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vereign of the Infinite Clones RAW novel - Chapter (357)
쿠구구궁—
벌써 몇 번째인 걸까?
바깥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굉음은 도무지 그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대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그에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던 제갈혜미가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바깥은 마치 검은 장막이라도 드리운 것처럼 짙은 어둠만이 아른거릴 뿐, 그녀의 눈에 비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니.
갑작스럽게 몰려온 먹구름으로 하늘이 뒤덮인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발생한 이상 현상이었다.
‘역시 그 먹구름과 관련 있는 거겠지. 그건 절대 자연적으로 일어난 일이 아니었으니까. 가장 유력한 건 전투가 발생했다는 건데···. 상대는 누구지? 설마 구조대가 온 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으니 이런저런 잡생각만 많아졌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들었던 희망이 다시 고개를 치켜들며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으나—.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쪽엔 이 정도 규모의 습격을 이렇게 빠르게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 그럼 설마 다른 세력인가? 혹시 그들도 우리를 자기들 마음대로 사용하려 드는 건 아니겠지?’
그런 희망보다는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불안감이 커지는 것이 더 빨랐다.
지금까지 그녀가 겪은 상황이 상황이었으니까.
자연스럽게 사고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우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면 아예 전투가 일어난 게 아닐 수도 있지. 조금 요란하긴 해도 본격적인 의식을 시작하기에 앞서 진행되는 과정일 수도 있고.’
서서히 몸집을 부풀리기 시작한 비관적인 생각.
하지만 제갈혜미는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떨리는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뭔가 변수가 발생한 게 사실이라면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뭔가를 시도라도 해 보려면 지금이야말로 유일한 기회.
‘어차피 실패해도 제물밖에 더 되겠어? 그럴 바에야 뭐라도 해 보는 게 낫겠지.’
천천히 객실의 문을 연 그녀가 조심스럽게 한 걸음 내디뎠다.
***
고오오오—
죽음의 파도가 끝도 없이 밀어닥친다.
그 여파에 기가 고갈되어 황무지나 다름없었던 땅은 이미 온통 질척한 죽음으로 뒤덮인 지 오래.
당연히 그 격류에 정면으로 맞선 이도 결코 멀쩡할 수 없었다.
‘이대론 안 된다. 뭔가··· 뭔가 방법을 찾아야···!’
이렇게 버티기만 하는 데엔 한계가 있었다.
육두룡이 연신 이를 갈며 부지런히 타개책을 강구했다.
하지만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음에도 딱히 변하는 것은 없었다.
그저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이 악화되기만을 거듭할 뿐.
몸을 지키던 방어가 점차 옅어지고 거대한 육체에 상처가 생기며 선혈이 튀어 올랐다.
체내로 파고들며 순식간에 피와 살을 썩어 들어가게 하는 죽음의 기운에 재생력이 평소의 반의반도 되지 않는다는 것 또한 문제였다.
‘아주 조금만,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어도!’
앞으로 며칠··· 아니, 하루 정도만 더 시간이 있었더라면 이렇게까지 속수무책으로 당하진 않았을 텐데.
이럴 줄 알았으면 의식을 좀 더 서두를 것을···.
한정된 제물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전을 기한 것이 이런 최악의 상황으로 되돌아올 줄 누가 알았으랴!
그리고 결국, 예정된 파국이 성큼 다가오기 시작했다.
촤아악—!
쿠웅!
그의 여섯 개의 머리 중 하나가 잘려 나갔다.
거대한 심연의 대낫에 썩둑 베여 땅에 처박히는 붉은 머리.
그 단면에 끈적하게 달라붙은 끔찍한 기운이 계속해서 생명력을 갉아먹으며 머리가 재생되는 걸 끈질기게 방해했다.
[크아악! 네노옴! 이 더러운 침입자가! 네놈만 아니었으면 모든 게 완벽했을 텐데···! 왜 하필 지금 나타나서!]균형이 흐트러지며 불완전하게 형태만 유지하고 있던 신격이 흔들린다.
그에 분노한 용의 포효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지만, 그 안에 깃든 기세는 처음 보였던 위세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푸화학—!
또 하나의 머리가 떨어졌다.
여섯 개였던 머리가 네 개가 되자 그 격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며 체내의 기운이 갈피를 잃고 충돌했다.
온전한 방법으로 한계를 넘은 것이 아니었기에 생긴 부작용.
‘이건 말도 안 된다!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버텨왔는데!’
폭주한 육체가 거칠게 날뛰는 것과 반대로 정신은 점차 흐릿해졌다.
그날, 금오도에서 빠져나오며 최후의 일전을 벌였을 때처럼.
다수의 용들와 한바탕 격전을 치르고 부상을 입은 몸으로 환계를 탈출한 이후, 만신창이가 된 상태로 정신을 차린 그가 몸을 추스를 곳으로 선택한 곳은 당시에도 악명이 자자하던 천마신교였다.
성향상으로도 그렇고 조건상으로도 그와 최적의 궁합이라고 할 수 있는 훌륭한 안식처.
하지만 인간으로 의태 한 후 그곳에 의탁해 몸을 추스르던 그는 곧 좋지 않은 사실 하나를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포식을 통해 오룡의 머리를 모두 완성한 찰나의 순간, 그는 분명 입신의 경지에 닿았다.
무인으로 따지자면 신화경이라는 전설상의 경지.
비록 능력을 온전히 수습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강적들과 일전을 벌이느라 상당한 피해를 입고 물러나기는 했으나, 부상을 회복하고 힘을 되찾기만 하면 충분히 설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금기를 어기고 비정상적으로 이룬 성장에는 그에 걸맞은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었으니.
‘···경지를 회복할 수 없다고?’
정확히 말하자면 회복할 순 있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정말 어마어마한 양의 업이 추가로 필요했다.
그가 격의 상승을 위해 먹어 치운 용의 수, 딱 그 배수만큼.
애초에 하나의 존재가 신격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막대한 업이 필수였다.
그런데 그런 걸 여섯 배나··· 아니, 그 이후에 있었던 싸움에서 포식한 수까지 전부 합해야 한다니.
그게 불가능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세상 전체를 멸망시킨다면 가능할지도···. 아니, 어쩌면 그러고도 부족할지 모르겠군.’
실질적으로 완전히 성장이 막혀 버린 셈이었다.
확실히 전보단 훨씬 더 강해지긴 했으나 입신이라기엔 부족한, 그 사이의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상태로.
아마 이 상태로 모습을 드러냈다간 세상을 멸망시키기도 전에 몰려든 금오도의 전력에 결국 무너져 내릴 터.
‘무슨 이런 개 같은 상황이 다 있단 말인가!’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
끝이 없는 욕심에 금기까지 범해가며 더욱 위를 추구했건만, 그것 때문에 가능성이 완전히 막혀 버린 것이다!
그 이후, 천마신교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안 해본 일이 없었다.
마교도들 사이에서조차 엄격히 통제되는 온갖 금주(禁呪)와 비술을 파고들었고, 사악한 대법과 천륜을 벗어난 피비린내 나는 실험을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얻은 별호가 바로 천기마선(天欺魔仙).
하늘을 기만하는 마의 신선이었다.
그리고 수많은 인명의 희생이 동반된 그 갖은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으니.
그가 처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활로는 바로···.
‘그래, 생각을 달리하는 거다. 포식을 통해 신격을 이루는 게 아니라, 온전한 신격을 이룬 다른 이를 집어삼켜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얄궂게도 그것은 그가 이전에 했던 짓과 같은 방법이었다.
남을 잡아먹고 그 상대가 가진 것을 빼앗는 것.
그렇게 후보를 물색하던 그의 눈에 한 이계인이 들어왔다.
특별한 능력을 갖춘 건 물론 기본적인 성장 속도 자체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세계인, 그중에서도 천살성이라는 힘을 가져 다른 이들보다 월등히 빠르게 강해지는 존재.
‘훌륭하군.’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그의 예상대로 그 이세계인은 곧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천마가 되었으며, 귀환을 포기하고 이 세상에 눌러앉아 꾸준히 성장을 거듭했다.
신화경의 바로 전 단계, 현경의 끄트머리까지.
‘조금만, 조금만 더···.’
고작 수십 년의 수련으로 수천 년을 수행한 자신의 턱밑까지 쫓아온 천재적인 재능.
그런 이가 마침내 찬란한 빛을 싹틔우는 순간을 노린다면.
그 업을, 격을, 가능성과 미래를 통째로 집어삼켜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흐음, 이제 정신이 돌아온 건가? 갑자기 얌전해졌군. 아니, 슬슬 포기할 때도 됐나?”
[···아?]뇌를 찌르는 듯한 조소에 상념이 끊어졌다.
흐려졌던 정신이 서서히 돌아오며 야율환의 시선에 다시 현실이 제대로 인지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어느새 완전히 어두컴컴해진 주변이었다.
단순히 마기의 먹구름과 죽음의 대지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 아닌, 완연히 한밤중이 되어버린 야밤의 풍경.
대낮에 시작되었던 싸움이 어느새 한나절 가까이 지나 있었던 것이다.
‘이건···.’
이어서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려던 야율환은 그제야 자신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마 불완전하던 격이 흔들린 여파로 중간에 잠깐 이성을 잃고 폭주했던 거겠지.
보아하니 그 결과는 그리 좋지 못한 듯했지만 말이다.
욱씬—
이젠 익숙하게까지 느껴지는 통증에 야율환의 시선이 그 근원지로 향했다.
그 많던 머리들이 모조리 잘려 나간 건 물론 곳곳이 썩어가는 자신의 몸 위에 선 채, 이제 하나 남은 녹색 머리의 목덜미에 새카만 검을 박아 넣고 있는 천마를.
그의 입에서 허탈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차근차근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절정으로 치닫던 이야기가 갑자기 제삼자의 개입으로 급전개를 거듭하더니, 결국 한쪽이 강시가 되어 다른 쪽의 목에 검을 박아 넣고 있는 상황.
이야기꾼이 이런 기승전결도 없는 전개를 늘어놓았다면 괜히 실없는 소릴 한다고 그 혀를 뽑아버렸을 것이다.
‘천마가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은··· 이미 다른 놈들은 전부 정리했다는 소리겠지.’
대충 주변을 살펴봐도 더 이상 전장의 소음이 들려오는 장소는 없었다.
끝까지 저항하던 놈들을 모두 처형하고 결국 굴종을 택한 이들만 남았다는 뜻.
강시들만을 이끌고 단신으로 천마신교 본산을 점령한 것도 모자라, 끝내 외부로 파견 나온 정예 부대들까지 모조리 제압해 버린 것이다.
‘정말··· 이건 재앙 그 자체로군.’
야율환의 시선이 자신의 계획을 망가뜨린 원흉에게로 향했다.
마치 실험실에 전시된 표본을 감상하듯 흥미로운 표정으로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살피고 있는 중년 사내.
생명력이 느껴지는 거죽을 두르고 산 자의 흉내를 내고 있지만, 그는 틀림없이 이미 한참 전에 생이 끊긴 사자(死者)였다.
그리고 동시에.
그런 몸으로 자신이 끝내 손에서 놓치고 말았던 신격을 싹틔운 자이기도 했다.
[크후후후··· 아쉽구나. 너를 먹었다면 다시 격을 회복하는 건 물론이고 그 이계의 비술로 금오도 놈들도 싹 쓸어버릴 수 있었을 텐데.]“프흣— 그거 재밌는 소리로군. 글쎄? 그랬으면 아마 배탈로는 끝나지 않았겠지.”
[아, 그건 확실히 문제로군. 이제야 좀 나아지는 것 같은데 여기서 더한 독물을 집어먹으면 곤란하지.]“나아지는 것 같다라···.”
그런 야율환의 넉살스러운 말에 마왕 한스가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
물론 시간이 제법 지났으니 그 효과가 떨어졌다 해도 이상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저 상태로는 이전보다 더하면 더했지 나아졌을 리가 없을 텐데.’
중앙의 하나를 뺀 모든 머리가 잘려 나간 건 물론, 재생조차 하지 못하도록 그 단면엔 언데드들이 하나씩 붙어서 난도질하며 실시간으로 심연을 쑤셔 박고 있었다.
그뿐이랴?
그 커다란 몸뚱이는 멀쩡한 부분이 없을 정도로 너덜너덜해진 상태였고, 그것을 바닥에 구속시킨 심연의 사슬과 그림자 가시는 끊임없이 죽음의 기운을 불어넣으며 그의 생명력을 갉아먹고 있지 않나.
사실 그의 드높은 격이 아니었으면 이미 죽었어도 한참 전에 죽었어야 할 상황.
그런데 그가 나아지고 있다고 느꼈다면···.
‘곧 죽겠군. 감각이 완전히 맛이 갔어. 하긴, 오히려 지금까지 버틴 게 대단한 거지.’
그 한스를 상대로 무려 열 시간 이상을 버틴 것이다.
그것도 단신이 아니라 다수의 언데드들까지 동원한 상태였는데도 불구하고.
폭주한 그에게 상당수의 언데드와 강시들이 회생 불가능 수준으로 파괴되었다는 것까지 생각하면, 그래도 히든 보스라는 이름값은 했다고 볼 수 있었다.
[크흐후흐흐— 프흐핫!]이젠 정신이 나간 듯 몸을 꿈틀거리며 혼자 웃음을 터트리는 야율환.
묘한 눈으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한스가 천천히 턱을 쓰다듬었다.
‘육두룡··· 아니, 탐(貪)이라.’
더없이 훌륭한 소재다.
아마 강환계에서 구할 수 있는 최고의 재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잘려 나간 머리와 여의주들도 모두 깔끔하게 회수했으니, 원한다면 그 생전의 모습을 그대로 구현한 언데드를 제작할 수도 있을 터.
‘하지만···.’
그의 시선이 주변으로 향했다.
오랜 시간 진행된 대규모 전투로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린 전경.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겉모습이 아니었다.
‘마경이라.’
직접 와서 눈으로 살펴보니 알 것 같았다.
이곳이 왜 그렇게 악명이 자자한 땅이 되었는지.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더 심각해. 다른 곳에서 기가 고갈되는 정도만 측정했을 땐 그래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나마 지금은 다른 용맥들에게서 나오는 기 덕분에 이렇게 버티고 있을 뿐, 블랙홀처럼 세상의 기를 빨아들이는 마경의 기세는 상정했던 것 이상이었다.
어떻게든 이곳에 난 구멍을 메우지 못하면 결국 모든 용맥이 한계에 도달할 테고, 그럼 머지않아 세상의 기가 모두 이곳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 터.
그렇게 되면 단순히 기를 사용하는 이들만 문제 되는 것이 아니었다.
이 세상에서 기는 이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임과 동시에 생명의 근간이 되는 에너지.
그것이 모두 고갈된다면··· 결국 남는 것은 모든 생명체의 사멸이었다.
‘물론 당장 그렇게까지 상황이 악화되진 않겠지. 금오도에서 그걸 늦추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기도 하고.’
하지만 호루스를 통해 금오도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그는 그게 그리 오래 가지 못하리라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것을 위한 의식 도중에 사망자까지 나왔을 정도라고 하니까.
‘그렇게 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해. 물론 생각해 둔 방법이 있긴 한데···. 거기다 저 탐의 몸뚱이까지 제물로 이용한다면 더 확실하게 일을 끝마칠 수 있겠지.’
용신이 점지한 용의 아이들과 업을 삼키는 카르마 강시 천마, 그리고 신격에 발을 담갔던 탐룡의 시신까지.
한스의 머릿속에 새로운 계획들이 차근차근 정리되어 갔다.
그러던 어느 순간.
“음?”
실없이 웃음을 터트리던 탐룡 야율환의 목소리가 뚝 멈췄다.
꺼질 듯 말 듯 끈질기게 이어지던 그의 생명 반응도 함께.
“···죽었군. 어디까지 더 버틸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는데.”
물론 이미 다른 방법으로 쓰기로 결정을 내린 상태긴 했으나, 그래도 마법사로서의 호기심은 어찌할 수 없었다.
추가로 건질 게 없다면 적어도 지식욕이라도 채워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했는데.
건진 게 전혀 없지는 않았다.
《업적 달성! 강환계의 재앙, ‘탐(貪)’을 사냥했습니다.》
《모든 것을 포식한 끝에 자기 스스로마저 먹어 치워 세상을 멸망으로 이끌었을 절멸의 마룡을 처치했습니다. 보상으로 특전 「탐식의 권능」을 부여합니다.》
《업적을 달성해 세계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카르마가 추가로 상승합니다.》
새로운 업적 달성 창.
강환계에서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아니, 단순히 그것뿐만이 아니라···.
《업적 달성!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최후의 황룡’이 되었습니다.》
《강환계의 단 하나뿐인 황룡이 되었습니다. 보상으로 특전 「황룡의 보주」를 부여합니다.》
《업적을 달성해 세계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카르마가 추가로 상승합니다.》
예상치 못했던 원 플러스 원 이벤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