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vereign of the Infinite Clones RAW novel - Chapter (43)
번천회 (1)
주신교단의 성지, 그 중심부에 위치한 로셀리아 대신전.
하인리히가 이곳에 온 지 벌써 두 달이 넘었지만, 그의 일상은 오늘도 변한 게 없었다.
끼기기긱—
“후웁!”
금속이 비틀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쇠사슬에 연결된 금속 덩어리가 중력을 거슬렀다.
“후우—”
촤르륵— 철그렁!
흉악한 외관의 운동기구에 달린 톤 단위의 금속 덩어리는, 주기적인 왕복 운동을 통해 감히 자신을 이용하는 무례한 인간의 근육을 착실히 끊어놓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화아악—
“엇?”
막힌 둑이 터지듯, 그의 몸에서 신성력이 뿜어져 나왔다.
《개체가 조건을 달성해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특수스킬「축복 : 강체」를 획득합니다.》
그와 동시에 힘겹게 들어 올리던 금속이 한순간에 훅 위로 솟구쳤다.
하인리히는 그 자세로 잠시 굳어 있다가, 눈을 감고 몸속에서 느껴지는 신성력을 가늠했다.
‘···드디어 도달했다! 대사제급 신성력!’
어느 순간부터 한계에 달한 듯 성장하지 않던 신성력이 드디어 단계를 넘어 성장한 것이 느껴졌다.
이것도 이번에 얻은 「축복 : 강체」 덕분일 터.
기쁜 마음에 서둘러 쇠사슬을 내려놓았다.
촤르르륵— 콰앙!
그 순간 중력을 이기지 못한 금속 덩어리가 대지와 격렬하게 마주쳤지만, 그건 더 이상 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설마 진짜 운동하다가 한계를 넘을 줄이야.’
물론 그동안 대신전에서 육체 단련만 한 것은 아니었다.
신학, 교리, 역사 등의 교육은 기본이었고, 온갖 무술과 기마술, 예식, 성법 등 성기사로서의 교육까지 추가로 이어졌으니까.
그나마 육체를 이용하는 훈련은 「무골」 덕분인지 수월하게 따라갈 수 있었지만, 그 외의 분야에는 상당히 고생을 해야 했다.
그래도 어찌어찌 기준을 만족하기는 했지만.
하지만 그러고도 신성력은 여전히 대사제급에 못 미친 채 정체된 상태라 고민 중이었는데, 훈련을 도와주는 선배 성기사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냥, 몸을 막 굴려. 미친 듯이 굴려. 회복이 빠르다고? 그럼 두 배로 굴려. 그래도 안 되면 몇 배로 더 굴리면 해결돼.’
참으로 대수롭지 않은 해결 방안이었다!
물론 따지고 보면 그의 처방은 합당했다.
대사제급 신성력을 가지기 위한 조건이 바로 ‘하나 이상의 「축복」을 가지는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성기사인 그들이 얻기 가장 쉬운 축복이 바로 ‘강체의 축복’이었다.
아마 사제의 길을 걷는 이들은 다른 계통의 축복을 통해 성장을 하겠지.
그래도 이제 신성력의 정체를 넘어섰으니, 주교급 신성력에 다다르기 전까진 다시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그것이 그가 가진 최대의 장점이었으니까.
하인리히는 서둘러 운동 기구들을 정리하고 성기사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이제 정식으로 성기사가 될 자격을 갖췄으니, 그에 따른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발걸음을 재촉하던 중.
“흠흠흐흠~♪”
가는 도중에 있는 정원에서 콧노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기서 콧노래 소리라니, 설마···.’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자, 그곳에는 예상했던 인물이 쪼그려 앉아 화단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신교단의 성녀, 리에스타 세인트 하티아누스.’
부드러운 은발이 찰랑거리며 흔들리고, 별을 담은 듯한 금빛 눈동자가 꽃을 바라보며 반짝이고 있었다.
싱그러운 미소를 머금은 그 모습은 여느 18세 소녀와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저 후광만 빼면.’
여전히 머리 주변에서 자체 발광하는 빛무리만 제외한다면 말이다.
저 강력한 축복의 흔적이야말로 성녀의 증거나 다름없었다.
“흠흠, 안녕하십니까? 성녀님. 그런데 왜 이런 곳에 혼자 계십니까?”
이미 마주친 이상 모른 척하고 지나가기도 뭐해서 가볍게 헛기침하며 성녀에게 말을 걸었다.
성녀도 이쪽의 기척을 느끼고 있었는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돌려 인사를 받아주었다.
“안녕하세요, 하인리히 경! 무당벌레를 보고 있었어요. 꼬물꼬물 귀여워서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요!”
···아무래도 꽃이 아니라 벌레를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아직 기사가 아니라 ‘경’이라고 불리기엔 일렀지만, 몇 번이나 정정해도 바뀌는 게 없으니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로셀리아 대신전에서 지내면서 깜짝 놀란 사실이 하나 있었다.
처음엔 거리감이 느껴졌던 이 성녀가 사실, 굉장히 격의 없고 자유시간만 되면 여기저기 돌아다니길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같은 주신교단의 신도라면 누구에게라도 친절하게 대하며, 도움을 주는 데도 망설이지 않는다.
그 상냥한 성품으로 대신전의 모두에게 사랑받는 발랄하고 엉뚱한 소녀.
품고 있는 신성력만큼 신앙심도 강해서, 자신과 마찬가지로 신실한 이에게 유독 친근하게 대하는 면이 있었다.
때문에 세례 의식 때부터 강한 신성력을 발현한 하인리히에게도 먼저 다가와 호감을 표했던 성녀였다.
“그나저나 축하드려요, 하인리히 경! 드디어 축복을 얻으셨네요? 역시 경이라면 금방 해내실 줄 알았어요!”
역시 성녀라는 것일까,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그녀는 손뼉을 치며 마치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감사합니다. 많은 분이 도와주신 덕분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아니요! 강체의 축복은 남의 도움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단련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증거니까,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세요!”
한눈에 어떤 축복을 얻었는지도 알아챈 것 같고.
아마 저 반짝이는 금빛 눈동자에 담긴 축복의 영향이겠지.
그렇게 잠시 대화를 나누며 생글거리던 그녀가 멈칫하고는 하늘을 쳐다봤다.
“앗! 오후 예배! 언제 시간이 이렇게! 그럼 저는 이만 가 볼게요. 경께 언제나 주신의 가호가 함께하길.”
그녀는 잠시 시간을 가늠하는 듯하더니, 자리를 털고 일어나 인사를 하고는 신전 안쪽으로 바람같이 사라졌다.
“···음, 오늘도 굉장히··· 활발하시군.”
정신없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리라.
어찌 보면 허술하게도 보이지만, 당연히 모두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건 아니었다.
‘악에 대해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
주신을 따르는 이들에게는 친근감을 보이고, 따르지 않더라도 그들을 포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악에 물든 이에게는 일말의 관용도 없었다.
그리고 그런 성녀가 최근에 꽂혀있는 사안이 있었으니···.
바로 ‘불사왕의 후예, 한스’였다.
‘이젠 그 집착이 무섭기까지 하단 말이지.’
듣기로는 하루에도 몇 번씩 기도를 올리며 ‘한스’를 추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당연히 이 세계에 존재하지도 않으니 찾을 수 있을 리 없었건만, 결코 포기하지 않는 그 행위는 이미 일상의 일부가 되어 버렸을 정도였다.
그 마(魔)를 추적하는 축복의 여파에 발각당해 곁가지로 토벌당하는 놈들만 안쓰러울 뿐이었다.
불사왕의 후예를 주목표로 삼은 성녀에게 감지당할 정도였으면, 어떤 사악한 의식을 행하는 도중이었다는 뜻이니 자업자득이겠지만.
‘사실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게 이해가 되기는 하지.’
하인리히도 역사에 대한 교육을 받은 만큼, 불사왕이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되었기에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약 천 년 전에 갑작스레 등장한 초대 불사왕.
대륙의 절반을 죽음의 땅으로 만든 그에 의해 수많은 이들이 희생되었고, 교단을 비롯한 무수한 세력들이 힘을 모으고서야 간신히 그를 물리쳐 평화를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수백 년 후.
초대 불사왕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탓인지, 어떤 경로를 통해 그의 힘이 담긴 ‘불사왕의 심장’이 한 흑마법사의 손에 들어갔고···.
그렇게 두 번째 불사왕이 탄생했다.
계승한 심장에 잡아먹혀 탄생한 두 번째 불사왕은 다시 대륙에 혼란을 가져왔으며, 그 여파로 서부에 위치하던 대제국이 멸망하고 지금처럼 여러 왕국으로 쪼개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래도 두 번째였기 때문일까.
불사왕을 노린 결사대는 다시는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그 심장을 확실하게 처리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그것 또한 실패해 버리고 말았으니.
심장을 쪼개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놈이 자신의 마지막 힘을 쥐어짜 그것을 봉인하지 못하게 대륙에 퍼뜨려 버린 것이다.
그것이 불과 몇백 년 전이었다.
‘그리고 그중 두 개가 한스의 손에 들어가 버린 거지. 마지막 한 조각만 찾으면 세 번째 불사왕이 부활해 버리는 거니, 교단도 필사적일 수밖에.’
불사왕 사태가 일어날 때마다 가장 최전선에 선 것이 주신교단이었으니까.
그들의 희생의 역사를 어릴 때부터 배워온 성녀가 불사왕에게 적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물며 그녀는 같은 신도들을 가족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었으니 더더욱.
‘다 같이 사이좋게 지낼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 친구 생각보다 마음도 여리고 착한 친구인데 그걸 몰라주다니.’
그래, 이번 세대의 불사왕이 될 한스는 대륙의 멸망 같은 건 바라지도 않았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공익을 위해 악의 조직과 열심히 싸우는 중이었으니 말이다.
***
쿠웅!
“크윽···.”
양복을 입은 번천회 간부, 박광천은 하회탈의 공격을 막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신만만하게 병력을 이끌고 함정을 팠건만, 단 두 놈에게 모든 계획이 무너졌다.
‘젠장, 이게 다 그 망할 놈이 제대로 정보를 가지고 오지 않은 탓이다! 상대의 전력을 완전히 헛짚었잖아!’
그는 흐릿한 인상의 사내를 떠올리며 분통을 터트렸다.
일이 틀어진 결정적인 이유는 난데없이 끼어든 흡혈귀 하나 때문이었지만, 그에게 그런 것을 헤아릴 여유는 없었다.
온갖 핑계를 댄다고 해도 실패는 실패였으니까.
‘이미 틀어진 일은 어쩔 수 없어. 그럼 뒷수습이라도 잘해야 하는데···.’
아직 남아있는 부하들과 함께 하회탈을 상대로 분전하고는 있었지만, 이제 와선 의미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봐도 사로잡기 위해 일부러 봐주는 느낌이었으니까.
‘처음에는 죽건 말건 상관하지 않는 것 같더니, 이제 여유가 생겼다고 심문해서 정보를 캐낼 셈인가?’
박광천은 쓰러진 부하들을 둘러봤다.
절반 이상이 시체 상태였지만, 최근에 쓰러진 이들은 대부분 죽지 않고 제압만 당한 상태였다.
‘이건··· 틀렸다. 더 이상 가망이 없어.’
흡혈귀들 쪽에서 들려오던 소란도 어느새 잠잠해진 것을 보니, 그쪽 상황은 이미 종료된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 정도로 조용하다는 것은 결코 그에게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었다.
정말 무능하게도 한 놈에게 전부 당해버렸다는 뜻이었으니까.
‘더 시간을 지체하면 저쪽에 있던 흡혈귀도 이쪽에 합류하겠지. 지금 최대한 수습하고 나만이라도 빠져나간다.’
번천회와 하회탈의 결계가 이중으로 쳐진 상태였지만, 자신의 고유스킬인 「공간조작」이라면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지금까지 몇 번이고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최후의 보루.
그는 고유스킬을 발동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마력을 끌어올렸다.
***
흡혈귀쪽의 상황은 대충 정리가 되었고, 번천회의 저항도 이제 끝물이었다.
남은 놈들은 기억을 읽어서 정보를 캐내기 위해 최대한 살려서 제압하느라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그것도 오래가지는 않을 터.
그렇게 차근차근 전장을 정리하던 와중, 적의 리더가 뭔가를 준비하는 듯한 기색이 느껴졌다.
이미 뭔가 수를 쓰기는 한참 늦었지만 혹시나 싶어 경계하는 순간···.
“그동안 모두 수고했다. 번천회를 위해! [자유를 위해 죽어라—!]”
마력을 품고 공간에 울려 퍼지는 마지막 문장.
그 순간, 번천회 일당들의 몸이 일제히 딱딱하게 경직됐다.
저항 중이었건 제압당해 정신을 잃었건 상관없이.
‘또 무슨 개수작을!’
명백한 이상 상황.
한스의 사고가 가속했다.
주변이 한순간 멈추고, 시간이 천천히 흘러갔다.
스으으···
‘이건?’
정체불명의 마력 흐름이 살아있는 이들의 머릿속을 파고든다.
그것이 뇌에 박혀 있던 어떤 기운과 공명을 일으키려 했다.
동시에, 시야각에 제한이 없는 한스의 눈에 그자가 이쪽을 노려보며 이를 가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서서히 흐려지기 시작한 것도.
‘부하들에겐 자폭 명령. 자신은 도주.’
빠르게 상황을 판단했다.
결계가 쳐져 있는데 어떻게 공간이동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워낙 기상천외한 세상이니 그건 나중에 따질 문제.
지금은 선택을 해야 했다.
우선순위를 정해서.
이 정체불명의 흐름으로부터 일당들의 자폭을 막을 방법을 찾을 것인지, 잡졸들은 빠르게 포기하고 알 수 없는 방법으로 도주하는 수괴를 곧바로 추적할 것인지.
둘 다 가능성은 크지 않다.
‘남은 시간은 불과 몇 초, 상대의 수단은 불명.’
강요된 선택에 순간적으로 짜증이 치솟았다.
이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당연히, 어느 쪽도 포기하지 않는다!]부정적인 감정을 집어삼키고 개성에 눈을 뜬 한스는, 탐욕과 집착의 화신이기도 했으니.
당연히 어느 것 하나 내어 줄 생각이 없었다!
모든 개체의 리소스가 한스에게 집중되었다.
사고가 더욱 가속한다.
시간은 거의 정지 상태에 이르렀다.
흑마력이 수십 개의 가닥으로 나뉘어 각자의 목표로 향했다.
모습이 거의 사라지기 직전인 수괴에게 급하게 흔적을 남겼다.
제대로 된 추적 마법이 아니라 공간의 흐름에 휩쓸려 금방 사라져 버릴 테지만, 몇 초나마 시간을 벌 수 있을 터.
나머지 흑마력은 생존자들의 머릿속으로 파고들었다.
외부에서 가해진 흐름과 공명하는 무언가와 접촉해 정보를 파악했다.
···알 수 없다.
번천회 특유의 복합 술식.
복잡하게 얽힌 이것을 완벽히 파악해 해주 하기엔, 아직 한스의 연구가 부족했다.
하지만.
복합 술식의 일부.
그 곳곳에 섞인 ‘금제’와 ‘저주’.
한스에겐 굉장히 익숙한 것이었다.
최근에도 자주 애용하는 수단이기도 했으니.
‘여기부터 시작이다.’
「사악한 지혜」가 익숙함을 따라 추적하고, 「금단의 지식」이 분석해 나갔다.
그렇게 고구마 줄기 캐듯 술식의 구성을 파악해 나가다,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마지막 부분에 위치한 것은.
‘죽음’이었다.
그것은 익숙한 것을 넘어 한스의 본질과도 맞닿은 것.
그가 경험한 것이자, 극복한 것이고, 마침내 지배하게 된 것이었다.
‘지금!’
공명을 일으키는 수식에 개입했다.
정밀한 기계 부품에 함부로 이물질을 끼워 넣으면 고장 나 버리듯, 수식이 폭주해 당사자를 해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실패.
그래서 그는, 기계 부품의 톱니바퀴 일부를 빼버렸다.
억겁과도 같은 찰나의 순간이 지나고, 한없이 늘어졌던 주변의 소음이 서서히 원래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우우웅—
계속해서 공명하는 수식.
하지만 중요한 일부가 빠져버린 그것은 공회전만 반복할 뿐 원래의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크크큭··· 크하하핫! 나는 죽음을 지배하는 자. 그런 내 앞에서 죽음으로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으냐!]작업을 마친 한스가 그 자리에서 광소를 터트렸다.
물론 그 와중에도 흑마력을 움직여 정신을 잃지 않고 비틀거리는 잔당들을 기절시키는 것을 잊지 않았다.
놈들이 깨어있으면 또 무슨 짓을 할지 몰랐으니까.
[그리고 네놈은, 쉽게 죽지 못할 것이다.]곧바로 놈이 사라지기 직전에 묻힌 흑마력, 그리고 결계를 빠져나가며 남은 흔적을 추적했다.
금제를 해주 하는데 집중한 사이에 벌써 흔적들이 흐릿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과는 달리 상황이 더 좋아졌다.
금제를 면밀히 분석하며, 흐름을 만들어낸 놈의 마력 패턴을 파악했으니까.
단순히 싸우기만 했을 때는 알아챌 수 없었던 정보였다.
결계에 남은 자취로 방향을 예상하고, 미약해진 흑마력의 흔적으로 거리를 추정했다.
그렇게 잡은 범위 내에서 놈의 마력 패턴으로 위치를 특정했다.
놈이 어떻게 이곳을 벗어났는지는 알지 못한다.
결계에 마법의 흔적이 남지 않은 걸로 보면 고유스킬일 확률이 높겠지.
하지만 이제와선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었다.
[···찾았다.]직접 머릿속을 뒤져보면 될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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