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vereign of the Infinite Clones RAW novel - Chapter (263)
#263
광기의 왕 (2)
툴크 왕국 아오니아 백작령 최북단에 위치한 강철의 성채.
이곳은 악명이 자자한 북부 산맥에서 넘어오는 마물들을 막기 위해 지어진 왕국의 최전방 요새였다.
평소엔 특이 소재 채취와 사냥 등을 위해 산맥에 진입하는 이들의 거점이 되어주며, 주기적인 정찰을 통해 실시간으로 이상 상황을 파악하는 정찰 기지이기도 했다.
특히 광기 사태로 몬스터들의 준동이 거세진 데다 마물의 대대적인 침공까지 겪은 후엔 추가 증원까지 이어져 철옹성이나 다름없는 방비를 갖추게 된 곳이었는데···.
“끄으윽! 내 다리··· 내 다리가!”
“허억, 허억···.”
“빨리빨리 움직여! 부상자들 수습이 먼저다!”
그런 곳이 지금은 아비규환이 되어있었다.
곳곳에 널브러진 부상자들이 고통에 신음했고, 주인을 잃은 팔다리와 처참하게 짓뭉개진 시신들도 적지 않았다.
후두둑—
몬스터의 준동을 맞이해 더 높고 단단하게 보강되었던 성벽 한편이 볼품없이 무너져 내렸으며, 그 파괴의 현장은 요새 안쪽의 시가지까지 고스란히 이어졌다.
“단장님! 괜찮으십니까? 어서 포션을!”
“이쪽이다! 빨리 단장님을 모셔라!”
그리고 횡액을 맞은 것은 이곳 강철의 성채 방어를 총괄하는 총책임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마스터의 경지를 목전에 두었다고 평가받으며 아오니아의 제1 기사단을 통솔하는 백작령 최고의 기사.
하지만 무너진 성벽의 잔해 아래에서 꺼내진 그의 몰골은 명성에 걸맞지 않게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전신이 만신창이인 것은 물론 한쪽 팔까지 잃은 중년 사내가 부하들의 응급처치를 받고 후속 조치를 위해 신속하게 이송되었다.
“끄으··· 놈은···?”
“엇! 단장님, 정신이 드십니까?”
그러던 와중.
기사로서 단련된 강인한 생명력에 포션으로 응급처치까지 받았기 때문인지 도중에 정신을 차린 그가 힘겹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천천히 눈을 뜬 그는 난장판이 된 주변의 모습에 다시 눈을 질끈 감을 수밖에 없었다.
굳이 대답을 듣지 않아도 그가 정신을 잃은 뒤 일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알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백색 거인···.’
놈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어왔었다.
아무렴 불사의 군대와 더불어 대륙 전역을 공포에 몰아넣은 주범 중 한 축인데 기사단장인 그가 모를 리 없지 않은가?
‘하지만 듣던 것과 달랐다. 덩치도 훨씬 더 컸고, 얼굴의 칠공도 봉인되어 있지 않았지. 그리고···.’
무엇보다— 그 강함은 그간 소문으로 들은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온갖 마법적 결계로 강화된 성벽을 끼고 버티면 그래도 시간 정도는 끌 수 있을 줄 알았건만.
정말 어림도 없는 착각이었다.
대형 마물들을 상정해 높고 두텁게 지어진 성벽은 놈의 가슴께밖에 오지 않았고, 기사단장인 그와 휘하의 기사들은 놈에게 이렇다 할 대항조차 할 수 없었다.
‘정상적인 상태로 보이지 않았는데도 그만한 수준이라니. 원래는 얼마나 괴물이었단 거지?’
처음 등장할 때부터 전신이 상처투성이였던 거인.
하지만 놈이 보인 위용은 지금 살아있는 게 용하다 여겨질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일단 지급으로 상황을 전파했습니다. 단장님께선 이만 쉬시지요.”
“끄흐— 한심하구나···. 놈의 돌파를 허용한 것도 모자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이렇게 누워만 있는 꼴이라니···.”
“그건 재해였습니다. 애초에 그런 괴물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 유명한 성자님이 아니라면···.”
“···신전에는?”
“거기도 곧바로 연락을 취했습니다.”
“···후우, 제발 피해가 크지 않아야 할 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놈은 왕국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괴물이 아니었다.
결국 교단의 손을 빌릴 수밖에 없다는 소리.
이제 관건은 성자가 이끄는 결사대가 도착할 때까지 얼마나 적은 피해로 버틸 수 있느냐였다.
“주신이시여···.”
그 한마디를 끝으로, 애써 버티던 기사단장은 곧 의식을 잃고 축 늘어졌다.
그렇게 갑작스러운 사태를 겪은 강철의 성채가 혼란에 빠져있을 때.
그곳을 그 지경으로 만든 흉수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마차로도 불과 하루 거리에 불과한 장소.
북부의 대도시 타라크로.
***
불길하다.
갑자기 느껴진 그 생각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터질 것 같은 위기감이 치밀어 오르며, 저도 모르게 초조해져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디아나 님? 괜찮으십니까?”
“아?”
무의식중에 손톱을 깨물던 소녀, 디아나는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움찔하곤 애써 표정을 관리하며 대답했다.
“···네, 죄송합니다. 그럼 그 일은 그렇게 처리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애써 정신을 차리며 마저 업무 지시를 마친 그녀.
그에 직원들이 고개를 꾸벅 숙이며 분주하게 흩어졌다.
“디아나 님께서 오늘은 어디가 편찮으신 모양이군.”
“그보다 아까부터 병사들 움직임이 심상치 않던데,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은···.”
“그러고 보니 좀 전에 잠깐 성벽에 갔다 왔는데 거기도···.”
저들끼리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며 각자의 일을 하는 상인들.
하지만 도시 외곽의 창고 구역에 시찰을 나온 디아나는 그런 사소한 것에 신경 쓸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녀는 다시 깊게 심호흡하며 자신의 가슴에 한 손을 올렸다.
두쿵— 두쿵— 두쿵—
여전히 전에 없이 거세게 뛰는 심장 박동에 호흡마저 가빠지고 있었다.
딱히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진 게 아닌데도.
‘갑자기 왜 이러지? 이건 마치···.’
과거, 그녀의 고향인 아잔투에서 뭔가 ‘엄청나게 위험한 물건’의 냄새를 맡았을 때와 비슷했다.
한동안 계속해서 피해 다니다가 아저씨를 위해 찾아다니기도 했던 물건.
아니, 사실 그것보다 더했다.
그때와 달리 지금은 실재하는 무언가에 실시간으로 생명의 위협을 당하는 기분이었으니까.
‘아저씨가 붙여준 흡혈귀 호위들도 확실히 숨어있고, 이 창고 지역은 우리 상회 소속의 용병들이 바글바글한 곳이야. 안전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곳인··· 읍?’
그렇게 인상을 찌푸리며 원인을 분석하던 찰나.
디아나는 갑자기 확 느껴진 어떤 냄새에 저도 모르게 코를 틀어막았다.
“우윽, 이건?”
머리가 띵할 정도로 위험한 냄새가 사방에서 진동하기 시작했다.
상인으로서 몬스터의 부산물도 자주 접하면서 거기서 풍기는 냄새에도 제법 익숙해졌지만, 지금 느껴지는 이것은 그런 것 따위와는 차원이 달랐다.
‘···갑자기 어디서?’
그녀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한쪽으로 돌아갔다.
너무 진한 냄새 탓에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순 없었으나, 대략적인 방향만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도시 외곽인 이곳에서도 상당히 떨어진 거리에 있는 곳.
디아나의 고개가 북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때가 되어서야 그녀는 또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송골송골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그 정체불명의 냄새가.
점점.
어마어마한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으니까.
그녀가 있는 바로 이곳으로.
왜애애애앵——
땡땡땡땡—!
때를 맞춰 요란한 경보음이 도시 전체에 울려 퍼졌다.
역시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긴 한 모양.
‘일단 돌아가자. 최대한 빨리.’
그에 상단 사람들을 이끌고 서둘러 이동하던 그녀는.
콰아아앙—!
갑자기 사방을 뒤흔드는 충격에 비틀거리다 호위가 잡아주고서야 간신히 바로 설 수 있었다.
“뭐야, 갑자기!”
“성벽의 방호 방벽이 발동했어! 외부 공격이다!”
“일단 디아나 님부터 모셔! 곧바로 상회 본부로···!”
그 갑작스러운 이변에 곳곳에서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
휴버트 상회의 일행뿐만이 아니라 근방의 다른 이들도 혼란에 빠진 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상황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쿠웅—! 콰앙—! 콰드드득—!
연달아 이어지는 충격파와 함께.
성벽 쪽에서 날아온 돌덩어리들이 주변에 가득한 창고 건물들과 부딪치며 요란한 굉음을 터트렸다.
쿠르릉—
초토화되는 외곽 지역.
무너져 내리는 건물들.
그리고 그 너머로 보이는—.
“서, 성벽이 무너졌다!”
“자, 잠깐. 저, 저게 뭐야?”
“어, 저, 그··· 설마. 거, 거인···?”
아직 제법 거리가 떨어져 있음에도 원근감을 무시하는 거대한 존재.
압도적인 위압감을 풍기는 백색 거인 하나가 이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입가에 기괴한 미소를 머금은 채로.
“아, 아.”
“으으···.”
상인, 일꾼, 용병, 병사 가릴 것이 없이 그 존재와 눈이 마주친 이들 모두가 그 자리에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압도적인 포식자를 마주한 가련한 어린양처럼.
“끄끄끅끅, 찾 았 다—!”
희열이 담긴 거인의 한마디.
그리고 그 직후.
콰아아앙—!
거대한 충격이 타라크 외곽을 덮쳤다.
***
사고가 뚝뚝 끊긴다.
머릿속이 뒤엉켜 제대로 생각을 이어갈 수 없었다.
내가 뭘 하고 있었지?
평소와 같이 집을 나와 상회에 출근했고, 점심을 먹고 외곽 창고에 시찰을 나갔다.
그리고 업무를 지시하다가··· 뭔가를 느꼈으며.
‘아! 그리고···.’
엄청나게 거대한, 새하얀 거인이 나타났다.
그 시선에 모두가 굳어버렸고, 이어진 목소리에 충격을 받고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자신은···.
‘난··· 어떻게 된···?’
그렇게 의문을 품은 직후.
디아나는 그제야 어떤 냄새를 의식하고 코를 움찔거렸다.
굉장히 따뜻하고 익숙한 향기.
그 덕분인지 빠르게 돌아오기 시작한 의식에 눈을 번쩍 뜬 그녀는.
“으윽!”
얼굴을 때리는 세찬 바람에 다시 눈을 꾹 감으며 고개를 돌렸다.
자신을 안고 있는 이의 품 안으로.
“이제 정신이 드나?”
그러자 굉장히 익숙한, 언제나처럼 침착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로 흘러들어왔다.
“상회주님? 이게 어떻게 된···.”
그 차분한 목소리에 덩달아 진정된 디아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어서 살며시 눈을 뜬 그녀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고—.
“아?”
이내 입을 떡 벌리며 연신 눈을 끔벅였다.
고오오오—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초원과 나무.
그들은 하늘을 나는 중이었다.
정확히는 디아나를 양손으로 안아 든 휴버트가 어마어마한 속도로 허공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그녀가 멍하니 주변을 바라보고 있을 때.
그 모습을 흘깃 내려다본 휴버트는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상당히 아슬아슬했지. 놈이 타라크에 도착하는 게 예상보다 더 빨랐어.’
놈이 경계에서 사라진 직후부터 바로 준비하고 움직였음에도 하마터면 늦을 뻔했다.
또 하필 그때 디아나가 외부 시찰을 나갔던 것도 한몫했고.
그런 상황에서 그가 빠르게 그녀를 회수해 도주할 수 있었던 것은 전부 하나의 물건 덕분이었다.
바로 한창 하워드가 제작 중이던 갑옷.
‘만능 전투용 전신 슈트 Mk.1 (시제품)’이 그것이었다.
지금은 아직 미완성인지라 파츠 몇 개를 엮은 부분 갑옷일 뿐이었지만.
“저기, 상단주님. 그 갑옷은···?”
마침 그것을 눈치챈 디아나가 당황한 듯한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의문을 표했다.
그만큼 슈트는 일반적인 갑옷에 비해 이질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매끈하고 유려한 외관과 그 겉면에 새겨진 복잡한 회로.
심장 부위의 핵을 중심으로 발광하는 빛이 마치 핏줄을 타고 흐르는 것처럼 회로를 따라 쉴 새 없이 유동했고, 그것은 발바닥과 허리 뒤쪽으로 이어져 맹렬한 불꽃으로 변해 밖으로 분사되었다.
“최근 제작 중인 마도구다. 아직 시제품이지만, 덕분에 늦지 않을 수 있었지.”
「아바타 클라우드」로 슈트를 제공받은 휴버트가 그것을 이용해 일촉즉발의 상황인 디아나를 재빨리 낚아채고 도주한 것이 바로 지금의 상황이었다.
‘그 과정에 너무 무리해서 이번 일이 끝나면 폐기해야 할 정도로 재료 수명이 깎여 버렸지만. ···뭐, 실전 데이터를 얻었다 생각하면 그 정도는 싼값이겠지.’
여기에 들어간 소재들의 가격을 생각하면 일회용으로 사용하기엔 아깝기 그지없었으나, 그 거인 놈의 이목에서 잠깐이라도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 거인, 거인은 어떻게 됐죠?”
멍하니 있던 디아나도 마침 그 생각을 했는지 다급하게 질문을 던졌다.
이제야 슬슬 정신이 제대로 잡히는지 눈빛도 점점 살아나고 있었다.
“아, 그 거인.”
휴버트가 디아나를 데리고 도망친 직후, 놈은 즉시 도시에서 관심을 거두고 곧바로 그들을 쫓아왔다.
카르마 상점을 통해 구한 최상급 마정석 핵까지 폭주시킨 덕분에 일시적으로 거인에게서 벗어날 순 있었지만, 당연히 그것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어마어마한 속도로 따라붙은 거인은 불과 십여 초 만에 그들의 등 뒤로 육박했고—.
“운이 좋았지. 마침 놈을 상대할 수 있는 이가 근처에 있었으니.”
직후, 그 앞을 막아선 이에게 발목을 잡혀 다시 그들을 놓치고 말았다.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니까. 일이 확실하게 끝나기 전까진 디아나를 최대한 멀리 떨어뜨려 놔야지.’
그놈의 반응을 봤을 때 그녀의 존재가 생각보다 더 중요한 것 같았으니까.
그것이 당장 여유가 생겼음에도 휴버트가 계속해서 비행하고 있는 이유였다.
그리고 같은 시간.
그 여유를 만들어 준 이는 한창 바쁜 순간을 보내고 있었다.
***
콰아앙—!
타라크에서 조금 떨어진 지역에서 재차 폭음이 터져 나왔다.
“크으! 뭐냐 대체! 어떻게 여기에 있지? 네놈은 분명 남쪽에 있었을 터인데!”
거칠게 포효한 거인이 울분을 토했다.
그의 계획을 망친 이 중 하나가 또다시 자기 발목을 잡고 있었으니 그런 반응도 당연한 것이었다.
“크하하핫! 이거 특대형이구만! 이런 걸 놓칠 순 없지!”
그러거나 말거나.
상대의 분노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할리는 광소를 터트리며 다시 놈에게 달려들었다.
그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그에게는 한 번 이동한 곳은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영웅의 발자취」가 있지 않던가!
처음엔 쿨타임도 길고 거리도 그리 멀지 않은 특전이었으나, 계속해서 영웅의 행보를 밟아나간 하인리히 덕분에 이제는 같은 대륙 내에서라면 어디든 갈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미스티에게 대충 상황을 설명하고 오느라 좀 늦긴 했지만.’
어쨌든 지금 상황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한스와의 싸움으로 생긴 손상은 물론 그 공간에서의 추가 강화 효과가 생각보다 더 컸는지, 심연의 경계에서 맞붙었을 때보다 놈의 기세가 확연하게 줄어든 상태였던 것이다.
‘날 한 번에 알아보지 못하는 걸 보니 그 권능이라는 것도 약해진 모양이고.’
물론 당장 발목을 잡을 수 있을 뿐, 아무리 그래도 할리가 혼자 이길 수 있을 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아마 이대로 계속 가다간 결국 패배하고 말겠지.
“카하핫—! 어디 한 번 놀아보자고!”
“오냐! 네놈부터 죽여주마, 야만인!”
하지만 그는 그 점에 대해선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
그 시각.
타라크에 파견된 뱀파이어들의 거처에서 혈문(血門)이 열렸고.
동시에 신전의 게이트에서 신성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