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ontain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58
“그럼 가시죠. 저는 수서를 떠나 양재, 강남을 반 시계 방향으로 돌며 서울을 훑어갈 겁니다.”
“네!”
펑! 펑!
쿠르르르르.
수백 명이 동시에 버프 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눈이 부셔 앞을 볼 수가 없을 정도.
우리는 서울을 수복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 * *
의뢰 반경이 꽤 넓기에 각성자들은 전부 주변으로 퍼졌다.
‘직선거리로는 수서역에서 올림픽공원도 넘을 수 있으니까.’
“치유노래 타워는 그냥 둘 거지?”
박성남이 새로 얻은 요술봉을 빙빙 돌렸다.
“응. 위험하면 휴식 마을로 가서 힐 받아야지. 우리에겐 이둔의 사과가 있고.”
안젤라가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도록 내성에 황금 사과나무를 심었다.
“쿨타임이 그렇게 길 줄이야···. 일단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 안할거지?”
“어쩔 수 없어. 견물생심이라고 안젤라의 능력을 보면 어떤 놈이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고.”
“어떤 놈이든 안젤라 언니한테 다가오면 다 죽는 거야!”
파지지지직.
시우의 머리꼭지에 전기 구름이 만들어졌다.
“키아하아!”
덜그럭. 덜그럭.
해골이 6마리, 해골 마법사가 5마리가 되었다.
어지간한 몬스터들은 해골선에서 정리하며 수서역으로 이동했다.
쾅! 쾅!
크와아아아아아!
“오우거다!”
“죽어!”
파지지지직.
“키이하아!”
“으하압!”
오우거가 등장과 동시에 죽어 나갔다.
“우리 좀 세지긴 한 듯? 오우거 한 마리는 타워도 없이 쓸려나가네.”
“이쪽에 있는 몬스터들은 다 영지로 와서 죽어 나갔나 본데?”
“몬스터 잡는 게 문제가 아니라, 찾는 게 문제네요.”
“흐음··· 빡, 너희 4인방은 따로 움직여라. 수진 씨도 시우랑 안젤라 데리고 다니시고요.”
“오케이.”
“그럴게요. 흰둥이만 있어도 웬만한 건 다 정리하겠어요.”
검과 방패를 든 기동대와 나만 남았다.
<- 서진우 씨, 여기 좀 도와주세요. 완전히 미쳤음. 가락시장.
모르는 각성자에게 쪽지가 왔다.
“팀장님. 가락시장에 몬스터가 많은가 봐요.”
“가시죠! 야, 니들 방패를 그렇게 잡으면 어떡해? 제스터가 매일 잔소리하잖아.”
“아휴. 팀장님은 우리랑 클라스가 다르니까 그렇죠.”
“하면 되는 거야! 노오력을 해야지!”
“어휴. 내가 더러워서 오러 만들고 만다.”
“뭐, 인마!”
우리는 이따금 튀어나오는 몬스터를 잡으며 가락시장으로 이동했다.
* * *
‘어?’
수서역 고가를 지나기도 전부터 멀리 몬스터의 형체가 보였다.
“성우야··· 내 눈이 잘못된 거냐? 빌딩이 움직이는 거 같은데.”
“아뇨. 맞게 보셨어요.”
쿵. 쿵.
심장이 떨리는 묵직한 진동.
불타오르는 거인과 수많은 자이언트가 주변을 닥치는 대로 파괴하고 있었다.
“어··· 영주님. 우리 그냥 다른데 먼저 갈까요?”
팀장이 검과 함께 어깨를 늘어트렸다.
“걱정 마세요! 잘 될 겁니다.”
‘거인이 제대로 공격하는 건 처음 보네.’
예전에 본 요툰은 그냥 이동만 할 수 있는 허수아비였다.
이번에는 진짜 싸우는 걸 볼 수 있겠지.
‘근데 뭐하는 놈인 줄 알아야 대비를 하는데··· 아!’
나는 굴락을 소환했다.
“크아악! 왜 나를 가두어 두는 거냐!”
“너 나와 있으면 사람들이 가만 안 둘걸?”
“흥! 그깟 놈들 얼마든지 덤벼도 내겐 한 입 거리다.”
“한입은 무슨··· 됐고, 저거 뭐야. 저 몬스터 뭔지 읊어봐.”
“몬스터? 뭐가 궁금한. 으헉···.”
리치가 재빨리 내 뒤로 몸을 숨겼다.
“야, 너! 대 마법사라며! 그런데 왜 숨어?”
“허억. 허억. 대체 뭐야. 저게 왜 여기 있어?”
“저게 뭔데?”
“나, 나도 그냥 책으로만 봤다··· 저 뿔, 저 문양··· 무, 무스펠헤임의 거인족
듀바그!”
“무스펠하임? 그거 신화 아니야? 저게 신화에 나오는 몬스터라고?”
진동이 거세지는 가운데 각성자 몇 명이 듀바그를 향해 달려드는 모습이 보였다.
“붉은색 자이언트다!”
시장 내부에 있던 파이어 자이언트 무리가 도로에 있던 각성자 파티를 향해 달려들었다.
크아아아!
듀바그가 포효하며 땅에 주먹을 내리꽂았다.
꽈아앙—!
고가 위에서 바라본 가락시장.
땅바닥이 쩍쩍 갈라졌다.
갈라진 틈으로 붉은빛이 번쩍였다.
“어? 바닥? 도망쳐!”
화아악!
가락시장 일대에 얇은 용암 커튼이 솟구쳤다.
“끄아아악!”
용암 사라진 자리.
다행히 한 방에 죽지는 않았다.
각성자들이 부들부들 떨며 손을 들어 허공을 터치해 휴식 마을로 사라졌다.
쿵. 쿵.
듀바그가 시장 지붕을 찢어 주변 아파트를 향해 던졌다.
꽈아아앙—!
쿠르르르르르.
페널티로 반파되었던 아파트가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렸다.
자욱한 흙먼지 사이로 듀바그의 거대한 몸이 우리가 있는 고가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무스펠 헤임의 거인과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뱀
“젠장, 우리도 달려요!”
저런 게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잘해야 오우거 정도 있을 줄 알았지.
앞서가던 각성자들의 손에서 화염 스킬이 발사되었다.
크아아아아!
“누가 감히 내 앞에서 화염을 사용하는가!”
‘어? 말을 하네?’
“저런 멍청이들! 무스펠헤임의 존재에게 불을 쏘면 어쩌라는 거야! 오히려 회복시킨다고!”
“굴락, 마법 뭐 없어?”
“저걸 상대로 마법을 쏜다고?”
크아아아아!
꽈앙—!
듀바그가 팔을 휘두르자 화염풍이 쏟아져 나왔다.
화르르르륵!
시멘트와 아스팔트가 녹아내렸다.
각성자들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뒷걸음질 쳤다.
“으아악! 튀어! 튀어! 젠장, 그러게 아이템 노리지 말고 돈이나 벌자니까!”
“저기! 서진우가 온다!”
앞서 달리던 각성자들이 내게 달려왔다.
나는 고가를 넘어가자마자 영지화를 사용했다.
아이스 타워와 저격 타워를 소환했다.
철컥. 철컥.
쿵. 쿵.
‘스플래시랑 화염은 쓸모가 없다.’
“가호가 들어왔어! 우리는 앞에 저놈들이라도 처리하자!”
“넵!”
기동대원들이 검과 방패를 들고 전방으로 달려갔다.
해골과 골렘을 붙여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했다.
“키히아하아!”
해골 마법사의 손에서 각종 마법이 쏘아졌다.
아이스, 화염, 전격, 독까지 다양했다.
“어, 언데드? 이봐, 주인! 네놈이 언데드도 쓸 수 있나?”
“주인, 네놈은 뭐야? 하나만 해.”
“저거 네 꺼냐고!”
“그래.”
“지, 진작 말하지! 나는 리치다! 죽은 자들을 이끌지.”
굴락이 해골 뒤로 날아갔다.
번쩍!
굴락의 손에서 검은 구체가 쏘아져 해골들에게 방어막이 생겼다.
“키키키키키키!”
해골들의 음성이 진해지며 몸체가 커졌다.
‘빠르고 강해졌는데···?’
해골이 사용하는 검에 검은색 오러가 생겨났다.
“정령들이여! 내게 오라!”
굴락의 곁에 각 속성의 정령들이 소환되었다.
“운디네? 나이아드는 어디 가고!”
굴락이 투덜거리면서도 해골들을 이끌고 앞으로 나갔다.
15m가량의 덩치를 지닌 파이어 자이언트가 골렘과 충돌했다.
골렘과 형제처럼 커진 해골들이 파이어 자이언트에게 검을 휘둘렀다.
크아아아!
스팟! 스팟!
검이 휘둘러질 때마다 자이언트가 몸을 비틀며 괴로워했다.
해골을 공격하려 하면 어김없이 골렘이 포효하며 어그로를 끌었다.
해골 마법사는 화염계열만 빼고 사용하는 똑똑함을 보였다.
‘굴락이 알아서 조종하니 엄청나게 편한데?’
나는 저격모드를 수동으로 설정했다.
‘거리가 꽤 되는데··· 대미지는 확실하겠지.’
미친 듯이 떨리는 크로스헤어.
나는 심호흡을 하며 듀바그의 머리를 노렸다.
‘발사.’
꽈아아앙—!
저격 타워 4개가 동시에 뒤로 밀려나며 불을 뿜었다.
쾅!
듀바그가 휘청거렸다.
크아아아아아!
“어느 누가 무스펠헤임에 도전하는가!”
콰르르르르.
듀바그의 몸에 화염이 감기며 더욱 진하게 불타올랐다.
“야, 누가 자꾸 쪽지 테러해서 왔는데··· 왜 가락시장에 라그나로스가 있어?”
박성남이 황당해 하며 다가왔다.
“라그나로스 아니야. 조심해.”
“먼저 갑니다!”
와저씨 강석호가 은신으로 사라졌다.
“딱 보니 속성이네. 아이스 랜스!”
린저씨 나현우의 손에서 거대한 얼음창이 발사되었다.
쿵. 쿵.
듀바그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닥이 푹푹 파였다.
“개미 같은 인간들이여! 모두 죽어라!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다!”
콰광-!
바닥에 마법진 5개가 그려졌다.
“어? 야! 바닥!”
본능적으로 몸이 반응했다.
쿠르르르르르.
마법 진은 폭발하지 않고 화염정령을 만들어냈다.
“이프리트?”
“으라챠!”
박성남이 이프리트에게 어그로를 사용했다.
쾅! 쾅!
박성남의 요술봉이 휘둘러 질 때마다 이 프리트 5마리가 동시에 움찔거렸다.
“으하하하! 공짜로 광치네! 죽어! 나는 임마 무속성이다!”
나현우가 이프리트를 향해 아이스 계열 마법을 날렸다.
“나현우씨! 쫄은 또 소환될 거예요. 그냥 저놈한테 쓰세요!”
“넵!”
강석호가 듀바그의 등 뒤에서 나타나며 단검을 휘둘렀다.
“크아아! 하루살이 같은 것들이!”
꽝-!
“크악!”
강석호가 바닥으로 떨어지기 직전 몸을 비틀어 착지했다.
* * *
“저게 뭐야!”
“미친. 전체 쪽지가 뻥이 아니었네?”
수서역에 있던 수많은 각성자들이 달려와 아연실색했다.
“야, 일단 패!”
“보스다! 보스!”
각종 마법과 스킬이 하늘을 갈랐다.
전체적으로 정신없는 전투가 이어졌다.
“굴락! 앞에 자이언트를 잡는다. 박성남! 이프리트 생기면 전부 어글 끌고 돌아다녀, 나머지는 저기 제일 큰 듀바그라는 놈 공격! 화염계열은 오히려 피를 채웁니다. 아이스 계열로!”
“오케이.”
“네!”
“여기 타워 근처에 있으면 버프 된다!”
꽈광!
쾅!
듀바그의 몸이 이펙트에 가려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센 공격이 이어졌다.
나는 골렘을 시켜 죽은 자이언트를 주워들어 듀바그에게 던졌다.
‘시체 폭발.’
꽈아아앙—!
큰 차이가 없었다.
“어휴, 무기 상해요! 절대 그냥 치지 마세요.”
강석호가 돌아오며 너덜너덜해진 단검을 버렸다.
“근접 격수들은 전부 쫄몹 치세요! 보스 치면 무기 손상됩니다!”
“네!”
도로를 향해 달려 나오는 자이언트 떼.
뿌리묶기 타워와 아이스 타워를 전방으로 배치해 지원했다.
각성자들의 몸에 가호가 스며들며 전투가 한결 수월해졌다.
“바닥에 마법진이다!”
“쫄몹 소환입니다! 멀리 떨어진 거 어글 잡고 저기··· 변태한테 데려가세요!”
“예!”
화염정령을 소환한 듀바그가 곧바로 바닥을 향해 주먹을 내리쳤다.
쪄적.
가락시장 일대 바닥에 실금이 그어졌다.
쿠르르르르르.
벌어진 틈 사이로 붉은빛이 번쩍거렸다.
“바닥이다! 모두 피해!”
번쩍!
화아아아악!
커튼처럼 얇은 용암이 치솟았다.
“끄아아아아!”
굴락이 용암에 휘말려 소환 해제되었다.
골렘과 해골들도 파괴되었다.
“끄으으으.”
각성자 몇 명이 용암에 스치며 바닥을 굴렀다.
“휴식 마을로! 빨리! 정신을 잃은 사람은 옆 사람이 데리고 가주세요!”
부상당한 각성자들이 영지로 귀환했다.
라이프포스 베슬은 멀쩡하기에 다시 굴락을 소환했다.
“크으으. 더럽게 아프네.”
“어차피 부활하는데 뭐 어때. 가서 싸워!”
“고통은 고통이라고!”
전투가 길어지며 각성자들의 참여가 늘었다.
듀바그는 끝없는 공격을 몸으로 받아내며 버티고 있었다.
‘뭔가 방법이··· 아!’
“이놈들! 다 죽여주마!”
듀바그가 주먹을 쥐어 들었다.
골렘을 이용해 듀바그의 어그로를 끌었다.
듀바그의 주먹이 골렘을 향해 날아갔다.
나는 듀바그를 향해 가까이 달려가 새로 얻은 스킬을 사용했다.
‘피해 반사.’
듀바그의 머리 위로 붉은 선이 나타났다.
골렘이 내 명령에 따라 피해 반사 저주가 걸린 듀바그의 주먹을 온몸으로 맞았다.
꽈아아아아앙—!
“끄아아아아아!”
피해 반사.
상대방의 물리 대미지를 그대로 되돌려 주는 저주.
비명을 내지른 듀바그의 몸이 휘청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