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ontain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69
“이럴 시간 없어. 빨리 들어가자.”
“왜?”
“여기··· 다음 층이 있는 거 같다.”
지도가 업데이트되었다.
둥근 모양의 미궁 정 중앙에는 친절하게도 계단 모양이 표시되었다.
– 남은시간 : 07:05:33
* * *
“으아. 뒤질 것 같아.”
“스켈레톤 한 마리가 5분 버티는 거 실화냐?”
다들 녹초가 되었다.
입구에 있었던 리빙 아머와 붉은 스켈레톤은 그냥 환영인사 수준이었다.
벽 너머에 있던 와이트와 스켈레톤은 끔찍한 스피드와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정신없이 타워를 소환하고 약화 저주를 걸어 공격력을 낮춰가며 겨우겨우 전진했다.
이쪽도 쉽지는 않습니다. 차라리 다시 돌아오셔서 파티를 합치는 게 어떨까요?
네? 포기요? 여기 예언자가 실종되었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하지만··· 좀 더 찾아보죠.
<- 이게 최종 보스면 모르겠네만, 그게 아니라면 나중에 다시 와도 충분하네. 아직 우리 레벨에는 공략할 수 없어. 그럼 다시 연락하지. 자네들도 서둘러 나오게.
파티원 목록에서 검제 길드가 동시에 빠져나갔다.
“허··· 검제 길드가 공략을 포기하고 나갔어.”
“뭐? 어떻게?”
나는 매스텔리포트 스크롤에 대한 것과 쪽지 내용을 모두에게 공유했다.
“그렇다고 도망을 쳐? 들어왔으면 끝장을 봐야지.”
“매스텔? 아아 부럽다. 마법서는 없나? 나주면 맨날 데려다줄 수 있는데.”
나현우가 군침을 삼키며 투덜거렸다.
“진우 씨, 우리도 이제 3시간밖에 안 남았어요.”
“이제 코너만 돌면 돼요.”
“다음 층도 있다는데··· 가능할까요? 뭐가 나올지도 모르고···.”
“일단 한번 부딪쳐 보는 거죠. 여차하면 저희도 그냥 튀고요.”
마지막 코너를 돌아 지도에 표기한 정 중앙에 도착했다.
“와··· 인던이네.”
“인던이야.”
“허허.”
거대한 문이 양쪽으로 활짝 열려있었다.
가운데에는 푸른색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며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임무 속에 인던이 말이 되는 건가? 가능해?”
“그런 케이스가 있었지.”
“아. 굴락이 있던 그 신전? 그럼 저기도 신전인가?”
박성남이 머리를 긁적거렸다.
“주말에 유일한 낙이 놀라운 TV 보는 건데··· 그 프로에 따르면 여기 이 미궁은 애초에 신전이었습니다. 제물도 바치고 그랬다죠. 아무래도 신화에 나오는 장소니까···.”
솔져 강주오가 로켓런처를 정비하며 말을 이었다.
“저 안으로 들어가면 미노타우로스가 나오겠죠. 테세우스가 죽였던.”
“어떻게 생겼는데요?”
“소처럼 생겼겠죠. 머리는 소. 나머지는 인간.”
“더럽게 강하겠네요. 약점은 없을까요?”
강주오가 턱에 손을 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TV에서 그런 거까지는 알려주지 않아서···.”
“진입하자마자 버프 돌리고, 혹시 모르니 시설 소환해 둘게. 여차하면 튀자.”
파티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석호가 단검을 흔들며 포탈을 가리켰다.
“입던은 점프가 매너입니다! 하하!”
“들어가자마자 번피가 있는 건 아니겠지?”
“이게 그 게임처럼 막가는 줄 아냐?”
“네가 글던 들어갈 때 쫄깃한 기분을 알아?”
그 와중에 강석호와 나현우가 투닥거렸다.
찌익.
굴락이 스크롤을 찢자 허공에서 빵과 물병이 떨어졌다.
“이거 하나씩 먹어.”
“이게 뭔데?”
“물빵. 저기 강석호라는 인간이 이런 게 필요하다더군. 마침 6써클 정령마법에 비슷한 게 있어서 스크롤로 구현했다.”
물과 빵을 집어 들었다.
[창조된 빵]– 등급 : D
– 소모품
– 빵을 계속해서 먹으면 체력이 모두 회복됩니다.
– 전투 중 사용 불가.
– 재사용 대기시간 : 8시간
[창조된 물]– 등급 : D
– 소모품
– 물을 계속해서 마시면 체력이 모두 회복됩니다.
– 전투 중 사용 불가.
– 재사용 대기시간 : 8시간
“진짜 물빵이네!”
“일단 먹자.”
물부터 마셨다.
– 체력이 회복됩니다.
“오··· 몸이 가뿐해지는데?”
“물하고 빵 쿨타임이 따로야. 물은 남겨놔야겠다.”
“전투 중에 깨질 텐데?”
“아··· 물을 먼저 마실걸.”
“이럴 수가··· 이런 마법 식품이 있다니? 자네들은 정말 알 수가 없는 인간들이군. 아니, 진짜 인간이 맞기는 하는가?”
아서스가 물을 마시며 놀란 표정으로 나와 굴락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나는 인간이고 쟤는 리치고.”
흰둥이도 물을 마시며 기분 좋게 그르렁거렸다.
굴락을 포함한 언데드와 골렘이 부러운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다 먹었으면 들어가자.”
“오케이!”
* * *
“허···.”
“쉿. 닥쳐.”
포탈에 들어오자마자 눈에 들어온 풍경.
우리는 한 마디도 내뱉지 못하고 얼어붙었다.
포탈 내부에는 벽이 없었다.
뻥 뚫린 광장 같은 넓고 높은 돔 형태의 구조.
미궁을 그대로 복사한 크기에 미로를 구성하던 벽이 사라진 지형.
우리 위치는 높은 계단 위였다.
어림잡아 10층 높이 아래에는 몬스터들이 우글거렸다.
그런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이거··· 내 눈이 잘못된 건가? 이건 마치···.”
“카우방이네?”
“그래 딱 그거네! 카우방!”
소의 머리를 한 작은 크기의 미노타우로스 수백 마리가 핼버드를 들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남극의 펭귄이 허들링을 하듯 시계방향으로 무리 지어 움직이는 모습이 기괴했다.
“그럼 저기 끝에 있는 게 카우킹이라 이거지?”
“저게 네임드겠지. 똑같이 생겼는데 제일 크니까.”
“여기서도 저렇게 크게 보이면··· 대충 그때 봤던 요튠이나 듀바그 정도인가?”
“옆에 저 공기 방울은 뭐야? 눈 좋은 사람?”
“잠시만요.”
수진 씨가 미간을 좁혔다.
“저기 공기 방울 속에 사람이 쓰러져있어요!”
“사람? 예언자다! 실종된 검제 길드의 예언자!”
“인질도 잡혀있고··· 보스인 게 티 나서 좋긴 한데. 이걸 어떻게 잡냐?”
“3시간 내로 이걸 다 잡을 수 있을까? 딱 봐도 와이트보다 세 보이는데.”
“진지하게 여기는 그 미국 길드 바바 아저씨 불러야 하는 거 아니냐?”
파티원들이 한숨을 내쉬었다.
“버프 가지고는 턱도 없겠어. 진우야 뭐 방법 좀 없어?”
“기다려 봐.”
늘 그랬듯 경매장에 접속했다.
블리자드, 메테오, 파이어레인과 같은 마법 스크롤을 찾았지만, 매물이 없었다.
‘마법 스크롤 탭은 나가리네.’
유용하게 써먹었는데 아쉽다.
다른 소모품 항목을 찾으려는 찰나.
고가의 스크롤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 데스나이트 변신 스크롤 : 강력한 데스나이트로 변신할 수 있습니다.
– 모든 능력치가 데스나이트에 맞게 조정됩니다.
– 사용 효과 : 언데드 소환 및 통솔, 근접 물리+마법 공격.
– 지속 시간 : 30분
– 즉시 구매 : 5,000,000골드
‘헐··· 이게 뭐야. 린저씨가 보면 환장하겠네.’
언데드 소환이라는 문구에 눈길이 갔다.
‘내 아이템빨 하고 합치면··· 개꿀이겠는데?’
기타 소모품 탭에서도 쓸 만해 보이는 아이템이 눈에 띄었다.
– 센트리건 키트(A) : 바닥에 설치하면 레이저 터렛이 제작됩니다. 강력한 공격력을 지녔습니다.
– 주의 : 신체 절단에 유의하세요. 동행 큐브는 관통할 수 없습니다.
– 이동 가능.
– A 사이언스 제공
– 지속 시간 : 30분
– 즉시 구매 : 2,500,000골드
– 센트리건 키트(T) : 바닥에 설치하면 로켓런쳐 터렛이 제작됩니다. 강력한 공격력을 지녔습니다.
– 주의 : 회전각에 유의하세요.
– 이동 가능.
– TF 엔지니어 제공
– 지속 시간 : 30분
– 즉시 구매 : 2,500,000골드
‘허··· 별게 다 있네.’
각 키트는 두 개씩 매물로 올라와 있었다.
나는 키트 네 개와 데스나이트 변신 스크롤을 구매했다.
‘또 천오백만 썼네··· 후우.’
허공에서 스크롤과 007가방처럼 생긴 은색 키트 네 개가 떨어져 내렸다.
“이게 뭐야?”
“아이템 설명 봐.”
파티원들이 아이템을 구경하고는 경악했다.
“센트리건? 뭐 이렇게 비싸? 설마 너 이거 돈 주고 산 거야?”
“그럼 돈 주고 사지.”
“허어··· 그냥 나중에 렙업하고 와도 될 텐데, 굳이 이렇게 큰돈을 써···. 네 개면··· 천만 골드잖아? 끄으···.”
“나중에 다시 올 수 있다는 보장도 없어. 여긴 골드 미션이니까. 저 예언자도 구해야 하고.”
박성남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대로 달려?”
“이동 가능하다고 하니까 골렘하고 같이 어글 먹어서 공간 좀 마련해줘. 한번 해보자.”
“오케이. 전부 준비하시고!”
안젤라가 버프를 시작하며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물리 공격을 무효화시키는 보호막이 생성되었다.
“여기··· 아주 강력한 이야기가 있는 장소··· 저 앞에 있는 존재는 쉬고 싶어 해요.”
“우리가 쉴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들이야. 가자!”
‘골렘, 해골 소환.’
계단 한가운데에서 골렘과 해골이 일어났다.
“빡! 고고! 굴락, 잘 컨트롤해.”
“걱정마라. 흐흐.”
전투가 시작되었다.
* * *
무우우우우우!
‘진짜 카우방이냐.’
몬스터의 울부짖음조차 익숙하다.
“으랏챠!”
퉁.
박성남의 충격파가 퍼져나갔다.
몬스터들이 박성남을 향해 달렸다.
두두두두두.
생각보다 빠른 속도.
크아아아아!
쿵.
빠지는 몬스터들은 골렘이 어그로를 끌었다.
탱커 두 명이 넓은 미궁의 좌우로 향하자 중앙에 공간이 마련되었다.
“가자!”
순식간에 중앙까지 도달했다.
‘영지화.’
쿵.
‘시설 소환.’
성벽을 두르고 스플래쉬 타워 6개를 포함해 가지고 있는 타워 절반을 소환했다.
15개의 타워와 기본 타워 3개가 세워지고 작동을 시작했다.
위이이이이잉.
꽝! 꽝!
촤악. 촤악.
파스스스슥.
독, 지뢰, 스플래쉬 같은 각종 공격이 작은 미노타우로스들에게 쏟아졌다.
“으갸갸!”
멀리 돌던 박성남이 임시영지로 되돌아왔다.
쾅! 쾅!
몬스터의 공격에 벽이 흔들거렸다.
‘전투 인력 소환.’
번쩍!
빛과 함께 영지민들이 나타났다.
“팀장님 오셨군요!”
“여긴 또 어디야? 아니, 무슨 소가 두 발로 걸어 다녀?”
“제스터도 오셨어요!”
“여긴 유적입니까?”
“네.”
“제스터 노먼! 나를 좀 도와주게.”
“네!”
제스터와 아서스, 영지민들이 성벽 아래로 뛰어내렸다.
강력한 몬스터지만 가호 버프와 타워의 지원으로 그럭저럭 전투를 이어 갈 수 있었다.
흰둥이도 몬스터들 사이를 헤집으며 열심히 싸웠다.
나는 약화 저주와 피해 증폭을 번갈아 사용하며 이들을 지원했다.
‘맷집이 너무 강해.’
“더 나온다! 젠장! 이게 끝이 아니었어!”
멀리 미궁 벽이 허물어지며 몬스터들이 추가되었다.
꽝! 꽝!
나는 성벽 위 네 방향에 센트리건을 놓고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데스나이트 변신 스크롤을 찢었다.
가장 지혜로운 자에게 속았다
– 변신 준비 중.
지이잉. 철컥. 철컥.
– 고객님, A 사이언스의 제품을 선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고객님, TF 엔지니어의 제품을 선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환영 메시지와 함께 가방에서 부품이 튀어나와 자동으로 조립되었다.
곧이어 그럴듯한 터렛이 만들어졌다.
A 사이언스 터렛에서는 약 50m 길이의 레이저가 쏘아졌다.
지이이이이잉.
크아아악!
‘그냥 숭덩숭덩 잘려나갈 줄 알았더니 좀 버티네.’
그래도 신경 쓸 필요 없이 혼자 공격하는 게 기특하다.
두두두두두두.
꽝! 꽝!
TF엔지니어 터렛에서는 로켓런처와 기관총이 발사되었다.
성벽에 다가오던 몬스터들이 기관총에 타겟이 되며 뒤로 밀려났다.
로켓런처는 광범위 지역에 피해를 주었다.
‘둘 다 장단점이 있군.’
– 변신 준비 완료.
미궁을 집어삼킬 듯한 밝은 빛과 함께 변신이 완료되었다.
– 착용 아이템은 아공간에 보관됩니다.
– 착용 효과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음? 뭐지? 시야가 좀 높은데···?’
키가 꽤 커졌다.
한참 올려다 봐야 했던 타워는 이제 슬쩍 눈알만 올려도 보일 정도였다.
“허··· 이게 뭐야?”
굴락이 멀리서 날아와 나를 이리저리 훑어봤다.
“너도 언데드가 되기로 한 거냐?”
“변신 스크롤이다.”
“크윽.”
내 목소리도 지옥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차가운 음색으로 변했다.
굴락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스킬 목록]– [어스 퀘이크] [충격파] [미니언 소환] [헤이스트] [냉기 오러]
‘허··· 죽여주네.’
“진우··· 씨?”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