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enius's Playlist RAW novel - Chapter (89)
089. 역시 음악이 최고야. 짜릿해.
새로 뜬 영상의 썸네일에는,
스틱을 잡고 있는 남자의 손이 클로즈업되어있었다.
[베테랑 드러머 J의 연주법(B)]어서 영상을 확인하고 싶었던 도웅은 서둘러 재생 버튼을 터치했다.
혼자 연습실 안에 있는 남자는 치렁치렁한 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어, 얼굴이 전혀 보이질 않았다.
그는 문 쪽을 흘끗 보더니 휴대폰으로 음악을 틀었다.
‘누굴 기다리고 있나.’
그렇게 생각하던 순간,
록 음악에 맞춰 거칠게 돌변하는 남자의 스냅.
격렬하게 심벌을 때리고 그 소리의 파장이 퍼져가는 동안 남자가 비트를 두드려 넣는다.
악기같이 보이는 그의 몸짓만 봐도 드럼을 얼마나 잘 치는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곧이어 잡힌 풀샷에 도웅의 미간이 좁아졌다.
‘이 사람···.’
박자에 맞춰 긴 머리가 슬쩍슬쩍 나풀거리기 시작하면서,
그의 얼굴이 드러난 것이었다.
‘드러머 정준이구나···.’
도웅은 살짝 머리가 멍해졌다.
왜냐하면 그는 도웅이 즐겨보던 동영상 채널의 주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스트레스 쌓일 땐 이게 최고였지.’
도웅은 답답한 일이 있거나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정준의 채널을 보며 스트레스를 풀어왔다.
그가 신명 나게 드럼을 두드리는 모습을 보면 대리만족이 되었기 때문에.
드럼에 대한 도웅의 욕망이 어쩌면 그로부터 시작된 셈이었다.
‘머리 스타일을 보니까 인디밴드 시절인가 보네.’
정준은 밴드활동을 할 때는 잘 안 풀리다가 나중에 영상으로 잘된 케이스였다.
영상 속의 그는 노랫소리가 멎자 곧바로 다른 노래를 틀었다.
‘하이햇을 이런 비트로 칠 수도 있는 거구나.’
이번엔 비트가 어느 래퍼의 플로우에 맞춰 훨씬 경쾌하고 짧게 쪼개진다.
직접 연주하는 것이 흔치 않은 힙합 비트의 드럼.
그렇게 도웅이 다양한 변주에 감탄하고 있던 때,
정준이 휴대폰으로 마지막 곡을 틀었다.
-앙앙앙 우리들은 네가 좋아 도라이모옹~
만화 주제가에 맞춰 신들린 것처럼 비트를 쪼개고 있는 정준이 약간 또라이 같이 보이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그의 실력이 확연히 드러났다.
단순한 느낌을 주던 곡을 가지고 고개를 까딱이도록 만들고 있었으니까.
‘이게 진짜 정준의 매력이지.’
어떤 곡도 드럼 비트로 새로이 요리해 버리는 그가,
동영상 채널로 잘 나가던 이유였다.
도웅은 그의 연주를 감상하는 동안,
그때처럼 웃음이 나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때 영상 속에서 연습실 문이 벌컥 열리며 영상이 검은 화면으로 물들었다.
-미친놈, 너는 뭐 한다고 이런 이상한 노래를 또···
라는 말소리가 살짝 들리는 것도 같았다.
역시 열심히 하다 보면 음악은 어디로 풀릴지 모른다.
결국 이 사람은 그런 미친 짓으로 성공을 했으니까.
그때 화면에 새로운 문구가 떠올랐다.
[해당 영상 속 재능을 ‘남도웅’님의 플레이리스트로 전송하시겠습니까?]“물론이지.”
도웅은 나만의 연습실에 들어가, 새로 생긴 드럼 앞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플레이를 외치자 도웅의 몸이 절로 움직였다.
옅게 깔리는 록 음악에 맞춰 필인 변주를 신명 나게 채워 넣는 도웅.
두구두구두구둥.
특히 도라이몽 노래를 연주할 때 도웅은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것을 느꼈다.
“이 음악을 비트만으로 이렇게 신나게 만들어버릴 수 있다니.”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종류의 쾌감이 도웅을 감쌌다.
“역시 음악이 최고야. 짜릿해!”
**
거의 일주일 간 나만의 연습실에서 살다시피 하며,
스스로 그럴듯한 연주를 해내기 시작했을 때,
“갑자기 실물 드럼을 치고 싶네.”
도웅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연습실이 아무리 진짜 같은 가상세계라 해도 심리적으로 충족되지 않는 뭔가가 있었기 때문.
곧바로 도웅은 벙거지 모자를 눌러쓰고, 홍대 거리로 나섰다.
익숙한 지하실의 계단을 내려가자.
“여, 근성의 수강생 왔나.”
“안녕하세요.”
사장이 도웅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오늘따라 머리도 질끈 묶고 깔끔하게 셔츠를 입고 있는 풍채 좋은 사장의 모습.
도웅이 그에게 립서비스했다.
“사장님 오늘 멋있으시네요.”
“흠흠, 좀 괜찮나? 나 오늘 저녁에 소개팅이 있거든.”
“오, 잘 되실 것 같아요. 느낌이 좋은데요?”
“꼭 잘돼야 한다. 이번에도 안 되면 장가가기는 글렀어.”
“사장님, 파이팅!”
도웅이 엄지를 척 들어 보이자, 사장이 못 매무새를 다듬는다.
“사장님 오늘도 A룸으로 가면 돼요?”
“그래, 또 그동안 얼마나 늘었는지 기대가 되는데?”
그런데 순간 안색이 어두워지는 사장님.
그가 불룩한 배를 살살 문지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너무 긴장을 했나. 혼자 몸 풀고 있으면 있다가 봐줄게. 지금은 화장실 좀···.”
그는 두루마리 휴지와 벽에 걸린 열쇠를 확 채더니 종종걸음으로 사라졌다.
도웅은 방에 들어가기 전에 정수기에서 물 한잔을 따라 마셨다.
그때 끼익.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사장님 금방 오셨네?’
그렇게 생각하며 뒤를 돌아보니, 사장님이 아닌 지난번 그 대학생의 모습이 보였다.
그가 도웅의 벙거지를 보고 알은체를 했다.
“안녕, 또 보네.”
“네, 안녕하세요.”
“사장님은 어디 가셨나?”
“잠깐 화장실에요.”
그는 주변을 살피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동안 연습은 많이 했고?”
“아, 네.”
“빨리 진도 팍팍 나가야지. 게으름 피우면 발전이 없다. 오늘도 또 기본 박자만 종일 치고 있을 건 아니지?”
점점 도를 넘는듯한 훈수 질이었지만, 도웅은 전혀 짜증이 나지 않았다.
지금 그가 하고 있는 말들이 얼마나 의미 없는 것인지를 알았으니까.
“연습 열심히 해라.”
그렇게 두 사람은 각자의 합주실에 들어갔다.
도웅은 언제나처럼 4비트를 정박에 치면서 몸을 풀었다.
마음을 정갈하게 비우고 기본 박자에 집중하기 위해서.
물론 메트로놈은 켜지 않은 상태였다.
옆방에서 그 소리를 들은 남대생은 또 한 번 코웃음을 쳤다.
“내가 그렇게 얘기를 해 줬는데도 쟤는 대체 언제까지 저것만 치려고 그러는 거야. 통 진도가 나가질 않네. 아니면 좀 어디가 부족한가.”
그는 이내 상대의 부족한 점을 발판삼아 자신의 자존감을 채웠다.
“하긴, 나처럼 빨리 느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그렇게 그가 또 자신의 연주로 옆방을 자극해줘야겠다 마음먹고 있던 때,
방문이 벌컥 열렸다.
베이스를 메고 있는 동아리 멤버이자 리더인 여학생이 도착한 것이었다.
단발이 잘 어울리는 그녀가 번쩍이는 검정 베이스를 꺼내 들며 말했다.
“연습 좀 하고 있었어?”
“아, 오늘은 늦어가지고 바로 합주하려고.”
“그 말은 일주일 내내 연습을 안 했단 소리네?”
이들은 같은 과를 다니는 사이.
그런데 과 동아리라서 동아리 방이랄게 따로 없었다.
그래서 개인의 연습량에 자율적으로 맡기는 수밖에 없었는데,
남학생이 그간 한 번도 연습을 하지 않은 것이었다.
속이 부글부글 끓은 여학생이 말했다.
“너는 합주실 말고는 연습할 데도 없잖아. 그런데 오늘 같은 날까지 연습을 게을리하면 어떻게 해.”
“아이, 왜 그래 오자마자. 그래도 잘만 칠 거니 걱정마.”
마침 그렇게 분위기가 냉각되어가던 때, 다른 밴드 멤버들이 속속 등장했다.
모든 악기의 세팅이 끝난 후,
남대생은 자신이 선곡을 밀어붙였던 빠른 템포의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리더에게 뭔가 보여줘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는지 점점 빨라지는 곡의 속도.
나머지 세션들은 약속한 대로 열심히 연습해왔지만,
드럼의 박자가 빨라지자 그에 영향을 받고 괴로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리더가 연주를 중단시켰다.
“잠깐만, 속도가 너무 빨라진다. 다시 시작해보자.”
“아, 그래? 알겠어.”
남학생도 조금 그렇게 느끼던 차였기에,
멋쩍어하며 다시 박자에 신경을 썼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점점 느려지는 템포.
결과적으로 곡의 텐션이 축 처지는 느낌이 날수밖에 없었다.
‘박자가 아주 고무줄같이 늘었다 줄었다 하네.’
오늘따라 더 심하게 날뛰는 박자감에,
세션들은 불만을 품기 시작했다.
하지만 취미로 하는 동아리인 데다 교우관계가 있으니, 겨우 쓴소리를 꿀떡 삼켰다.
“드럼 박자가 안 맞으니까 세션들도 안 맞는 박자에 끌려가는구나.”
옆방에 있던 도웅은 그 소리를 들으면서, 왜 합주실 사장이 그토록 박자를 강조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럼 이제 슬슬 몸 좀 풀어볼까.”
지금까지 도웅은 이곳에서 도닦듯 박자만을 훈련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봉인 해제 시간.
도웅이 스틱을 다시 고쳐잡고 스냅을 내리치기 시작했다.
챙!
기분 좋게 울리는 심벌음.
그리고 가볍게 탐을 두들기는 필인.
두구두구두구둥둥.
‘바로 이거지.’
힘껏 필인을 넣고도 다시 정박으로 들어오는 그 순간에 도웅은 아드레날린이 조금씩 분출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때 도웅의 방문을 열려던 합주실 사장이 멈칫했다.
‘역시 박자 제대로 가르쳐 놓으니까 변주도 잘하네.’
오늘은 이대로 혼자 연습하게 둬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때였다.
두구두구둥둥, 둥.
비트 소리가 순간 엇박자로 쪼개졌다.
‘벌써 엇박까지 넣는다고?’
자신이 시범을 보여준 적은 있었지만,
도웅이 지금 이걸 해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 그뿐만이 아니었다.
고막을 연속으로 때리는 더블 킥 같은 잔기술까지.
‘못 본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사장은 도웅의 스킬이 늘은 데 깜짝 놀랐지만,
저 정도 근성이라면 어디서 또 얼마나 연습을 죽도록 했을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허, 참.’
사장은 또다시 팔뚝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한글을 가르쳤더니 소설책을 써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한편 옆방의 대학생들은 또다시 연주를 중단했다.
“잠깐, 이번엔 박자가 너무 늘어졌어.”
“이상하다, 그럴 리가 없는데.”
그 순간 들려오는 옆방의 찰진 비트 소리.
덕분에 고무줄 같은 드럼 연주에 지쳐있던 세션들이 귀를 쫑긋 세웠다.
“뭐지···? 누가 이렇게 잘 쳐?”
정확한 박자 안에서 쪼개져 들어가는 소리에 귀 정화까지 되는 느낌이었다.
‘어···? 걔가 이렇게 잘 칠 리가 없는데.’
도웅의 화려한 연주 소리에 당황한 남학생이 말했다.
“혹시 사장님이 치고 있는 건가?”
“와, 사장님 왕년에 드럼 좀 치셨다는 건 알았지만, 실력 장난 없네.”
다들 쉽게 사장님이 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만큼 프로의 느낌이 났으니까.
그렇게 칭찬들이 오가던 때, 누군가 속마음을 얘기하고 말았다.
“나도 저렇게 정확한 비트에 좀 연주하고 싶다.”
“뭐라고?”
찌릿.
남학생이 자존심에 스크레치가 났는지 씩씩거렸다.
“사장님은 프로니까 당연히 저렇게 잘 칠 수밖에 없지!”
**
도웅은 신나게 드럼을 두들기는 동안,
스트레스가 훨훨 날아가는 느낌을 받았다.
더불어 영감의 뚜껑이 열릴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기타 멜로디만 떠오르면 이제 슬슬 비트를 찍어봐도 되겠어.”
작곡을 시작해보겠다던 게 어느새 여기까지 흘러왔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도웅은 새로운 악기를 다룰 줄 알게 된 것이 즐거웠고, 행복했다.
당연히 악기를 잘 다루면 작곡에는 훨씬 도움이 될 수밖에 없고.
“근데 막상 드럼을 이 정도 치게 되니까 공연이 하고 싶네.”
음악에 대한 욕심이란 건 끝이 없었다.
도웅은 세션들과 합을 맞춰 뜨겁게 연주하고,
사람들이 그 열기를 즐기는 그런 모습을 상상하면서 미소지었다.
“그렇다고 내가 어디 가서 드럼을 쳐. 갑자기 밴드를 결성할 수도 없고. 아쉽지만 이걸로 만족해야지.”
그렇게 도웅은 연습을 이어갔다.
같은 시각.
카운터에서 그런 도웅의 연주 소리를 멍하니 듣던 사장.
그때 합주실의 문이 벌컥 열리고 아는 동생이 하나 헐레벌떡 들어왔다.
“여, 오늘 공연한다고 하지 않았나?”
“형, 그래서 말인데. 저녁에 드럼 대타 좀 뛰어줄 수 있어요?”
“갑자기? 왜?”
“아니, 충현이 이 새끼가 어제 펀칭머신 최고기록 세운다고 깝죽거리더니, 드럼 친다는 놈이 갑자기 손에 깁스를 하고 나타났어요. 제가 열 받아서 꺼지라고 그랬는데···.”
“야, 미안하다. 나 오늘 저녁에 진짜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그의 말이 길어지자 사장이 말을 끊었다.
그제야 아는 동생이 평소와 다른 사장의 복장을 알아챘다.
“형님, 설마···.”
“그래, 소개팅.”
“여자예요? 우리예요?”
그가 다급한 마음에 무리수를 뒀다.
“당연히 여자지. 아직 만나본 적 없는 분이어도 여자야.”
“하··· 진짜 우리를 위해 시간을 써줄 사람이 이렇게 없을 수가.”
사장에게 씨알도 먹힐 것 같지 않자, 아는 동생이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럼 형님, 다른 드럼 세션 소개라도 시켜주세요.”
“내 주변에 다들 음악 관두고 누가 있냐. 지금 먹고살기 바빠 야근하고 있는 애들한테 연락을 돌릴 수도 없고.”
아는 동생은 당장 공연을 코앞에 두고 벼랑 끝에 몰린 기분이 들었는지, 사장에게 매달리기 시작했다.
“형님 아시잖아요. 어반홀 사장님이 겨우 저희 편의 봐주셔서 날짜 잡아준 건데, 이것마저 펑크내면···. 혹시 수강생 중에서라도 소개해줄 사람 없어요? 정 안되면 그냥 기본 박자만 잘 맞춰주면 돼요. 나머지는 멜로디로 커버를 하더라도.”
“음···.”
사장이 팔짱을 낀 채로, 도웅이 들어 있는 A룸을 바라봤다.
마침 그 쪽에서 들려오는 신명 나는 비트 소리.
그 소리에 아는 동생이 안광을 번뜩 빛냈다.
“저 친구죠. 형님이 지금 고민하는 게.”
“박자는 진짜 잘 맞추기는 하는데 저 친구가 공연 경험이 없어. 배우기 시작한 지도 얼마 안 된 데다 아직 고등학생이고···.”
“괜찮아요, 괜찮아요. 저 정도면 돼요, 충분해요!”
지금 그의 귀에는 도웅의 찰 진 비트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한 번 물어는 볼게.”
사장은 너무 절박해 보이는 동생 때문에 이것까지 거절할 수가 없어서,
도웅의 방문을 똑똑 두들겼다.
“저···. 수강생. 혹시 오늘 저녁에 시간 있어?”
“시간이요? 네, 괜찮아요. 왜 그러세요?”
그때 옆에 있던 아는 동생이 참지 못하고 얼굴을 불쑥 내밀었다.
“저희가 오늘 저녁에 공연이 잡혀있는데, 혹시 드럼 대타 좀 뛰어주실 수 있을까요? 진짜 제발요. 사례는 해드릴게요.”
그런데 그의 얼굴을 본 도웅이 살짝 움찔했다.
‘장세호···.’
그는 언더씬에서 유명한, 아니 유명해질 밴드의 보컬이었기 때문이었다.
미래가 유망한 밴드와 함께 공연장을 달구어 볼 기회.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 도웅이 씩 웃음 지었다.
“네, 좋아요.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