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vereign of the Infinite Clones RAW novel - Chapter (404)
전신의 에너지가 양 눈으로 밀려든다.
그와 동시에 모든 감각이 오로지 안구에 집중되었다.
눈가의 근육이 경련하며 신경이 곤두섰다.
‘그렇군. 이게 바로···.’
주황색으로 물든 헬라의 눈동자가 전면의 적을 바라보았다.
그녀를 노려보며 한껏 기운을 끌어올려 공격을 준비하는 마룡과.
완성된 공격— 한 번에 일대를 휩쓰는 마력을 퍼붓는 마룡까지.
두 세계가 하나로 겹쳐진 상(像)을.
[내가 바로 마룡 공작— 마계 최강이자 곧 마왕이 될 몸이다! 그런 내가 고작 이 정도로 무너질 것 같으냐!]내상이 적지 않을 텐데도 불구하고 어지간히 공을 들인 듯, 회피하는 게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잘 짜인 공격.
하지만 이미 결과를 훤히 알고 있는 상황에선 미리 답안지를 보고 대응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키이이잉—
눈동자가 파랗게 물들었다.
그 직후, 일정 영역의 시간이 동결되며 그 안의 모든 것이 그대로 정지했다.
공기의 흐름과 원소의 움직임은 물론 파괴적인 기운을 품고 날아들던 마력의 유동까지 모든 것들이.
그 빈틈으로 태연하게 몸을 빼낸 헬라가 나직이 혀를 내둘렀다.
‘이거 대단한데? 막 습득한 수준이 이 정도인데 여기서 숙련도를 더 높일 수만 있다면···.’
어쩌면 정말 저 마룡의 시간조차 멈춰 세울 수 있을지도.
초월이란 자신을 규정하는 존재의 한계를 넘어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이에게 허락된 경지였다.
외부의 간섭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법칙을 세계에게 강요할 수도 있는 고고하기 그지없는 격의 증명.
하물며 저 마룡 공작은 거기에서도 끄트머리에 서 있는, 준신격을 노리고 있는 존재가 아니던가?
당연히 적대적인 신비에 대한 자체 저항력 또한 강대할 수밖에 없었다.
‘서로에게 사용한 즉사의 마안의 효과가 반감된 것도 그렇고.’
사실 이쯤 되면 ‘즉사’라 칭하기도 민망할 정도였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마룡과 헬라 둘 다 드높은 격과 불사에 가까운 생명력을 가진 것은 물론, 양쪽 모두 마안을 사용할 수만 있을 뿐 그 숙련도가 그리 높다고 볼 순 없었으니까.
‘막 훔쳐 배운 나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그런 나와 수준이 비슷하다는 건 저놈도 그동안 이 힘을 온전히 다루지 못하고 있었다는 뜻이겠지.’
직접 「칠색 마안」의 힘을 사용해 본 헬라는 알 수 있었다.
사실 이 능력의 한계는 자신이나 마룡이 사용한 수준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예지의 마안은 고작 몇 초 수준이 아닌 진짜 ‘미래’까지 내다볼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고, 정지의 마안은 일대의 시간을 통째로 멈춰 세울 잠재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소멸의 마안을 비롯한 다른 능력들도 마찬가지였다.
‘강제로 힘을 빼앗기만 했을 뿐 원주인인 마안족이 아니었기에 생긴 한계겠지. 빼앗은 시점에서 더 이상 성장시킬 수 없었던 거야.’
하지만 육체의 절반에 마안족의 피가 흐르는 자신은 그와 사정이 달랐다.
마안족에 대해선 드림 워커의 대모 리리아나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마룡 공작 때문에 지금은 생존자 하나 찾기 힘들어질 정도로 몰락했으나, 본디 그들은 이 마계에서도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강인한 종족이었다고.
선천적으로 하나의 마안을 타고나는 그들은 평생 동안 그것을 갈고닦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한다.
헬라가 계승한 「지배의 마안」이 살아있는 특정 개체를 넘어 세계 그 자체에 지배력을 행사했던 것처럼.
‘다른 마안과 비교해 보니 확실히 차이 나는군. 매개체로 마왕의 안구를 사용한 덕분에 지배에 대한 숙련도를 어느 정도 이어받은 것일 터.’
하지만 꼼수로 얻은 다른 능력들은 얄짤없이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다.
하나의 마안을 가진 마안족조차 평생을 들여 능력을 갈고닦는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칠색 마안」을 통해 일곱 개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그리 좋다고만은 할 수 없었다.
자원이 집중되지 않은 탓에 모든 능력이 어중간한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았으니.
‘피가 끓어오르는데? 역시 이능 배틀에서 눈깔 싸움은 필수 요소지! 거기다 그게 일곱 개나 된다는 건···!’
물론 그런 우려도 일반적인 경우에 한해서일 뿐.
헬라에겐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온갖 성장 보정으로 남들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는 그녀에게 능력이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었다.
무엇보다 그녀에겐 가격이 비싼 대신 그 값어치는 톡톡히 하는 『성장의 비약(7일) (200,000)』까지 있지 않던가!
거기다 몸뚱이가 가진 「마왕」으로서 가진 잠재력까지 생각하면···.
[크으—! 웃기지 마라! 언제까지 그 힘을 펑펑 쓸 수 있을 것 같으냐!]그런 그녀의 들뜬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마룡이 거칠게 포효했다.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막대한 마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부담스러운 에너지 소모량은 물론, 한 번 발동하는 데에 할애되는 정신적 자원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으니.
‘거기다 하나하나가 독자적인 신비를 내포하고 있어서 그런가. 마법을 비롯한 다른 이능과 잘 호환되지도 않는군.’
기껏 마안족의 힘을 손에 넣은 마룡 공작이 그것을 펑펑 쓰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다.
이미 마안 없이도 막강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던 그에게 더 성장시킬 수도 없는 이 능력은 보조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이다.
“뭐, 그건 일단 해봐야 알지 않겠어? 무엇보다 난 너와 달리 제대로 된 자격을 갖춘 계승자이기도 하고 말이야. 네가 못한다고 나도 그럴 거라 생각하는 마음은 이해하는데···. 흐흠, 좀 추하다?”
[···건방진 놈이! 죽어라!]조롱 섞인 정론에 차마 할 말이 없는지 분개하며 날뛰는 마룡 공작 크루샤이어.
그를 상대하는 헬라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점점 진해졌다.
[······!]그러던 어느 순간.
문득 마룡의 움직임이 멈춰 섰다.
그리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도 마주한 것처럼, 그 흉악한 용의 얼굴을 뚫고 감정의 동요가 물씬 풍겨 나오기 시작했다.
“왜 그래? 뭐 놓고 온 거라도 있어?”
그에 헬라가 가볍게 시비를 걸었지만 그는 반응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진짜 비상사태에 대한 소식이라도 접한 듯, 싸움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그럴수록 오히려 헬라의 미소는 점점 더 짙어져 갔다.
“아니면 뭐··· 집에 도둑이 들었다던가?”
노골적인 비웃음과 함께 의미심장하게 툭 내뱉은 한마디.
그 직후, 마룡의 부릅뜬 여섯 눈이 그녀를 노려보았다.
[···너!]“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 집중 안하고 다른 데에만 정신 팔려 있으면 섭섭하잖아? 명색이 공작인데 레이디에 대한 매너가 아주 형편없구나?”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잡종!]마음이 급해진 듯 그의 전신에서 지금까지 내뿜었던 것 이상의 마력이 거칠게 타올랐지만.
헬라는 놈의 그런 얕은 수작에 넘어가지 않았다.
“어허.”
키이이잉—
그녀의 양 눈동자가 서로 다른 색으로 바뀌었다.
예지의 주황색과 소멸의 백색으로.
그와 동시에 마룡이 은밀하게 준비하던 이탈 수단이 모조리 깨끗하게 파쇄되었다.
[······.]“어딜 가려고? 이왕 힘들게 여기까지 온 거, 나랑 좀 더 놀다 가자?”
그녀는 이 훌륭한 교보재를 놔줄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같은 마안을 지닌 그를 상대하며 자신의 마안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거기에 더해···.
“함께 어울려 줄 거지?”
처음부터 그게 이쪽의 목적이기도 했고.
[···이 천박한 잡종이! 개수작을 부리다니!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이쪽의 방해를 뚫고 빠져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듯 거칠게 분노를 토하는 마룡 공작.
그를 보는 그녀의 붉은 입술이 화사한 미소를 그렸다.
남이 곤란해하는 모습을 보는데 이렇게 즐거운 걸 보니, 역시 자기도 어쩔 수 없는 악마인 모양이었다.
***
헬라와 마룡 공작이 한창 격돌하던 시각.
“그럼 슬슬 시작해 볼까.”
천천히 몸을 푼 미야모토 켄이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마룡 공작이 본거지를 비운 지금이야말로 일을 시작하기에 최적의 타이밍이었으니 더 망설일 것도 없었다.
‘물론 아직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지만···.’
전장에도 나가지 않고 최후방인 이곳을 지키고 있는 후작급 악마 소디안.
그녀는 백작급인 켄이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수준의 강자였다.
설령 기습을 하더라도 별다른 피해를 주지 못하는 건 물론 오히려 이쪽이 육편이 되어버릴 터.
‘그래도 이 녀석이 있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그의 눈길이 자신의 뒤를 졸래졸래 따라오는 대형견 사이즈의 삼두견에게로 향했다.
그가 저 생물체— 데이비슨의 비범함에 대해 알게 된 건 녀석을 분양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헬라 님이 보내주셨으니 범상치 않은 녀석일 거라는 건 예상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분양 당일.
삼두견이 들린 케이지를 자신의 거처에 가지고 온 켄은 외부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 들어서자마자 황당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다.
“뭐지? 대체 어떻게 나온 거냐?”
자신이 열어주지도 않았는데 태연하게 철창을 열고 나온 삼두견.
녀석은 마치 자기 집이라도 되는 양 거처 내부를 어슬렁거리더니, 이내 아무렇지 않게 음식 저장고로 향해 안에 있던 고기들을 마구잡이로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이 녀석! 그만두지 못해!”
그에 멍하니 데이비슨을 바라보던 켄이 녀석을 제지하고 나섰다.
사실 이곳에 있는 고기들은 간부 복지 차원에서 지급된 것일 뿐 딱히 먹을 생각도 없었지만, 처음 제대로 길을 들여놓지 않으면 앞으로 더 피곤해지리란 것 정도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도 아우테리카로 전송되기 전에는 반려동물까지 기를 정도로 동물을 좋아하던 지구인 중 하나였으니까.
‘아무리 케르베로스라도 새끼 때는 그냥 성질 사나운 개일 뿐이지. ···물론 그 성질이 3대 지옥견을 하나로 합친 것의 100배쯤 된다고 들었지만.’
그냥 동물도 아니고 마계에서도 이름난 마물이었다.
평범한 훈육으로 다스린다는 건 어림도 없는 일.
‘후, 이래 봬도 난 5년 넘게 비글을 키워 본 몸이라고!’
하지만 아무리 마물이라도 그 근본이 갯과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갯과의 짐승을 기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서열부터 제대로 확립하는 것.
마물이 상대인 만큼 일반적인 강아지와 비교할 순 없겠지만, 일단 누가 우위에 있는지 정도는 확실하게 각인시킬 필요가 있었다.
“어허! 내가 멈추라고 했지!”
켄은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단호하게 앞으로 나섰고.
우걱우걱— 쩝쩝—
“카흥~ 크흥~”
“크카카캇!”
···서열 싸움에서 무참히 패하고 말았다.
자신의 허리까지밖에 오지 않는 짐승에게.
“으으윽! 무슨, 이런···.”
형편없이 구겨져 널브러진 그가 힘겹게 고개를 들어 승자를 바라보았다.
바닥에 고개를 처박은 상태여서일까?
가볍게 운동한 덕분에 더욱 식욕이 돋는다는 듯, 태연하게 식사를 이어가는 녀석의 가슴팍에 박힌 ‘데이비슨’이라는 이름표가 유독 그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그래, 내가 졌다.”
결국 패배를 인정한 그가 고개를 푹 떨궜다.
하긴, 저 정도 괴물이니 헬라 님께서 친히 보내주신 것일 터.
그제야 프란체스가 전한 말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정도 수준이면 후작급 정돈 충분히 상대할 수 있겠네. 확실히 일을 진행하는 데에 도움이 되겠어.’
상대의 실력을 확인한 마당에 그만한 대우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후작급 무력을 지닌 삼두견이라니!
저 정도 수준이면 그냥 겉모습만 새끼일 뿐, 괴랑 공작이 사망한 지금 현존하는 케르베로스 중 최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은가?
‘사소한 건 신경 쓰지 말자. 지금은 목표를 완수하는 것만 생각해.’
물론 서열에서 완전히 밀리면서 녀석에게 침대까지 빼앗긴 건 조금 자존심 상하긴 했지만.
순식간에 고기를 죄다 집어삼킨 녀석의 먹이를 보충하기 위해 아쉬운 소리를 하며 돌아다니다 괜히 주변에 이상한 이미지가 박히긴 했지만!
‘하지만 그런 생활도 오늘로 끝이다.’
마침내 결행일이 밝았다.
켄은 자신을 뒤따르는 데이비슨을 이끌고··· 아니.
자신을 앞세우고 거만하게 걸음을 옮기는 상관을 모시고 지하 의식장으로 향했다.
“푸흥! 켄 님이군. 그런데 뒤에 그건··· 응? 설마 케르베로스인가?”
“그래. 얼마 전에 빚을 갚겠다며 찾아온 녀석에게 선물 받은 거지.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나?”
“푸흐흥— 출입을 허가받은 건 당신 하나뿐. 뒤의 그 녀석은 들어갈 수 없다.”
목표 장소로 연결된 통로를 지키는 덩치 큰 수문장, 미노타우로스와 닮은 자작급 악마가 연신 콧김을 내뿜었다.
머리는 많이 나쁜 편이었으나 끈기가 강하고 그 전투력 또한 한 단계 위급에 크게 밀리지 않기에 이런 일에 중용 받는 악마족이었다.
“거기다 생긴 것도 좀 이상한데? 나도 몇 차례 케르베로스를 본 적이 있는데 이건··· 어, 뭐랄까···.”
“그래서 좋은 거다. 희귀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건 상식이지 않나?”
“킁! 상식. 그랬지.”
“그리고 이 녀석은 악마족으로서 온 게 아니야. 소디안 님께 바칠 선물로 가져온 거지.”
“푸흥! 선물? 선물이라면···. 하지만 살아있는데?”
“뭣하면 제물로 사용할 수도 있고. 그 정도는 너도 알고 있지 않은가? 죽은 것보단 살아있는 제물이 더욱 효과가 좋다는걸. 지금까지 저 안에 들어간 산제물도 한둘이 아닐 텐데?”
“···과연, 제물이라면 살아있어도 아무 문제 없다.”
거대한 체구의 수문장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길을 열었다.
절차상 막아섰을 뿐 어차피 새끼 케르베로스 정도야 큰 문제를 일으키지도 못할 테니.
이 안에서 똥오줌이라도 잘못 가렸다간 곧바로 도살되어 제물이 되어버리지 않을까?
‘좋아, 첫 단추는 무사히 끼웠군.’
그렇게 켄과 데이비슨은 순조롭게 의식장 내부로 향했다.
통로 중간중간에도 이런저런 방범 장치가 있었으나, 그걸로는 이미 정식 허가를 받고 몇 차례나 이곳을 들락날락한 켄의 발걸음을 멈춰 세울 수 없었다.
“···의문. 무슨 일로 이곳에 왔습니까, 켄? 그리고 그 뒤에 있는 건··· 변종 케르베로스입니까?”
“아, 소디안 님.”
그리고 드디어 마주하게 된 후작급 악마 소디안.
여전히 이상한 말투를 쓰는 그녀가 무표정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켄이 조용히 마른침을 삼켰다.
이미 모든 준비는 끝났다.
현장 조사와 내부 공작에 대해서는 물론, 모든 일이 끝난 후의 탈출 루트 확보와 유사시를 대비한 긴급 정보 전달까지.
‘후우, 잘 부탁한다, 데이비슨.’
하지만 그 모든 일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눈앞의 악마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 최우선 조건이 선결되지 않으면 아예 나머지 작전은 시작조차 못 해보고 파투 날 테니까.
“소디안 님은 이런 걸 좋아하실 거라 생각해서 말이지요. 하핫, 앞으로 잘 좀 봐달라는 의미로···.”
“확인. 그런 시답잖은 이유로···.”
그리고 데이비슨은.
이런 임무에서 단 한 번도 의뢰주를 실망시킨 적이 없는 몸이었다.
잠깐 그녀의 시선이 켄에게 돌아간 찰나.
순진무구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깜빡거리던 머리통 세 개가 순식간에 거대해져—.
“······?!”
콰과과과광!
한순간에 내부의 공간을 휩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