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ontain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79
“저, 저건 쿨렌의 검···!”
아서스가 재빨리 뛰어가 검을 집어 들었다.
“쿨렌은 어디 있습니까?”
“나, 나도 잘 모르겠네. 정신을 차려보니 사라졌네.”
“사라졌다고요? 쿨렌은 어떤 상태였습니까?”
“상태···? 그러고 보니 인간들의 기준으로는··· 마스터급 기사라고 자신을 소개했는데 이상하게 강력했네.”
“내 검술 스승이니 강한 건 당연합니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었어. 그리고 군신의 부름이 어쩌고 하면서 이곳 일을 처리하고 곧장 떠나야 한다 했지.”
‘군신?’
오리무중이다.
쿨렌이 페르다처럼 우리를 배신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게 아니라면 제일 먼저 아서스를 찾았을 텐데···.’
아서스도 같은 생각이 들었는지 꽉 쥐고 있는 주먹이 떨렸다.
“서진우, 쿨렌이··· 혹시 페르다처럼 변했다면···.”
“미안. 그때는 어쩔 수 없다.”
“자네가 직접··· 부탁이야.”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위로를 대신했다.
“그럼 이제 뒤처리를 해야 하니까 모두 가시죠.”
상태창을 띄우고 임무 완료메시지를 기다리는데 쪽지함이 계속 번쩍거렸다.
‘누가 스팸 보내나.’
쪽지함을 터치하자 수십 개의 쪽지가 밀려들어 왔다.
<- 진우야 어디야!
<- 진우 씨 어디에요! 급해요!
<- 헤이! 마이 프랜! 임무 중인가? 뭐 하는 거야?
파티원들과 브렉스턴까지 메시지를 보냈다.
‘뭐지?’
그리고 받은 가장 최신 쪽지.
<- 진우! 빨리! 2차 페널티 예고 떴어!
문명을 멸망시켰던 페널티.
그 두 번째가 예고되었다.
룬워드 : 수수께끼
[임무 완료 : 다크 엘프 숲의 이상 현상 조사] [포인트 5 지급] [임무 완료 : 다크 엘프 대 장로 구출] [포인트 5 지급] [임무 완료 : 페르다 처치] [포인트 5 지급] [위업 달성 : 최초의 투아하 데 다난] [포인트 5 지급] [업적 달성 : 굴팍시 획득] [포인트 3 지급] [레벨 업!]x3
[포인트 3 지급]43레벨, 총 28포인트가 되었다.
그러나 화려한 완료 메시지를 즐길 틈이 없었다.
“아서스. 뒤처리를 부탁해.”
“무슨 일인가?”
“급한 일이 생겼어. 다시 연락할게.”
뭐라 말하려는 아서스를 뒤로하고 서둘러 경매장을 통해 영지로 돌아왔다.
* * *
[임무가 발생했습니다.] [임무(경쟁) : 지정 장소에서 등장하는 적들 처치] [보상 : 5 포인트] [각성자 측 패배 시 전 지역에 페널티가 발생합니다.] [전투는 최대 20명의 각성자만 참여 가능합니다.] [관람은 자유롭게 가능합니다.] [각성자는 패배 시 사망합니다.] [상황에 따라 1명, 2명, 4명까지 팀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임무 시작까지 남은 시간 : 45:33:25] [임무 시작 전까지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습니다.] [입장하기]영지에 돌아오자마자 상태창 메시지가 주르륵 올라갔다.
‘보상 아이템 확인도 못 하고 나왔네. 젠장.’
혹시나 아이템이 안 나왔어도, 굴팍시라는 S급 탈것을 얻었으니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진우야!”
광장에서 초조하게 서성거리던 박성남이 나를 발견하고 달려왔다.
“어디 있었어!”
“말보런스 대륙에 있었어.”
“메시지 안 떴어? 도대체 뭘 했길래!”
“임무 중에는 메시지가 안 뜨나 봐···.”
“임무? 말보런스 대륙에 있었다며?”
“그게 좀 복잡해. 나중에 말해줄게.”
“이럴 때가 아니야. 저번에 길드 회의했던 장소에 빨리 가봐. 다들 모여 있어.”
* * *
“아니, 그럼 우리 쪽에서 4명이나 나가란 말입니까? 패배하면 사망이라는데?”
“로열 가드는 유럽 길드 아닙니까! 그곳은 누가 봐도 콜로세움인데, 그쪽 길드가 그나마 제일 잘 알지 않겠습니까?”
“대체 무슨··· 영국하고 로마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는 알고 하는 소리입니까?”
“그래도!”
“막말로 기왓장 하나 보인다고 무림맹에서 나서라 하면 얼씨구나 나서겠습니까?”
“이런 무식한! 기왓장은 아시아 전역에서 쓰이는 물건이오!”
“뭐? 무식?”
“아랍 길드가 돈이 가장 많으니 미국하고 앞장 서주시죠? 아이템도 가장 좋지 않겠습니까?”
“인샬라. 어차피 모든 것은 신의 뜻대로 될 겁니다.”
회의장 모습은 지난번과 많이 달랐다.
첫 회의 때는 억지라도 최대한 미소 지으며 서로 점잔을 빼던 양반들이었는데, 지금은 악을쓰며 삿대질을 하고 있다.
‘개판이네.’
“서진우 각성자! 드디어 오셨군요!”
뚝.
시끄럽던 회의장이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나는 상석으로 천천히 걸어가 앉았다.
“어디서 뭘 하다 온 겁니까?”
“위업이 하나 더 올라왔던데, 이런 시국에 임무를 하고 있었습니까?”
“투아하 데 다난이 뭐요? 정보라도 공유해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하나둘씩 나를 향해 비난하기 시작했다.
쾅.
사만다가 책상을 내려치자 고요함이 다시 찾아왔다.
“진행하겠습니다. 서진우 각성자는 경쟁 임무 메시지를 확인하셨나요?”
“네. 최대 20명 참여, 패배 시 사망, 임무 실패 시 페널티. 조금 전에 확인했습니다. 조금 늦었네요.”
“서진우 각성자는 참가하실 건가요?”
‘패배 시 사망···.’
참여를 주저하게 하는 경고 문구.
“당연하죠. 참가합니다.”
장내가 웅성거렸다.
“당연히 참가하겠지. 각성자들 빨아먹은 게 얼만데?”
“근데, 서진우가 죽으면 휴식 마을도 사라지는 거 아닌가?”
“서진우 각성자! 가기 전에 이곳 운영권한을 넘기고 가시오!”
“그래! 넘기시오!”
또다시 소란스러워졌다.
나는 손을 들어 길드장들을 진정시켰다.
“몇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첫째···.”
어차피 일반 임무 중에도 실패하면 죽는 건 마찬가지.
상태창에 등장한 ‘패배 시 사망’이라는 문구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설마 적당히 싸우다 안 되겠으면 항복하려는 얄팍한 수로 참가하려는 건 아니겠죠? 그런 게 되는지도 모르겠지만···.”
움찔.
길드장 몇몇이 몸을 떨었다.
경쟁이라고 표시되었지만, 내용은 합동임무다.
여태까지 했던 각종 임무를 떠올리면 결론은 간단하다.
“임무가 시작되면 또 다른 임무가 뜨겠죠. 실제 경쟁을 해야 하는 무언가가···.”
그리고 그건, 승리 횟수 같은 계량 가능한 숫자가 될 가능성이 컸다.
길드장들 역시 예상할 것이다.
그러니 적당히 참가만 하고, 경쟁 보상을 챙기려는 마음을 먹었다가 패배 시 사망이라는 문구에서 주저하고 있던 것.
설명을 마치자 길드장들이 불편한 심기를 보이며 고개를 돌렸다.
“후우··· 서진우 각성자가 오니 말을 좀 듣는군요. 여러분 1위의 말입니다. 좀 들어주시죠.”
“그럼 결국 우리더러 서진우의 들러리가 되라는 말 아닙니까?”
“옳소! 수많은 각성자 중에 서진우 빼고 위업을 달성한 자가 누가 있습니까? 시작부터 불공평한 거 아닙니까?”
“게다가 정보를 공유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비밀이 있기에 혼자 압도적으로 치고 나가는지 터놓고 말해야 합니다!”
점입가경이다.
사만다도 입을 벌리고 멍한 표정으로 길드장들을 바라보았다.
“제가 다시 한 말씀 드리죠. 어차피 임무 실패하면 다시 페널티가 옵니다. 지난번 페널티를 잊었습니까? 문명이 무너졌습니다. 그걸 다시 한 번 겪고 싶으십니까?”
다시 페널티가 오면 인류는 이대로 무너진다.
“우리도 알고 있소! 그래서 참가자들은 최대한 섬과 같은 곳으로 이동해서···.”
“잘 생각해 보세요.”
길드장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지난번에는 분명 최하위 10%에 속한 각성자가 있던 위치에 페널티가 발생할 것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문구가 다릅니다.”
즉, 전 지역에 페널티가 발생한다는 소리.
“도망을 치건, 어쨌건 임무에 실패하면 모두가 죽는 겁니다.”
“우리는 이미 견고한 쉘터를 만들었소. 세상이 멸망해도···.”
“그래서 동굴에 들어가 각성자들 몇 명만 영원히 사시려고요? 밖에도 안 나가고?”
“크흠.”
“서진우 각성자는 의견을 말씀해 주세요. 어떻게 할까요?”
사만다가 기대가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자원자를 받고, 그만한 떡밥을 줘야죠. 각출 및 몰아주기를 제안합니다.”
“몰아주기···?”
“여기 계신 길드들은 명망 있고, 각 지역과 국가를 대표하는 길드들이죠. 연합과 동맹, 중소 길드에 그동안 많은 존경을 받고, 유무형의 혜택 역시 누린 것 아닙니까?”
여기 있는 길드부터 돈을 적립한다.
그리고 살아남아 경쟁 임무에 성공한 각성자에게 분배한다.
사만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돈 정말 좋아하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나마 제안이 합리적이라 생각했는지, 길드장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단, 조건이 있소.”
아랍 길드장이 손을 들었다.
“투자했으면 목숨 말고 보상도 있어야겠지. 만약 아이템이 나오면 그건 반드시 경매를 통해 판매할 것을 약속하시오.”
“그럼 아랍이 다 가져가겠다는 말 아닙니까!”
“글쎄요. 영국도 돈이 꽤 많은 거로 알고 있소만··· 미국은 또 어떻고?”
다들 머리를 굴리느라 바쁘다.
최소한 A급 이상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애초에 얻지도 못하는 것과 경매를 통해 기회라도 얻을 수 있다면, 당연히 후자가 더 매력적이다.
“괜찮네요. 참가 의향이 있는 20명에게는 각서라도 받아두죠.”
“각서 따위는 필요 없소. 어차피 그곳에서 나오면 마지막으로 있던 장소로 오게 된다는 걸 알고 있으니··· 이곳에 모여서 입장하면 되겠지.”
어느 정도 계산이 끝났는지, 길드장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단, 각성자 측이 패배할 수도 있고, 아직 시간이 하루 이상 남았으니 일단 자원을 받고 내일 이곳에서 면접을 진행하는 게 어떻겠소?”
“좋습니다. 모두가 동의하는 강력한 각성자를 보내야죠.”
“찬성입니다.”
“그럼 각출금은 얼마로 하실지?”
“길드당 1억 골드.”
아랍 길드장의 입에서 놀라운 금액이 나왔다.
그러나 다른 길드 역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와 다들 돈이 그렇게나 많은가? 길드라서 그런가···?’
상태창 적립금을 확인했다.
– 적립금 : 49,521,000골드
– 가용금액 : 533,255,853골드
‘헐?’
가용금액이 수직으로 상승했다.
“다들 은행에 어느 정도는 넣어두신 것 아니었소?”
“며칠 지켜보니 상태창 연계 은행이 꽤 신뢰할 만하더군. 나도 투자금액을 늘려가고 있소.”
“그래. 우리도···.”
“서진우. 당신이 돈을 관리하는 겁니까?”
누군가 내게 물었다.
“아뇨. 저는 건물을 지어서 기능 활성화만 한 거죠. 운영이야 상태창으로 이루어지는 거고요.”
“흠. 역시···.”
“건물 임대료만 해도 큰돈이니까.”
길드장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끌어다 쓸 수 있는 가용금액이 이 정도면···.’
드랍하는 아이템을 경매에 올려도 웬만한 건 다 먹을 수 있다.
* * *
“진우야!”
회의를 마치고 컨테이너로 돌아오자, 파티원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어떻게 됐어?”
회의에서 오갔던 내용을 파티원들에게 설명해주었다.
“후우··· 그러니까 결국 어벤져스 20명을 만들겠다 이거네.”
“가능성이 큰 각성자가 들어가야 할 테니까.”
여전히 각성자들 평균 레벨대는 10에서 20사이다.
입장하면 돌아올 수 없는 임무 시스템.
다들 최대한 몸을 사리며 플레이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 면접이라니···?”
“강요하지는 않을게. 가고 싶은 사람은 지원해. 모두가 뽑힐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모든 파티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일단 내일 회의장으로 모이면 되고, 최대한 이것저것 준비해 둬.”
“오케이.”
컨테이너 밖에서 사과를 챙기고 있는데 안젤라와 예언자 재영이가 다가왔다.
“형. 이거 가지세요.”
요구르트 크기의 포션병 뭉치가 쏟아졌다.
– 파이어 칵테일 : 이열치열을 위해 만들어진 뜨거운 술입니다.
– 사용 효과 : 화염에 대한 내성이 증가합니다.
– 지속 시간 : 5분.
원소 저항력과 근력, 체력이 증가하는 버프 포션이었다.
“버프 포션? 벌써 이게 나왔어?”
“말콤 아저씨가 가지고 있던 허브가 있더라고요. 급한 대로 만들어서 모두에게 나눠줬어요.”
“고맙다. 잘 쓸게.”
박성남이 마시던 건 뚱캔 크기였는데, 말콤이 만든 건 매우 작아 휴대하기 편해 보였다.
“안젤라는 왜?”
“제가 데려왔어요. 형. 오늘 밤에 안젤라와 함께 경쟁 임무 장소에 입장하세요.”
“왜···?”
“그곳에서 뭔가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예지로 본 거야? 짤방에 내가 거기 있는 모습이 있었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가야 해요. 느낌이 그래요.”
“그래··· 안젤라는 괜찮아?”
“네.”
“그럼 있다가 보자.”
나는 대장간으로 이동했다.
* * *
깡! 깡! 깡!
요란한 망치 소리가 울려 퍼지는 대장간.
손님들도 없이 한산했다.
헤벡이 김철수 자리에 앉아 모루에 망치를 두들기고 있었다.
“헤벡!”
“오! 자네 왔는가. 으하하!”
“김철수 씨는 어디 갔어요?”
“곧 올 걸세. 자네의 갑옷이 완성되었거든.”
“와! 그럼 소켓 갑옷이 만들어진 건가요?”
“대체 왜 구멍 뚫린 갑옷을 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만드는 게 영 시원찮아서 내가 손을 좀 댔네.”
“헤벡이요? 그럼 저야 감사하죠!”
갑자기 신뢰도가 확 올라갔다.
“어? 영주님!”
김철수가 들고 있던 쇠뭉치를 내려놓으며 밝게 웃었다.
“마침 3 소켓 갑옷이 완성되었는데, 때맞춰 오셨군요!”
“고생하셨네요.”
“이겁니다!”
김철수가 대장간 한가운데에 걸려있는 갑옷을 꺼냈다.
“훌륭하네요!”
“움직이는 데 불편함이 없으시도록 메이지 플레이트로 만들었습니다.”
갑옷을 받아들었다.
‘엄청나게 가벼운데?’
김철수가 씩 웃었다.
“헤벡이 구해온 에더리움이라는 금속입니다. 가볍고, 튼튼하죠. 선물해주신 망치가 아니면 못 만들었을 겁니다.”
“고마워요. 헤벡.”
“원래는 니다벨리르에서만 나오는 금속이네. 왜 우리 광산에서 그게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워낙 극소량이라 모으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
“와··· 정말 감사합니다.”
[메이지 플레이트[3]]– 등급 : A
– 에더리움으로 만들어진 상급 갑옷입니다.
– 마법 저항력 소폭 증가
– 3 소켓
‘3 소켓 갑옷!’
내가 얻었던 스톤을 여기에 끼우면 유니크 급 아이템이 만들어진다.
4차원 주머니에서 룬 스톤을 꺼냈다.
갑옷에 있는 소켓에 자(Jah) – 아이드(Ith) – 베르(Ber) 순으로 스톤을 가져다 대자, 빛과 함께 갑옷이 변했다.
[수수께끼]– 등급 :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