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vereign of the Infinite Clones RAW novel - Chapter (25)
하회탈 (3)
“음?”
집중하던 라티우스 대주교는 문득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무언가 미약한 기운이 느껴졌는데···.
“대주교님? 무슨 문제 있으십니까?”
호위로 옆에 붙은 성기사가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그는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한 모양이었다.
“아니, 아닐세. 계속 가지.”
지금 그는 중요한 일을 하는 중이었다.
불사왕의 후예와 맞서 싸울 전투부대가 놈에게 접근할 때까지 대규모 은신의 성법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놈이 공간이동으로 빠져나갈 경우를 대비하는 것.
다른 것에 정신을 팔릴 겨를이 없었다.
포위는 완벽했고 공간이동도 대비했다.
이제 기습만 성공할 수 있다면 승산은 더욱 커지리라.
***
사역마들에게 정보를 전해 받고도 상대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게, 모습이 보이지 않았으니까.
‘인간을 마주했을 때’라는 트리거가 발동한 것도 단순히 동물들의 본능에 따른 것 같았다.
상대가 인간이라고.
‘사방에서 접근해 오는 인원 전원을 은신시킬 수 있다고? 탐지 마법에도 걸리지 않게 기운도 숨긴 채로?’
자신을 잡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해 온 상대였다.
‘누구지? 브로코슬락? 아니면 역천의 서약? 내가 여기 있다는 건 어떻게 알아낸 거지?’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시급했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역소환 해서 사라질 수 있었지만, 피하기만 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누가, 어떻게 내 위치를 특정했는지 알아내야 해. 원인을 알아야 대비도 할 수 있다.’
이번엔 운 좋게 먼저 알아채서 망정이지, 다른 상황에서 중요한 일을 할 때 방해가 들어오면 더 곤란해질 수 있었다.
‘대비하고 시간을 끌면서 놈들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자.’
서둘러 다시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 깊지는 않았지만 입구가 제한되어 있으니, 사방에서 불시에 기습받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그리고 아주 잠깐의 시간이 지난 후.
콰지직—
주변에 둘러놓았던 온갖 결계들이 한순간에 깨져나갔다.
동시에 은신을 벗어던진 놈들의 기척도 느껴졌다.
‘어? 이 기운은···?’
뜨겁다 못다 따갑게까지 느껴지는 기운.
한스의 흑마력과 반발하는 상극의 힘.
‘흑마법사도 뱀파이어도 아니잖아? 설마 이게 신성력?’
철컥, 철컥
그렇게 당황하고 있을 때, 순백의 갑옷으로 무장한 기사들이 동굴 입구로 들어섰다.
“드디어 꼬리를 잡았다. 불사왕의 후예, 한스! 더는 도망치지 못할 것이다!”
무리의 가장 선두에 선 중년의 기사가 내게 검을 겨누며 외쳤다.
‘저 문양···. 주신교단? 교단의 성기사들인가?’
하인즈 2세가 클랜에서 교육받을 때 배웠던 문양이었다.
교단의 신성력과 상극이니 조심하라고 했었지.
특히 선두에 선 성기사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얼마 전에 만났던 진혈의 뱀파이어 못지않았다.
상극의 속성을 생각해 보면 더욱 까다로운 상대가 되리라.
[교단의 하수인들인가. 내가 있는 곳은 어떻게 알았지?]그의 한마디로 시작부터 좋은 정보를 얻었다.
교단은 불사왕의 힘을 얻은 나를 노리고 계속해서 추적해왔으며, 내 이름까지 알 정도로 철저하게 조사했다는 것.
되도록 시간을 끌면서 정보를 더 모을 필요가 있었다.
“그 어떤 악도 주신의 눈길을 벗어날 순 없다!”
하지만 선두의 기사는 그대로 빛의 검을 뽑아내며 내게 달려들었다.
안타깝게도 더 대화할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쳇, 이렇게 된 거 신성력과 싸울 때의 전투 데이터나 수집해야겠군.’
***
콰아아앙!
폭발음이 터지며 무너진 돌무더기 사이로 아크리치, 한스가 튀어나왔다.
푸화악—!
곧이어 순백의 기운을 뿜는 팔라딘이 따라 나오며 그를 공격했다.
상극인 신성력은 생각보다 더 까다로웠다.
‘큭, 이 양반 끈질기게 따라붙네!’
싸움의 여파로 동굴이 무너질 지경이었지만, 팔라딘은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끝까지 달라붙었다.
주변에는 동굴에서 물러났던 다른 성기사들이 이미 사방을 에워싸고 있었고, 그 너머에는 주신교단의 문양을 새긴 병사들과 사제들이 포위하고 있었다.
성가(聖歌)가 사방에서 울려 퍼지고, 주변을 밝히는 신성한 빛이 몸에 두른 흑마력을 불살랐다.
온갖 이로운 성법을 받아 강화된 성기사들이 전신에서 서광을 뿜으며 압박해왔다.
아름답게 주변을 수놓는 빛의 물결.
사방을 가득 채운 신성력의 흐름이 한 가지 목표만을 위해 집결하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그 목적이 중심부에 있는 자신을 말살하기 위한 것만 아니라면 더 좋았을 텐데.
‘진짜 단단히 준비했네! 내가 뭘 어쨌다고!’
한스는 지금까지 나쁜 놈들 혼내준 것밖에 한 게 없었다.
저들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해줬을 뿐인데, 이런 취급이라니···!
그를 근거로 항변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단호했다.
“그 어떤 존재도 불사왕의 힘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 그 힘을 받아들인 순간부터 정신은 오염되고 영혼은 타락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대륙을 파멸로 이끌겠지!”
확신에 가득 찬 신념 어린 목소리.
“금단의 힘에 손을 댄 사악한 흑마법사! 네가 정말 아직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순순히 투항해서 정화를 받아들여라! 평온한 안식을 약속하지!”
파편의 힘을 흡수할 때를 생각해 보면, 그렇게 여기는 것도 이해 가기는 했다.
그런데 여기서 나는 예외라고 어떻게 증명할 수 있겠는가.
[후우, 어쩔 수 없군. 일단 여기선 물러나지.]슬슬 몸이 삐걱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심장에서는 계속해서 강대한 흑마력이 전해지고 있었지만, 그것을 다루는 내 실력이 일천해서 신성력에 완벽하게 저항하지 못한 것이다.
갑작스레 얻은 힘인 만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도 전력을 다한다면 저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자신은 있는데···.’
자신에게는 아직까지 꺼내지 않은 카드가 많이 있었다.
언데드 군세를 불러 시간을 끌고, 주변을 포위한 채 거대한 신성진을 구축한 병사와 사제들을 먼저 처리한다면···.
그 와중에 입는 피해는 끊임없이 공급되는 흑마력과 「불사」의 시너지로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역시 그냥 넘어가는 게 낫겠다. 이런 무의미한 싸움에 전력을 소비하기엔 좀 아깝지.’
거기다 교단 측이 나쁜 놈들이 아니라는 점도 찝찝했다.
서로의 입장 차로 인해 대치하게 되었지만, 저들도 숭고한 신념을 가지고 모인 이들이 아닌가.
자신도 악한 이들만 처벌한다는 기준을 가지고 활동 중이니 만큼, 무턱대고 해치기엔 거부감이 들었다.
설사 여기서 저들을 몰살시킬 수 있다 하더라도, 분노한 교단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다.
그들은 명실상부 대륙 최대의 세력 중 하나였으니까.
이제 더 싸워봤자 얻을 것도 없다.
신성력에 대한 경험도 쌓았고, 자신의 부족함도 깨달았으니 이 정도면 충분했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으냐!”
화아악—
그런 이쪽의 마음을 눈치챈 것일까.
한쪽에서 시작된 신성한 빛이 포위망을 구성한 이들의 몸을 타고 연결되며 공간을 가득 채웠다.
‘이건 또 무슨 성법이지?’
힘에 제약을 주는 종류는 아닌 듯했다.
살짝 꺼림칙하긴 하지만 이 정도는 충분히 무시할 수 있었으니까.
[그렇군, 왜곡과 단절. 도주를 방해하기 위한 성법인가. 아까부터 싸움에 끼지 않고 가만히 있다 싶었더니.]팔라딘과 비견되는 기운을 가진 이가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은 진작 파악하고 있었다.
언제 끼어들지 몰라 싸우는 중에도 계속 경계하고 있었는데, 도주를 막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나는 잠시 소강상태가 된 틈을 타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을 둘러싼 팔라딘과 성기사들.
일대를 포위한 사제들과 전투병들.
‘무시무시하네. 아바타가 아니었다면 그냥은 못 빠져나갔겠군.’
신에 대한 믿음에 따라 신성력이 강해지는 주신교단.
거기다 저들은 마(魔)를 추적할 방법도 있는 듯했다.
‘앞으로 두고두고 발목 잡히겠는데···. 수단을 강구해야겠어.’
한스는 물론 하인즈 2세도 저들의 토벌 대상이다.
사태를 파악했으니 대응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지금은···.
[그런가. 나를 잡기 위해 꽤나 공을 들였군.]“이제 순순히 정화를 받아들일 생각이 들었나?”
[그럴 리가.]가볍게 어깨를 으쓱여 주자 그들은 다시 긴장해서 무기를 고쳐 잡았다.
[서로의 입장 차가 극명하니, 대화의 여지가 없단 건 잘 알았다. 그렇다고 여기서 계속 싸워봤자 더 얻을 수 있는 것도 없고.]“······?”
그래서 뭐 어쩌라는 듯 바라보는 이들.
그런 그들을 보자 유쾌해져서 한마디 던졌다.
[큭큭큭··· 여기서 작별이다. 어디 잡을 수 있으면 잡아 보거라. 교단의 하수인들아.]“핫!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
나는 그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았다.
‘소환 해제.’
이미 얻을 건 다 얻었으니까.
***
“으음, 이거 골치 아파졌네. 적이 너무 많아졌잖아?”
암중 세력인 역천의 서약과 뱀파이어 클랜인 브로코슬락.
그들과는 다르게 주신교단은 명실상부 대륙 최대의 세력 중 하나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신앙을 강요하지 않으며, 다른 군소 교단을 억압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전 세계에 신전을 두고 있는 실질적 단일종교에 가까웠다.
‘다른 모든 종교를 합해도 주신교단의 반의반에도 못 미치니까.’
그런 세력이 한스를 타깃으로 잡고 부대까지 운용하고 있었다는 거다.
“···설마 그동안 카르마가 후했던 이유가···.”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대륙적으로 어그로를 끌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다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 일단 지금은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으니까.”
일순 방바닥에 어둠이 깔리고, 그곳에서 한스가 스르륵 올라왔다.
[큭큭큭···, 그동안 연구한 성과를 보일 때가 왔군.]드디어 완성한 ‘전염성 사역마법 최종본_수정_2차_FINAL(3)_진짜마지막’의 시범을 보일 때였다.
‘그리고 이번에 얻은 연구 성과로 은폐 마법을 강화하면, 한스의 존재감을 감추는 데에도 도움이 되겠지.’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
***
한스는 도시를 돌며 보이는 동물들에게 일정 범위마다 한두 마리씩 사역 마법을 심었다.
나중에 전염 효과로 수가 늘어난 이후엔 주기적으로 수를 조절해야겠지.
그렇게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을 때였다.
지잉—
빠르게도 첫 번째 신호가 왔다.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곳의 길고양이가 보낸 정보였다.
[“사··· 살려주세요! 누구 없어요?! 제발 도와주세요!”]공포에 질린 여성의 목소리.
나는 곧바로 고양이가 있는 어둠 속으로 공간이동했다.
“킥킥킥, 더 크게 울어봐. 그렇게 해서 들리겠어?”
“어, 어째서 아무도 오지 않는 거야? 살려주세요! 시, 신고 좀 해주세요!”
“음~ 애절한 비명소리 참 좋구요.”
도착한 현장은 스릴러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인적이 없는 공원에서 바닥에 쓰러져 울고 있는 여성과, 그 앞에서 단검과 녹음기를 양손에 들고 있는 미친놈 하나.
“음, 됐다. 녹음 잘 됐어. 이 정도면 내 컬렉션 탑3 안에 들겠는데?”
“사람 살려! 도와주세요! 꺄아악—!”
“킥킥킥, 암만 소리 질러봐라. 밖에선 아무 소리 안 들릴 테니까.”
칼을 쥐고 다가가는 놈과 그에 자지러질 듯 비명을 질러대는 여성.
아무리 봐도 살인나기 직전의 순간이다.
‘확실히, 저놈 말대로 주변에 묘한 장막이 쳐져 있군. 이게 놈의 능력인가?’
살인마를 기준으로 주변을 감싸는 기운.
소리를 차단하는 것은 물론 밖에서는 내부가 관측되지 않게 하고, 무의식중에 다가가는 것을 꺼리게 하는 효과가 있는 듯했다.
내게 신호를 보낸 고양이는 처음부터 영역 안쪽에 있어서 영향을 받지 않았으리라.
‘재밌는 능력이네. 그런데 말하는 것을 보니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닌가 본데.’
더는 볼 것도 없었다.
나는 놈의 등 뒤에 스르륵 모습을 드러냈다.
“꺄아··· 아, 아? 아아···.”
슬쩍 시선이 마주친 여성이 비명을 지르다 그대로 굳어 버렸다.
‘최대한 기운을 감췄는데도 저러네···.’
평범한 사람이니 어쩔 수 없는 문제겠지만.
곧바로 손을 뻗어 여성을 잠재웠다.
“뭣?! 누구냐! 어떻게 여, 여···길?”
뒤늦게 내 존재를 눈치챈 살인마가 뒤를 돌며 단검을 들이대다가 멈칫했다.
나는 가볍게 손을 뻗어 마법을 사용했다.
슈르륵—
땅 밑에서 솟아오른 검은 그림자가 그의 전신을 구속하고 입을 틀어막았다.
“으읍! 읍—!”
[그래도 혹시 모르니 마지막으로 확인 절차를 밟겠다. 대답은 필요 없어. 이 몸이 알아서 할 테니.]검은 가죽 장갑을 낀 손을 뻗어 그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사령 마법, ‘망자의 단말마’를 사용했다.
놈에게 희생된 피해자들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들이 재생되어 들려왔다.
한두 명이 아니었다.
이 상황이 깜짝 서프라이즈나 몰래카메라 같은 경우일 수도 있으니, 혹시나 싶어 확인한 것이었는데 역시나였다.
[더 말할 필요도 없군. 넌 사형이다.]연쇄살인마. 그것도 쾌락살인마에게는 자비도 필요 없다.
“으읍! 읍읍!”
놈이 온몸을 뒤틀며 반항하기 시작했다.
두 눈은 광기에 물들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뭐, 네가 뭔데 나를 심판 하느냐는 그런 뜻이겠지.
‘알 게 뭐야.’
놈의 머리를 잡은 손을 통해 흑마력을 쏟아 부었다.
“끄흐으··· 끄윽!”
나를 노려보던 눈이 뒤집히고, 온몸을 경련하며 칠공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그림자에 틀어 막힌 입가로 피거품이 뚝뚝 떨어져 내렸다.
‘이런 놈에게는 평온한 죽음도 사치. 마침 지구에서 부릴 언데드도 필요했는데, 쓸 만한 놈으로 만들어 주마.’
마침내 세포 하나하나에 흑마력이 깃들자, 푸들푸들 경련하던 몸이 축 늘어졌다.
바닥은 이미 놈이 흘린 피로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일어나라. 너는 나의 종이 되어 영원히 그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다.]그 시체에 흑마법을 사용하자, 놈이 다시 움찔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꿈틀꿈틀···
[키히히히···]음울한 웃음소리와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 칠공(七孔)에서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피와 혈색 하나 없는 창백한 피부.
「금단의 지식」을 통해 알게 된 중상급 언데드, 가스트(Ghast)였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제물이 필요한 데다, 제작 방법이 잔혹해서 이렇게 만들게 될 줄은 몰랐는데···.
[형벌로써는 적절할지도 모르겠군. 쓸 만하기도 하고.]자원봉사를 하는 입장인데 이 정도는 괜찮지 않겠는가.
나는 가스트를 아공간에 수납하며 쓰러진 여성을 살펴보았다.
‘애프터 서비스 정도는 해 주는 게 좋겠지.’
반항하다 떨어뜨린 것으로 보이는 스마트폰이 한쪽에 나뒹굴고 있었다.
그것을 들어 119에 전화하고 살인마가 가지고 있던 물건들과 함께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다, 흑마력을 운용해 바닥에 흥건하게 고여 있는 핏물로 글자를 남겼다.
-사형 집행 완료
옆에는 어설프게 웃고 있는 하회탈 그림 하나.
‘시체도 내가 가져가는데, 이 정도는 알려줘야지.’
이미 죽은 놈 잡겠다고 경찰력을 낭비하면 안 되지 않은가.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잠시 후, 사이렌 소리가 다가오는 것을 확인하고서 자리를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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