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ontain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151
그리고, 자신들도 소총과 돌을 들고 전투에 참여했다.
“어휴. 예전에 몇 번 보기는 했는데··· 이렇게 무섭게 싸우는 줄 몰랐어. 각성자들이 왜 그렇게 날카롭나 했더니 다 이유가 있었네요!”
부녀회장이 몸서리를 치며 호들갑을 떨었다.
“이젠 죽어도 부활할 수 있어서··· 차차 나아질 겁니다.”
소위 서진우 팸으로 불리는 발할라에 소속되려면 깽판 칠 수도 없겠지.
“어유. 나는 우리 바깥양반만 보이더라고. 어찌나 마음을 졸였는지. 호호호.”
부녀회장의 남편.
기동대 팀장 이장호다.
에인헤랴르가 된 그는 도끼를 들고 신나게 전장을 누볐다.
“옛날 영화에서 나오던 그런 전사 같지 뭐야? 호호호. 요새 몸도 좋아지고 아주 만족스러워요.”
“팀장님은 아주 잘하고 계세요. 레벨도 엄청 높고요.”
“그래요? 너무 좋네. 호호호!”
나는 굴락을 시켜 플라이로 하늘에 떠올랐다.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오늘 우리는 이겼습니다! 모두가 함께 이뤄낸 결과입니다. 지닌 바 능력에 상관없이 각자가 제 역할을 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사람들이 뿌듯한 표정으로 미소 지었다.
“죽은 사람은 제가 다시 되살릴 것입니다! 우리 측 피해는 전혀 없습니다. 완전한 압승! 우리는 그것을 이루어냈습니다!”
“와아아아아아아!”
“돌아갑시다! 음식 창고를 개방합니다! 오늘은 모두 먹고 마시고! 승리를 즐길 시간입니다!”
“와아아아! 서진우! 서진우!”
“서진우! 서진우!”
멸망한 세상에서는 먹을게 최고지.
하물며 방금 끓여낸 따끈한 국밥과 갓 튀긴 치킨이라면야.
* * *
영지에 축제가 열렸다.
각성자들은 자판기에서, 일반인들은 식료품 창고 문턱이 닳을 정도로 음식을 꺼내 먹었다.
수진 씨가 고생해서 채워둔 식료품 창고.
거듭된 업그레이드로 내부에는 웬만한 음식이 다 있었다.
세상이 완전히 멸망하기 전에 채워둔 음식들.
호텔 뷔페를 능가하는 음식 종류에 모든 사람의 얼굴에 행복이 넘쳤다.
“이걸 그 여자 각성자가 다 가져다 둔 거라며?”
“맞아. 영주 부인가 봐?”
“활 들고 다니던 여자? 얼굴도 엄청 예쁘던데···.”
“근데 귀가 좀 뾰족해. 변신해서 그런가?”
“크으. 쉘터에서는 맨날 MRE만 먹다가 바삭한 치킨 먹으니 너무 좋다.”
“이 육개장 대체 어떻게 만든 거야. 나물이 있나?”
“저기 식료품 창고에 완제품을 넣어두면 그 상태가 유지된다나 봐. 펄펄 끓는 걸 넣어두면 꺼냈을 때도 끓고 있고.”
“죽여주네. 갓김치 실화냐?”
“그건 영지 아주머니들이 만들었나 봐.”
“전국 김치가 다 있네. 다 맛있어.”
쉘터에서 넘어온 사람들은 완전히 새로운 세상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곳에서는 음식을 가지고 싸울 일도, 죽음의 공포에 시달릴 필요도 없다.
“젠장, 이런 곳이 있는 줄 알았으면 진작 오는 건데.”
“나 한창 구리에서 대피할 때 각성자란 사람이 대피소 데려다준다고 했거든. 그때 칼같이 거절했었는데··· 그게 여기일 줄이야.”
“어차피 망한 세상. 컴퓨터고 뭐고 나도 밭이나 가꾸면서 살고 싶어.”
“먼저 온 사람들 부럽다. 오래 산 사람부터 집 주나 본데?”
“공짜로 준다고? 대박···!”
“영지 활동을 적극적으로 도우면 전투 인력으로 각성도 한다나 봐.”
“하아··· 여기가 천국이구나.”
“차라리 폭삭 망하고 장관이니 장이니 하는 사람들 싹 없으니까 좋다. 사람들끼리도 얼마든지 잘 할 수 있었어.”
“그 돼지 같은 놈. 튀었다지?”
“여기 와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다가 박살 났다는데.”
“속이 후련하네.”
갑자기 불어난 일반인들.
덕분에 드워프와 군인들이 바빠졌다.
드워프가 포탈을 통해 나무와 자재를 나르고 뚝딱뚝딱 집을 지었다.
군인들은 그런 드워프를 신기하게 바라보며 열심히 도왔다.
“영화에서나 보던 드워프가 진짜 있었다니···!”
“일하는 기계 같아. 진지 구축 부탁하면 순식간이겠는데?”
“이봐! 젊은 청년! 여기 와서 이것 좀 나르게!”
“예! 갑니다!”
“거기 자네 검 좀 쓰나? 이것 좀 반듯하게 자르게.”
“네!”
각성자들까지 달라붙었다.
영지 건설에 참여하면 에인헤랴르 각성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덕분에 식사 중이던 각성자들이 대거 1층으로 몰려들자 집 건설이 가속되었다.
마법사는 염동계열 마법으로 큰 자재를 나르고 근접 딜러들이 잘랐다.
원거리 딜러들은 날렵한 몸놀림으로 건축 작업을 지원했다.
“이럴 수가. 각성 능력이 노가다에 완전 최적화 되어 있었구나!”
“마음만 먹으면 며칠 안 걸려서 여의도 빌딩 숲도 다시 만들겠어!”
“이거··· 농담 아니고 진짜 세상을 복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모든 사람이 달려들어 복구 작업을 수행하자 수 백 채는 넘어 보이는 집이 눈 깜빡할 사이 건설되었다.
“수고 많으십니다. 혹시 각성하신 그 컨텐츠. 단풍 이야기 그거 아니에요?”
“어? 아세요?”
“와, 부럽다 저도 언젠가는 그 컨텐츠로 각성하고 싶네요.”
“하하, 꼭 되실 겁니다!”
올림푸스와의 방어전이 각성자들 간 유대감을 만들어 줬다면 집 건설은 일반인과 각성자를 이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 * *
1층 영지 한쪽에는 말보런스의 기사들이 말에 풀을 먹이고 있었다.
“전하께서 툭하면 어디를 가시나 했더니 이곳에서 싸우고 계셨군.”
“이제야 하는 말인데. 사실 왕자이던 시절부터 이곳을 알고 계셨다고 하네.”
“뭐? 그걸 어떻게 알았나?”
“내 고향이 야킨둔 아니겠어? 수비대를 통해서 들었는데···.”
수진 씨가 말보런스 기사들에게 다가가 사려 깊게 행동하며 이것저것 살폈다.
“아무래도 잘 모르는 곳에 오셨으니 소외감이 드실까 봐 음식을 따로 가져왔어요.”
“크으. 배불리 먹었습니다. 말보런스 음식들도 있는 게 특이하더군요!”
“영지민들이 만든 거에요.”
“고맙습니다!”
4층에 배를 정박한 아서스가 기사들에게 내려왔다.
“제이나는?”
“쉬게 두었네. 흠흠.”
‘진짜 말 하지 않으실 작정인가.’
왜인지 내가 안절부절못한 기분.
기사들 사이에 있던 로안이 밝은 표정으로 다가왔다.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전하. 서진우 영주는 우리의 동맹입니까?”
“동맹? 우리는 친구일세. 동맹 따위로 이어지는 그런 건조한 관계가 아니지!”
나는 그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로안의 얼굴이 상기되었다.
“이 정도 전력이면 대륙 정복도 꿈이 아닙니다. 아니, 최소한 대륙 절반은 발포그의 문장을 박아넣을 수···.”
“그건 안되네.”
대륙 정복 전쟁.
아서스가 칼같이 거절하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어째서 이런 엄청난 힘을 그냥 두십니까?”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군. 여기 있는 사람들은 인간들의 전쟁이 아닌, 신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영웅들이야.”
한마디로 바쁜 사람들이니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로안. 나는 영토에는 관심 없네. 박성남의 숙소에 가면 컴퓨터라는 물건이 있네. 판타지 문명 IV라는 게임을 해보게나. 무언가 얻는 것이 있을걸세.”
‘으응?’
숙소에서 남는 시간에 아서스와 박성남이 컴퓨터 하나를 가지고 함께 게임을 한 모양이다.
‘초등학생도 아니고. 컴퓨터 하나로 같이 게임을 하다니···.’
아무튼 그 게임을 하며 아서스는 자기 생각이 옳다는 걸 깨달았다.
“문화승리. 우리는 강력한 국력과 문화력으로 얼마든지 대륙을 발포그로 만들 수 있네.”
“저, 전하···!”
자신만만한 아서스의 표정.
로안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문화승리가 좋긴 하지.’
그것도 테크를 올릴 동안 강력한 군사력이 받쳐줘야 가능한 일이다.
발포그에 골드 드래곤이 수호룡으로 있는 판에 군사력은 늘릴 이유가 없다.
‘테크에 몰빵하려나 보군.’
그럼 좀 도와줘야지.
“아서스. 클라니아스에 자판기 좀 설치해 줄까?”
판타지 문명 IV 퀘스트
x147화
“뭐, 뭣?”
“야킨둔 영지 기억나지?”
여태까지는 맨땅에서 시작했던 영지 개발.
신념의 보호자 개발 항목에 영지 선포와 포탈건설이 있다.
‘수도에 영지를 선포하면··· 시설을 추가 하는 수준으로 운영할 수 있을 거야.’
중세 건축과 영지 선포의 이능, 그리고 현대 과학기술의 만남.
리요네스보다 더 훌륭한 국가를 만들 수 있다.
포탈을 건설하면 말보런스와 지구는 연결되는 셈.
일반인과 각성자가 왕래도 할 수 있다.
그러려면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말보런스의 존재를 알려야 하는 거지.’
지금까지도 각성자는 영지에 출몰한 드래곤과 리치, 드워프와 엘프 같은 이 세계 종족이 임무에서 내가 얻은 어떤 능력 때문에 소환된 것으로 생각한다.
‘임무로 왔다 갔다 하다 보니 NPC 정도로 생각하는 거지.’
슬슬 말보런스에 대해 알려줘야겠다.
앞으로 어디서 어떤 식으로 전투가 벌어질지 모른다.
‘모든 신을 잡아 죽이려면 말보런스와 협력해야 해.’
나는 사만다가 준 지휘의 스크롤을 들고 외쳤다.
“공지해 드릴 내용이 있습니다. 영지에 안 계신 친구, 파티, 길드원들께 말씀하셔서 30분 뒤, 1층 광장으로 모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영지 부녀회를 찾아 일반인들도 모두 모이게 했다.
“굴락. 나와봐.”
“무슨 일인가? 한창 바쁜데.”
굴락이 어디서 구했는지 안전모를 쓴 채 통나무 하나를 어깨에 지고 있었다.
“그걸 왜 어깨에 들어? 대마법사라며?”
“이렇게 들어줘야 일하는 맛이 나지. 뭘 모르는군.”
“다른 게 아니라 소리 증폭 마법 같은 거 있나?”
영지에는 일반인까지 포함해 수 만 명이 살고 있다.
각성자들은 지휘의 스크롤을 통해 말을 전달할 수 있지만, 일반인들이 문제다.
“소리 증폭? 흐음··· 가능할 것도 같긴 한데···.”
“이 몸께선 가능하다.”
하늘에서 천둥 같은 소리가 울렸다.
* * *
“우와아! 드래곤이다!”
“골드 드래곤! 드래곤!”
“수서 마스코트!”
“···마스코트는 난데. 배은망덕한 놈들.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이 도와줬는데···!”
쿵.
리드리그가 땅으로 내려앉았다.
“아, 몸 좀 줄여. 뭐 하는 짓이야?”
“흠. 흠. 너희 인간들이 유독 나를 좋아하는군.”
공포와 재난으로 통하는 드래곤.
하지만 지구 인간들에게는 각종 미디어와 컨텐츠의 영향으로 매우 친숙한 모습이다.
덕분에 사람들은 스스럼없이 리드리그에게 다가갔다.
“이미 그 휴대폰으로 수많은 사진을 남겼지. 후후. 이곳 지구 인간들은 이 몸을 확실하게 숭배하는군.”
“그냥 신기해서 그렇겠지. 아무튼 말해봐 뭔데?”
“미러 이미지 볼을 기반으로 시제품을 만들었다.”
드래곤 주변에 수많은 라이트 구체가 떠올랐다.
하얀 빚덩이가 영지 이곳저곳으로 퍼졌다.
툭.
발밑에 떨어진 작은 막대.
“마이크라는 게 있더군. 비슷하게 만들려다가 귀찮아서 관두었다. 그곳에 말하면 이미지 볼이 음성을 증폭해 내보낼 것이다.”
“허··· 시골 이장님 생각나네. 생각보다 머리 회전이 좋은데?”
“구체 하나당 10만 골드를 받겠다.”
‘무선 스피커 하나에 10억이라니···.’
그래도 나름 합리적인 금액이다.
‘이걸 영지에 다 깔아두고···.’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는 사이, 리드리그가 안절부절못하며 말을 이었다.
“너, 너무 비싼가? 그게 그래 보여도 무려 3가지 마법의 콤비네이션으로 완성된 궁극의 미러 이미지 볼이다!”
“미러 사운드 볼이라고 해야지. 이미지가 아니잖아.”
“그, 그렇군. 이름을 붙여 주었으니 개당 9만 골드에 해주겠다.”
“응? 그래. 고맙다. 근데 음식은 납품받고··· 식자재는 안 할 거야?”
움찔.
리드리그가 몸을 떨었다.
“식자재도··· 납품이 가능한가?”
“당연하지. 음식을 먹다 보면 직접 만들어보고 싶지 않겠어? 우리 쪽에서는 밀키트라고 하는데 그렇게 팔면 누구나 직접 집에서 똑같은 맛의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가 있다고!”
리드리그가 흥미를 보였다.
“호오··· 그런 게 가능하단 말인가···? 그럼 미러 사운드 볼과 밀키트 하나를 1:1로 교환···.”
“에이. 그건 아니지. 밀키트는 20만은 받아야 해.”
“뭐, 뭣? 그럼 대체 나는 얼마에 팔라는 말인가? 우리 쪽 인간들은 5골드 이상 음식을 사 먹는걸 본 적이 없단 말일세!”
“고급화 전략으로 가야지. 한 달에 한 번쯤 큰마음 먹고 먹는 음식으로 만들어 팔아. 대신 돈으로 안 받고 구체 2개당 밀키트 한 개를 줄게. 넌 마법으로 만드는 거니까 만들수록 이득 아니야?”
“아니···! 그게 정말인가? 그대는 참으로 훌륭한 영주로군. 나, ‘영원한 지혜’의 골드 드래곤 리드리그는 자네를 축복하겠네.”
리드리그의 가슴부위에서 황금빛이 흘러나와 내게 스며들었다.
[방어력이 강화되었습니다.(영구)] [체력이 강화되었습니다.(영구)] [재생(패시브) 를 획득하였습니다.]– 재생(패시브) : 죽음의 위기가 닥칠 때 드래곤의 축복을 소모해 소생합니다. 단 한 번만 작동합니다.
‘얼씨구.’
리드리그가 내게 영구버프를 잔뜩 걸었다.
“이 축복은 나, 리드리그가 소멸할 때까지 이어질 것이다.”
‘애는 착해.’
거래는 본인이 만족하면 그만이니까.
주변에서 거래내용을 듣던 모든 이들이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
눈치가 빠른 사람들이다.
“아무튼 거래 고맙다.”
“필요한 게 있다면 언제든지 이야기하도록.”
“반드시 그럴게.”
“나는 미러 사운드 볼을 제대로 배치하러 가겠다.”
리드리그가 커다란 날개를 펄럭거리며 사라졌다.
‘슬슬 준비 해 볼까.’
* * *
“와아, 여기 영지에 이렇게 사람이 많았어?”
“끝이 안 보이네. 월드컵 길거리 응원 보는 거 같다.”
“이렇게 보니까 사람 사는 것 같네.”
영지 1층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각성자들은 저마다 편한 방법으로 1층 주변에 몰려들었다.
마법사들은 하늘을 날았고, 어떤 이들은 2층에 걸터앉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4층 방향을 보며 몰려든 일반인들.
나는 테세우스의 배 위에 올라 천천히 1층으로 이동했다.
“와아아아! 서진우! 서진우!”
“멋있다!”
하늘을 나는 배.
사람들은 열광했다.
나는 한 손에 스크롤을 들고, 다른 한 손에 마이크를 쥐었다.
“아, 아. 잘 들립니까?”
내 목소리가 서울 동남부권에 멀리 퍼져나갔다.
“와아아아아! 대박! 마이크가 있네!”
“잘 들려요!”
마법으로 구현한 현대 문물.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반갑습니다. 영주 서진우입니다. 오늘 고생 많으셨습니다.”
가볍게 인사로 시작했다.
“전투 직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오늘은 일반인과 각성자, 드워프와 엘프, 그리고 기사단이 하나가 되어 적과 싸운 의미 있는 날입니다.”
일부러 말보런스의 존재들을 언급했다.
“각성자 여러분께서는 앞으로도 계속 임무를 수행하실 테고, 일반인들 역시 여러 방면에서 영지에 도움을 주실 겁니다. 물론 각성도 포함되고요.”
“서진우 동상 멋있어요!”
“와하하!”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하하, 네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싸움의 양상이 조금 달라지고, 더 큰 전투가 발생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 모든 걸 이겨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두 세계의 존재가 함께 힘을 합쳐야 합니다.”
“두 세계···?”
“그게 무슨 소리야?”
“저기 날고 있는 드래곤 말하는 건가?”
“그냥 NPC 아니었어? 서진우도 게임하다 각성했다며···?”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나는 심호흡을 했다.
“엘프, 드워프, 드래곤. 그리고 오늘 함께 싸운 기사단과 기마병까지. 이들은 NPC가 아닙니다. 모두 우리와 같은 살아있는 존재입니다!”
운집한 수 만 명 사이로 침묵이 흘렀다.
“그게 무슨 소리야···? NPC가 아니라고?”
“임무 뺑뺑이 돌 때 계속 같은 말만 하던데 살아있다는 게 무슨 말이지?”
“상태창을 통해 방문했던 이 세계. 말보런스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긴 시간을 들여 각성자와 일반인이 알아도 괜찮은 내용들을 추려 가감 없이 이야기했다.
말보런스 대륙은 실존하고 임무를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갈 수도 있다.
신화에 존재하던 신들이 말보런스로 떠나 살다가 지구를 공격하고 있다.
상태창 시스템은 그걸 방어하기 위해 탄생했다.
우리는 말보런스와 힘을 합쳐 신을 죽여야 한다.
대략적인 이야기가 끝나자 광장이 술렁거렸다.
“아니··· 그럼 진짜 이세계였어?”
“게임 베이스로 만들어진 가상세계인 줄 알았는데···.”
“그래서 이상한 신들이 짬뽕 되어 있는 거구나.”
“집 나갔으면 잘 살 것이지 왜 다시 쳐들어와? 돌았나?”
“에너지 뽑아먹으러 왔다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