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vereign of the Infinite Clones RAW novel - Chapter (426)
마스커레이드 (4)
한 쌍의 오드 아이와 눈이 마주친 순간 처형자가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다.
그리고 그 직후, 곧바로 자신의 행동을 깨닫고는 이를 악물었다.
‘···긴장했다고? 내가?’
있을 수 없는 일, 있어선 안 되는 일이었다.
그는 번천회가 자랑하는 불패의 투사.
그런 자신이 이미 오래전에 인정한 번천회주도 아니고,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적과 눈이 마주친 정도로 긴장할 리가 없지 않은가!
‘···그래, 이건 그저 잠깐 당황한 것일 뿐이다. 갑자기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일어나는 바람에 살짝 놀란 것뿐이야.’
그렇게 자신을 합리화한 그가 눈을 부릅뜨고 다시 한 걸음 내디디며 야수탈의 괴인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자신을 당황하게 만든 문제의 원인을 빠르게 분석했다.
‘변화가 생긴 건 눈동자뿐이다. 나머지는 여전히 시간에 속박되어 있어. ···하지만 접촉도 없이 어떻게 내 시간선을 따라올 수 있었던 거지?’
그러다 문득 이전까지와 다른 점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직전에 놈이 뿜어냈던 수상쩍은 기운.
공간을 침식해 들어가던 그것이 자신이 있는 곳까지 뻗어 나와 있었다.
‘설마, 이 기운 때문인가?
아직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었으나 시간을 더 끌면 위험하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했다.
지금은 눈동자뿐이었지만 이 변수가 더욱 커진다면 언제 그 이상으로 번질지 몰랐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되어버린다면···.
‘···조금 곤란하겠군. 최대한 빨리 끝내야겠어.’
내버려뒀다가 지금 이상으로 변수가 더 커지기 전에.
그는 빠르게 노선을 변경했다.
원래는 심문을 위해 놈을 완벽하게 제압할 생각이었으나, 지금은 그렇게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었다.
조금 무리하는 일이 있더라도 일단 확실하게 끝내는 게 좋겠지.
그렇게 판단을 내린 처형자의 오른손에 용암 같은 기운이 한데 뭉쳤다.
‘이 시간선에서 무리하는 건 되도록 지양해야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일단 어떻게든 놈을 처리하고 자리를 뜨는 수밖에.’
정지된 시간선 속에서 막대한 기운이 움직이자, 고유스킬을 유지하던 그의 몸에 가해지는 부하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지금까진 아득한 격과 대악마의 육신 덕분에 큰 부담 없이 능력을 사용하고 있었으나, 일정한 안전선을 넘어서면서부터 ‘시간’이라는 절대적인 법칙이 그에게도 손을 뻗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걸로 팔 한 짝 정돈 뜯어내 주마!’
그렇게 하나하나 사지를 잘라내면 아무리 반사 신경이 뛰어난 괴물이라도 대응할 방법이 없어질 터.
누적된 대미지가 클수록 재생 시간도 오래 걸릴 테니, 그 후에 이어지는 것은 일방적인 유린뿐이었다.
푸확—!
용암과도 같은 광채가 번들거리는 흉측한 손아귀가 거한의 가슴팍을 파고들며 피가 튀어 올랐다.
하지만 정작 공격을 가한 처형자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급소를 공격당하는 순간 곧바로 반응해 최소한의 피해로 흘려버리는 게 지금까지 상대가 보인 패턴이었는데···.
‘일부러 급소를 내줬다고? ···아차!’
하지만 그 깨달음은 이미 한발 늦은 뒤였다.
꾸드드득—
처음부터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주변에서 일어난 생체조직들이 가슴팍을 파고든 오른손을 뒤덮었다.
순식간에 자라난 뼈가 수갑처럼 손목을 옥죄고, 질긴 근육이 쇠사슬처럼 팔을 휘감았으며, 무한히 증식하는 살점이 접착제처럼 달라붙었다.
물론 손 안에 깃든 파괴적인 에너지 때문에 괴사한 세포의 양이 더 많았지만, 그 과정에서 공격을 가한 처형자의 몸이 아주 잠깐 멈칫하게 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덥석!
그리고 그 잠깐의 시간이면 충분했다.
“크흐흣! 잡—았—다—!”
할리의 커다란 두 손이 막 몸에서 떨어져 나오던 그 오른팔을 붙잡기까지는.
멈췄던 시간이 다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크으— 이런 미친놈이! 아무리 네 재생력이 뛰어나다 한들 이번 공격까지 쉽게 회복하진 못할 거다! 그런데 그런 걸 그냥 급소로 받았다고?]이내 느려졌던 시간 축이 마침내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왔을 때.
그 자리에 남은 것은 가슴팍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야수탈의 거한 하나와, 지금까지처럼 곧바로 이탈하지 못하고 한 팔을 붙잡힌 악마 하나였다.
[하! 이런다고 계속 날 잡아둘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내가 고유스킬만 믿고 날뛰는 애송이인 줄 아느냐?]고오오—!
처형자의 몸에서 진득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지금이야 필요에 의해 스킬을 사용하고 있다지만, 평소의 그는 악마로서 쌓아 올린 능력을 더 즐겨 사용하는 편이지 않았던가?
아무리 할리의 생명력이 대단하다 해도, 급소를 피격당해 심장을 비롯한 중요 장기가 소실되어 역량이 감소한 상태로 그의 상대가 될 수 있을 리 없었다.
“카하하핫! 급소라니? 거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물론 할리도 아무 생각 없이 일을 벌인 건 아니었다.
“이야~ 이거 아주 공교롭구만? 마침 기분 전환 삼아 신체 내부 구조를 좀 바꿔봤는데 말이야!”
[···뭐라?]“이거 참, 왠지 그러고 싶은 기분이었는데 이런 우연이 다 있나! 카하하핫!”
애초에 그는 급소를 공격당한 적이 없었으니까.
심장과 간, 위장과 폐 등.
정상적이라면 가슴에 자리하고 있어야 할 장기들은 이미 아랫배와 허벅지 등 다른 부위로 뿔뿔이 흩어진 뒤였다.
마치 어딜 공격당할지 미리 예상이라도 하고 있었던 것처럼.
‘큭, 어쩐지 손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이상하더라니. 이놈 몸뚱이의 특수성 때문에 간과해 버렸나.’
처형자는 그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이 괴물은 겉으로만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을 뿐, 아예 인간형의 생명체로서 가지는 일말의 공통점조차 없었다는 사실을.
놈의 육체를 인정하는 한편 자신도 모르게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쿠구구궁!
서로의 몸이 맞닿은 거리에서 마주하게 된 두 존재.
양측에서 솟구친 기운이 거칠게 충돌했다.
아니, 부딪치는 것은 에너지뿐만이 아니었다.
[놔라! 이 거머리 같은 놈이!]“크하핫! 사양하지 마, 친구! 나도 투쟁 참 좋아하는데 우리 같이 신나게 놀아 보자고!”
[네놈···!]“왜 그래? 목숨을 건 전투를 원하던 거 아니었어? 육체와 혼이 충돌하며 선혈과 죽음이 낭자하는 진검승부라니! 크으! 사나이의 싸움이로구만?”
팔다리는 물론 날개와 꼬리까지 총동원한 초근접 박투.
벗어나려는 이와 붙잡아 두려는 이 사이에서 끈질긴 공방이 오갔다.
처형자는 본인이 장담했던 것처럼 고유스킬을 제외하더라도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간 누적된 전투 경험도 경험이거니와 전신에서 끓어 넘치는 불꽃 같은 에너지는 할리의 단단한 피부를 녹이기에 충분했고, 실전에 최적화된 악마의 신체는 그 자체만으로도 흉기나 다름없었으니까.
“자, 그럼 일단—.”
다만 그에게 약간의 불행이 있다면, 상대가 이쪽 분야에서는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었다.
레슬러에게 붙잡힌 복싱 선수처럼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쳐 보지만, 그와는 달리 몸뚱이 하나에 모든 신비가 몰빵된 할리는 어떤 저항도 전부 몸으로 받아내며 수중에 떨어진 적을 차근차근 분쇄해 나갔다.
“—아직 싱싱할 때 한 입 먹고 시작할까?”
[끄으—! 이 괴물이!]너 때문에 아주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었노라고.
그리 말한 할리의 입이 크게 벌어지며, 톱니 같은 날카로운 이빨이 단단한 악마의 비늘을 파고들었다.
***
시간과 관련된 이능을 접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아우테리카를 침략했던 번천회주를 물리치는 과정에서 이미 한 번 겪어본 적이 있었던 것이다.
‘세세한 부분은 다르긴 하지만 큰 틀에서 보자면 유사점이 많아.’
그때 놈의 가슴에 성검을 박아 넣었던 하인리히는 회주가 시간 역행으로 추정되는 능력을 사용하기 전, 잠깐 동안 정지된 시간을 함께 공유할 수 있었다.
성검을 통해 놈의 몸속에 파고든 신성력이 매개가 되었던 덕분에.
‘그때와 다를 건 없어.’
신성력 대신 심연의 광기를 이용하고, 직접 몸속에 주입하는 대신 공간을 침식하는 걸로 대체했다.
물론 단순히 그뿐이었다면 불가능했을 터이나, 처형자보다 훨씬 더 강한 이를 상대로 이미 한 번 성공했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동격의 존재가 사용한 이능인 만큼 허들이 더 낮기도 하고.’
엄밀히 말하자면 놈의 고유스킬은 ‘세상의 시간’을 멈추는 것이 아니었다.
정말 그랬다면 다른 차원에까지 퍼져 있는 자신의 아바타가 이상을 감지했을 터.
놈이 사용한 능력의 메커니즘은 세계에 흐르는 시간선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것이었다.
실질적으로 따져보면 어느 쪽이든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능학적으로는 중간에 개입해 강제로 끄집어낼 여지가 다분했다.
‘아마 능력 사용에 따른 육체의 부담도 상당하겠지. 그걸 완화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바로 악마화였을 테고.’
차분하게 분석하면서 처형자와 할리의 싸움을 가만히 바라보던 하인리히가 눈을 가늘게 떴다.
쿠르르릉—!
이리저리 몰아치는 에너지의 폭풍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공간이 연신 비명을 내지르며 뒤틀렸다.
나름 중견 초월자라 할 수 있는 존재가 온갖 마도구까지 동원해 구축했음에도, 그보다 격이 높은 에너지가 충돌하면서 발생한 여파를 온전히 버텨내지 못한 것이다.
‘일단 한 방 먹이긴 했는데···. 역시 그리 만만치는 않군.’
오른팔이 봉쇄된 채 할리의 포식까지 허용해야 했던 처형자.
그러나 그렇게 불리한 거리를 강요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놈은 쉽사리 무너지지 않았다.
포식을 위해 할리가 잠깐 틈을 내보인 순간, 곧바로 붙잡힌 자신의 팔을 잘라버리고 재차 시간 정지를 사용해 빠져나가 버렸던 것이다.
‘그 팔도 금방 재생해 버렸고 말이지. 또 그 후로 능력 발동에 신중해져서 같은 방법도 통하지 않고···. 뭐, 그래도 「식신」을 사용해서 오른 저항력만 해도 상당히 괜찮은 성과지.’
당연히 그 저항력에는 ‘시간 정지’에 대한 내성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 덕분에 할리는 이제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놈이 능력을 사용한 순간 그 시간선에 자신의 의식을 남길 수 있게 되었으니.
물론 여전히 상대처럼 몸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까진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에 대한 가능성도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일차 목적은 이미 충분히 달성한 셈이었다.
‘이번 기회에 최대한 시간에 대한 내성을 기르고 그 대응책을 마련한다.’
사실 할리가 계속해서 처형자와 일대일을 고집하는 것도 그게 가장 큰 이유였다.
상대가 악마인 만큼 당연히 하인리히가 직접 나선다면 더 쉽게 상대할 수 있겠지.
하지만 자신이 바라던 대로 ‘시간’을 상대하는 노하우와 내성을 쌓기 위해선, 저렇게 직접 몸으로 때우면서 싸우는 할리가 훨씬 더 효율적이었다.
그게 바로 「궁극의 진화 생명체」인 그의 정체성이었으니까.
‘번천회주가 다루는 힘은 아마 시공(時空)일 거다. 놈과 제대로 맞붙기 전에 그 하위호환인 처형자를 상대하게 된 건 행운이나 다름없어.’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할리를 상대하기 위해서라도 처형자는 계속해서 그 능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 완벽한 내성이 쌓이지 않은 만큼 전투가 진행될수록 할리의 몸도 점차 만신창이가 되어갔지만, 그에 비례해 ‘적응’ 진행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니었다.
“카하하핫! 뭐야? 이렇게 잘 싸울 수 있으면서 그렇게 뺀 거였어? 어디 좀 더 어울려 보자고, 친구!”
[허! 잘라도 잘라도 끝이 없군. 너처럼 끔찍한 괴물이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건지.]“거 본인은 악마면서 말이 좀 심하시네! 괴물이나 악마나 다 거기서 거기 아냐?”
[하! 이번에야말로 목을 잘라주마. 어디 그러고도 혀를 놀릴 수 있는지 한번 보겠다!]시간 정지라는 초월적인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할리를 상대로 승기를 잡아가고 있는 처형자.
역시 격 자체는 비슷하더라도 고유스킬의 유무가 승패를 가른 것 같았다.
존재 자체가 「아바타」라는 고유스킬의 산물인 할리는 놈과 달리 이렇다 할 한방이 없었으니.
“투쟁··· 투쟁이라···.”
그런 그를 장외에서 냉철한 눈으로 바라보던 하인리히가 피식 조소를 흘렸다.
이렇게 지켜보다 보니 그 말이 얼마나 아이러니한지 확 와 닿았던 것이다.
‘투쟁을 원하는 게 아니라 안전한 스릴을 즐기고 싶었던 거겠지.’
애초에 그의 능력 자체가 모순덩어리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을 꾀할 수 있는 보험을 가지고 있으면서 목숨을 건 투쟁이라니, 그게 가당키나 한 소리란 말인가?
그건 그냥 온갖 안전장치가 달린 놀이기구를 타고 잠깐의 스릴을 만끽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어쩌면 그것 때문에 더 위험한 상황을 즐기는 걸지도.’
잠시 그쪽을 흘깃 바라본 그가 휙 몸을 돌렸다.
양쪽 모두 버티는 데에 최적화된 만큼 당장 승부가 날 것 같진 않으니, 굳이 자신까지 계속 지켜보고 있을 필요는 없을 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상황을 주시하는 건 인과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하인즈 2세만으로도 충분했다.
“어디 보자, 그럼 난 그동안···.”
해리스는 이미 진법류의 결계에 상극인 「무유팔괘비공(改)」까지 활용해 이 공간을 봉쇄한 수단에 대한 분석에 들어가 있었다.
거기에 불사왕 한스와 드래곤 호루스 등의 마법계 아바타들까지 머리를 하나로 맞대고 있으니 어떻게든 결과가 나오겠지.
“···나머지 놈들이나 정리해야겠군.”
그의 손에 쥐인 성검에서 눈부신 광채와 함께 커다란 빛의 칼날이 자리 잡았다.
그와 동시에 커다란 세 쌍의 날개가 활짝 펼쳐지며 전신에서 후광이 뿜어져 나왔다.
전장 한쪽에서 발생한 악마의 싸움으로 인한 여파마저 그대로 녹아 사라져 버릴 정도로 짙은 신성력.
그 막대한 존재감에 저 초월적인 전투를 멍하니 바라보던 이들 중 일부가 그가 있는 방향을 돌아보았다.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네. 아직 여섯이나 남았으니까.”
그들을 가볍게 둘러본 그가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이계에서 넘어온 천사 하인리히의 첫 실전이었다.
***
“이게 대체···.”
갑작스럽게 급변한 상황을 마주한 안이 멍하니 중얼거렸다.
‘운명 조작’을 사용할 때만 해도 자포자기하는 심정일 뿐이었는데, 설마 정말로 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마스커레이드라고?’
켄을 통해 도움을 준 것만 해도 대단하다 생각하고 있었다.
멀리 떨어진 이곳의 정보를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것도 보통 수준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이건 그녀가 짐작했던 수준을 아득히 넘어설 정도이지 않은가!
‘처형자와 정면으로 맞설 수 있을 정도라니? 거기다 그런 수준의 강자가 하나도 아니라고···?’
그녀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바짝 말라비틀어졌던 희망이 조금씩 샘솟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마음에서 싹트는 기대를 상징하듯.
화아악—
눈부신 서광과 함께.
지상에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