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s Playlist RAW novel - Chapter (72)
072.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기 때문에.
2W 엔터테인먼트의 제작팀은,
아직 발매되지 않은 남도웅의 타이틀곡 영상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실낱같은 과거의 인연들을 찔러보는 것이었다.
“판타스타에 재작년에 이직해간 최 과장 있잖아. 거기다 연락해 봤어?”
“네, 연락은 해봤는데. 따로 가지고 있는 영상은 없고, 자기가 도웅 씨 춤추는 거 본 적은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떻대?”
“그게···. 말로는 설명할 길이 없는데 아무튼 참 괜찮대요.”
순간 희망을 품었던 제작팀 이 과장이 황당하다는 표정을 했다.
“뭐야?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요.”
영상은커녕 쓸모 있는 정보도 얻지 못한 상황.
이 과장은 씁쓸한 입맛을 다시며 다른 직원을 향해 물었다.
“참, 판타스타에 있는 추도진 안무가도 예전에 잠깐 같이 일한 적 있지 않아?”
“네, 아주 잠깐.”
“그쪽에는 연락해 봤어?”
“추도진 안무가한테 영상이 있긴 하대요.”
“오! 잘 됐다. 그래서?”
뭔가 나올 것 같은 상황에 이 과장이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어쩐지 직원의 표정은 탐탁지 않았다.
“남도웅 영상이 보고 싶으면 트윙클S 영상을 먼저 보내달라는데요?”
“뭐? 그걸 말이라고 해?”
“그러면 생각해 보겠대요.”
“어후, 이거 정말 갈수록 열받네.”
이 과장이 열이 뻗치는지 이마를 짚었다.
그가 비어 있는 한 팀장의 자리를 흘끗 보더니 말했다.
“하, 진짜 무슨 수로 남도웅 영상을 갖다 바치지. 이거 못 구하면 아주 난리가 날 텐데.”
“그러니까요. 할 수만 있으면 제가 남도웅 뮤비 촬영장에 잠입이라도 하고 싶네요.”
“뮤비?”
“네. 곧 뮤비 촬영한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직원의 말에 과장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거 정말 좋은 생각인데?”
“네?”
“어떻게 또 살아날 구멍이 있다. 이야, 역시 죽으란 법은 없어.”
이 과장이 관심을 보이며 눈을 희번득 빛내자,
말을 꺼낸 직원이 당황해 말을 더듬었다.
“지··· 진짜 뮤직비디오 현장에 저 잠입시키시려고요?”
“무슨 소리야 바빠죽겠는데. 김 대리는 여기서 일해야지.”
“휴.”
김 대리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 어떻게 하시게요?”
“남도웅이랑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가 오히려 꼬드기기 쉬울 거란 말이지.”
“제 3자요?”
“그래. 스튜디오 외부 인력들.”
“아하!”
김 대리가 알겠다는 듯 주먹과 손바닥을 맞부딪쳤다.
이 과장이 그에게 지시했다.
“일단 남도웅 뮤비 촬영지랑 일정 수소문해봐.”
**
“자, 가볼게요. 액션!”
파주에 세팅된 뮤직비디오 촬영장.
소년의 로망이 잔뜩 묻어나는 다락방처럼 꾸며진 장소에서 도웅이 단독샷을 찍는 중이었다.
카메라와 조명장비들, 그리고 스태프들이 도웅을 둘러싸고 있었다.
판타스타 인원 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스튜디오 측의 사람들이었다.
‘와, 화면 되게 잘 받는다.’
‘완전 그림인데, 그림?’
모니터링을 하고 있던 스태프들이 수군거렸다.
“바스트 샷에서부터 다시 시작할게요. 액션!”
이후로 야외로 나와 알록달록하게 색칠된 벽면 앞에서 단체 군무를 촬영했다.
감독의 지시에 맞게 도웅의 상체로부터 풀 샷으로 쭉 빠지는 앵글.
이제 동작이 더욱 몸에 붙어 도웅의 표정에서는 여유마저 묻어났다.
“생각보다 잘 하는데요?”
“화면 가까이 잡아도 표정이 어색하지가 않아요.”
“생각보다 오늘 촬영 금방 끝나겠어요.”
촬영이 순탄하게 흘러가자 스태프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좋아요, 컷. 도웅 씨 수고했어요.”
단체 군무를 마치고 도웅이 촬영분을 모니터링했다.
그가 동작과 안무를 꼼꼼히 살펴보더니 감독에게 요청했다.
“감독님, 이 장면 다시 한 번만 찍을 수 있을까요?”
“왜요, 어느 부분이 마음에 안 들어요?”
“풀샷으로 빠질 때 움직이는 타이밍을 조금 더 정확하게 맞추고 싶어서요.”
“네, 그렇게 하세요.”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린 친구가 생각보다 꼼꼼하네.’
신인들 같은 경우에는 현장의 많은 인원들과 분위기에 휩쓸려 어리바리 하게 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눈앞의 남고생은 전혀 흔들림 없이 제 할 일을 하고 있었다.
마치 사회 경험이 이미 쌓여있는 사람처럼.
그렇게 뮤직비디오 촬영을 끝내고,
추가적으로 소수의 스태프만 남아 공식 계정에 업로드할 퍼포먼스 영상을 촬영하던 와중이었다.
도웅은 춤을 추던 와중, 측면에 있던 한 스태프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그가 화들짝 놀라며 들고 있던 휴대폰을 내리는 행동을 했다.
도웅은 의심쩍은 마음에 이후로도 남자를 유심히 체크했다.
그런데 남자는 눈치를 살피며 계속해서 뭔가를 촬영하고 숨기는 듯한 행동을 반복했다.
“오케이, 컷! 수고하셨습니다.”
컷 사인이 내려졌고, 그렇게 촬영은 마무리됐다.
도웅은 곧바로 감독에게 꾸벅 인사하고, 휴대폰을 들고 있던 예의 그 스태프를 살폈다.
촬영장이 정리되는 듯 싶자 좌우를 살피더니 내빼는 검정 패딩을 입은 한 남자.
도웅은 재빠르게 그의 뒤를 밟았다.
남자는 스튜디오 건물 뒤쪽으로 돌아가 은밀하게 휴대폰 화면을 두들기고 있었다.
도웅은 조용히 옆으로 다가가,
그가 방금 찍은 영상을 어디로 보내고 있는 듯한 장면을 포착했다.
“그거 어디에 보내시려고요?”
“허, 헉!”
남자는 도웅을 발견하고 경기했다.
“도웅 씨 그, 그게 아니라···.”
“방금 다 봤으니까 일단 발송 정지 버튼부터 누르세요.”
남자는 당황해 휴대폰 화면 위를 연타해 발송을 정지했다.
그리고 침을 꿀꺽 삼키고는 말했다.
“이, 일단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
“도웅 씨 무슨 일이십니까?”
마침 그때 누군가 도웅의 이름을 불렀다.
도웅을 따라 나온 도웅의 매니저 심정남이었다.
‘이제 도망갈 생각은 꿈도 못 꾸겠군.’
도웅은 심정남의 우람한 덩치가 오늘따라 든든하게 느껴졌다.
“이분이 촬영 현장을 찍은 영상을 어딘가로 보내고 있는 걸 제가 발견해서요.”
도웅은 방금 벌어진 내용을 심정남에게 흘렸다.
“네? 촬영 현장을요? 이 사람이 미쳤나.”
그러자 곧장 인상이 험악해진 심정남이 남자의 코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도웅은 잔뜩 쫄아있는 남자를 향해 말했다.
“솔직하게 말씀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이건 저희가 지금까지 해온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도 있는 행동이거든요.”
혹시라도 영상을 인터넷에다 유포했다가는 일이 걷잡을 수없이 커질 수도 있었다.
남자가 머뭇거리자 심정남이 나지막이 말했다.
“빨리 얘기하는 게 신상에 좋을 겁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휴대폰 뺏고 험한 꼴 보게 할 수도 있어요.”
그의 협박에 남자가 떨리는 입을 뗐다.
“저, 그게 사실은 2W 쪽에서···.”
“2W?”
“네. 도웅 씨 퍼포먼스 영상을 찍어서 보내주면 나중에 2W랑 연계된 쪽에서 일하게 해주겠다고···.”
남자는 좋은 조건의 스튜디오로 이직하는 다리를 놔주는 대가로 영상을 넘기려고 한 것이었다.
심정남은 어이가 없는지 헛웃음을 흘렸다.
2W의 사정권에 도웅이 들었다는 것.
그것은 도웅을 위험인물로 감지했다는 뜻이었다.
도웅은 썩 나쁘지 않은 기분으로 의미심장한 웃음을 흘렸다.
“궁금하면 직접 달라고 말씀하셨어도 좋았을 텐데.”
남자는 심정남의 확인 하에 찍었던 모든 영상들을 삭제했고,
영상을 2W의 관계자에게 전송하던 화면을 캡처해 증거로 넘겨주었다.
잠시 후, 현장 상황을 정리한 심정남이 운전석에 올라탔다.
차 안에서 대기하고 있던 도웅이 심정남에게 물었다.
“어떻게 됐어요?”
“감독한테는 그 남자가 영상을 유포하려던 정황을 포착했다고 얘기했고, 그 자리에서 남자가 잘리는 것까지 확인했습니다. 그 사람은 앞으로 이 업계에서는 일하기 힘들지 싶습니다.”
“형, 그 사람들 앞에서 2W 이름은 안 꺼냈죠?”
“네. 말씀하신 대로.”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이슈를 만들면 2W의 대외적 이미지에 손상을 입힐 수는 있겠지만,
그러다 그 이슈에 자신의 컴백 무대까지 진흙탕 싸움에 말릴 확률이 높았다.
도웅의 음악보다는 2W와의 소송과 대립에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경쟁사들끼리 중요 정보를 빼내고 그에 맞춘 전략을 짜는 것은 어느 업계든 흔한 일.
그래서 도웅은 차라리 이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해 볼까 했다.
도웅은 판타스타의 법무팀을 통해,
영상 전달을 종용한 것으로 확인되는 2W의 제작팀에게 메일을 하나 발송했다.
[부정한 방법으로 영상 유출하려던 정황 확인하여 엄중히 경고 드립니다.]메일 제목을 확인한 이 과장은 온몸에 전기가 찌르르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
옆에 있던 김 대리 역시 메일 제목을 확인하고 말을 더듬었다.
“헉, 이, 이거 저희가 영상 빼돌리려고 한 거 걸린 거예요?”
“X됐다···. 어쩐지 그 남자랑 연락이 안 되더라니.”
그는 서둘러서 메일의 내용을 확인했다.
[2W에서 부정한 편법으로 소속 아티스트의 영상을 빼내려던 정황을 확인하였습니다.자백한 스태프에게 전달받은 증거 사진 첨부 드립니다.]
그 아래는 남자가 이 과장에게 영상을 전송하다 취소한 캡처 화면이 첨부되어 있었다.
“어떻게 하죠?”
“이거 진짜 큰일 났다.”
이 과장과 김 대리가 사시나무 떨 듯 덜덜 떨었다.
영상도 구하지 못한 판에 회사 간의 싸움으로 크게 번질 수도 있는 일.
그때 그 아래 내용을 먼저 읽은 김 대리가 외쳤다.
“어! 여기 읽어 보세요!”
그 소리에 이 과장이 아래를 빠르게 눈으로 훒었다.
[아티스트가 중요 컴백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기에 피차 부정적 이슈를 만들기 원치 않아,이번 단 한 번만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휴, 십년감수했네.”
“차라리 영상 안 구하고 한 팀장님한테 털리고 말지. 이거 진짜 못할 짓이네요.”
그렇게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쓸어내릴 때였다.
그 아래 첨부 파일을 확인한 이 과장은 두 눈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아래는 2W를 위해 제작한 비공개 영상입니다. 앞으로는 공식적으로 요청해 주시길 바라며 아티스트에게 위협이 되는 행동은 삼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해당 영상 유출 시 법적 책임을 묻겠습니다.]“얘, 얘네 뭐지?”
“그러게요. 왜 이걸 손수 첨부해서 보내?”
“이거 혹시 도발인가?”
이 과장과 김 대리가 황당함에 서로 마주 보았다.
곧바로 2W 제작팀의 긴급회의가 소집됐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 속에 이 과장이 도웅이 보낸 안무 연습 영상을 스크린에 띄웠다.
한 팀장이 만족스러운 듯 말했다.
“이걸 어떻게 구했어? 이 과장 능력 있네.”
칭찬을 들은 이 과장이 쭈뼛대다가 사실을 실토했다.
“···그게 판타스타가 직접 보내왔습니다.”
“뭐? 설마 공식적으로 요청했어?”
“그게 아니라 뮤직비디오 촬영장에 부탁해서 몰래 찍다 그 친구가 들키는 바람에···.”
“이 과장! 일을 어떻게 하는 거야!”
한 팀장이 얼굴이 벌게져 소리쳤다.
“다행히 그쪽에서 이번엔 문제 삼지 않겠다고, 앞으로 조심하라고 경고했습니다.”
“다행? 이 과장 실수로 회사 간에 진흙탕 싸움 날 뻔했는데, 다행?”
한 팀장의 데시벨이 계속해서 올라갔고,
이 과장은 울고 싶었다.
‘그럼 부정한 방법이 아니면 무슨 수로 영상을 가져와. 자기가 시켜놓고.
그때 한 팀장이 애써 화를 삭이며 스크린을 가리켰다.
“일단 영상부터 틀어봐.”
멍청한 부하직원 때문에 큰일이 날 뻔한 것은 둘째로 치더라도,
일단 확인할 건 확인해야 했다.
영상 속에 보이는 판타스타의 안무실.
캐주얼한 복장을 갖춰 입은 남녀 사이에 가운데 모자를 눌러쓰고 있는 도웅의 모습이 보였다.
트렌디한 사운드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도웅과 댄서들.
영상 속 도웅의 얼굴에서는 여유와 자신감이 묻어나고 있었다.
충분히 위협적인 도웅의 춤 실력과 임팩트 있는 퍼포먼스를 끝까지 확인한 한 팀장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만약 트윙클S와 남도웅의 곡이 동시에 공개가 된다면?’
솔직하게 말해서 어느 쪽이 우세하다고 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 말인 즉슨 갑자기 튀어나온 남도웅이라는 라이벌이 그만큼 위협적이라는 얘기였다.
영상이 끝난 이후에도 한 팀장이 오랫동안 말이 없었다.
바짝 쫄은 팀원들이 마른침을 삼키던 때, 그녀가 입을 열었다.
“우리가 승부를 걸 수 있는 건 트윙클S의 인지도와 팬덤이에요.”
그녀는 순식간에 냉정하고 침착해진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사안이 심각하다는 뜻이었다.
“초반 공세에 모든걸 쏟아부어서 음원 공개하자마자 바로 순위 치고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드세요.”
현재 트윙클S의 팬덤과 인지도는 절정의 수준.
그러니 음원을 공개하기 전에 이슈의 주도권을 잡아,
초반에 음원 순위를 치고 올라가겠다는 것이 한 팀장의 전략이었다.
한 팀장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
“일단 티저부터 추가 작업합시다. 멤버별로 티저를 따로 작업해서 세 번에 걸쳐 터트리세요.”
“티저를 추가로요? 그러면 예산이···”
“당장 그 예산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잘못하면 우리가 밀리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요.”
직원들 간에 도는 그녀의 별명은 사이렌.
그만큼 한 팀장의 위기 감지 능력은 뛰어났다.
평소에는 실무를 방관하다시피 하는 한 팀장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
바로 위기 상황에 앞서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해왔기 때문이었다.
그 덕에 직원들이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사이렌 발동했네.’
**
어차피 도웅은 트윙클S의 노래, 춤, 하다못해 뮤직비디오까지 이미 꿰고 있었다.
게다가 그들이 이제 와서 도웅의 노래를 알았다 한들,
이미 컴백을 코앞에 두고 노래와 춤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마 홍보 전략 정도를 수정하겠지.’
그래서 도웅은 영상을 보내 그쪽에 관심이 쏠리게 만든 뒤,
그들이 미처 예상치 못한 허점을 찌르고 싶었다.
며칠 후 트윙클S의 티저가 올라왔다.
하루 간격으로 올라오는 트윙클S 멤버들의 티저로 결국 그들의 그룹명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늦은 밤 도로를 달리고 있는 버스 안.
몇몇의 고등학생들이 시끌벅적하게 트윙클S의 티저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었다.
“너 오늘 트윙클S 유라 티저 봤어?”
“당연하지. 진짜 엄청 예쁘더라.”
“이번 앨범도 엄청 기대돼.”
그렇게 한창 트윙클S에 대한 화제로 떠들썩하던 와중,
기사 아저씨가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는지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곧이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도웅의 목소리.
-오늘 마지막 선곡은 조금 특별하게 골라봤어요.
-와, 뭔데요? 기대되게.
상대 DJ인 래퍼 엘리가 기대에 찬 목소리로 반응했다.
“어? 남도웅 라디오다. 나 저거 요새 재미있게 듣고 있는데.”
누군가 그렇게 얘기하자 다른 학생들이 함께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다시 스피커에서 도웅의 목소리가 울렸다.
-저의 첫 번째 미니 앨범. ‘Greeting’의 더블 타이틀곡 ‘안녕, 봄’을 최초 선공개하려고 합니다.
“와, 뭐야. 남도웅 노래 선공개한대!”
“우와! 나 ‘When I dream’도 맨날 듣고 있는데.”
“한번 들어보자.”
즐겨듣던 라디오의 DJ 이자,
높은 음원 순위를 기록했던 도웅의 이전 노래.
그런 도웅의 새로운 노래는 분명히 관심을 끌만한 것이었다.
고등학생들이 호들갑을 떨자, 다른 승객들도 호기심이 동하는지 귀를 쫑긋 세웠다.
이윽고 라디오에서 톡특한 감성의 멜로디 라인이 흘러나왔다.
그와 함께 들려오는 봄에게 인사를 건네는 위트 있는 가삿말들.
노래가 끝난 직후, 곧바로 반응이 터져 나왔다.
“우와, 이 노래 다시 들어보고 싶다!”
트윙클S의 티저가 감질나게 기대감을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면,
도웅은 더블 타이틀 중 하나인 임지문의 곡을 선공개해버린 것이었다.
음원을 공개하기 전에 주도권을 잡겠다던 2W의 계획은,
도웅의 음원 선공개로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왜냐하면 도웅의 노래가 먼저 음원 순위를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