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ontain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117
┗ 싫으면 안 가면 되는 거지.
┗ 니플헤임은 가면 냉기 디버프 걸리는 거 아닌가? 에바인듯.
┗ 각성자들 대부분이 화염 속성 무기 들고 있을걸? 상성 상 니플헤임이 낫지.
시작도 하기 전부터 파티 모집 글이 넘쳐났다.
“헤이! 마이프렌! 마침 잘 만났다. 지금 시간 괜찮아?”
브렉스턴이 내게 다가왔다.
“안 그래도 사만다에게 가려고 했어. 가자.”
썬더워커 길드 하우스에는 사만다가 인상을 찡그리며 앉아 있었다.
“조금 전까지 핵이니 뭐니 하고 있었는데 우습게 됐어요.”
“왜요?”
“그 구멍에 막이 생겨버렸거든요.”
사만다가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
“위성으로 찍은 사진이에요. 영상에는 없던 푸른 막이 생겼죠?”
“흠··· 테스트는 해 봤나요?”
“근처에 대기하던 네이비 씰이 고폭탄을 던졌어요. 그 막에 닿으니 곧바로 폭발한다는군요. 그냥 무인기라도 먼저 날려 보냈어야 했는데···.”
“통신이 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구멍 근처에서 폭발시키면 영향이 없다고 보장할 수도 없고, 혹여 구멍이 더 커질 수도 있고요.”
사만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서진우 각성자의 말을 듣고 보니 그럴듯하네요. 후우··· 그냥 깔끔하게 잊고 임무나 대비해야겠습니다. 한 시간 뒤에 대표 길드 회의가 있는데 참석하실 건가요?”
“그러시죠. 이번 임무는 한쪽으로 몰려가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나는 지역 선택에 인원 제한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짝!
사만다가 손뼉을 마주하며 밝게 웃었다.
“그런 방법이! 회의 안건을 그쪽으로 가져가는 게 좋겠네요. 다들 자기 할 말만 할까 걱정됐는데 좋은 의견입니다. 고맙습니다.”
“건물 배치가 좀 달라졌던데 회의는 어디서 하죠?”
“저희 길드 하우스에서 합니다.”
“있다가 뵙죠.”
* * *
컨테이너에 돌아오자 헤벡과 아이말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영주! 여전히 바쁘군!”
“안녕하십니까? 어디 가시게요?”
“여기 아이말이 자네를 찾기에 함께 올라왔는데 마침 만났군.”
“잘 지내셨습니까?”
“무슨 일 있어?”
아이말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 영주님과 다른 지구 분들에게 일종의 의뢰가 내려졌다고 들었습니다.”
“응? 그걸 어떻게 알았어?”
“노토스께서 알려주셨습니다.”
“노토스···?”
엘프 마을은 이주 준비가 한창이다.
드워프들이 모두 달려들어 알프헤임에 건물을 짓자 눈 깜짝 할 사이에 살만한 곳으로 변했다.
엘프들은 질세라 달라붙어 각종 정령을 소환해 숲을 불려 나갔다.
“식물과 나무들도 좋아하더라고요.”
“크흠. 벌써 엘프 숲 나무 20% 이상이 알프하임으로 이동했네.”
“그렇군요.”
아이말은 예전에 만났던 노토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러 티르 나 노그에 혼자 들어갔다.
그곳에서 만난 노토스가 나를 지목하며 해준 이야기.
“최근 우트가르드의 배신자들을 다수 처단해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거인들··· 꽤 잡아내긴 했지.”
“고맙다고 전해 달라하시더군요.”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
“신의 힘을 얻은 영주님 같은 분들에게 선택의 순간이 왔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알았지? 선택 해야 하는데··· 니플헤임과 무스펠헤임.”
“역시. 노토스님께서는 영주님이 반드시 무스펠헤임으로 가셔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무스펠헤임?”
니플헤임의 몬스터는 물리적으로 위협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죽은 자가 가는 곳이라··· 그냥 가게 되면 벗어날 수 없는 저주가 걸린다고 합니다.”
니플헤임은 산 자를 거부하는 세계다.
처음 세계를 창조할 때부터 정해진 법칙에 따라 산자가 그곳을 방문하면 반드시 저주에 걸린다.
“죽은 자가 산자를 잡아먹고 몸을 차지한다더군요.”
“아···.’
나는 S급 아이템 해주의 반지 덕에 모든 저주와 해로운 마법에 면역을 가지고 있다.
‘세계 자체의 법칙이면 그래도 걸리려나?’
나도 불안한데 다른 각성자들은 말할 것도 없다.
내가 가지고 있는 네크로맨서 스킬 혼란 저주.
같은 편을 공격하게 만드는 저주다.
‘이런 식으로 자멸하게 만들겠지.’
“무스펠헤임은 수르트가 왕인 거는 알겠는데··· 니플헤임은 누가 지배하지?”
“아! 그 말씀도 하셨습니다. 니플헤임은 안쪽에 헬헤임이라는 곳의 헬이라는 신이 지배하고 있다고 합니다.”
‘헬···? 이번 보스는 헬이 아닐 것 같은데.’
상태창 지역 정보에는 헬헤임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따라서 보스는 헬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니플헤임에도 뭔가 있다는 말인데···.’
아예 정보가 없고 같은 편끼리 공격할 리스크가 있는 니플헤임보다는 환경이 조금 가혹해도 물리적인 실체가 있는 무스펠헤임이 더 나은 선택이다.
“정보 고맙군. 판단에 큰 도움이 되겠어.”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나중에 한번 알프헤임이 들러주십시오. 변한 모습을 보시면 깜짝 놀라실 겁니다.”
아이말이 밝게 웃으며 포탈로 사라졌다.
“그럼 난 가 보겠네. 김철수가 한번 들러보라 하더군.”
“얼굴도 못 뵌 지 좀 됐네요. 시간 내서 찾아뵙겠습니다.”
헤벡이 컨테이너를 떠났다.
‘가기 전에 준비를 좀 해야겠어.’
– 레벨 : 55
– 등급 : 그랜드 마스터(임시)
– 포인트 : 34
– 선포영지 개발 항목 : [의류점 건설 : 1 포인트]
[농장···– 화전민 개발 항목 : [방어타워 업그레이드 : 3 포인트] [식료품 창고 업그레이드 : 3 포인트] [위생시설 업그레이드: 3 포인트] [연구시설 업그레이드 : 3 포인트] [방어타워 건설 : 1 포인트] [주거시설 정비 : 3 포인트]
– 신념의 보호자 개발 항목 : [영지선포 : 3 포인트] [구역개편 : 5 포인트] [포탈건설 : 5 포인트]
등급 부분을 터치하자 전체 등급표가 나타났다.
등급 : 신념의 보호자 -> 랜드 마스터 -> 지키는 자 -> 그랜드 마스터 -> 굽어보는 자 -> 세계 관리자
현재 신념의 보호자 등급이고 아이템빨로 +3이 되어 적용은 그랜드 마스터로 나타난다.
‘이제 세 단계만 더 올리면 이그드라실에 에너지를 분배할 수 있겠어.’
새로운 개발 항목도 나타났다.
‘영지 선포는··· 이미 알고 있는 거고.’
야킨둔에서 한번 해봤기에 익숙하다.
‘발포그 수도에 쓰면 괜찮을 것 같은데···.’
당장 급한 일은 아니니 우선 순위에서 배제했다.
– 구역개편 : 영지 내 구역을 정비합니다.
– 필요 포인트 : 5
단순 구역 개편치고는 포인트를 많이 먹는다.
‘이건 뭔데 이리 단순하지? 우선 패스.’
– 포탈건설 : 상호 이동이 가능한 포탈을 건설합니다.
– 개발이 완료되면 포탈 하나당 3포인트를 투자해 영구 이동 포탈을 만들 수 있습니다.
– 필요 포인트 : 5
아이템으로 이미 설치한 포탈이다.
‘이것도 우선은 패스군.’
당장은 포탈을 만들 곳도 없다.
– 연구가능 : [파이어 레인] [썬더] [아이스 스톰] [ ···.
‘광역마법!’
드디어 쓸만한 연구스킬이 등장했다.
– 파이어 레인 : 대상 주변 광범위한 지역에 불의 비를 내립니다.
– 적대적 대상에게만 효과
– 지속 시간 : 3분
– 최대 범위 : 300m
– 필요 포인트 : 6
광역마법 3개는 전부 똑같은 지속 시간과 범위를 가지고 있었다.
포인트가 6개나 들어가는 건 좀 쓰리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타워 사거리가 350m니까···.’
350m 떨어진 대상을 지정해 주변 300m에 광역마법을 뿌리는 방식.
나는 3개 광역 스킬을 모두 습득하고 포인트 12개를 투자해 타워를 새로 건설했다.
‘마법 당 네 개씩이면 대규모 전장에서 꽤 쓸만하겠지.’
마지막 남은 4포인트.
오랜만에 방어 타워를 업그레이드했다.
쿠르르르릉.
컨테이너 밖에서 진동이 들렸다.
– 방어 타워 : 52개+12개
– 공격분배 : 폭발 20개, 아이스 8개, 화염 6개, 뿌리 묶기 4개, 저격 8개, 지뢰 2개, 맹독 2개, 변이 2개, 파이어 레인 4개, 썬더 4개, 아이스 스톰 4개
– 특수속성 : 모두 적용됨
– 내구도 : 25600/25600
– 기본 거리 : 500m
‘좋았어!’
내구도 25600.
초반에 100이었던걸 기억하면 상상조차 할 수 없이 강해졌다.
‘전쟁 준비는 끝났어.’
나는 썬더워커 길드 하우스로 이동했다.
* * *
“무림맹이 왜 선두에 나섭니까? 알라의 축복이 장비는 제일 좋지 않으신가요?”
“우리는 1:1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무림맹의 각성자들 스킬은 대단위 전투에 최적화된 거 아닙니까?”
“무공에 대해 하나도 모르시는군. 우리야말로 1:1에 최적화 되어 있소이다!”
“로열 가드가 앞장서시죠.”
“흥. 보야쥐르 놈들이 뒤통수를 칠 텐데 뭐하러?”
“아군 공격이 안된다지 않습니까? 이번엔 걱정 마시길.”
“프랑스 놈들을 믿을 수가 있어야지.”
“왜, 지난번 의뢰 때문에 그렇습니까? 그쪽 능력이 없어 길드 자금을 탕진한 걸 어쩌겠습니까?”
“마리당 천 골드로 했는데 영국에는 소형 몬스터만 있었으니 시작부터 우리가 불리했다. 그냥 기부한 셈 치지.”
“소형? 그쪽은 오우거를 소형으로 칩니까?”
회의장은 여전히 시끄러웠다.
‘이 사람들은 화합할 수 없구나.’
“자. 모두 조용. 마지막으로 서진우 각성자께서 오셨습니다. 회의를 시작하죠.”
길드장들이 나를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크흠. 이번에 휴식 마을이 커지면서 건물 배치가 조금 달라졌던데··· 1구역에 새로 빈집이 들어섰더군요. 임차 신청을 했는데···.”
“1구역에 가까울수록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더군. 금리도 오르고··· 혹시 이자를 좀 내려줄 수는 없습니까?”
“외곽은 엄청 저렴하게 변했더군요. 감사한 일입니다. 3-8구역에 새 길드 하우스를 신청했는데···.”
역시 부동산이다.
길드장들이 내 눈치를 보며 본인들에게 집을 임대해 달라며 매달렸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시고, 앞서 말씀드린 대로 우리는 한 곳을 선택해 몰려가야 합니다. 의견 있으십니까?”
“제가 먼저 말씀드려도 될까요?”
“서진우 각성자님. 말씀하시죠.”
나는 여태껏 알아낸 정보 대부분을 풀며 무스펠헤임으로 가야 한다고 알렸다.
니산 길드장이 날 선 목소리로 내 말을 중간에 끊었다.
“나도 정보를 얻었지. 서진우는 지금 우리를 속이기 위해 거짓을 말하고 있소. 우리는 모두 니플헤임으로 가야 합니다.”
‘뜬금 없이 왜 태클이야··· 어?’
니산 길드장의 동공이 풀려있었다.
안젤라와 제이나가 그랬듯이.
나 혼자 니플헤임?
사만다가 미간을 찡그렸다.
“니산 길드장님.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우리 길드는 선택받은 자들로 구성되어 있소, 여러분들은 아마 모르시겠지만, 간혹 임무 제목이 황금색으로 된 것들이 나오기도 한다오.”
‘···!’
골드 미션의 정체를 알고 있다.
“그곳에서 얻은 정보요. 무스펠헤임에 가면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모두의 폐가 타 죽을 것이요. 상대적으로 니플헤임은 안전하고, 몬스터도 약하지.”
“니플헤임에는 무슨 몬스터가 있습니까?”
“악령 위주입니다. 마법과 각종 마법으로 코팅된 무기만 있으면 아주 쉽게 돌파할 수 있을 것이오.”
“니플헤임이라···. 그럼 서진우 각성자는 왜 무스펠헤임으로 가려는 것이오?”
내가 입을 떼려고 하자 니산 길드장이 말을 막았다.
“그야 뻔하지. 경쟁자를 줄이고, 보물을 독식하려는 거 아니겠소?”
“으음···.”
길드장들의 침음이 흘렀다.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호의에서 적의로 바뀌는 게 느껴졌다.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니산 길드장의 풀린 동공에 집중했다.
‘누구와 파장이 맞은 거지?’
안젤라, 제이나와 같다.
니산 길드장은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비릿하게 미소 지었다.
“이미 서진우 각성자도 황금색 임무를 경험했으면서 모르는 척하고 있지. 모두와 공유할 생각이 없는 거요.”
길드장들의 눈이 내게 향했다.
‘이, 뭐··· 병.’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말씀하신 대로 저는 이미 황금색 임무를 경험한 적 있습니다. 그런데 니산 길드장께서는 뭔가 착각하시는 것 같군요.”
“무슨···?”
“저는 썬더워커 길드와 검제 길드가 각각 받았던 황금색 임무를 함께 들어간 적 있습니다. 제가 뭘 숨겼다는 건지요?”
사만다와 검제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저희와 함께 들어간 적 있어요.”
“우리 검제에서 요청했던 일입니다.”
그제야 다른 길드장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진하게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하마구치의 몸을 빼앗은 지 얼마 안되어서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우리 인간 길드는 각자의 정보를 무조건 공유하지 않습니다. 서로 필요에 의해서 협업하는 관계죠.”
“···인간 길드?”
사만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 그게 무슨 소리요! 몸을 빼앗다니!”
모든 길드장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하마구치 켄지. 파장이 잘 맞았나 본데. 너, 누구냐?”
“무, 무, 무슨!”
“겁도 없이 길드장의 몸에 강림했군. 파장이 완전히 맞지는 않았나 보지? 힘도 그리 강해 보이지 않고.”
“대체 이게 무슨 일이죠?”
사만다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나와 니산 길드장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잘 보시면 하마구치의 눈이 풀려있는 게 보이실 겁니다. 우리가 싸웠던 아폴론과 아테나 같은 신 기억하십니까? 그런 신들이 저놈을 잡아먹고 정보를 얻기 위해 강림한 겁니다.”
“···뭐라고?”
“제약이 심한지 힘을 제대로 못 쓰나 보군요. 지금이 기회입니다.”
“이, 이익!”
니산 길드장이 품에서 대량의 스크롤을 꺼냈다.
누군가가 스크롤을 알아보고 외쳤다.
“익스플로우전 스크롤이다!”
“으아아악!”
“꺄악!”
“도망쳐!”
썬더워커 길드 하우스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다.
“크흐흐흐. 인간. 눈치가 빠르군. 그러나 나는 완벽하게 강림한 게 아니다. 이깟 껍데기야 얼마든지 다시 구할 수 있지. 모두 죽어라!”
나는 미스틸레인에 손을 올렸다.
위즈덤 아이가 발동했다.
몇 초 뒤 미래.
스크롤이 찢어지고 주요 길드장 대부분이 중상을 입는다.
‘자살 특공대군.’
24시간 내 지역을 선택하지 못하면 각성자는 죽는다.
제대로 방해만 해도 각성자 전력은 약화한다.
시스템의 경쟁 임무를 아는지는 몰라도 꽤 똑똑한 방식이다.
‘멍청하기도 하지만.’
안젤라와 이둔, 제이나와 헤라를 보면 둘은 감각을 공유하는 것처럼 보인다.
감각을 공유한다면, 고통도 똑같이 느끼겠지.
시야가 느려지고 니산 길드장의 머리 위에 게이지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퓨리.’
하마구치의 등 뒤로 이동했다.
팔꿈치 부근이 붉게 빛났다.
진하고, 커다란 약점.
‘배쉬.’
내 홀로그램이 하마구치의 팔을 잘라내 스크롤 사용을 멈췄다.
나는 타이밍을 맞춰 똑같이 휘둘렀다.
스걱.
툭.
‘완벽했어.’
하마구치의 팔이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아주 짧은 정적이 흐르고,
“으아아아아악! 끄아아아아아아아악!”
하마구치의 비명이 썬더워커 길드 하우스를 울렸다.
‘여전히 동공이 풀려있군.’
파장의 동기화.
고통까지 제대로 느끼는 것 같다.
수많은 세월을 신으로 군림하며 편하게 지내왔을 이놈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끔찍한 고통일 터.
나는 비명을 지르는 하마구치의 턱을 붙잡았다.
“말해라. 넌 누구고 목적이 뭐지?”
“끄으으으. 흐으으으.”
덜덜덜덜.
하마구치의 몸이 간헐적으로 떨렸다.
“나, 나, 나는 비난의 신 모무스. 네, 네놈 서진우··· 헤라님은 어디 있지?”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시, 신계에서 헤라님이 사라지셨다. 부, 분명 강림하셨는데. 이곳에서 진한 향기가 느, 느껴진다. 분명 네놈이 숨기고 있을···.”
“그래서, 여기 숨어들기 위해 하마구치의 몸을 빼앗았나?”
“이, 이놈은 생기가 거의 없어 누구와도 파장이 맞지 않았다. 오, 오히려 그렇기에 내가 선택···.”
“그럼 네놈은 완전히 강림한 게 아니니 본체는 신계에 있겠군.”
“그, 그렇다. 더러운 지구인간. 네, 네놈은 반드시 올림포스에 데려와 영원한 고통을··· 꺼어억···!”
하마구치의 입에서 거품이 흘러나왔다.
‘떠났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