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ontain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48
“그 스킬 말이야··· 설마 침 쏘는 거밖에 없나?”
“버로우도 있는데?”
“응. 그래.”
“이거 관통 효과도 있어! 3단으로 튕기기도 한다고.”
“그래. 좋네.”
나는 골렘과 해골을 소환했다.
쿠르르르르르.
덜그럭. 덜그럭.
“키이하아아아!”
성벽 위로 해골 3마리가 땅을 짚으며 일어섰다.
“으, 으아악! 흑마법사다!”
“감히 흑마법사가 우리를 기만했단 말인가!”
성벽에서 전황을 바라보던 쿨렌이 내게 검을 겨누었다.
“쿨렌, 그만하세요.”
“왕자님!”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지만, 저 사람은 리요네스의 마법타워를 소환하고 있습니다. 흑마법사는 아니라는 뜻이죠.”
“그, 그렇지만···.”
“대체··· 자네 정체가 뭔가?”
“나? 그냥 이해하려고 하지 마. 저기서 보낸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편해.”
나는 손가락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
“신의 사자들이라고···?”
“떠들 시간이 어딨어. 자! 공격이다!”
나는 성벽 밖에 스플래쉬 타워 2개를 더 소환했다.
‘영지에 남아있는 스플래쉬 타워는 이제 4개인가···.’
위험하면 수진 씨가 연락하겠지.
* * *
철컥. 철컥.
쿵. 쿵.
위이이이잉.
꽈-왕!
타워가 빛을 뿜어냈다.
골렘이 앞장서며 어그로 스킬을 사용했다.
몬스터들이 골렘을 향해 뭉쳤다.
‘피해 증폭.’
몬스터 떼 머리 위로 붉은 구름이 뭉쳤다.
‘시체 폭발.’
꽈아아아아아앙-!
삐이이이이-!
이젠 이명도 익숙하다.
“으아아악!”
“사, 살려줘!”
병사들이 귀를 막으며 몸을 웅크렸다.
골렘 주변에 모여 있던 몬스터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브렉스턴이 랜스를 들고 빙글빙글 돌며 내게 다가왔다.
“아니, 이게 뭐야? 서진우! 이거 네크로맨서 아닌가?”
“맞아.”
“제임스랑 똑같은 능력이 있어서 안젤라를 살려준 건가? 동료애, 뭐 그런 거?”
“뭐, 비슷해.”
깊게 말할 필요는 없다.
브렉스턴이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나랑 같은 컨텐츠라니! 게다가 한국인! 역시 엄청난 능력에는 다 이유가 있었군! 나도 웨스트 서버에서 한국인들 도움을 많이 받았어!”
“몬스터 몰려온다.”
“흐아압!”
브렉스턴이 전투함성을 내지르자 발밑에 이펙트가 발생했다.
“으하하하! 근데 그 게임에 이런 타워는 없는데? 네놈은 정말 우버클래스군! 내 친구가 같은 컨텐츠라니!”
브렉스턴이 빙글빙글 돌며 몬스터들 사이로 사라졌다.
위이이잉.
쾅!
몬스터들이 오히려 뒤로 밀리고 있다.
나는 성벽 아래로 뛰어내려 앞으로 이동해 새로 영지화를 사용했다.
쿵. 쿵.
아서스의 성채와 비슷한 높이의 성벽이 세워졌다.
타워를 임시 영지로 재배치했다.
사만다가 곧바로 눈치채고 큰소리로 외쳤다.
“여기를 베이스캠프로 삼는다! 다들 앞으로 나와!”
길드원들이 성채에서 뛰어내려 내 임시영지로 들어왔다.
“성 자체를 소환하다니··· 이게 무슨?”
“이렇게 하면 앞으로 조금씩 이동할 수도 있겠는데?”
“진짜 땅 위의 항공모함··· 랜드 캐리어잖아?”
철컥. 철컥.
타워가 늘어나자 몬스터들이 맥을 못 추고 속절없이 죽어 나갔다.
타워를 앞으로 옮기니 가호 범위도 전방으로 이동해 전투가 훨씬 더 수월해졌다.
크어어어어어어!
쿵.
자이언트가 발을 구르며 등에 메고 있던 거대한 양날 도끼를 꺼내 들었다.
‘15m 정도면 거대하긴 한데···.’
요툰을 보고나니 큰 위협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골렘, 없애줘라.’
“크아아아아!”
쿵.
골렘의 포효가 전장을 울렸다.
신속과 방어 가호가 추가된 골렘의 몸 주변으로 보호막이 생겼다.
쿵. 쿵. 쿵.
키에에엑.
지축을 울리며 달리는 골렘의 발에 밟힌 소형 몬스터들이 죄다 터져나갔다.
‘해골, 너도 놀지 말고 일해.’
“키이하아아!”
해골들이 전장으로 달렸다.
“내 몬스터 뺏어가지 마!”
골렘과 비슷한 덩치를 가진 사만다가 악을 쓰며 몬스터를 집어 던졌다.
* * *
“첫날은 싱겁네.”
“네가 있으니 갑자기 난이도가 이지로 바뀌었어. 허무할 정도군.”
브렉스턴이 몬스터로 가득한 평야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영지화를 해제하고 아서스의 성채로 되돌아왔다.
“1일 차는 끝났고, 내일 같은 시간 2일 차 몬스터들이 등장합니다.”
사만다의 사무적인 말투에 아서스와 쿨렌이 숨을 삼켰다.
“내일··· 또 온다고?”
“네. 더욱 강한 몬스터들이 옵니다. 좀비, 구울, 듀라한, 리치, 밴시, 그리고··· 본 드레이크.”
‘본 드레이크? 그게 2일 차 보스인가 보군.’
나머지 언데드들 중에서는 리치만 새롭다.
‘본 드레이크는 기대되는군.’
몬스터 부활을 배웠으면 좋았을 텐데.
마지막 단계까지 올려야 하기에 포인트가 부담이다.
“본 드레이크라니··· 자네들은 정말 신의 사자인가?”
“별거 아니니까 그냥 들어가서 자. 왕자님 죽으면 우리 임무는 실패니까 절대 지난번처럼 나대지 말고.”
브렉스턴이 아서스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지난번···?”
“아, 아니. 말이 헛나왔군. 아무튼, 절대 죽지 마.”
“알겠네. 식사와 숙소는 내가 제공하지. 저 병사를 따라가게.”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난 됐어.”
“오, 그거 소환하는 거야?”
브렉스턴의 눈이 기대감으로 번들거렸다.
-> 수진 씨, 별일 없죠?
미안합니다. 여기 임무 중에 시설을 좀 소환해야 해서요.
저 여기서 좀 쉬어야 할 거 같아서 식료품 창고랑 연구시설 좀 소환 할게요.
그럼 수진 씨, 미안한데 잠깐 여관 로비로 이동해볼 수 있어요?
<- 잠시만요.
여관을 소환했을 때, 수진 씨가 함께 등장한다면 내부에서 숙박하는 사람들까지 다 함께 이곳에 온다는 뜻이다.
그때는 곧바로 소환을 해제해야 한다.
만약, 수진 씨가 없다면 여관의 기능만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잠시 뒤, 수진 씨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저 여관 지금 소환했는데, 거긴 어때요?
아, 그렇구나. 알겠습니다.
네. 여관에서 영업 기능은 빠지고, 잠만 잘 수 있는 거 같아요. 늦은 시간인데도 이렇게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쉬세요.
<- 아니에요. 무슨 일 있으면 또 연락 주세요.
‘수진 씨가 있으니 든든하네.’
“이건 또 뭐야?”
브렉스턴이 여관에 들어와 테이블에 앉았다.
“여관.”
“여관? 별게 다 있네. 양념치킨 있어?”
“아니.”
“골드 낼게, 만들어줘. 오늘 땀 많이 흘려서 먹고 싶단 말이야.”
길드원들과 아서스, 쿨렌까지 여관으로 들어왔다.
“서부 지역 양식 같은데?”
“정확히는 리요네스에서 많이 본 것 같습니다.”
아서스와 쿨렌이 신기한 듯 연신 두리번거리며 테이블에 앉았다.
나는 앉아 있는 길드원들을 향해 말했다.
“여기 저녁은 유료다. 모든 메뉴는 각각 100골드.”
“100골드? 너무 비싸!”
“농담이야.”
나는 피식 웃으며 밖으로 나가 식료품 창고를 소환했다.
* * *
“이, 이건··· 말도 안 돼!”
“스튜가 이렇게 따뜻하다고?”
“햄버거! 이제 더는 못 먹을 줄 알았는데!”
“스테이크다! 스테이크야!”
길드원들이 가득 차려진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아서스, 쿨렌, 그거 먹어봐.”
나는 둘에게 후라이드 치킨을 내밀었다.
방금 튀겨 바삭한 겉과 촉촉하고 짭조름한 속살.
완벽한 치킨, 그 자체였다.
“마, 맛있어···.”
아서스가 감탄하며 양손으로 치킨을 들고 뜯기 시작했다.
“저하, 식사 예절이···.”
“그러는 자네도 나와 다르지 않군.”
치킨 한 마리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많이 있으니까 마음껏 먹어.”
병사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며 식사에 열중했다.
“이런 음식을 마법으로 소환하다니··· 진짜 신의 사자인가?”
“으으. 나 그 따뜻한 스튜 좀 줘.”
생각보다 설렁탕의 인기가 높다.
고깃국물은 어디서나 진리지.
식사를 마치고 여관방을 이용할 때에도 비슷한 반응이 이어졌다.
“아공간 여관? 이게 대체 뭐야? 서진우! 우리는 땅굴 속에서 고생하는데 네놈들은 이런 편리한 곳에서 지낸다고?”
‘내 컨테이너는 더 좋은데.’
브렉스턴이 흥분하며 입에 거품을 물었다.
“젠장! 온수도 나오잖아! 망할! 맙소사! 사만다! 우리 길드 당장 옮기자!”
사만다 역시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감탄을 거듭했다.
“당신, 우리 길드에 들어오지 않을래요?”
“가입 제의는 여기저기서 많이 받고 있어요. 고맙지만 사양합니다.”
“하긴, 길드가 무슨 필요 있을까? 당신이 우리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게 행운이군요.”
아서스와 쿨렌에게도 방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이들에게 온수를 설명하는 데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마법으로 이 정도까지 되는 건가?”
“저하, 소환한 건물입니다. 위험할 수도 있으니 차라리 내성에서 지내시는 게···.”
“위험할 거 같았으면 아까 몬스터들을 처리하지도 않았겠지. 자네도 어서 가서 쉬게.”
병사들까지 들여보내자 성채에 고요함이 찾아왔다.
* * *
2일 차.
여관을 소환 해제하고, 타워를 재정비하여 배치했다.
병사들이 사라지는 여관을 아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뿌우!
“저기 옵니다!”
몬스터들이 등장했다.
듀라한 10기를 비롯해 구울, 밴시, 스켈레톤, 좀비 등 언데드 몬스터들이 우글거렸다.
가장 끝에는 허공에 떠 있는 그림자 3개가 있었다.
‘일반 몹 중에는 듀라한 미만 잡이고.’
웨이브를 겪고 나니, 어느 정도 몬스터의 체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으으. 주, 죽은 자들이 이렇게 많다니···.”
“흑마법사들이 우리를 언데드로 만들 거야.”
병사들이 공중에 떠 있는 리치를 보며 공포에 떨었다.
크기는 평범했지만, 공중에 떠 있었기에 금세 알아볼 수 있었다.
“본 드레이크는 언제 나와?”
“저거 다 잡으면. 우리는 항상 본 드레이크에서 퇴각했어.”
“왜?”
브렉스턴이 손가락으로 몬스터들을 가리켰다.
“전투가 시작해도 리치는 움직이지 않아. 몬스터들이 다 죽으면 본 드레이크와 함께 오지.”
“그리고?”
“리치는 광역 마법을 정말 미친 듯이 뿌려대. 거기에 본 드레이크는 뼈밖에 없는데 날아다니면서 프로스트 브레스를 쓰지.”
“마법 저항을 좀 높이면?”
“그거야 기본이지. 근데 일단 리치랑 본 드레이크가 함께 오니까 그것부터가 문제야. 너를 떠올린 것도 그래서였고···.”
“나?”
브렉스턴이 씩 미소를 지으며 타워를 가리켰다.
“우리가 생각한 작전은 이래. 타워를 소환해 놓고 왕자만 데리고 체육관으로 튀는 거지. 타워가 정리할 때까지.”
“타워도 내구도가 있는데? HP 있어.”
“···뭐?”
브렉스턴이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럼 다시 소환하면 되는 거 아냐?”
“부서진 타워는 내 영지로 돌려보내서 사람들이 직접 수리해야 다시 쓸 수 있어.”
실시간으로 수리하는 방법도 있지만, 광역마법이 몰아치는 곳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 어떻게 해?”
“그러게 내가 미리 알려달라고 했잖아···.”
“샘! 우리 망했어!”
브렉스턴이 사만다에게 달려가며 호들갑을 떨었다.
‘움직이지 않는다고? 흠···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
포인트를 사용해 방어타워 4개를 새로 건설했다.
철컥. 철컥.
쿵.
성벽을 따라 지어진 기본 타워.
– 연구가능 : [임대] [맹독 가스] [지뢰] [저격] ···.
나는 연구 스킬 중 저격을 터치했다.
– 저격 : 방어타워가 멀리 떨어진 적을 강력한 위력으로 저격합니다. 공격 속도가 느립니다.
– 직접 제어 시 사거리와 위력이 늘어납니다.
– 거리에 따라 재사용 대기시간이 조정됩니다.
– 최대 거리 : 1km(수동 제어 : 2km)
– 필요 포인트 : 3
– 습득하시겠습니까? Y/N
게임 플레이 시, 자주 사용하는 타워는 아니다.
자동모드로 두면 지나가는 적을 다 저격해 어그로 효과를 내기 때문.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최고의 타워다.
나는 Y를 터치하고 새로 지은 타워 4개에 저격을 분배했다.
자동으로 가호가 작동되며 몸에 보호막이 생겼다.
아쉽지만 따로 속성은 추가되지 않았다.
‘다음 레벨 속성 추가를 배워야 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