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ontain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61
“아 진짜, 잉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더니. 병신 같은 게 아주 지랄하고 앉아있네. 죽어라 그냥.”
“크크크. 네놈 공격 따윈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걸 알 텐데?”
‘피해 증폭.’
고쿤의 머리 위로 붉은 구름이 생겼다.
나는 점점 심해지는 압박을 견디며 마음속으로 외쳤다.
‘아이템 스킬. [토르의 심판].’
번쩍!
파지지지직.
“크으으윽.”
시퍼런 라이트닝이 고쿤에게 쏟아졌다.
구름이 갈라지며 거대한 망치가 떨어져 내렸다.
“으··· 저게 뭐야? 엄청나게··· 큰데? 우리 피해야 하는 거 아니야?”
“내 스킬이야.”
“뭐?”
박성남이 멍한 표정으로 떨어져 내리는 망치를 바라보았다.
토르의 심판.
묠니르가 고쿤에게 심판을 내렸다.
멀티 영지를 건설하다
번쩍!
묠니르의 타격점.
고쿤의 머리 위로 빛이 터졌다.
꽈아아앙—!
뒤이어 천지를 울리는 소리와 함께 후폭풍이 휘몰아쳤다.
“으아아악!”
“꺄아아악!”
파티원들이 본능적으로 바닥에 엎드려 서로를 감싸 안았다.
주변에 날아다니던 건물 잔해들과 나무는 모두 휩쓸려 나갔다.
콰르르르르.
주변을 휘몰아치던 돌덩이들이 남아있는 건물에 부딪히며 겨우 가라앉았다.
고쿤이 있던 자리는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움푹 파였다.
“허. 허허허허허···.”
기동대 팀장이 허탈한 웃음을 내뱉었다.
“이, 이게··· 스킬이라고? 이게? 두 번만 때리면 지구 폭발하겠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
‘묠니르 손상을 복구하면··· 또 모르지.’
“진우 씨··· 엄청나네요. 이런 스킬도 있었어요?”
“어쩌다 얻었어요. 운이 좋았죠.”
“대박! 아저씨 나 이거 복사해줘.”
“이건 복사 못 해.”
“아 왜! 왜!”
아이템 스킬이기에 시우에게 먹여주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시우가 볼을 잔뜩 부풀리며 자리에서 통통 뛰었다.
“그나저나 고쿤인가 뭔가는 죽은 건가?”
“아예 사라졌으니까. 죽었겠지.”
“그럼 벙커에 있던 사람들에게 가보죠.”
* * *
“팀장님! 어디 갔다 오세요?”
“여, 여긴 어디야?”
“분명 방공호로 피신했었는데··· 갑자기 왜 밖에 누워있었지?”
“몬스터는 다 죽은 건가? 뭐지?”
수많은 사람이 머리를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성우도 얼떨떨한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성우야! 너 인마 괜찮아?”
“네? 그게 무슨 소리세요? 팀장님 벌써 치매 왔어요?”
빡!
“악! 왜 때려요!”
“으휴, 등신··· 인마! 오러를 못 느끼니까 그런 허접한 새끼한테 정신조종을 당하는 거 아냐!”
“네? 정신조종이요?”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우리에게 몰려들었다.
혼란을 정리하기 위해 단상으로 올라갔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진우입니다.”
“서진우? TV에 나왔던 그 사람?”
“저 사람이 여길 어떻게 온 거야?”
“여러 가지 드릴 말씀이 많지만 짧게 압축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며칠 전 수도권에 페널티가 발생···.”
일반인들 입장에서 알아야 할 사항들을 담담하게 전달했다.
수도권은 궤멸하였고, 살아남은 사람은 극소수다.
당신들은 이상한 능력자에게 세뇌당해 이곳에 있었고, 이제 위협은 사라졌다.
이제는 옛날처럼 살 수 없다.
내 영지에 난민 캠프를 마련했고, 의 식 주를 해결할 수 있으니 함께 가자.
“그, 그럼 이제 우리나라는 끝장났다는 말씀이십니까?”
누군가의 물음에 박성남이 단상으로 올라와 거들었다.
“아뇨. 우리나라, 그것도 지금 여기 서진우가 있는 수도권만 그나마 숨이라도 쉬며 있는 거고, 나머지 전 세계 모든 지역은 다 지옥문이 열렸습니다.”
“히, 히익···.”
“당신도 그 세뇌 각성자라는 놈처럼 우리를 다 데려는 속셈 아닙니까? 강제로 노역이라도 시키는 거 아니냐고요!”
“아저씨. 그런 거 아니라니까? 그냥 먹여주고, 재워 준다고!”
박성남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나는 다급히 박성남을 말렸다.
“오늘 각성자들이 서울에 있던 몬스터들을 대대적으로 토벌했습니다. 대부분 궤멸하였으니 원하신다면 다른 곳으로 가셔도 됩니다. 제 영지로 가는 건 강제사항이 아닙니다.”
“그, 그래요? 그럼 나는 우리 집으로 돌아가겠소!”
“가시더라도 한번은 제 영지에 들려보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이미 수백 명이 넘는 일반인 분들이 제 영지에 오셔서 몸을 피하고 있습니다.”
“수, 수백 명?”
“네. 제일 중요한 건. 이런 세상에서 따뜻한 식사가 무한 제공된다는 점입니다. 무료로.”
“무, 무료? 대체 왜 그런 미친 짓을.”
“누군가는 해야 하니까요. 멸망한 세상에서 다음 세대를 기약하려면 한 명이라도 더 살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사람들이 조용해졌다.
“좋습니다···. 그럼 한 번 들려 보죠. 대신에 제가 싫다면 떠나는 걸 잡지는 않는 거죠?”
“그건 제가 보증합니다. 서울 경찰 특수기동대 이장호 팀장입니다.”
팀장의 굵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겨, 경찰? 그럼··· 어느 정도는 믿을 만 하겠지! 영지에 가겠습니다!”
“나, 나도!”
“저도요! 근데 그곳이 어디죠?”
“수서역입니다.”
“여의도에서 수서까지 어떻게 갑니까? 버스라도 있나요?”
“잠시만 기다리시면 됩니다. 우선, 옆에 계신 분의 손을 서로 잡아주세요.”
어느덧 해가 저물고 있었다.
* * *
번쩍.
사람들이 도착하자마자 영지 부녀회가 인솔해 캠프로 데려갔다.
쪽지함은 터져나갈 정도로 가득 찼다.
서울 각지에서 날아온 메시지들.
‘대형몬스터는 이제 없나···.’
광화문과 종로를 넘어 강북 대부분 지역은 검제 길드에서 토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음에 한번 보자는 말과 함께.
강남 지역은 수서에서 시작해 마곡을 넘어 김포공항 근처까지 밀어냈다.
나는 의뢰소에 들러 영지반경 30km까지 토벌 의뢰를 확장했다.
‘서쪽으로 인천, 동쪽은 양평··· 남쪽은 수원인가?’
“왜 그렇게 넓게 잡아? 한 10km만 하지.”
“계속 쓸어버리면 각성자들 돈 벌 구석이 없잖아. 어찌 됐든 그들도 먹고살아야 하는데, 경매장만 보고 있으라고 할 순 없지.”
겸사겸사 토벌과 함께 수색까지 할 수 있으니 일 석 이조다.
“아, 그리고 내일 아침엔 모두 함께 가야 할 곳이 있습니다.”
– 워프게이트 1번. 설치 완료.
– 워프게이트 2번을 설치하면 상호 이동이 가능한 게이트를 생성합니다.
아서스가 워프게이트를 설치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이제 사람들이 늘어나니··· 준비를 해야지.’
아직 파티원들에게 아서스와 워프게이트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또 토벌이야?”
“그런 종류가 아냐. 일단 쉬고, 내일 일찍 모여.”
“으아··· 그럼 나 빨리 잘래! 피곤해!”
시우와 함께 파티원들이 각자의 숙소로 흩어졌다.
* * *
“헤이! 내 친구! 왜 이렇게 바빠?”
양념치킨을 든 브렉스턴이 내게 닭 다리를 흔들어 보였다.
“어쩐 일이야? 임무?”
“놉. 이제 이거 없으면 못 사는 몸이 되어버렸지··· 흐흐.”
“치킨?”
“그래. 자판기가 생기다니! 머리 잘 썼는데? 이러니까 돈이 많지. 하여간 샘은 비즈니스를 할 줄 모른다니까?”
“너희는 좀 어때?”
“안 그래도 이쪽에 건물 리스? 그런 게 생겼나 봐? 대체 상태창하고 어떻게 연결하는 거야?”
“나도 모르지.”
“흠··· 뭐 아무튼 건물 리스해서 길드 하우스로 쓰려고.”
“이주하려고?”
“그건 아니야. 혹시 모르는 일이니, 백업은 있어야 하지 않겠어?”
“3층짜리는 월 10만 골드인데?”
“그 정도야 뭐··· 우리 길드 규모로 보면 노프라블럼!”
“돈 많은가 봐? 근데 저번 골드 파티 때는 왜 그렇게 소극적이었어?”
“샘도 네가 혼자 다한 거 알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하루 돈 쓰고 말 거 아니잖아? 앞으로 더 좋은 아이템이 나오겠지.”
“그야 그렇지만···.”
한국은 포탈 브레이크가 감소하고 몬스터를 토벌까지 하며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
미국은 상황 악화로 저지선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쩌면 쉘터를 버려야 할지도 몰라.”
“그럼··· 남은 일반 사람들은?”
“TBM(터널 굴착 기계)이라고 엄청나게 큰 놈으로 계속 땅을 파면서 넓히고 있지.”
“그나마 다행이군. 정 안되면 여기로 데려와. 사람들.”
“그건 마지막까지 버티다 안 되면 쓸 카드야. 우리는 아직 건재하다고!”
“계획은 있다니 다행이네. 그럼 수고하고.”
“아 참! 중요한 걸 물어본다는 게··· 깜박했네.”
“뭔데?”
몬스터 때문에 길드 간 갈등이 심화되었다.
내 영지가 휴식 마을로 작동하며 각성자들이 먹는 것에 대한 불만은 사그라들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교대로 나가서 쉘터도 지키고 몬스터 저지선도 버티고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얻는 게 없으니까···.”
“그야 그렇지.”
“너희처럼 의뢰를 설정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돈은 있고?”
“그런 문제도 있긴 하지만···.”
갈등이 커지며 종종 싸움까지 일어났다.
결국, 중재가 필요한 상황까지 치달은 상황.
영국과 프랑스도 심상치 않다고 한다.
“음··· 내가 중재를 하라고?”
“중재도 중재인데··· 메인은 그게 아냐.”
국가별 상위길드 수장회의.
썬더워커 사만다 클라우드 명의로 각 길드의 수장들에게 전해진 메시지였다.
브렉스턴의 요청은 내 영지를 일종의 중립구역으로 보고 이곳에서 회의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
“휴식 마을 입장만 하면 다 같이 모일 수 있으니까. 이제 통역도 필요 없고.”
“하긴. 좋은 생각이네. 근데 무슨 회의를 하려고?”
“서로 가지고 있는 정보도 교환하고··· 궁극적으로는 몬스터 토벌에 서로 협력하자는 거지.”
“좋은 생각이네. 나는 상관없으니 알아서 하라고 해. 그걸 뭐 물어볼 필요까지 있나.”
“근데 모든 길드의 수장들이 하나같이 너를 조건으로 내걸었어.”
“응? 나?”
“너 업적점수 확인 안 해봤어? 네가 압도적 1위야.”
[업적 순위]– 1위 : 서진우
– 2위 : 사만다 클라우드
– 3위 : 모하메드 하산 3세
– 4위 : 르네 도를레아크
– 5위 : 제프리 햄스턴
1위 업적점수 11,500점.
2위인 사만다는 3,000점을 겨우 넘겼다.
각성자 처지 순위는 떨어져 이제 내 이름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검제는 아예 순위에서 사라졌네.’
열심히 하는 거 같더니···.
“업적 때문에 나를 요청한다고?”
“딱 봐도 네가 제일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 것 같으니까.”
“난 길드 수장이 아닌데?”
“어지간한 길드 전체보다 네가 더 강하잖아? 바뀐 세상에서는 강한 놈이 리더지.”
길드 수장들이라···.
한 번쯤 만나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잘하면 연합을 구축해 내 동맹 기능을 활성화할 수도 있을 테고.
“오케이. 세부내용이 정해지면 알려줘.”
“오. 쿨한데? 역시 내 친구야!”
“그럼 난 간다.”
“아, 그리고 줄리아가 저번에 고마웠다고 전해 달래. 식사 한번 하고 싶다는데?”
“줄리아가? 아니면 율리아나가?”
“으음··· 그건 나도 잘···.”
부르르.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무서운 여자다.
“난 좀 바빠서 이만···.”
* * *
오랜만에 푹 잤다.
침대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보니 거실에 모두가 모여 있었다.
“일어났냐? 오늘은 또 뭐야?”
“아, 모두 모였네. 오늘은 영지민들 고향으로 갈 거야.”
“뭐?”
모두의 눈이 크게 떠졌다.
“임무 간다는 소리야?”
“아니. 지난번 미국 썬더워커랑 같이 들어간 임무에서···.”
나는 내 가정을 근거로 블레이크와 아서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워프 게이트 2번을 꺼내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럼··· 이게 그 대륙으로 갈 수 있는 포탈을 만들어 준다고? 임무랑 무관하게?”
“응, 그럴 거야. 저쪽에서 설치했다고 메시지가 왔으니까.”
“임무 포탈은 인던 같은 거 아니었어?”
“아까 설명해 줬잖아. 임무는 인던같은 거고··· 내가 갔던 곳은 그런 인던이 아닌 것 같다고.”
“혹시 인던이면··· 갇히는 거 아냐?”
“나는 귀환이 가능하잖아. 건물로.”
“아, 그렇지. 그럼 뭐··· 괜찮네. 한 번 해보자.”
“혹시 모르니 제스터랑 한스도 데려가자.”
“오케이.”
잠시 후 제스터와 한스가 찾아왔다.
짧게 설명을 마치자 제스터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 그럼 저번에 그곳이 진짜··· 제가 살던 말보런스 대륙이었단 말입니까?”
“아마도요.”
“제가 다시 진짜 저희 대륙 땅을 밟을 수 있다고요?”
제스터가 감동 가득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한스에게 설명을 듣기로, 인위적으로 꾸며진 무대 같은 것이라고 했는데··· 그곳이 진짜였다니···.”
“영주님, 그럼 발포그 왕국에 영지를 하나 더 꾸리시는 겁니까?”
한스가 눈을 빛내며 물었다.
“네. 그렇습니다.”
“잘 되었습니다. 발포그는 유랑민과 지방 영주들에게 관대하기로 유명합니다. 리요네스 같은 곳은 영지를 만들면 토벌당하기 일쑤라···.”
“국가별로 차이가 있군요.”
“네. 대륙이 워낙 넓어 국가도 많고, 서로 이해관계도 많이 얽혀있습니다. 발포그면 살아가기는 최상급이죠.”
“아서스가 들으면 좋아하겠네요. 그럼 다들 준비하세요. 갑니다.”
나는 바닥에 내려놓은 워프게이트 2번의 버튼을 눌렀다.
번쩍!
– 워프게이트 1번과 2번이 감응했습니다.
– 상호 이동이 가능한 게이트가 생성되었습니다.
– 아이템이 소모되었습니다.
– 게이트 지속시간은 무한입니다.
파삭.
워프게이트 아이템이 부서지며 넓은 포탈이 생성되었다.
“가보자, 말보런스 대륙으로.”
나는 포탈에 진입했다.
* * *
짹짹.
드넓은 들판에 새들이 한가롭게 날아다녔다.
이름 모를 풀벌레들도 목청껏 소리를 내며 울고 있었다.
‘생물들이··· 있어!’
의심이 확신으로 변했다.
인스턴스는 몬스터를 제외한 동물이나 곤충 같은 생물체가 없었다.
드넓은 초원을 배경으로 포탈이 번쩍거렸다.
“와, 여기 날씨 엄청나게 좋네.”
박성남이 오랜만에 푸른 하늘을 보며 감탄했다.
“박살 난 세상이 아니라 멀쩡한 진짜 세상을 보니 감회가 새롭군.”
“그러게요. 앗! 팀장님, 저기 강도 있어요!”
“물고기도 있나 봐. 엄청나게 맑아. 낚시하면 딱이네.”
“낚시라니··· 저 풍경을 보고 낚시가 떠올라요?”
“네가 낚시를 안 해봐서 그래.”
기동대원들이 포탈에서 나오며 미소를 지었다.
한스가 감격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흙을 매 만졌다.
“동남부는 비옥하고 날씨가 좋기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몬스터도 없고, 외부 침입도 없나요?”
“발포그 정예 기사단은 꽤 강하기로 유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