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ontain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135
“저 발두르의 마력이 검과 한 몸으로 연결되어 있네. 즉, 발두르를 공격해도 검이 충격을 분산할 것 같아.”
‘생명력이 연결되어 있다 이거군.’
“좋은 정보다. 너 쓸모 있는데?”
“크크크. 계약자가 잘되어야 나도 잘되는 법이지.”
자본주의 드래곤 리드리그의 머리 위로 빛의 창이 떠올랐다.
“우, 운명의 창! 용언 마법의 최고봉 아닌가! 역시 드래곤이십니다!”
굴락이 손등을 싹싹 비비며 드래곤에게 연신 고개를 숙였다.
“나도 돕겠다. 빨리 끝내면 계약 이야기 계속할 수 있지?”
“귀에서 피 나겠다. 그만 좀 얘기해.”
공격 마법인 것 같으니 마음 놓고 싸워야지.
‘발사.’
꽈아아아앙—!
타워가 불을 뿜으며 발두르의 몸이 뒤로 날아갔다.
“공격.”
타워를 자동모드로 돌리고 발두르를 향해 달렸다.
위이이이이이잉.
쾅! 쾅! 쾅!
데스나이트와 타워가 검과 충돌했다.
평소 상대하던 거인과 달리 그저 검 크기의 적에 데스나이트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발두르가 벌떡 일어나 검을 들었다.
“이따위 공격은 내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 크크크. 네놈이 죽는다면 오딘의 계획도 틀어지겠지. 로키께서 내게 중책을 내리실 거다!”
“이제야 본색을 드러내는군. 정의의 신은 개뿔.”
나는 미스틸레인을 뽑았다.
발두르가 멈칫했다.
“그, 그 검은···!”
“아 맞다. 너 이거에 한 번 죽었지? 겨우살이라고 하나?”
“네, 네놈이 그 무기를 어떻게···!”
클레버 무브먼트와 디셉션이 발동했다.
‘와, 신은 신이네.’
당황한 와중에도 약점이 거의 없었다.
그저 허벅지 틈에 좁쌀만 한 붉은 기운이 전부.
검으로 시선을 옮기자 발두르와 똑같이 약점이 표시되었다.
“검의 약점은 손잡이 끝 쪽이다! 그곳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뭐, 뭣? 네놈···! 오딘의 검술을 익혔구나!”
발두르가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뒤로 물러났다.
“싸울 때 기세에 밀리면 끝이지. 잘 가라.”
‘퓨리.’
발두르의 등 뒤로 이동했다.
척추 부근에 있는 작은 약점.
배쉬를 사용하자 검을 비틀어 등을 찌르는 내 모습이 나왔다.
나는 정확한 타이밍에 똑같이 따라 했다.
푹.
“끄아아아아악!”
발두르가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공격을 벗어나며 비명을 질렀다.
푹. 푹. 푹.
위즈덤 아이가 발동했다.
내려꽂히는 발두르의 검들이 내 몸을 꿰뚫었다.
‘발두르가 당하는 사이 검이 뒤치기하는 방식이군.’
정의의 신이라기엔 매우 치졸한 방식.
나는 검 위에 떠 있는 게이지를 확인하며 퓨리를 사용해 발두르에게 이동했다.
캉! 캉! 캉!
빈 바닥에 떨어진 검들.
발두르가 마른침을 삼켰다.
“네놈···. 오딘을 만난 적 있나?”
“네 알바 아니지.”
휘두르는 내 검을 발두르가 막았다.
쾅! 쾅!
“크윽.”
털썩.
내 공격을 막은 발두르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래비티 엑셀레이션으로 중량이 강화된 내 공격.
발두르가 버티기엔 너무나 무거운 힘이었다.
[검술 경험치 : 95/100]신이라 그런지 경험치가 팍팍 차오른다.
“크아아악! 이놈! 이대로 끝나지 않는다!”
발두르가 검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의 모든 검이 하늘로 올라 빛으로 만든 고리를 뿌렸다.
– 해주의 반지 작동. 저항 성공!
콰직!
데스나이트와 아이언골렘, 심지어 리드리그까지 모두 고리에 몸이 묶였다.
칭칭 감긴 빛의 고리는 아군을 옭아맸다.
파삭! 파삭!
데스나이트 두 기가 터졌다.
“크으으으윽. 제, 젠장···!”
리드리그가 힘을 주며 벗어나려 했지만 허사였다.
내게 다가오던 고리는 해주의 반지 효과로 튕겨 나갔다.
“네놈··· 대체 신의 권능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 거냐?”
‘다그다의 조율은 안 먹히겠지.’
토르의 심판을 쓸까 하다가 마음을 바꿨다.
쾅! 쾅! 푹!
발두르가 세 번째 공격을 막지 못했다.
[검술 경험치 : 100/100]나는 곧바로 컨덴세이션을 사용했다.
후우우우웅.
한 줄기 바람과 함께 보라색과 검붉은색이 섞인 거대한 에너지 볼텍스가 나타났다.
콰콰콰콰콰콰콰콰.
파직. 파직.
변환소에 있던 검들이 순식간에 구체로 빨려 들어가 터졌다.
몇몇 검은 벗어나려 버둥거렸지만 컨덴세이션의 에너지 구체는 모든 것을 빨아들였다.
“이, 이럴 수가 이건 오딘만 쓸 수 있는···!”
그때, 상태창에 새로운 메시지가 올라왔다.
[오딘이 권능 임시 개방] [컨덴세이션 응축 효과 확인] [저지먼트 사용이 가능합니다.]신을 소멸할 수 있는 궁극기.
저지먼트 사용이 가능하다는 메시지였다.
“이, 이건 말도 안 돼! 로키! 네놈 말과 틀리지 않나!”
하늘을 향해 소리친 발두르가 곧장 힘을 쓰자 변환소 한쪽에 포탈이 생겼다.
발두르가 포탈을 향해 빠르게 이동했다.
‘도망치면··· 임무 실패잖아!’
마음이 급해졌다.
‘저지먼트.’
번쩍!
미스틸레인에서 황금색 광채가 쏟아져 나왔다.
여태까지 본 빛 중에 가장 따뜻한 빛.
신성한 느낌이 절로 느껴질 정도로 강력한 힘이었다.
에너지 볼텍스가 작게 압축되더니 미스틸레인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에 흡수되었다.
콰콰콰콰콰콰.
미스틸레인에서 나온 빛이 채찍처럼 날아가 발두르를 잡았다.
“이익. 이거 놓아라! 감히 나를···! 빛의 신에게 감히 빛을···!”
공포에 질린 얼굴로 횡설수설하는 발두르.
콰직.
“크아아악”
발두르의 가슴 한복판에 복잡한 문장이 그려졌다.
“아··· 이, 이건 아스가르드의··· 문장!”
발두르가 손을 휘저으며 뒷걸음질 치려 애썼다.
나는 천천히 발두르에게 다가갔다.
“사, 살려줘. 제발···! 나는··· 그저 모두를 위해 벌인 일이다! 네놈은 아직 멀쩡하게 살아있지 않나! 너도 함께 모두를 지배할 수 있다!”
“지배? 웃기고 있네. 죽은 사람에게 가서 그딴 소리 지껄여봐라. 우리 영지에서 많이들 부활하니까 가서 물어봐도 좋아.”
발두르의 가슴에 새겨진 아스가르드의 문장이 황금색으로 빛났다.
마치 여길 찌르라는 듯.
나는 아스가르드의 문장을 향해 검을 찔러 넣었다.
다음 세대의 주신(主神)
콰직.
“크으아아아아아아아!”
살신기 저지먼트.
발두르는 황금빛으로 감싸인 미스틸레인을 맞고 비명을 질렀다.
콰콰콰콰콰콰콰!
에너지 폭풍이 몰아치며 검을 맞은 발두르의 몸이 떨렸다.
“으으으. 나, 나는···! 오, 오딘···! 아버지!”
발두르가 허공을 바라보며 공포에 질린 얼굴로 오딘을 찾았다.
“안돼···!”
번쩍!
쿠르르르르릉.
황금빛 에너지가 발두르의 몸을 뚫고 변환소 벽에 구멍을 냈다.
문장이 있던 가슴부위가 뻥 뚫린 발두르가 가루처럼 분해되며 흩날려 사라지기 시작했다.
발두르의 표정이 점점 평온해졌다.
“오딘께서는 다 계획이 있으셨군.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자네 같은 대리인을 만들다니.”
“난 너희 신들의 전쟁에 아무 관심이 없다. 우리 지구만 멀쩡하게 돌려줘.”
“이미 너는 전쟁의 한복판에 들어왔고 돌이킬 수 없다. 오딘의 편에 서서 승리하거나 모두와 함께 소멸하거나.”
발두르의 몸이 거의 다 사라졌다.
그가 공허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오딘께서는··· 가장 지혜로운 자를 만난 뒤 이상해지셨다.”
‘멀린?’
“신들의 소멸이라니··· 그자는 분명 꿍꿍이가 있···.”
발두르가 완전히 사라졌다.
저지먼트도 발두르의 소멸과 함께 없어졌다.
다시 조용해진 변환소.
리드리그가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믿을··· 수가 없군. 지금 내가 본 게 현실인가? 신을 소멸시키는 인간이라니···?”
“위대하신 분이시여, 제 주인께서는 본래 이것보다 훨씬 강하십니다.”
“더 강하다고···?”
“예. 하늘에서 망치가 떨어지기도 하고. 저울을 내려 심판을 하기도 하지요. 또 주인의 동료들도···.”
굴락이 신나게 떠들며 내가 얼마나 강하고 다양한 능력이 있는지 자랑했다.
리드리그가 품에서 서류를 꺼내 무언가를 끼적였다.
“위대하신 분이시여, 뭘 하십니까?”
“흠··· 계약에서 내 몫을 10% 줄이고 있다. 흠흠.”
“오오. 역시 지혜의 상징! 현명하십니다. 목숨을 소중하게 여기시는군요!”
리드리그가 굴락을 째려보았다.
굴락이 재빨리 내게 날아왔다.
“주인. 나 먼저 돌아가도 될까?”
굴락은 태생적으로 드래곤과 상성이 맞지 않는 듯 빨리 돌아가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었다.
“어, 그래. 전투는 끝났으니까. 근데 뭐 좀 물어보자.”
“뭔데?”
“너 옛날에 나랑 계약하기 전에 가장 지혜로운 자의 하수인과 계약했었다고 했잖아?”
“음··· 그랬지.”
그의 라이프포스 베슬은 신전에 있었다.
다른 리치와 함께 대기하다가 야킨둔을 공격하는 게 그의 임무였다.
“그 지혜로운 자가 혹시 멀린인가? 만난 적 있어?”
“아니, 나는 하수인만 만났어. 거인이었지.”
“거인?”
“그래. 우리가 상대했던 조금 작은 거인들···.”
제이나를 구할 때 만났던 로키의 거인들이다.
‘흠··· 멀린이 로키와 함께한다고?’
뭔가 알 수 없이 꼬여있다.
이번 임무에서 현자를 찾아야 하니 뭔가를 더 알아낼 수 있겠지.
나는 굴락과 소환수를 돌려보내고 영지화를 해제했다.
구석에 숨어있던 니보를 찾아보니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갑자기 싸워서 많이 놀랐겠구나.”
“다, 당신은··· 신님인가요?”
“그냥 사람이다.”
“믿을 수가 없어요··· 대체 제가 지금 뭘 본 거죠?”
“오늘 일은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면 안된다?”
“예. 무, 물론이죠.”
니보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변환소에 덩그러니 서 있는 마력스톤을 바라보았다.
* * *
쾅! 쾅! 쾅!
“이봐요! 거기 누구 있습니까?”
변환소 문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 어쩌죠? 이번에 걸리면 진짜 감옥에 갈지도 모르는데···!”
니보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겁을 집어먹었다.
‘조사를 좀 해야 하는데···.’
아직 임무가 남았다.
‘할 수 없지. 영지화.’
나는 변환소 문 앞에 성벽을 설치했다.
쿵. 쿵. 쿵.
내부로 들어오는 입구가 두꺼운 내 성벽으로 가로막혔다.
“후우. 다행이다. 죽여주네요. 이제 다시 쥐구멍으로 도망가요.”
“잠깐. 여기 확인할 게 있어.”
나는 리드리그에게 손짓해 마력스톤에 다가갔다.
“마력 증폭기가 어디 있어?”
“증폭기? 증폭기는 보통 말단에 있는데. 관청에서 한번 봤잖아?”
미러 이미지 볼을 확인할 때 봤던 구조물.
마력 증폭기는 이곳 변환소가 아니라 땅 위에 설치하는 시설이다.
그런 증폭기는 리요네스 여기저기 수 천 개도 넘게 존재한다.
‘흠··· 다 조사하긴 어려운데···.’
“마력 증폭기요? 잠시만 기다려보세요.”
우리 대화를 듣던 니보가 쥐구멍으로 들어가 부스럭거렸다.
“어디 있더라···.”
잠시 후 쥐구멍에서 나온 니보가 철판 같은 걸 들고 왔다.
“이거 말씀하시는 거예요?”
“아니···? 네놈 이걸 어디서 구했나? 이건 초기형 마력 증폭 장치인데.”
리드리그가 철판을 들고 여기저기 훑었다.
“그게 마력 증폭 장치라고? 그냥 철판 같은데?”
“리요네스 건국 초기에는 이런 식의 휴대형 증폭기가 꽤 많았네. 지금은 필요가 없지만··· 이것도 그중 하나인가 보군.”
“뒷골목에서는 아직도 많이 써요.”
“그렇겠지. 비용을 내지 않고 흘러 다니는 마력을 훔쳐 쓰는 놈들이니까.”
리드리그가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마력은 무한하게 솟아나는데 왜 돈을 내야 해요? 가진 사람들이 더하네요.”
니보가 투덜거렸다.
“안정화, 정제, 전송, 활용, 회수. 모든 것에는 인력과 장비가 들어간다. 그게 다 공짜겠나?”
“그렇게 해달라고 한 사람 없어요. 자기들끼리 만들어두고 돈 내라는 건 너무 불합리해요.”
나는 리드리그 손에 있던 증폭 장치를 받아들었다.
“그냥 철판 같···.”
웅웅웅웅.
번쩍!
마력스톤에서 공명음이 나며 증폭 장치가 빛에 휩싸였다.
“리드리그. 이게 뭐야?”
“나도 처음 보는 현상인데?”
빛이 점점 밝아지더니 마력스톤 표면에 수많은 글자가 새겨졌다.
“아니··· 저건? 마법 수식이잖아! 어떤 놈이 마력스톤에 수식을 써둔 거야! 영주. 튀자!”
“기다려봐. 위험하지 않을 거야.”
‘임무 목표니까.’
터져 나오던 빛이 우리를 감싸자 부유감이 느껴졌다.
* * *
‘경계군.’
하늘은 검붉은색에 조각난 대지는 기울어 있었다.
털썩.
“으아아아. 여, 여긴 뭐야···!”
니보가 땅에 주저앉아 엎드려 엉금엉금 기었다.
리드리그도 신기한 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긴··· 리요네스의 초기 모습이군.”
“초기 모습이라고? 땅이 엄청 조각났는데?”
“긴 세월을 거치며 마력의 힘으로 대지를 봉합했지. 어떻게 여기로 오게 된 거지? 설마 시간을 거슬러 온 것은 아닐 텐데.”
“아마 가상으로 만들어진 공간일 거야.”
임무를 통해서 왔으니 아마도 인스턴스 공간일 가능성이 크다.
그때, 상태창 메시지가 업데이트되었다.
[임무 완료 : 쿨렌 도킨 처치] [포인트 10 지급] [임무 완료 : 마력증폭기 조사] [포인트 5 지급] [임무 완료 : 유적 발견] [포인트 5 지급]‘오, 제대로 왔군.’
추적 미션을 완료했다.
곧바로 새로운 메시지가 업데이트되었다.
[선택 임무가 발생했습니다.] [가장 지혜로운 자의 파편] [보상 : 10 포인트] [현자 라무르의 파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