 만든 노래의 맛이 풍부하게 살아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가 곰곰이 생각하더니 도웅에게 간절하게 부탁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완곡해 주실 수 있을까요?”
도웅은 커다란 선글라스 아래로 미소를 띠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대신 제가 부른 노래가 마음에 드신다면 나중에 저를 위한 곡도 써주실 수 있을까요?”
“아, 가수 지망생이신가 보군요?”
임지문은 그제야 도웅의 실력이 수긍이 간다는 표정을 했다.
그리고 그의 제안을 단번에 수락했다.
“네, 물론이죠.”
곧이어 임지문이 고개로 박자를 맞추며 기타 반주를 튕겨냈다.
도입부의 감각적인 멜로디와 환상적으로 맞아들어가는 도웅의 목소리.
단숨에 귀를 사로잡는 그 소리에 주변에 있던 행인들의 발길이 멈추기 시작했다.
“무슨 노래지? 우리 저기 가서 잠깐만 듣다 가자.”
“그러게. 노래 진짜 좋다.”
“음···? 그런데 목소리가 어디서 들어본 것 같기도 한데.”
그렇게 구석에 존재감도 없이 있던 임지문을 중심으로,
어느새 수많은 관객들이 모여들어 있었다.
‘내가 원하던 게 바로 이거야!’
노래를 맛깔나게 살리는 도웅의 음색, 호흡, 창법.
그 덕에 자신의 노래를 즐기고 있는 수많은 관객들.
‘이 노래 뭐야? 진짜 좋다.’
‘끝나고 제목 물어보자.’
그들에게서 터져나오는 반응으로부터 임지문은 확실히 깨달았다.
‘역시 내가 곡의 맛을 제대로 살리지를 못해서 뜨지 못하고 있었던 거였어.’
그래서 될 수 있다면 이 남자가 매주 이곳에서 자신의 노래를 불러주었으면,
그런 생각까지 하고 있던 때였다.
관객석에 있던 누군가 수군댔다.
‘야, 저 사람 아무래도 남도웅 같지 않아?’
‘그치, 음색도 그렇고 자세히 보니까 생김새도 비슷한 것 같아.’
‘남도웅이 여기서 왜 노래를 부르고 있지? 몰래카메라인가?’
그 얘기를 들은 임지문이 생각했다.
‘스페셜k스타 우승자 남도웅? 에이, 그 사람이 왜 여기에···.’
하지만 갈수록 모여드는 인파,
그리고 들을수록 확실해지는 남도웅의 음색.
임지문은 점점 그것이 사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타를 치는 손에 바짝 긴장이 감돌기 시작했다.
‘지금 나한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
백설과 유정우, 마이클은 도웅이 앞으로 나가 마이크를 받아들 때부터,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라 마음먹고 있었다.
곧이어 점점 자신들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했거니와,
그들이 두 눈으로 확인한 도웅의 파급력이란 이들이 상상한 그 이상이었다.
그의 노래를 경청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백설이 말했다.
“도웅이 오빠 노래 한 곡으로 순식간에 이 많은 사람들이 모였네요.”
“워, 이게 바로 슈퍼스타의 클래스야.”
“저도 어디 가면 알아보는 사람 많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에 비할 바가 아니네요.”
과연 스페셜k스타라는 프로그램의 이름을 빌리지 않고,
노래 한 곡으로 이만큼의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있을까?
여기 앉아있는 세 명의 동료들은 자신들은 절대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결론을 각자 머릿속으로 내렸다.
길 한가운데에서도 빛나는 보석.
도웅은 자신의 목소리만으로 수많은 인파의 가운데서 반짝이고 있었다.
잠시 그런 도웅의 모습을 감상하던 백설이 뭔가 생각난 듯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근데 우리 이제 여기 어떻게 빠져나가죠?”
“걱정 마, 백설. 이럴 줄 알고 내가 다 연락해 놨으니까.”
“누구한테요?”
“미스터 심.”
마이클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강태진에게 부탁받은대로,
도웅의 매니저에게 수시 상황보고를 하던 와중이었다.
도웅은 어쨌든 보호를 받아야만 하는, 스타의 신분이었으니까.
그리고 도웅 역시 상황이 벌어지기 전 심정남에게 연락을 보내 둔 상태였다.
“감사합니다.”
어느새 노래가 끝나고, 도웅이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그러자 사람들이 일시에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몇의 관객은 노골적으로 도웅의 이름을 불러댔다.
“남도우웅!”
“남도웅 씨! 맞죠?”
“노래 진짜 최고예요!”
“선글라스 한 번만 벗어주세요!”
‘생각보다 너무 많이 모였는데.’
도웅은 이제 상황을 돌이킬 수 없음을 깨닫고 임지문을 바라봤다.
그는 얼음장같이 굳어있는 채였다.
도웅은 그에게 목례를 하고는 살포시 선글라스를 벗어보였다.
“꺄악! 뭐야, 진짜 남도웅이야!”
그와 동시에 그의 실체를 확인한 관중들이 소란스레 웅성거렸다.
도웅은 관객들에게 정식으로 인사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가수 남도웅입니다.”
설마 하던 이름이 진짜 그의 입에서 튀어나오자,
원곡자 임지문은 심장이 거칠게 뛰기 시작했다.
도웅이 먼저 그에게 사과의 말을 건넸다.
“임지문 씨, 죄송합니다. 제가 뜻하지 않게 이런 소란을 피웠네요.”
“아니에요! 제가 영광이죠. 이렇게 제 노래를 멋지게··· 정말 감사합니다.”
임지문이 도웅이 내민 손을 맞잡고 고개를 꾸벅 숙였다.
관객들은 도웅이 자신의 코앞에서 길거리 공연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열광하며,
연신 그 장면을 찍어 SNS에 업로드하느라 바빴다.
‘정남이 형이 오려면 얼마나 걸리려나.’
그렇게 매니저가 오는 동안 노래 몇곡을 더 부르며 시간을 때울 생각을 하고있던 때였다.
“잠시만 지나가겠습니다.”
이미 그들의 주변을 맴돌고 있던 매니저 심정남이,
비교적 틈이 있는 뒤편으로 비집고 들어왔다.
‘나이스 타이밍.’
그를 발견한 도웅이 거리가 더 소란스러워지기 전에 마무리 멘트를 했다.
“여러분, 잠깐이었지만 즐거웠습니다. 방금 불렀던 임지문 씨의 곡, ‘찬 바람’ 많이 들어주시고, 가수 남도웅의 곡도 많이 들어주세요! 감사합니다.”
-아아!
-가지 마요!
관객들은 아쉬움이 뒤섞인 소리를 냈다.
도웅은 그들 앞에 허리를 꾸벅 숙이고, 마이크를 임지문에게 넘겼다.
임지문이 조용히 도웅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도웅 씨, 정말 고마워요 이렇게···.”
그의 노래에 주목하고 있는 수많은 관객들.
그들을 바라보는 임지문의 감격스러운 눈빛.
도웅은 미소를 지으며 살며시 그에게 물었다.
“임지문 씨, 혹시 제가 부른 노래는 마음에 드셨어요?”
“물론이죠! 정말 최고였어요. 이 곡을 도웅 씨한테 주고 싶을 만큼.”
임지문은 두 눈을 크게 뜨고 진심을 담아 대답했다.
도웅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얘기했다.
“그럼 아까 한 약속도 꼭 지켜주세요.”
“네?”
“제가 부른 노래가 마음에 드신다면 제 곡도 써주시겠다고 했던 약속이요.”
“제, 제가 도웅 씨 노래를요?”
“네. 임지문 씨가 만든 곡에 일절 터치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요.”
도웅은 얼떨떨해 있는 임지문에게 매니저 심정남의 명함을 건네주었다.
“이리로 꼭 연락주세요.”
그렇게 도웅은 우락부락한 조폭처럼 생긴 남자를 따라 금세 자취를 감추었다.
노래의 맛을 끝내주게 살리던 도웅의 실력.
거기다 자신의 곡을 터치하지 않겠다는 조건까지.
이것은 급작스럽게 임지문에게 주어진 일생 일대의 기회였다.
임지문은 생각했다.
‘나 진짜 로또 맞았네.’
**
판타스타의 회의실.
도웅의 앨범 준비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가 한창이었다.
제작팀 직원이 브리핑했다.
“지금까지 이번 도웅 씨 미니앨범 작곡에 참여하기로 한 작곡가는 이렇게 세 명입니다.”
오디션의 파이널 곡을 작곡해 줬던 박병일,
뮤직 토크의 MC 고음 변태 허영준,
그리고 희소성을 가진, 현재로서는 베일에 싸인 작곡가 임지문.
세 명의 이름이 스크린에 떠오르자 직원들이 탄성을 내질렀다.
“우와, 박병일이랑 허영준 곡이 한 앨범에 들어간다니. 이것만 해도 대박인데요?”
“그러게요. 앨범 기획을 하기도 전에 작곡가부터 이렇게 모여드는 경우는 처음이에요.”
“그런데 임지문 씨는 누구죠? 처음 보는 이름인데.”
한 직원의 질문에 제작팀 직원이 답했다.
“도웅 씨가 직접 섭외 요청을 한 작곡가분인데, 이 분이 작업했던 곡들도 상당히 느낌이 좋아요. 도대체 어디서 이런 신예를 발굴한 건가 싶은 정도로요.”
제작팀 직원이 경의롭다는 눈빛으로 도웅을 바라봤다.
그때 누군가 말했다.
“그럼 이제 한 곡만 남은 건가요? 이건 누구한테 맡길지 콘셉트 기획하면서 생각해봐도 될 것 같네요.”
그렇게 회의가 마무리되어가는 와중, 테이블 위에 서류를 뒤적이던 2팀 직원이 말했다.
“참, 오늘 도웅 씨 한테 OST 의뢰가 하나 들어왔어요.”
“음··· 지금 앨범 준비 앞두고 OST 신경 쓰기엔 시기가 애매하지 않아요?”
어느 직원 하나가 도웅의 의중을 떠보았다.
도웅이 물었다
“어떤 드라마의 OST에요?”
OST는 드라마의 성패에 큰 영향을 받는 편.
그래서 다른 이들은 별 기대가 없어 가볍게 넘길지 몰라도,
도웅은 어떤 드라마가 뜰지 알고 있었다.
“아 예, ’비밀스러운 사랑’이라는 드라마인데···.”
비밀스러운 사랑은 앞으로 꽤 히트를 칠 드라마였다.
그만큼 OST도 꽤 사랑을 받았고.
“그런데 다른게 아니라 작곡가가 손규성 씨래요.”
“아아···.”
손규성이란 이름을 들은 직원들이 다 함께 탄식을 흘렸다.
“그분 노래 부르면야 좋지만, 엄청 까다롭기로 유명하잖아요.”
“그래서 저도 도웅 씨가 지금 거기다 에너지를 쓸 필요가 있을까는 싶어요.”
직원들이 너도나도 난색을 표했다.
이들의 반응으로 미루어 알 수 있듯이 작곡가 손규성은 까탈스럽기로 소문이 나있는 작곡가였다.
그만큼 섬세한 감성과 예민한 청각을 활용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곡을 써내기로 유명한.
회의실에 부정적인 반응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도웅의 목소리가 그 소란을 잠재웠다.
“저, 그거 할게요. OST.”
예상치 못한 대답에 화들짝 놀란 시선들이,
일시에 도웅에게 꽂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