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ontain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123
‘엘프, 드워프 소환.’
영지민과 동맹을 모두 소환했다.
번쩍!
“기다리고 있었네!”
모림과 라이델, 디르네스가 함께 등장했다.
뒤를 이어 빛과 함께 소환된 엘프와 드워프들.
어림잡아 수천 명은 되어 보이는 숫자였다.
“오늘은 아주 중요한 날 아닌가! 모두 전의를 불태우고 있네!”
나는 혼란을 피하고자 지휘 스크롤을 통해 성벽에 올라있는 언데드와 동맹을 소개하며 아군이니 공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높고 튼튼한 성벽과 시원한 바람.
막강한 타워의 등장에 각성자들이 환호했다.
“크으. 죽여준다! 서진우!”
“역시 영주가 있어야지!”
“타워! 사랑한다!”
“야! 저기 타워 옆에 낙서 보이냐? 저거 5-2구역에 있는 타워야! 우리 집 앞에 있는 거! 보기만 해도 든든해!”
각성자들이 한결 서늘해진 날씨에 모두 미소 지으며 전투 준비를 마쳤다.
나는 테세우스의 배를 소환했다.
“크크. 이거지!”
파티원들이 배에 올라탔다.
‘시설 소환.’
쿵. 쿵. 쿵.
남은 타워를 모두 배에 때려 박아 포문을 열었다.
자리 여유가 있어 저격 타워까지 포문에 설치했다.
그때, 상태창의 메시지가 울렸다.
눈치는 빠르네. 이제 곧 싸운다.
괜찮겠어?
<- 괜찮네. 서류에 사인만 하다 죽을 판이야!
모험을 좋아하는 아서스.
책상에서 서류처리를 하려니 좀이 쑤시는가 보다.
‘어차피 내가 검 들고 나가면 타워를 조종할 사람도 필요하니까···.’
마침 잘됐다.
번쩍!
빛과 함께 아서스가 깃털 펜을 들고 있는 채로 나타났다.
“으아아아! 드디어 해방이다!”
“아서스! 오랜만이야!”
“아서스가 뭐냐? 발포그의 국왕이시여. 신, 박성남 백작이 인사드리옵니다.”
“와. 대박. 이 상황에서도 처세술 발동 실화냐?”
아서스까지 오고 나자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
“이거지··· 이거야! 내가 원하는 모험! 동료들과의 우정!”
“타워를 맡아줘. 저놈들이 적이다.”
“으응? 제일 앞에 있는 불타는 거인은···?”
“수르트라고. 여기 무스펠헤임의 왕이다.”
“무스펠헤임의 왕···! 좋네! 아주 좋아!”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
나는 스크롤의 녹음 버튼을 눌렀다.
“성벽과 타워를 끼고 싸웁니다. 탱커들은 욕심부리지 말고, 안전 우선 부탁드립니다. 딜러진은···.”
레이드 브리핑이 끝없이 계속되었다.
각성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섰다.
쿵.
수르트가 멈췄다.
나는 브리핑의 마지막을 알렸다.
“공격!”
혼자 다 해먹는 대규모 전투
위이이이이이잉.
타워가 작동을 시작했다.
아서스는 배 위에서 능숙하게 타워를 조종했다.
저격 타워가 설치된 포문이 조절되나 싶더니,
꽈아아아아아앙—!
폭음과 함께 배가 살짝 뒤로 밀릴 정도의 충격이 전해졌다.
휙.
수르트가 고개를 살짝 비틀어 저격 타워의 공격을 피했다.
발사와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 자연스러운 회피.
‘대단하군.’
여태껏 누구도 저격 타워의 공격을 피한 적이 없었다.
“아니···? 며칠 왕궁에 있었다고 내가 이렇게 녹슬었나?”
아서스가 미간을 좁혔다.
“저놈이 잘 피한 거야. 뭔가 다르다.”
“내 문제가 아니라 이거지? 그럼 예측해서 쏴야겠군.”
“대단한걸? 예측 샷이라니···.”
확실히 아서스는 센스가 있다.
수르트가 손에 들고 있던 불타는 검으로 나를 가리켰다.
“저놈을 먼저 죽여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적 진영에서 마법과 무기가 한가득 날아왔다.
[비상 기동 실행]배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아아! 꽉 잡아!”
팅! 팅! 팅!
배의 크기가 있었기에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지만, 직선으로 날아오는 공격을 흘려 맞으며 회피할 수 있었다.
고유 능력 연구로 생겨난 쉴드가 큰 도움이 되었다.
쾅! 쾅!
콰직!
굴락과 스켈레톤 위저드가 마법을 사용해 날아오는 것들을 상쇄시켰다.
허공에서 충격파가 일어날 정도로 격렬한 마법 방어.
“진우야, 배가 있으니까 오히려 안 좋은데? 우리가 지휘관이라고 대놓고 알리는 거 같아.”
“공격을 분산시켜야지. 빡! 강석호 씨! 갑시다! 나머지는 여기 계세요!”
“잠깐만요, 진우 씨! 안젤라가 이상해요···!”
“안젤라가···? 빡! 먼저 가라! 굴락, 지원해!”
“오케이!”
박성남과 강석호가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굴락이 데스나이트를 이끌고 박성남의 뒤를 따랐다.
뒤를 돌아보자 안젤라의 동공이 풀려있었다.
‘그렇다면···?’
“이둔님?”
안젤라 아니, 이둔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용케 알아보았구나.”
“버프 있으시죠? 방어 마법이라고 부르는···!”
“알고 있다. 이 아이의 지식과 경험이 내게 전달되었더구나.”
“버프 좀 써 주시고, 수르트의 약점 좀 가르쳐주세요.”
공략은 고인물에게 물어보는 게 제일 빠른 법이다.
이둔이 슬쩍 미소 지었다.
“성격이 급해 본론만 이야기하는 것마저 닮았구나.”
“누구랑요?”
“아니다. 원하는 대로 해 주마. 그러나 수르트는 네가 알던 거인, 이미르의 자식이 아니다.”
“네?”
“그는 스스로 존재하는 자. 모든 것을 멸하기 위해 탄생한 신이자, 멸망이다.”
“그럼··· 못 이긴다는 말이에요?”
“여기서 왜 이런 모습으로 나타났는지 모르겠구나··· 말했듯 그는 멸망을 위한 존재. 약점이 있는지 모르겠구나. 오딘 정도나 알고 있을까?”
‘그럴 리가 없다.’
임무는 달성이 가능해야 한다.
애초에 각성자를 몰살시키고 싶었으면 불가능한 임무를 줄 필요조차 없다.
힘만 회수하면 끝이니까.
‘분명 무언가 방법이··· 아!’
“제가 이긴다는 표현은··· 수르트를 죽인다는 게 아닙니다. 그냥 도망만 칠 수 있다면 충분해요.”
“도망? 그가 도망을 친다고··· 흠··· 그저 가능성이 있다면 강력한 신의 권능이나 먹힐까?”
‘권능···!’
제대로 된 대미지 스킬인 토르의 심판.
묠니르는 이미 진짜 주인에게 가 있는 상황.
다그다의 조율은 즉사 스킬이지만, 천칭이 우측으로 기울면 아무 의미가 없다.
“이둔님, 그럼 방어만 좀 도와주세요!”
이둔이 고개를 끄덕이며 두 손을 모았다.
번쩍!
전장에 녹색 기운이 퍼져나갔다.
“어···!”
“이, 이게 뭐야···?”
성벽 안쪽으로 반투명한 홀로그램에 거대한 나무가 나타났다.
나무의 무성한 잎에서 금빛 가루가 떨어지더니 각성자들의 몸에 붙었다.
“어, 어! 폭발 꽃인가?”
“피해! 피하라고!”
“아냐! 기다려봐··· 상태창에 메시지가··· 버프다! 이거 버프야!”
공격력 및 방어력 대폭 증가.
치유력 강화.
대표적인 버프가 전장에 있던 10만 명이 넘는 각성자들에게 스며들었다.
‘와··· 신은 신인가 보네.’
녹색과 금색으로 빛나는 각성자들.
이내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 찼다.
“고맙습니다. 이둔님.”
이둔이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갑니다!”
* * *
키에에에에엑!
두두두두두.
땅으로 내려서자마자 몬스터 수백 마리가 내게 달려들었다.
‘라바 골렘.’
도마뱀을 닮은 놈이나 수르트처럼 아예 온몸이 불타오르는 인간 형태의 전사와 궁수도 있었다.
쾅! 쾅! 쾅!
퍼억!
박성남이 창을 찔러대며 전방을 뚫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데스나이트는 일렬로 넓게 퍼지며 언데드를 소환했다.
‘골렘 소환.’
키리리리리릭.
아이언 골렘이 전장에 소환되었다.
“저 골렘! 몸빵 장난 아냐! 저쪽으로 붙어!”
“데스나이트도 엄청난데? 몹이 나한테 붙을 틈을 안 줘!”
근접 공격을 하는 각성자까지 전투에 참여하며 전선을 형성했다.
꽝! 꽝!
각종 무기에 달린 이펙트가 현란하게 빛났다.
“버서크!”
각성자 하나는 양손에 도끼를 들고 몸이 붉은색으로 변해 눈앞에 적을 놀라운 속도로 도륙하며 이동했다.
멀리 불타오르는 궁수 하나가 활을 들어 버서크를 사용한 각성자를 노렸다.
“피해!”
누군가 버서크를 사용한 각성자에게 소리쳤다.
퍼퍼퍼퍼퍽!
털썩.
불타오르는 궁수의 몸이 고슴도치처럼 변하며 그대로 쓰러졌다.
‘엘프 궁수들!’
성벽 위에 일렬로 늘어선 천 단위의 엘프 궁수들이 바쁘게 손을 움직였다.
비가 오듯 쏟아져 내리는 화살들.
놀라운 궁술 솜씨로 각성자들 주변으로 달려드는 몬스터를 정확하게 꿰뚫었다.
“죽여준다! 엘프! 엘프!”
“난 겜할때 엘프만 하잖아!”
“나도 이제 엘프만 해야지!”
“무기에 버프도 걸어주고··· 완전 천사야!”
각성자들 무기에 걸려있는 화려한 이펙트.
엘프들이 버프를 걸어준 모양이었다.
펑! 펑! 펑!
배와 성벽에 있는 타워들이 계속해서 불을 뿜었다.
하늘에 구름이 생기며 중급 광역 마법이 전장에 뿌려졌다.
‘피해 증폭.’
나는 굴팍시를 소환해 최대한 넓은 범위에 저주를 걸었다.
꽈르르르르릉.
쏴아아아아.
번쩍!
콰직. 콰직.
끼에에에에에엑!
몬스터들이 삽시간에 죽어 나갔다.
“와··· 이거 누구 마법이냐?”
“그 마을 붙박이 리치가 쓴 거 아닌가?”
“아니야. 아까 타워가 하늘로 뭘 쏘던데···?”
“타워? 타워가 이런 광역 마법을 뿌린다고?”
“대박···! 서진우가 오니까 진짜 할 만하네.”
“저번에 싸우던 거랑은 완전히 달라. 우리가 압도한다!”
“다 죽여! 복수하자!”
“와아아아아!”
각성자들의 사기가 하늘을 찔렀다.
파이어 레인은 특성상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반대 속성인 아이스 스톰과 썬더가 역할을 톡톡히 했다.
피해 증폭까지 걸린 몬스터들.
아이스 스톰의 얼음 조각이 몬스터의 근육을 뚫으며 몰아쳤다.
콰르르르르.
캬아아아악!
라바 골렘이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도마뱀을 닮은 몬스터는 입에서 불을 뿜으며 괴로워했다.
팍! 팍! 팍! 팍! 팍!
경쾌한 소리와 함께 주변 몬스터들이 하얗게 얼어붙었다.
파직.
얼음이 깨지며 몬스터가 터졌다.
“헤이! 마이 프렌! 저 배는 대체 뭐야? 나중에 나도 꼭 태워줘!”
“브렉스턴! 사만다는?”
“저기.”
녹색 괴물로 변한 사만다 클라우드가 몬스터를 후려쳐 집어 던지고 있었다.
“저렇게 붙어도 괜찮은 거야?”
“사만다 몸에 붙어있는 장신구 옵션 들으면 기절할걸? 그리고 훌륭한 지원군도 있지.”
사만다의 뒤를 노리던 몬스터의 몸에 화살이 날아와 박혔다.
“엘프들이 확실하게 방어해 주니까. 완전히 신뢰하고 공격만 하는 거야.”
“대단한 여자군.”
“나에게도 지원군이 있지! 으하하하!”
“크하하하! 브렉스턴이라 했나? 전투의 기본을 아는 친구야!”
모림이 드워프들과 함께 나타났다.
‘뭔가··· 잘 어울리네.’
“자, 갑시다! 빨리 끝내고 치킨에 맥주를!”
“식성조차 우리와 딱 어울리는 친구야! 크하하!”
“앗! 박성남! 마이 프렌! 내가 간다! 으하하하!”
팍! 팍! 팍! 팍! 팍! 팍!
브렉스턴이 빙글 빙글 돌며 몬스터를 얼리고, 드워프가 깨는 작업을 계속하며 앞으로 전진했다.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피어오르며 전장에 활기가 넘쳤다.
박성남이 강석호와 함께 적진 깊숙이 들어가 있었다.
‘슬슬 나도 움직여 볼까···.’
* * *
나는 미스틸레인에 손을 가져갔다.
클레버 무브먼트가 작동하며 몸이 가벼워지는 게 느껴졌다.
두근. 두근.
주변 소음이 차단되며 심장 고동이 느껴질 정도로 차분해졌다.
디셉션이 발동하자, 주변 몬스터의 약점이 모두 표시되었다.
‘일반 몬스터는 약점이 많군. 크기도 크고.’
키에에에엑!
도마뱀 한 마리가 내게 다가오며 입을 벌렸다.
입 안쪽에서 화염이 생성되는 게 느릿하게 보였다.
위즈덤 아이가 발동했다.
도마뱀의 홀로그램이 생겨나며 반투명한 화염이 내 몸을 향해 쏟아졌다.
머리 위 공격 게이지가 줄어들기 직전.
나는 몸을 공중으로 띄워 도마뱀의 등으로 올라탔다.
콰콰콰콰콰.
조금 전 까지 내가 있던 곳에 화염이 쏟아졌다.
화염 방사가 끝나고 내가 보이지 않자 도마뱀이 머리를 갸웃했다.
키륵?
나는 검을 역수로 쥐어 도마뱀 목 부위의 약점을 찔렀다.
푹.
키에에에에엑!
도마뱀이 미친 듯이 발광했다.
비명이 울려 퍼지자 주변에 있던 불타오르는 전사들이 내게 다가왔다.
위즈덤 아이의 단기 예지.
모든 공격이 내 눈에 들어왔다.
‘이 정도면 게이지가 끝나는 걸 기다릴 필요도 없겠어.’
실시간으로 변하는 전장 상황.
‘퓨리.’
곧바로 가장 멀리 있는 전사를 응시했다.
스팟.
등 뒤로 이동해 약점인 옆구리를 훑었다.
크아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