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ontain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59
이리저리 흔들거리던 듀바그가 천천히 쓰러졌다.
“넘어간다! 조심해! 뒤쪽에 딜러들 빠지세요!”
“어, 어! 안돼! 나 저기 분양받았는데!”
쿠웅—!
듀바그가 바닥과 충돌하며 자욱한 흙먼지를 만들어냈다.
* * *
“와아아아! 잡았다! 보스를 잡았어!”
“대체 뭐로 잡은 거야?”
“몰라! 그냥 서진우가 한 방에 잡았어!”
“영주님! 영주님!”
“1위! 1위!”
‘피해 반사가 없었으면···.’
아니, 듀바그가 마법만 사용했으면 길어지는 전투에 모두 지쳤을 것이다.
‘운이 좋았다.’
주먹질하는 타이밍을 잡는 것도 괜찮았다.
피해 반사를 활용할 방법을 실전으로 배웠다.
“진우 씨, 미안해요. 너무 늦었죠? 간선도로 쪽으로 중형 몬스터가 너무 많았어요.”
“아저씨! 저기 자동차 전용도로 위에 장난 아니야. 이상한 그림자랑 언데드가 꽉 차있어.”
“그림자? 쉐이드가 있단 말인가? 나! 나를 그곳에 보내주게! 쉐이드는 흡수하면 내 마력을 채울 수 있어!”
굴락이 흥분하며 내 주위를 바쁘게 날았다.
“알았어. 기다려봐. 여기부터 정리하고.”
수진 씨의 화살이 날아가자 동시에 흰둥이가 앞으로 튀어나갔다.
시우도 해골과 골렘을 소환하며 체인 라이트닝을 쐈다.
“나는 스킬이 3개다! 꺄하하하!”
“저기···.”
안젤라가 두려움 가득한 눈빛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안젤라는 제대로 된 전투가 처음이지?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그냥 여기 성벽 안쪽에···.”
“아뇨, 그게 아니라. 저기 저 엄청나게 큰 몬스터요···.”
“응? 듀바그? 왜?”
“제 상태창에 뭐가 나타났어요.”
“엥? 뭐가?”
안젤라의 눈빛이 멍하게 변하고 초점이 사라졌다.
그리고 무언가에 홀린 듯 천천히 듀바그를 향해 걸었다.
꽈앙—!
쾅!
“어! 어! 안젤라! 어디가! 야 빡! 안젤라 좀!”
“으악! 소녀여! 어딜 가는 거야! 빨리 돌아가! 도적 아저씨! 안젤라 좀!”
강석호가 은신으로 숨어들며 안젤라에게 덤비는 자이언트를 기절시켰다.
“아이스 랜스!”
펑!
자이언트의 몸이 터져나갔다.
안젤라는 개의치 않고 쓰러진 듀바그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언니! 왜 이래! 이익! 왜 안 밀려! 오우거 스트렝스!”
시우가 스킬까지 사용하며 안젤라를 막아섰지만, 오히려 뒤로 밀렸다.
“아저씨들! 빨리! 거기 여자애한테 몬스터 못 가게 정리하세요!”
나는 각성자들을 향해 소리 지르며 전방으로 달려가 성벽을 다시 만들었다.
쾅. 쾅.
철컥. 철컥.
저격 타워로 안젤라에게 달려드는 몬스터를 잡아냈다.
성벽으로 안젤라 앞을 막았다.
쿠르르르.
‘성벽이··· 무너진다고?’
그녀의 앞을 막는 그 무엇도 다 밀치며 듀바그 앞에 다가갔다.
이어, 안젤라가 무릎을 꿇고 손을 모았다.
“도적 아저씨! 거기 뒤에! 이익! 으라챠!”
박성남이 수십 마리 몬스터를 뒤에 달고 뛰었다.
나는 혹시 몰라 골렘을 시켜 언제든 폭발시킬 수 있도록 시체 하나를 주워들었다.
꽈-앙!
크어어어어!
타는 냄새와 화염으로 인한 더위가 몰아치는 전장 한가운데.
안젤라의 손에서 빛이 뿜어졌다.
* * *
듀바그의 몸이 밝은 빛과 함께 순식간에 사라졌다.
“뭐야. 보스 어디 갔어?”
“보스는 죽으면 사라지는 건가?”
자리에서 일어난 안젤라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임시 영지로 돌아왔다.
“안젤라···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까 그 몬스터를 보니까 상태창이 자동으로 활성화됐어요.”
“뭐라고 나왔는데?”
“흡수요.”
“흡수···?”
‘포인트? 스킬? 체력?’
머릿속으로 수많은 가정이 흘렀다.
“네. 흡수요. 그가 가졌던 ‘신력’을 흡수했다고 나오네요.”
“신력···? 그게 뭔데? 스킬 쓰는 데 도움이 되나?”
“아뇨. 신력은 이야기로 만들어진 힘 그 자체래요. 대상이 쌓아온 이야기를 제가 흡수한 거고요.”
뜻 모를 말을 하는 안젤라.
“알아들을 수 있게 좀 설명해줄래?”
“그냥 좋은 거래요. 상태창에는 완료라고 나오고요.”
“야! 야! 이거 잡아줘야지! 으갸갸갸갹!”
“변태 아저씨! 도망가면 마법을 못 쓰잖아!”
“너 일부러 나 맞히는 거지!”
“안 죽잖아! 아저씨가 제일 맞추기 쉽다고! 어차피 체인 라이트닝은 뒤로 갈수록 세져!”
“으갸갸갸갹!”
가락시장 안의 몬스터들은 거의 정리되었다.
안젤라는 언제 그랬냐는 듯 초급 버프 마법을 뿌리며 전투를 도왔다.
‘신력···? 이야기라···.’
대체 무슨 컨텐츠로 각성하면 저렇게 되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하긴, 남들이 보면 나도 이상하겠지만.’
해가 되는 게 아니라면 지금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남은 몬스터들을 정리하고 다시 이동했다.
* * *
가락시장에 모인 각성자들이 다시 흩어졌다.
나는 파티원을 이끌고 함께 잠실로 이동했다.
“키이하아!”
11마리나 되는 해골이 선두에 섰다.
크아아아아!
쿵. 쿵.
“바실리스크다!”
“영주님! 지난번에 쓰고 남은 아이스 볼 있으시면···!”
“그거 없어도 될 거 같아요.”
‘영지화.’
아이스, 저격 타워를 소환했다.
철컥. 철컥.
촤악. 촤악.
초기 타워대비 16배나 강해진 지금.
바실리스크는 얼음 화살만 맞고도 맥을 못 췄다.
“성우야! 따라와!”
팀장이 바실리스크의 등으로 올라갔다.
“흐아압! 죽어라!”
팀장의 검에 반짝거리는 오러가 맺혔다.
푹.
키아아아아아!
해골 마법사들이 계속해서 아이스 계열 마법으로 지원했다.
쿵.
바실리스크가 쓰러졌다.
“팀장님··· 엄청난데요?”
“이게 다 가호 빨이지. 내 오러 소드 덕이기도 하고! 으하하!”
“어휴 그놈의 오러 소드.”
“야, 너두 할 수 있어.”
“제스터 교관이 하는 말은 하나도 못 알아먹겠어요.”
“그 간질간질한 느낌을 손으로 쭉 뻗어낸다고 생각하라니까?”
“대체 그게 무슨 뜻인데요?”
“아오. 답답해. 시내루 가르칠 때보다 더 갑갑하네.”
“당구랑 오러소드랑 같아요?”
기동대원들이 잡담하면서도 몬스터들을 잡아냈다.
크어어어어!
“오우거다! 나 먼저 간다!”
“팀장님! 같이 가요!”
타워 반경이 늘어나면서 가호의 범위도 함께 증가했다.
기동대와 해골들은 주변 건물을 샅샅이 훑으며 몬스터들을 잡아냈다.
건물에 남아있는 몬스터는 골렘이 어그로를 사용하면 밖으로 튀어나왔다.
골목 입구에 타워를 세우면 안쪽 몬스터들을 감지해 자동으로 공격했다.
* * *
쿵. 쿵.
잠실 근처에 다가가자 땅을 울리는 잔 진동이 느껴졌다.
“후우··· 이거 엄청나게 힘드네.”
“그래도 벌써 석촌호수까지 왔어요.”
“음··· 근데 호수에 물이 원래 이렇게 많았나?”
호숫물이 차올라 도로까지 흘러넘쳤다.
“수도관 같은 게 파열돼서 흘러들어 간 거 아닐까요?”
호수에 물결이 일었다.
그리고 물에 거품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
나는 호수 근처로 뛰어가며 영지화를 사용했다.
“모두 물러나!”
촤악!
호숫물이 갈라지며 거대한 그림자가 일어섰다.
“용이다!”
“으, 으악! 용 아냐! 뱀이다!”
“자, 자이로드롭보다 더 크잖아!”
‘시설 소환.’
철컥. 철컥.
쿵. 쿵.
저격을 포함해 기본 타워 세트를 소환해 설치했다.
“굴락.”
“어··· 저건 시 서펀트다.”
“시 서펀트?”
짙은 푸른색의 비늘로 덮인 외관.
길게 갈라진 혀.
시 서펀트가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쿠르르르르.
촤악!
시 서펀트가 몸을 비틀자 물거품이 일어났다.
그러자 온몸을 비늘로 덮은 머맨 무리가 호수에서 나오며 무기를 들었다.
사이비 교주에게 내리는 신의 형벌
위이이잉.
쾅. 쾅!
촤악. 촤악.
전투가 시작되었다.
나는 굴락을 시켜 언데드를 컨트롤했다.
“기동대는 머맨만 처리하세요!”
“넵”
머맨은 성벽을 뚫지 못하고 타워의 공격에 속절없이 밀렸다.
나는 저격 타워를 수동으로 전환해 시 서펀트를 조준했다.
‘저놈도 안젤라가 흡수할 수 있으려나?’
심호흡과 함께 발사를 눌렀다.
꽈아아아앙—!
삐이이이이—!
캬아아아아악!
타워가 뒤로 밀리며 시 서펀트가 고통으로 울부짖었다.
키히이이!
시 서펀트의 눈이 붉은색으로 빛났다.
“눈을 보면 안 돼!”
굴락이 비명을 내지르며 고개를 숙였다.
나는 본능적으로 눈을 감았다.
“으악! 뭐야! 갑자기 안 보여!”
“내 눈! 내 눈! 크악!”
주변에 있던 다른 각성자들이 얼굴을 감싸 쥐고 비명을 질렀다.
‘젠장, 물리 공격은 하지 않는 건가?’
“뒤로! 타워 작동 소리를 듣고 그쪽으로 빠지세요!”
“네!”
위이이이잉.
쾅!
“키이하아!”
해골과 골렘이 퇴각을 알리는 듯 외쳤다.
“빡! 호수 반대편으로 끌고 가. 머맨부터 정리하게.”
“오케이.”
박성남이 시 서펀트에게 어그로 스킬을 사용하고 호수 반대편을 향해 달렸다.
‘바실리스크 시체!’
골렘을 시켜 바실리스크를 주워왔다.
취이이이잇!
시 서펀트가 혀를 날름거렸다.
쿠르르르르르.
호숫물이 끓어오르듯 요동쳤다.
물기둥 여러 개가 치솟으며 넘실거렸다.
박성남은 중간쯤 달리다 근처 건물을 향해 뒤로 빠졌다.
마치 살아있는 듯한 움직임으로 박성남의 뒤를 쫓는 물기둥.
“빠르다!”
꽝!
“크아악!”
박성남이 물기둥에 얻어맞았다.
쾅. 쾅.
건물을 뚫고 들어간 박성남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성남아!”
* * *
시 서펀트를 향해 바실리스크 시체를 던지고 골렘이 어그로를 잡았다.
‘피해 증가, 시체 폭발.’
꽈아아앙—!
키이이이익!
‘크윽.’
다리가 후들거렸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시 서펀트.
“나는 죽지 않는다고! 으라챠!”
박성남이 건물에서 멀쩡한 모습으로 나왔다.
한입 베어 문 황금 사과를 던지자 빠르게 썩어가는 게 보였다.
‘다행이다.’
“흰둥아 저 앞에 머맨!”
“컹컹!”
수진 씨의 화살이 빠르게 날아갔다.
시우가 시 서펀트를 향해 체인 라이트닝을 날렸다.
주변 각성자들이 속속 모여들어 머맨을 공격했다.
‘물리 공격을 안 하니 반사는 소용없고··· 이걸 써볼까?’
맹독 가스 타워를 소환했다.
위이이잉.
치익. 치익.
끈적한 초록색 액체가 머맨을 향해 쏘아졌다.
캬아아아아악!
맹독 가스를 정통으로 맞은 머맨이 빠르게 녹아내렸다.
치이이이이.
머맨의 몸이 녹아내리며 녹색 가스가 퍼져나갔다.
캬아아악!
가스에 몸을 스친 머맨 역시 녹아내렸고, 다시 가스가 나오기를 반복했다.
연쇄 중독.
‘머맨을 던지면···?’
골렘을 시켜 녹아내리는 머맨을 붙잡았다.
‘시 서펀트에게 던져!’
녹색 가스 뭉치가 된 머맨이 허공을 날았다.
줄줄 흘러내리는 독과 가스가 시 서펀트의 몸체에 닿았다.
취이이이익!
캬아아아아!
시 서펀트의 비늘이 조금씩 녹아내렸다.
“된다! 빡! 어그로 끌고 빙빙 돌아! 독으로 녹인다!”
“으아아아!”
박성남이 도로를 따라 달렸다.
나는 중독된 머맨을 계속 던졌다.
번쩍!
시 서펀트의 눈이 빛나자 재빨리 눈을 감았다.
고통에 몸부림치던 시 서펀트가 또다시 물기둥을 소환해 박성남에게 날렸다.
박성남이 물기둥을 보자마자 물약을 꺼내 마셨다.
쾅! 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