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990 Thousand Past Lives Help Me RAW novel - Chapter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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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장 지구 탈환(2)
방어 시설이 밀집된 구역이 주포에 직격당한 게 영향이 컸다.
레비앙의 인형이 우랄산맥의 지형을 보고 귀찮은 것들이 모여 있을 만한 곳을 조준했다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성과가 컸다.
제 13침략군단의 1차 방어선을 지키고 있는 침략자들은 전력을 다해 맞섰다.
하지만 교전 시작부터 큰 피해를 입은 탓에 연합 함대를 상대로 오래 버티지 못했다.
“물러나라!”
“2차 방어선까지 후퇴한다!”
침략자들이 물러났다. 침략사령부의 정예 전력이라고 할 수 있는 인베이더들이 가장 먼저 물러났고 그다음이 전투선단이었다.
솔저들은 먼저 후퇴하는 고급 전력들을 위해 방패가 되어 쓰러지다가 마지막에 그들이 모두 물러난 뒤에서야 본격적인 퇴각을 시작했다.
“적들이 물러납니다.”
옆을 지키고 있던 장교가 상황판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보고했다.
현준은 아직 함교를 지키고 있었다.
“내가 나설 필요도 없었네.”
현준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원래 지금쯤 나서야 했겠지만 제 13침략군단의 1차 방어선이 생각보다 빨리 무너지면서 그가 나설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작전상 후퇴에 가깝네요. 아마 2차 방어선이나 최종 방어선에 모든 전력을 집결시켜서 강한 반격을 시도할 것 같습니다.”
레비앙의 인형이 차분하게 전황을 분석했다. 그의 예상대로였다.
우랄산맥으로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자 조금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강한 저항에 맞부딪쳤다.
2차 방어선에서의 교전 시작과 동시에 순양함 한 척이 연쇄 폭발과 함께 추락했고 두 척이 검붉은 연기를 토해내며 뒤로 물러났다.
“생각보다 저항이 거셉니다!”
상황판을 분석하는 장교가 보고했다. 현준은 침착하게 함교의 투명한 벽 너머로 보이는 하늘과 땅의 상황을 살폈다.
“지상군은?”
“2시간은 걸릴 것 같습니다.”
지상군이 언제 도착하는지가 관건이다. 현준의 물음에 ‘인형’이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2시간이라…….”
현준은 두 눈을 가늘게 뜨고 투명한 벽 너머로 시선을 던졌다.
2시간 동안 마력 광선의 포격만 주고받을 것 같았기 때문에 그는 곧 개입을 결심하고 지옥참마도를 집어 들었다.
“참전할 생각이십니까?”
레비앙의 인형이 물었다. 그 물음에 현준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수송정을 준비할까요?”
“그럴 필요 없어.”
황금의 검을 뽑고 신격의 힘을 해방하면 마력을 통한 공중 기동이 가능하다. 굳이 수송정을 이용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굳이 신격의 힘을 해방하지 않더라도 이 정도 높이에서 지상으로의 착지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이미 인간의 한계를 아득히 초월했으니까.
함교를 나와 격납고의 사출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송정을 이용할 필요 없이 그냥 사출구 밖으로 몸을 던졌다. 날카로운 바람의 저항 속에서도 중심을 잡아서 땅에 착지했다.
콰앙!
꽤 높은 곳에서 몸을 던진 탓에 부드럽게 착지하려고 노력했지만 큰 충격과 함께 커다란 구덩이가 생기는 건 피할 수 없었다.
“적이다!”
적진 한 가운데였다. 근처에 있던 솔저들이 먼저 반응했지만, 그들은 현준의 상대가 되기에는 너무나 미약한 존재들이었다.
현준이 지옥참마도를 뽑아서 휘두르자 수십의 솔저들이 붉은 피를 분수처럼 쏟아내며 무력하게 쓰러졌다.
“솔저들이 순식간에 당했습니다!”
“신격에 가까운 경지가 분명하다!”
“협공한다! 근처의 인베이더들은 모두 집결하라!”
순식간에 30명이 넘는 인베이더들이 모여들었다.
하지만 대부분 SS급 수준에 불과했고 SSS급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황금의 검을 뽑아 들고 신격의 힘을 해방하면 빠르게 정리할 수 있는 숫자였다.
악몽급이라고는 해도 신격과 그 아래 경지의 격차는 크니까.
“포위해라!”
“한 번에 공격한다!”
인베이더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그들은 현준을 포위하고 공격을 감행했다. 10명은 뒤에서 권능을 사용했고 남은 10명은 하늘로 솟구쳤고 남은 이들은 전후좌우에서 거리를 일순간에 거리를 좁혔다.
그 모습을 본 현준은 차갑게 웃으며 마력을 끌어 올렸다.
-리퍼의 잔혹한 살의가 깨어납니다. 치명적인 살기의 일부가 해방됩니다. 살아있는 존재라면 본능적인 두려움을 피할 수 없습니다.
쿠웅!
짙은 살기의 발산과 함께 인베이더들이 비틀거리거나 피를 토했다.
SSS급 경지에 오른 이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지만, 그 밑은 처참했다.
일순간 집중이 흐트러진 틈에 현준이 번개같이 거리를 좁히며 휘두른 황금의 검에 당해 피를 쏟으며 쓰러졌다.
“으아악!”
“커허억!”
30명이 넘는 인베이더들이 모였지만 5분이 지나기 전에 절반이 당했다.
분명 압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적진에 깊숙이 침투한 탓일까? 5분 동안 50명이 넘는 인베이더들이 더 몰려들었기 때문이었다.
‘친위대의 엄호가 필요하다.’
예전과 달리 강화 술식을 각인한 친위대는 이제 다수의 인베이더들과 비등한 교전을 벌일 수 있을 정도로 전력이 상승했다.
결단을 내린 현준은 곧바로 행동을 보였다.
“폭풍검!”
황금의 검을 휘두르자 사방으로 오러 블레이드가 뻗어났다.
경지가 낮은 인베이더 다섯이 토막 나서 쓰러졌고 다른 이들은 황급히 회피하여 목숨을 건졌다.
현준은 그들의 포위가 분산된 틈에 마력을 끌어 올려 친위대를 부르기 위한 준비를 끝냈다.
-로마노프가 황제의 이름으로 친위대를 소집합니다. 당신을 위해 목숨을 바칠 충신들을 불러올 차원 관문을 생성합니다.
차원 관문이 열리고 사혈과 사혁을 포함한 일백의 친위대원들이 쏟아져 나왔다.
강화와 보충을 거쳐 지금은 그 수가 오백에 가까웠다.
“황제 폐하를 위하여!”
우렁찬 함성을 내뱉으며 달려 나온 친위대원들이 인베이더들과 전투를 벌였다.
오백이나 되는 인원이 한 번에 튀어나온 탓에 인베이더들도 당황했고 숫자도 차이가 나서 전황은 친위대에게 유리했다.
차원 관문에서 쏟아져 나온 친위대가 주위의 침략자들을 상대하는 동안 연합 함대의 순양함들에서 사출한 수송정들이 지상에 착륙했다.
착륙한 수송정들의 열린 도어에서 초인맹과 알파팀의 강화 헌터들이 쏟아져 나왔다.
초인맹이 베이징 탈환 때 선봉에서 싸웠던 것처럼 알파팀 또한 러시아를 탈환하는 이번 전투에서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다.
“조국 러시아를 위하여!”
“전진하라!”
초인맹 수준의 광신은 아니었지만, 애국심 높은 러시아 알파팀의 강화 헌터들이 앞다투어 침략자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길드장님.”
여기저기서 전투가 격화되고 있을 때, 어둠 속에서 김태민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고급형 강화 술식을 각인하고 본인이 노력한 덕분에 SS급 최상위의 경지에 오른 그는 이 혼잡한 전장 속에서 자신의 몸을 은신하며 현준을 찾아올 정도의 실력이 되었다.
“전진 지휘부의 위치를 파악했습니다.”
이런 건 시키지 않아도 잘한다. 태민의 보고에 현준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안내하겠습니다.”
태민이 안내를 시작했다. 전진 지휘부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가디언에서 상황을 살피고 있던 레비앙의 인형은 눈치 빠르게도 마력 광선 포격을 사용하여 현준이 가는 길을 깨끗하게 청소해 주었다.
“여기입니다.”
“지하입니까?”
현준의 물음에 태민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은 마력 소모 때문에 잠시 넣어두었던 황금의 검을 다시 꺼내며 입을 열었다.
“다른 지휘 거점의 위치 파악도 부탁합니다.”
“맡겨주십시오.”
태민은 오랜만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기뻤다. 그는 현준의 요청에 고개를 살짝 숙이며 대답했다.
이윽고 태민이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추자 현준은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이쯤이려나……?”
짧은 중얼거림과 함께 마력을 끌어모았다. 그리고 땅을 향해 황금의 검을 내려쳤다.
콰아앙!
요란한 굉음과 함께 지면이 터졌다.
“크아아악!”
비명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흙먼지를 뚫고 인베이더들이 솟구쳤다.
-S급 열넷. SS급 열여섯. SSS급 다섯이다.
지옥참마도가 인베이더들의 수준을 보고했다.
SSS급이 다섯 명이나 있었지만 악몽급 신격의 경지에 오른 현준에게는 부담스러운 숫자가 아니었다.
“와라, 모조리 죽여주마.”
현준의 눈동자가 차갑게 빛났다. 그는 달려오는 인베이더들을 향해 깊숙이 파고들며 황금의 검과 지옥참마도를 휘둘렀다.
양손에 든 2개의 검이 휘둘러질 때마다 인베이더의 숨통이 끊어졌다.
전진 지휘부는 현준을 상대로 오래 버티지 못했다. 그들은 악몽급 신격의 압도적인 무력 앞에서 힘없이 무너졌고 현준은 다음 목표를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태민의 안내를 받아 지휘 거점 4곳을 더 박살 내자 전황이 확연하게 바뀌었다.
-데우스의 절대적인 의지가 운명에 간섭합니다. 가호의 위력이 극대화됩니다.
-강인한 다량의 영혼이 영원한 공허를 만족시켰습니다. 당신에게 승격의 축복이 선사됩니다.
여섯 번째 지휘 거점을 박살 냈을 때, 기연이 찾아왔다. 베히모스의 가호로 인베이더들의 영혼을 흡수하자 ‘변화’가 찾아왔다.
승격의 축복이라는 단어를 듣고 어라? 하는 순간이었다. 눈앞에 백색의 섬광이 터지더니 끔찍한 고통이 찾아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다. 이내, 황금의 검이 더욱 선명해지고 등에는 황금빛 마력으로 이루어진 날개가 돋아났다.
재난급 신격의 경지에 오른 것이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조금 얼떨떨했지만 불과 몇 분 전보다 훨씬 강해졌다는 사실은 분명하게 느껴졌다.
‘운이 좋다.’
현준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집정관, 이시리아는 제 13침략군단장 인저블이 2급 인베이더라고 했다.
2급 인베이더라면 재앙급 신격에 해당한다. 최소 재난급 신격의 경지에 오르지 못한다면 그와 대적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지.’
재난급 신격의 경지에 올랐다.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시든밀러의 초월검까지 사용한다면 일시적으로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할 수 있으니 인저블을 상대하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
현준의 두 눈이 빛났다. 황금의 검을 고쳐 쥐고 날개를 펼쳤다.
하늘 높이 날아오르며 지상을 향해 소드 레인을 쏟아냈다.
“이렇게 해도 나오지 않는다는 건가?”
제 13침략군을 몰아붙였음에도 불구하고 인저블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현준은 여유로웠다. 이럴 때 사용할 만한 가호가 하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엘빈의 호령에 맞춰 군대가 진군합니다. 가호가 함께하는 한 그들은 멈추지 않을 것이며, 패주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연합군에 광기가 서렸다. 잔혹한 진군이 시작되고 제 13침략군단은 더욱 수세에 몰렸다. 그리고 마침내 강대한 마력이 모습을 드러냈다.
콰아아앙!
거대한 마력의 창에 꿰뚫린 순양함 한 척이 폭발했다.
현준은 창이 날아온 방향을 향해 빠르게 날아들었다.
그곳에는 창백한 얼굴의 인베이더가 허공을 딮고 서 있었다.
제 13침략군단장, 인저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