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ontain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174
* * *
“시간 축이 다르더군요.”
그는 오랜 세월을 갇혀 살았다.
지금처럼 정신만 이동한 긴눙가가프의 대지 조각 위였다.
그에게 주어진 건 초기 모습의 상태창 하나가 전부였다.
“저승사자라고 생각해 본 적도 있어요. 게임만 하다 죽어서 결국 게임 만드는 지옥에 떨어졌다고 했었죠.”
김정훈이 피식 웃었다.
시간이 지나며 죽은 게 아닌 것을 알게 되었다.
시스템을 운영하는 방법과 능력을 만드는 방법, 세상의 비밀과 신들의 존재에 대해 알아갔다.
그는 긴 시간을 들여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는 지구에서 실종, 죽음을 맞았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갑갑하거나 그렇지는 않았어요. 어차피 병실에 갇혀있나 모르는 곳에 갇혀있나 장소만 다를 뿐이니까요.”
멀린의 요구에 따라 영웅을 만들고 한 명에게 집중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형이 떠올랐거든요.”
오랜 시간 고민 끝에 만든 시스템이었다.
세상이 멸망하고, 모든 사람이 찬양하는 대체할 신을 만들겠다는 계획.
김정훈은 나를 중심으로 모든 것을 설계했다.
“멀린은 사실 꼭 형님이 아니라도 상관없었어요. 누구든 대체할 수만 있으면 되었거든요. 물론 나중에는 바뀌었지만.”
대놓고 나에게 몰아준 시스템이었다.
“판타지 문명 IV를 오래 해서 그런가 멸망한 세상에서 영웅을 만드는 데는 영주만 한 게 없더라고요.”
일반 몬스터는 김정훈이 얼마든지 배치할 수 있었다.
적당한 퀘스트, 임무를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네임드나 보스였어요.”
그 문제는 멀린이 해결했다.
그의 분신이자 파편인 라무르가 말보런스에서 네임드를 하나씩 잡아 왔다.
“처음엔 일반 임무처럼 만들려고 했어요.”
그런데 네임드는 그게 불가능했다.
오랜 고민 끝에 김정훈은 임무를 다양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실제 말보런스에 가게 한 것.
“어차피 유저들은 던전이 1 서버에 있는지 2 서버에 있는지 상관없잖아요? 그냥 그런가 보다 할 뿐이죠.”
문제는 네임드가 죽으면 실제로 죽는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네임드를 죽인 각성자는 사가를 쌓게 된다.
“형한테 몰아주기 위해 열심히 고민했어요. 실시간으로 항상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고맙군. 그런데 경쟁 임무는···.”
수많은 사람이 죽은 경쟁 임무.
페널티로 인해 지구가 멸망했다.
“그건 제 뜻이 아니었어요. 라무르가 강력하게 원했죠.”
초반에 타워를 배우고 오크와 오우거를 잡고 있을 때쯤이었다.
라무르, 멀린은 빠른 결과를 원했다.
“죽음에 이르는 억울함. 그 간절함이 쌓아내는 이야기의 힘은··· 상상도 못 하게 강력하죠.”
경쟁 임무는 구조적으로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모인 각성자 중 누군가는 반드시 우승하게 되어있는 구조.
“파장이라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그는 자신이 멀린과 파장이 맞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와 파장이 맞는 신도 알게 되었다.
“오딘이라니. 상상도 못 했죠. 덕분에 그때부터 바빠졌어요. 준비할 게 많았거든요.”
내게 준비된 컨텐츠의 내용이 조금씩 바뀌었다.
후반부에 얻을 기능과 스킬은 오딘의 발할라와 아스가르드를 참고해 유사하게 변경했다.
‘그래서 갈수록 원래 컨텐츠와는 멀어졌군.’
이야기를 듣다 보니 뭔가 머리를 스쳤다.
“멀린은 내가 오딘과 파장이 맞는다는 걸 알고 있었군.”
“맞아요. 어느 순간 제게 털어놓더라고요. 형님이 이렇게 영지를 키우면 오딘이 흥미를 느낄 거고, 계획을 변경할 거라는 것도 예측했죠.”
올림푸스의 멸망과 모든 신들의 죽음.
오딘은 처음부터 사라질 생각이 없었다.
멀린은 처음부터 그걸 예상하고 있었고.
멀린의 생각대로 내 영지가 오딘의 흥미를 자극했다.
땅을 만들고 사람들을 관리하는 각성자.
오딘은 나를 노리고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덕분에 오딘이 더 의욕적으로 나섰어요.”
오딘이 자신의 계획을 실행하려면 모든 신이 소멸해야 한다.
결국 상황은 멀린이 원하는 대로 흘렀다.
‘그랬군.’
그런데 대화를 하다 보니 뭔가 이상했다.
“네가 사용하는 게 티르의 시스템이 맞나?”
“맞아요. 정말 굉장하죠? 영웅을 만드는 시스템은 서버처럼 생겼을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그저 거대한 에너지 덩어리라 했다.
“처음엔 어려웠는데··· 뭐 아무리 인터페이스가 구려도 결국엔 적응하게 되더라고요. 남는 건 시간밖에 없었으니까. 나중엔 그 인터페이스마저도 바꿔버렸죠.”
“기록의 서는?”
“기록의 서에 접근하는 서버. 그건 제가 먼저 찾았어요.”
“뭐?”
“멀린은 너무 고지식해서요. 쓸데없는 곳만 찾더라고요. 저는 형님께 배운 온갖 게임 팁을 총동원했죠.”
김정훈에게는 퀘스트를 깨는 것과 같았다.
단서를 모으고 추측을 통해 기록의 서를 찾았다.
“마탑이라니, 너무 뻔하잖아요? 그런데, 저도 멀린도 거기에 들어갈 수가 없더라고요. 코드까지 알고 있는데 의외였죠.”
멀린은 실험을 계획했다.
코렌틴의 사절단이 마탑에 도착하자 그들이 기록의 서에 가도록 유도했다.
“코렌틴은 이름 없는 신을 믿고 있으니까요. 그게 티르라고 확신했어요. 당연히 입장 가능할 줄 알았죠.”
결과는 대참사로 이어졌다.
멀린은 기록의 서에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철저하게 감시했다.
“그래서 형님께 코드를 전달하기가 힘들었어요. 엄청나게 반대했거든요.”
오딘을 유혹할 미끼이자 그에게 바쳐질 제물.
내가 상하면 안 된다.
멀린의 감시는 강해졌지만, 그는 틈을 뚫고 내게 메시지를 보냈다.
“내가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나?”
“아뇨. 하지만 마탑에서 실패했다고 그냥 둘 수는 없잖아요? 그때는 형님도 꽤 강했으니까요. 웬만한 폭발로는 쉽게 죽지 않을 테고.”
김정훈이 씩 웃었다.
이상한 위화감.
‘···내가 생각하던 이미지랑은 좀 다른데.’
온라인 게임에서 친해진 사람과 현실 모임을 가진 느낌.
캐릭터와 텍스트로 우정을 나누며 생각했던 이미지와 현실은 달랐다.
“하지만··· 빙고! 기록의 서는 형님을 받아들였어요. 근데 거긴 안보이더라고요. 대체 뭐가 있었나요?”
‘안 보인다?’
역시 상태창을 감시용으로 쓸 수도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그는 기록의 서 내부를 전혀 모른다.
“내부는 그냥 공간이었어. 벽도 있었고. 깨질듯한 두통이 오며 목소리가 들렸지. 다른 걸 더 찾아야 한다고.”
“흐음. 뭔가 조각 같은 걸 찾아 완성하면 되는 건가? 단순하네요.”
“그럼 네 목표는 뭐야? 모든 게 끝나고 나면.”
내 질문에 김정훈이 묘한 웃음을 지었다.
“상태창. 각성자는 이것에 완전히 의존하고 있어요. 경쟁 임무에서 확실히 알았죠. 인간은 너무나 세뇌하기 쉬운 존재에요.”
포인트 몇을 위해 각성자는 서로를 죽였다.
시간이 흘러 이제 살아남은 지구 인간은 상태창을 통해 모든 걸 해결한다.
“형님. 아무것도 끝나지 않아요. 여태까지는 게임을 플레이만 했는데, 마음대로 만들고 조종하면서 사는 게 이렇게 재밌을 줄은 몰랐거든요. 저는 영원히 게임을 하면서 살 겁니다. 운영자로.”
“···뭐?”
“그리고, 형님은 저와 함께 멀티플레이를 하는 고인물. 일종의 GM이죠. 모든 신이 죽고 나면요? 우리가 세상을 지배하는 신이 되는 겁니다.”
GM 버프(전투용)
“우리가 신이 된다고?”
등골에 한기가 스쳤다.
“형님. 함께합시다. 타이밍이 좋아요. 모든 신을 쓸어버릴 수 있습니다. 오딘과 올림푸스를 날리고 멀리 마저 죽여버리면··· 우리 두 명이 모든 세계를 다 지배할 수 있어요.”
김정훈의 말이 어느 정도는 맞다.
상태창이 사라지면 지금까지 쌓아온 많은 것들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일반인 대상 편의 시설은··· 없애기가 어려운데.’
지금이야 상태창으로 하루 만에 지하철을 만들었지만, 휴전선에서 천안까지 진짜 공사를 한다면 몇 년이나 걸릴지 상상도 안 된다.
‘원래는 이런 성격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오딘과 멀린 외에도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네 뜻은 잘 알겠다. 하지만 현장에서 싸우는 나는 아직 먼 미래까지 생각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야. 우선은 올림푸스와 오딘부터 해결하고 나서 생각하자.”
“하긴, 형님은 워낙 바쁘니까요. 이해합니다. 그냥 제 마음만 알아두시면 됩니다.”
일종의 긍정이라 생각했는지 김정훈의 표정이 확 밝아졌다.
내가 보았던 과거.
김정훈이 기억 못 하는 발할라.
그곳에서 오딘은 멀린이 오기 전부터 김정훈과 함께 있었다.
오딘과 멀린.
그들은 처음부터 서로를 믿지 않았다.
‘서로 한가지씩 조커를 가지고 있군.’
멀린은 기록의 서가 오딘에게 없는 걸 처음부터 알았고, 나를 미끼로 오딘마저 죽길 바란다.
‘에린에 신이 남아있는데.’
과연 멀린이 진심으로 모든 신이 죽길 바랄까?
‘그럴 리가.’
주신의 자리를 다시 에린의 신이 가져가길 원하는 것이다.
어쩌면 멀린 스스로가 주신이 되고 싶은 걸 수도 있다.
오딘은 김정훈이 티르와 파장이 맞는다는 걸 알고 있다.
내가 본건 단편적인 장면이었지만 그 전부터 파악하고 있다면 또 다른 약점을 알고 있을 수도 있다.
‘동상이몽인가.’
김정훈도 조금 이상하다.
그는 자신이 갇혀있다는 걸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셋 모두가 서로를 노리는 형국이군.’
나는 셋이 만든 삼각형의 중앙에 서 있는 셈이다.
‘더 조심해야겠어.’
* * *
“너를 구하러 왔는데···.”
“형님. 말씀만이라도 고맙네요. 역시 제 눈이 틀리지 않았어요.”
김정훈이 씩 웃었다.
“네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했는데, 아무 단서가 없나? 멀린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야 할 것 같은데.”
만약의 경우라는 건 사실이다.
멀린이 문제가 아니라 김정훈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 알아둬야 한다.
“형님 말씀도 맞네요. 제가 어디 있는지 한번 알아볼게요. 여차하면 형님이 구하실 수 있게요.”
“여긴 네가 만든 세상인 거지?”
“맞아요. 취미로 조금씩 만들고 있어요.”
“요르문간드는 게 볼그로 찌르면 죽는 건가?”
“맞아요. 막타를 그걸로 치시면 됩니다. 에린은 어때요? 내부를 볼 수가 없더라고요. 티르 나 노그를 보니 어차피 망한 것 같지만···.”
‘김정훈은 에린 내부를 볼 수가 없군.’
스카자하의 꿈속.
그는 에린의 상황을 전혀 모른다.
“블로크가 잔뜩 있었어.”
“역시! 하기야 멀쩡했더라도 형님과 각성자의 힘이면 별문제는 없겠지요. 여차하면 경쟁 임무 하나 더 띄워서 싹 보내버리면 되니까.”
김정훈이 차갑게 웃었다.
“지금까지 도와줘서 고마웠어.”
“후후,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내가 상상하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르다.
자신이 있는 장소를 모르는 건지 알려주지 않는 건지 김정훈은 스스로를 철저히 감추고 있다.
김정훈이 만들어낸 시스템과 상태창은 에린의 유산.
‘나중에 쿠 훌린에게 한 번 더 가봐야겠어.’
에린을 통해서 김정훈의 위치를 파악해야 할 것 같다.
시스템의 관리 권한을 가져오는 방법도.
“이제 가야겠다.”
“형님. 만나서 반가웠어요. 다음에 또 뵐게요.”
“그래. 다음에 또 만나지.”
천천히 빛이 스며들었다.
문을 열고 나가자 아서스가 자기 몸을 훑어보며 당황하고 있었다.
“서진우. 몸에 빛이··· 응? 자네도?”
“우리는 돌아간다.”
“어디로 말인가?”
“뱀 잡으러 가야지.”
부유감이 느껴지며 모든 것이 뿌옇게 변하며 다시 테세우스의 배로 돌아왔다.
[임무 완료 : 긴눙가가프에서 ‘디스켓’을 찾아라!] [보상 : 30 포인트]임무가 완료되었다.
결국 임무는 자신을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자는 메시지였다.
* * *
우리는 여전히 긴눙가가프의 심연을 항해하고 있었다.
‘억지로 갇혀있는 건 아니라 다행이지만.’
스스로 신이 되려는 김정훈.
그에게는 이 모든 것이 그저 새로운 형태의 게임일 뿐이다.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김정훈도 막아야 하는데.’
하지만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세상이 바뀌었고, 상태창 의존도는 너무 높아졌다.
이제 와서 잿더미를 치우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한들 정상적으로 사회가 굴러갈까?
아무것도 없는 지구에 수십억 인류를 다시 되살려두고 얼마나 남았는지도 모르는 몬스터를 소탕하며 문명을 재건할 수 있을까?
회의적이다.
‘답답한 일이군.’
“요르문간드, 요르문간드, 요르문간드···.”
아서스가 배 밖을 보며 멍하니 중얼거렸다.
‘그래도 저런 놈이 곁에 있으니 잘 해낼 수 있겠지.’
나도 아서스와 함께 요르문간드를 외우며 다음 포탈로 향했다.
* * *
지루한 시간이 시작되었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나 작은 대지 조각 몇 개를 지났다.
가끔 블로크가 나왔을 때는 피하거나, 한 마리를 대지 밖으로 떨어트리며 처리하고 다음 포탈로 향했다.
‘열 번쯤 지났나.’
이번엔 끝이 보이지 않는 대지 조각이었다.
멀리 허공에 거대한 빛 몇 개가 떠다니고 있었다.
‘저게 태초의 혼돈인가?’
쿠르르르르르릉.
대지 조각이 무겁게 떨렸다.
크와아아아아악!
천지를 울리는 듯한 괴성과 함께 대지 끝에서 커다란 그림자가 나타났다.
“아서스. 준비해.”
늘어져 있던 아서스가 정신을 차리고 긴장했다.
드디어 요르문간드를 만났다.
‘크다.’
요르문간드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대지 위로 머리만 올린 모습.
몸통은 어디 있는지 다 보이지도 않았다.
테세우스의 배는 요르문간드의 눈동자보다도 작은 수준이었다.
‘창을 꽂아봐야 바늘 크기도 안될 거 같은데.’
아서스는 거대한 크기에 압도당했는지 거칠게 숨을 들이켰다.
“인간? 인간이 이곳에 왔다고?”
요르문간드가 의지를 발현해 머릿속에 때려 박았다.
덕분에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을 또렷하게 알아들을 수 있었다.
“네가 요르문간드인가?”
“흐음··· 나를 아는가?”
“물론이지. 로키의 아들이여. 너를 죽이러 왔다.”
“나를? 인간이? 정신이 나간 건가?”
요르문간드가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생각보다 멀쩡한데?’
대화도 가능하고 의외로 침착하다.
‘태초의 혼돈을 먹으면 미친다고 하지 않았나?’
“오랜만에 대화를 해서 그런지 즐겁군. 다양한 냄새가 나는 인간이여. 오딘의 명령을 받고 왔나?”
“헬님의 부탁으로 왔다.”
요르문간드가 그 큰 눈동자를 돌려 나를 주시했다.
“···헬? 헬이 아직도 살아있나?”
“헬헤임을 운영하시지. 네가 모두에게 위협이 되기 전에 처리해달라고 하셨다.”
“처리라··· 우습군. 그 아이가 진정 내 죽음을 바라는 것인가.”
그때, 요르문간드의 눈이 빨간색으로 빛났다.
– 해주의 반지 작동. 저항 성공!
“크악.”
털썩.
아서스가 머리를 감싸며 다리에 주저앉았다.
요르문간드의 눈이 다시 돌아왔다.
“호오. 신기하군. 올림푸스와 아스가르드의 전쟁이라··· 후후.”
‘기억을 읽는 능력인가.’
해주의 반지 덕에 내 기억은 지켜냈다.
“흐음···. 그렇게 된 것인가. 이전 신계의 무기를··· 흠.”
문제는 아서스도 나를 따라다녀 충분히 많은 것을 보았다는 데 있다.
요르문간드가 씩 웃었다.
“요즘엔 어떻게 돌아가나 궁금했는데 굳이 찾아와 정보를 전해주니 고맙군. 크크크.”
파앙!
에너지 폭풍이 몰아치며 테세우스의 배가 뒤로 한참 밀렸다.
“마침 꼭 필요할 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나는 정말 운이 좋군. 내 제물이 되어주지 않겠나? 크크크.”
번쩍!
빛무리와 함께 대지 위로 군대가 소환되었다.
‘이건···. 죽은 자들?’
신전에서 싸웠던 영웅, 수르트와 함께 싸울 때 보았던 거인과 몬스터들, 휴전선에서 싸웠던 마족, 한강에서 싸웠던 올림푸스의 존재들까지.
지금껏 싸웠고 죽였던 자들이 모두 되살아났다.
“저 인간의 기억에 흥미로운 존재들이 많군.”
요르문간드는 아서스의 기억을 읽어 지금까지 우리가 죽였던 적을 모두 복사해 똑같이 구현했다.
‘태초의 혼돈을 흡수하면 권능이 생긴다 했었나.’
지금 이것도 그 권능의 일부일 것이다.
‘어차피 땅에 있는 거면.’
나는 테세우스의 배를 몰아 대지 조각에서 벗어났다.
번쩍!
“어딜 가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