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ontain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118
동공이 다시 돌아오며 그대로 기절한 하마구치.
‘헤라는 확실히 올림포스의 의견과 반대편에 서 있는 게 분명하군.’
확실하게 크로스 체크가 되었다.
제이나와 일종의 동화작업이 된 헤라는 이들의 침공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다.
길드장들이 눈을 부릅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어, 어떻게 순식간에···?”
“이형환위? 쾌검의 달인이라니···!’
무림맹 길드장이 말을 흐렸다.
“사만다. 이 아저씨 좀 치료해줄래요?.”
“네···? 네! 브렉스턴! 누가 브렉스턴좀 불러와!”
잠시 후, 브렉스턴이 떨어진 팔을 주워들고 니산 길드장을 데려갔다.
* * *
“다시 앉으시죠.”
길드장들이 말없이 자리에 앉았다.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아, 아니오. 오히려 스파이를 잡아냈으니 다행인 일입니다.”
“마, 맞습니다. 역시 서진우 각성자··· 우리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는데···!”
“건설 능력 말고 지닌바 무공의 성취도 훌륭합니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화경 수준의 움직임이었소.”
길드장들이 앞다투어 나를 찬양했다.
사만다가 다시 회의장으로 들어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응급처치는 끝났어요. 팔도 붙였고요.”
“팔이 붙어요?”
“예전처럼 잘 쓰지는 못하겠지만··· 붙어요.”
이미 몇 번의 대규모 전투를 거치며 사만다는 이런 치료의 달인이 되었다.
“팔이 떨어지면 붙여놓고 재생포션과 힐링포션을 들이부으면 그럭저럭 쓸만해 져요. 여기 치유 노래 타워까지 있으면 효과가 극대화되겠죠.”
“다행이네요.”
“니산 길드장이 배신자라니 믿을 수가 없네요.”
사만다의 한숨 섞인 말에 길드장들이 흥분했다.
“역시 그럴 줄 알았어!”
“왜구는 믿을 게 못 되오!”
“일반인들 대하는 태도만 봐도 알 수 있지.”
“이참에 니산 길드는 이 회의에서 제외합시다!”
“옳소!”
“동의합니다!”
모두 앞다투어 손을 들었다.
“진정하세요. 하마구치 길드장은 그저 당한 것뿐입니다.”
“당했다니요?”
“간혹 적들이 빙의하기 좋은 유형의 영혼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파장에 관해 설명하려니 마땅치가 않았다.
“빙의···? 몸을 빼앗는단 말인가? 대책은 없소?”
“당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빙의된 자는 아까처럼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면서 눈이 풀리는 증상이 있습니다.”
“그걸 어찌 알고 있습니까···? 이미 경험하신 적 있으신지?”
길드장들이 내 입만 바라보고 있다.
“네. 경험한 적 있습니다. 자세한 건 말씀드리기 어렵고··· 모든 게 확실해지면 상세하게 설명해 드리기로 약속하겠습니다.”
“흐음··· 좋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서진우 각성자는 믿을 만하지.”
“그래. 누구보다 당당하게 드러내 놓고 영지를 운영하지 않습니까? 믿고 기다려봅시다.”
“그러면··· 무스펠헤임으로 가는 게 확정인 겁니까?”
보야쥐르 길드장이 물었다.
“당연하지. 아까 그놈이 우리를 전부 니플헤임으로 보내려고 했던 거 모릅니까?”
“로열 가드는 정작 중요할 때는 꼬리를 말고 있더니 안전해지니 짖는군.”
“뭐야? 더러운 프랑스놈들이···!”
다시 시끄러워지기 전에 손을 들어 진정시켰다.
“이만하시죠. 내일 우리는 모두 무스펠헤임으로 갑니다. 잊지 말고 주변에 전해주세요.”
* * *
회의를 마치고 컨테이너에 돌아오자 클라우디아와 재영이가 있었다.
“넬다는?”
“씻으러. 있다가 저녁 먹기로 했어.”
“잘했다. 로안은 바쁜 거 같으니 좀 쉬다가 돌아가. 왕성으로 가거나··· 너희 가문으로 가려면 엘프들에게 부탁해서 초장거리 텔레포트를 하면 되겠지.”
“믿을 수가 없어··· 이게 다 현실이라고···?”
클라우디아는 넬다와 함께 영지 밖까지 나갔다.
수도권 몬스터는 의뢰로 인해 씨가 말라버려 비교적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
무너져내린 서울.
한강에 도착해 거대한 반파된 건물들을 본 클라우디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자동차라니··· 상상도 못 했어. 음악과 영상이 나오는 조그마한 기계도 있고···!”
“아, 핸드폰? 통신은 안 되지만 뭐··· 그냥 장난감이지.”
“그 핸드폰이라는 기계로 촬영을 하면 이미지 프로젝션을 쓰지 않아도 선명하게 내 모습을 그릴 수 있어!”
‘···?’
“넬다의 방에 화장품 봤어? 싸넬 이라는 향수는··· 정말 최고야! 너희 세계는 진짜 좋은 곳이구나.”
조금 다른 방향으로 충격받은 거 같은데.
머릿속이 복잡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단순해서 다행이다.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네.”
“아서스 이 나쁜 놈. 이런 걸 나는 안 알려주고 자기 혼자만···!”
“아서스는 고생 많이 했어. 너는 상상도 못할 만큼.”
“후우. 뭐 그야 그렇지. 근데 나도 조금 미안하긴 하네. 우리 말보런스의 몬스터가 너희 세상을 이렇게 만들어버려서···.”
“네가 한 것도 아닌데 뭐. 아무튼 편하게 쉬어. 당장 돌아갈 필요는 없나?”
“전쟁도 끝났다며? 나 없어도 일할 사람 많아. 정 급하면 누가 찾아오겠지. 넬다 통해서 아빠한테 내가 여기 있는 거 말해 뒀으니 괜찮아. 아, 시간이 벌써··· 난 간다!”
클라우디아의 손에는 쇼핑백이 주렁주렁 매달려있었다.
틈으로 슬쩍 보이는 건 각종 옷과 신발, 가방.
‘대단한 멘탈을 가진 여자군.’
박성남이랑 잘 어울릴 것 같은데.
클라우디아가 사라지고 재영이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형. 바빠요?”
“이제 괜찮아. 연금술은 좀 어때?”
“성분 변환까지 배웠어요. 조금 더 하면 이제 현실화가 가능하고요.”
“한국말로 해줄래?”
“곧 있으면 좁은 범위에 날씨를 조절할 수 있어요.”
“···중간 과정이 많이 생략된 거 같은데?”
연금술 연구소의 말콤은 은둔한 말보런스 최고의 연금술사다.
폭발사고로 죽었던 그는 이곳에서 다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제가··· 말콤의 손자랑 아주 닮았나 봐요.”
“아, 그래서 처음 만났을 때 그렇게 당황했나 보구나?”
“네. 덕분에 잘 배우고 있어요.”
말콤의 연금술은 단순히 포션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속성을 연구하고, 조정한다.
“예를 들면··· 땅의 속성을 변환해서 늪으로 만들 수도 있고요.”
비를 뿌리거나 구름을 없애는 것도 가능하다.
자외선을 집중시켜 해를 강하게 만들거나 극지방의 추위를 가져오는 것도 가능하다.
“허··· 신이네! 완전.”
“근데, 범위를 넓히려면 재료가 만만치 않게 들어가요. 공격용도 보다는 버프 용도가 그나마 괜찮고요.”
“아무튼 잘된 일이다.”
“자랑하려고 온 건 아니고요. 갑자기 형의 미래가 나타났어요.”
“오···! 뭔데?”
“형 이번에 임무 들어가실 거죠?”
“맞아. 너도 들어가야지. 우리 모두 무스펠헤임으로 간다.”
“아··· 그래서···.”
“왜?”
재영이가 단호한 표정으로 나를 응시했다.
“형. 무스펠헤임으로 가면 전부 죽어요. 근데, 그렇다고 니플헤임으로 가도 모두 죽어요.”
“···뭐?”
뭔 놈의 선택지가 모두 죽는 거야.
“형··· 제가 봤던 짤방··· 중에 우리가 승리하는 느낌의 미래가 있었어요.”
“오, 그래 역시. 다 너는 계획이 있구나! 뭔데?”
“모든 각성자를 무스펠헤임으로 보내고··· 형이 혼자 니플헤임에 가셔야 해요.”
니플헤임에 있는 뜻밖의 존재
“그게 무슨 소리야?”
무스펠헤임으로 가면 전부 죽는다는 말.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 혼자 니플헤임으로 가야 한다는 말.
모두 이해하기 어려웠다.
“예전에도 말씀드렸듯 저도 몰라요. 특성 상황에서의 미래가 짤방처럼 보이는 거니까요. 그런데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봤을 때는··· 우리가 살아남는 미래에서 형이 니플헤임에 혼자 계셨어요.”
‘나 혼자 니플헤임이라···.’
물론 어려울 건 없다.
타워도 더욱 강력해졌고, 숫자도 늘었다.
소환수들도 있고, 함께 검을 들고 오딘의 스킬을 사용하면 웬만한 몬스터는 혼자 처리할 수 있다.
“무스펠헤임에서 죽는 거 말인데··· 모두 어떻게 죽지?”
“거대한 화염정령같은 몬스터가 나타나요.”
불의 거인.
무스펠헤임의 왕.
수르트다.
대지를 가득 채운 수많은 각성자가 거인들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재영이의 미래에서 나는 수르트와 싸워 마지막 일격을 먹인다.
그리고 수르트는 세계를 무너트려 모두 다 함께 죽는다.
‘열 받아서 자폭한다 이건데···.’
“내가 없으면?”
“그 화염 정령이 도망치면서 이겨요.”
“아···.”
요약하자면 적당히 해야 하는데 도망갈 틈을 안 줘서 문제라는 거다.
“니플헤임에서는 내가 어떤 보스랑 싸우고 있지?”
“그쪽은 보스가 보이지 않았어요. 근데 근육질의 잘생긴 남성이 함께 있었어요.”
“흠··· 누군지 알 수가 없군. 알겠어. 좋은 정보 고맙다.”
“니플헤임으로 가실 거예요?”
“방법을 찾아볼게.”
“예. 형··· 제 말에 귀 기울여줘서 고마워요. 임무 직전에 이런 말씀 드려서 죄송했습니다.”
재영이가 꾸벅 허리를 굽히고 숙소를 떠났다.
‘양쪽을 다 커버해야 한다는 결론인가··· 가능할 것도 같은데?’
머릿속에 계획이 떠올랐다.
* * *
나는 포탈을 타고 니다벨리르로 향했다.
모림의 가문 소속 드워프가 나를 알아봤다.
몇 번 모림과 함께 소환되어 나와 전투를 수행했던 드워프다.
“오, 인간 영주 아닌가?”
“혹시 국왕님을 만나 뵐 수 있을까요?”
“다른 인간은 안 되지만, 자네는 언제나 가능하지! 따라오게!”
‘역시 안면은 터놓고 봐야 해.’
니다벨리르는 엄청나게 변해있었다.
강철의 냄새가 나던 차갑고 죽은 대지는 활기가 넘쳤다.
수많은 드워프와 간간이 보이는 엘프가 건설자재를 옮기는 모습도 보였다.
곳곳에는 빛을 내는 광물이 자리했고, 시설들도 어느새 다 수리되어 거대한 철강 산업단지를 연상케 했다.
광장 한복판에는 국왕 마그니가 직접 자재를 나르며 땀을 닦고 있었다.
옆에는 디르네스와 라이델이 종이에 그려진 건설 도면을 보며 고민에 빠져있었다.
“크하하하! 서진우 영주. 반갑네. 어떤가? 우리 니다벨리르가!”
“아주 멋지게 변했네요. 처음엔 그냥 버려진 땅인 줄 알았어요.”
“여기는 정말 귀한 광물이 끝없이 솟아 나오네. 우리 드워프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집이지!”
“이렇게 어두운데 지내시기는 괜찮은가요?”
“알프헤임에 가면 해는 얼마든지 볼 수 있네. 그리고 자네의 그 자판기 덕에 모두 아무런 불만이 없지.”
“반갑네. 영주.”
디르네스와 라이델.
깨끗하던 피부와 옷에 검댕이 묻어 있었다.
“바빠 보이시는군요.”
“나중에 알프헤임도 들러주게. 여기보다 더 엄청나게 변했지.”
“아니야. 우리 드워프 기준에는 아직 멀었어! 근데, 자네는 무슨 일인가?”
“아, 그게요.”
나는 그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이번에도 큰 전투가 벌어지겠군! 엘프가 사용할 화살촉이 대량으로 필요하겠어.”
“우리도 궁수들에게 정비하라고 일러두겠네.”
“고맙습니다. 아, 그리고 말보런스에 남은 드워프와 엘프는 얼마나 있을까요?”
계획은 간단하다.
차원 이동 포탈 조각 1-5.
총 5개의 이동식 포탈 중 엘프의 숲과 드워프의 땅에 각각 설치되어 있는 두 개를 회수한다.
박성남에게 한 개를 줘 무스펠헤임으로 보내고, 나는 니플헤임으로 들어간다.
차원 이동 포탈을 통해 양 지역을 오갈 수 있다.
“아예 회수할 건가?”
“아뇨. 이번 전투가 끝나면 다시 설치할 예정입니다.”
“그럼 바로 가져가게.”
“온 김에 우리 것도 가져가게.”
“이해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시간이 얼마 없으니 다른 이야기는 나중에 나누죠.”
나는 차원 이동 포탈 조각을 회수해 돌아와 모든 파티원을 소집했다.
* * *
“그러니까··· 무스펠의 보스가 빡치면 우리가 다 죽는다는 거지?”
“맞아. 적당히 두들겨서 도망치게 하는 게 핵심이야.”
“그럼 내가 들어가자마자 이걸 땅에 묻으면 되는 거고?”
“그렇지.”
박성남이 차원 이동 포탈 조각을 조심스럽게 받아 챙겼다.
“진우 씨. 그런데··· 차원 이동 조각이 작동 안 하면 어떻게 하죠?”
수진 씨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그때는 어쩔 수 없죠. 재영이가 본 미래대로 움직이는 거고요.”
“진우 너 혼자서 우리 각성자들 전부 합친 거보다 더 빨리 클리어하면 어떻게 하냐?”
“실시간으로 쪽지를 주고받으면서 다녀야지. 걱정하지 마.”
“근데, 커뮤니티가 난리 난 거 같던데? 어쩌면 너 혼자 니플헤임에 떨어지지는 않겠어.”
박성남이 머리를 긁적거렸다.
상태창 커뮤니티에 접속했다.
[일반]니플헤임 가야지. 무스펠 가는 흑우 없죠?
– 서진우가 이번에 무스펠로 가자고 난리 피면서 반대하는 니산 길드장님 팔 잘라버린 게 팩트다. 거기 가면 어차피 아이템도 서진우가 다 꿀꺽할걸. 니플헤임으로 가야지.
┗ 니산 길드장님? 왜구 OUT!
┗ 내용 자체는 맞는 말이네. 뭐라도 주워 먹으려면 니플헤임으로 가야지. 난이도도 니플헤임이 훨씬 낮다는데?
┗ 그럼 뭐 하러 무스펠로 감?
┗ 니플헤임 가면 귀신한테 몸 뺏긴다는 썰이 있어.
┗ 귀신? 경매장에 부적 사러가자. ㄱㄱ
┗ 경매장에 ㄹㅇ 부적 올라오는 거 실화냐? 이거 누가 파는 거냐 ㅋㅋㅋ.
┗ 근데, 어차피 서진우가 무스펠로 가면 니플간 애들 다 죽을걸? 주요 길드랑 서진우까지 끼어있으면 경쟁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데.
┗ 맞는 말임. 아이템이고 뭐고 경쟁 임무는 일단 살고 봐야지. 서진우랑 반대편에 서면 저승행 KTX.
┗ 그래놓고 지만 니플헤임 가는 거 아니겠죠?
┗ 악ㅋㅋㅋ 각성자들 다 죽으면 서진우만 나 혼자 상태창.
┗ 무슨 몬스터가 나올지도 모르는데··· 사람이 늘어날수록 난이도가 높아지는 방식일 수도 있고. 나는 니플로 간다.
┗ 나도 니플로 간다.
이들의 선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이거 내가 진짜 나쁜 놈 되겠는데.’
“다들 정비 좀 하고 있어.”
나는 썬더워커로 이동해 사만다에게 관련 이야기를 꺼냈다.
“곧바로 다시 무스펠에 오신다는 거죠?”
“네.”
“욕하는 놈들은 신경 쓰지 마세요. 서진우 각성자의 나머지 동료들은 전부 무스펠로 가시는 거 아닙니까?”
“맞습니다.”
“그럼 동료가 인질로 있는 셈이네요.”
잔인하지만 맞는 이야기다.
모든 동료가 반대편에 있는데 설사 일이 생겨도 함부로 행동하지는 못할 거라는 믿음.
“근데, 그냥 무스펠로 가서 뒤에 계시면 되지 않나요? 굳이···.”
“니플헤임쪽이 뭔가 찜찜해서요. 가서 확인 좀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재영이의 미래에서 나와 싸운다는 잘생긴 남성.
‘아마도 신이겠지.’
수르트는 대화가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니플헤임에 대화가 통할 인간 형태의 존재가 있다면 그쪽으로 가서 정보를 캐는 게 더 낫다.
“뭐, 워낙 서진우 각성자는 특이한 정보도 많고 희한한 일도 많이 하고 다니니까··· 알겠습니다. 제가 모두에게 공지할게요. 특수 임무를 수행한다고 둘러대면 되겠군요.”
“고맙습니다.”
* * *
[임무 시작까지 남은 시간 : 2:21:33]광장이 터져나갈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먹을 거 챙겼어?”
“배낭 안보이냐? 어제 근처 마트랑 백화점 갔더니 캠핑용품이랑 등산배낭 다 털어갔더라.”
“헐, 이게 다 자판기서 뽑은 거야?”
“빵이랑 먹을 거 위주로 챙겼어.”
“물이나 얼음은 안 챙기고?”
“진형이가 아이스 마법사잖아 그냥 얼음 몇 개 만들어서 녹여 먹지 뭐.”
이제는 다들 베테랑이다.
모두 생존을 위한 준비를 철저하게 마친 모습이다.
“대장간 돈 엄청나게 벌겠어.”
“김철수네 대장간은 좀 비싸고··· 저기 6-4구역에 가면 저렴해.”
“6-4? 거기 뭐가 있는데?”
“생산직 각성자들이 임대료가 싸니까 그쪽으로 몰렸더라. 여기 중앙보다 저렴한데 품질은 뭐··· 그래도 그냥 막 쓰기는 좋아.”
일종의 상각 거리가 만들어진 모양이다.
‘별게 다 생기네.’
잘된 일이다.
사람들이 이곳에 정착할수록 우리는 더 안전해질 테니까.
“니플로 갈 거야? 너 어제 니플로 간다고 커뮤니티에 엄청 도배하지 않았냐?”
“말만 그런 거지. 무스펠 갈 거야. 설마 누가 낚이겠냐?”
“와 인성···.”
굳이 광장에 모이지 않아도 경쟁 임무에 입장할 수 있는데 각성자들은 계속해서 모여들었다.
‘이제 5분 남았나.’
동료들이 곁으로 다가왔다.
“진우, 쪽지 보내고.”
“아저씨! 혹시 몰라서 배에 비상 기동까지 해놨어.”
시우가 밤새 배 위에 있는 것 같더니 그새 고유 능력을 추가 연구한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