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vereign of the Infinite Clones RAW novel - Chapte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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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최북단에 위치한 폭설의 영구동토.
그곳에선 지금 큰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제법이구나. 과연 내 대적자라고 할 만하다. 빛의 기사여!]공중에 떠오른 채 검은 로브를 펄럭이며 검은 기운을 흩뿌리는 존재.
휘하에 언데드들을 거느린 그 모습은 마치 마왕이 강림한 것과 같았다.
대륙에 재림한 재앙. 불사왕.
격전으로 부서진 기괴한 가면 안쪽에는 해골만이 존재했고, 그 눈구멍에서 피어오르는 푸른 귀화는 마주치는 이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역시 대륙의 악몽이라고 불릴 만하구나, 불사왕! 하지만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빛의 힘이 함께하는 한 우리는 지지 않는다!”
그에 대적하며 빛의 검을 겨눈 기사가 당당하게 외쳤다.
계속된 전투로 갑옷이 여기저기 파손되고 상처도 입었지만, 그 두 눈은 신념으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그래, 생각보다 별거 아니잖아?”
“우리가 힘을 모으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어!”
그리고 그와 함께하는 동료들.
하나같이 온갖 역경을 헤치고 이곳까지 도달한 역전의 용사들이었다.
콰과광—!
이윽고 기사의 동료들과 언데드들이 한데 어우러져 다시 격렬한 싸움을 시작했다.
동료들이 언데드를 막는 사이, 빛의 기사와 불사왕은 몇 번이나 계속해 온 전투를 재개했다.
서광을 두른 검이 칠흑 같은 어둠을 가르며 아름다운 궤적을 그렸고, 저주스러운 심연은 빛을 집어삼키기 위해 호시탐탐 이빨을 들이댔다.
물 샐 틈 없이 주고받는 공방의 연계와 끊임없이 이어지는 전투의 흐름.
그 정밀하게 주고받는 공세는, 마치 짜고 치는 연극으로 보일 정도로 아름다웠다.
‘짜고 치는 게 맞긴 하지만. 어쩌다 이렇게 됐지···.’
그래.
대륙에 재림한 공포, 움직이는 재앙. 불사왕.
주신교단의 성기사이자 신념의 검. 빛의 기사.
그리고 따뜻한 방 안에서, 그 광경을 영화 감상하듯 바라보며 치킨을 뜯고 있는 자신까지.
전부 다 ‘나’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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