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ontain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80
– 당신에게 귀속되었습니다.
– 착용 효과 : 모든 스킬레벨 2단계 상승
– 착용 효과 : 이동속도, 근력, 체력 소량 증가
– 착용 효과 : 적 처치 시 극소량 체력 회복. 단, 최대 회복량에는 제한이 있습니다.
– 착용 효과 : 희귀 아이템 획득확률 소폭 증가
– 착용 효과 : 스킬 [블링크] 사용 가능
– 블링크 : 시야가 닿는 곳은 어디든 순간 이동할 수 있습니다.
– 2회 충전됨
– 1회 충전 시 60초 소요.
‘크으. 이거지!’
원작과는 옵션이 조금 다른 것도 있었다.
텔레포트 스킬이 블링크로 대체되었다.
‘텔레포트는 장거리 이동으로 쓰이니까···.’
스킬 사용 조건은 거의 유사했다.
다만, 마나가 없는 각성자 특성상 2회 충전된 점이 눈에 띄었다.
‘하긴 마나도 없는데 체력 조금씩 소모하면서 계속 날아다니면··· 사기지.’
김철수가 아이템 설명을 보더니 경악했다.
“세상에··· 이런 아이템이 존재하는군요.”
“김철수 씨 망치도 이 정도 옵션은 있잖아요.”
“영주님. 세공합시다. 혹시 모르지 않습니까? 모든 스킬레벨 3~5 상승. 블링크 스킬 말고 메테오 사용 가능···.”
“어림없죠. 불가합니다.”
김철수가 입맛을 다셨다.
“그럼 아이템 획득 확률이라도 한번 해보면 안 될까요?”
“안됩니다. 혹시 나중에 목걸이 같은 거 좀 부탁할게요.”
한번 해보고 싶어하는 거 같은데 C급 아이템이라도 줘 봐야지.
“정말 고맙습니다. 두 분.”
“또 불러주세요.”
* * *
‘아이템을 착용하면··· 스킬 레벨이 올라가겠지?’
이미 스킬링 덕에 대군주에서 신념의 보호자로 업그레이드된 상태다.
이 아이템을 착용하면 여기서 두 단계가 더 높아진다.
나는 광장으로 나와 낑낑거리며 갑옷을 착용했다.
그리고···.
두두두두두두.
영지가 떨렸다.
평소에도 영지를 업그레이드하면 진동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도저히 서 있을 수 없는 수준으로 영지가 흔들리더니 곧 눈 부신 빛에 휩싸였다.
잠시 후, 빛이 사라진 영지는···.
이제 영지라 부를 수 없는 곳이 되었다.
군신 아테나
“2층이··· 생겼어?”
“2층이 뭐냐 멍청하게.”
광장에 모인 각성자들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연신 감탄했다.
밖으로 나가서 보면, 여전히 수서역 옆 내가 살던 밭 크기 그대로다.
그러나 영지 내부는 완전히 달랐다.
우선 더욱 커진 크기가 눈에 들어왔다.
‘이제 타워 42개로는 턱도 없겠는데. 말보런스에도 타워를 배치해야 하니···.’
거대 도시가 된 영지는 끝이 보이지 않았다.
길도 더 넓어지고, 건물 간 간격도 아주 넉넉했다.
임대가 가능해 보이는 건물도 수없이 많이 들어섰다.
‘헐··· 저게 나왔네. 하긴 중반쯤엔 나오니까.’
도시 규모가 커지면 걸어 다닐 수가 없다.
그렇기에 도시 내부를 운행하는 트램이 들어섰다.
게이머들은 편의상 트램이라 부르지만, 사실 마법으로 운영되는 내부 운송 수단이다.
지하철 한 칸을 떼어다 둔 것 같은 모습의 트램이 길을 따라 천천히 이동했다.
“으하하. 다시 지하철을 타보다니··· 진짜 좋네!”
각성자 하나가 트램에서 뛰어내리며 소리쳤다.
“근데, 올라타면 10골드 자동 차감이야.”
“미친? 느려터진 이걸 왜 10골드나 주고 타? 일반인은 골드 소지가 안 되는데···?”
“일반인은 그냥 탈 수 있다는데?”
“차별 아니냐 이거.”
“뭐, 일반인이니까. 이해해야지.”
중간중간 들어선 타워는 영지의 내부 풍경과 절묘하게 어울렸다.
중앙광장 분수대는 극한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조각상들로 꾸며졌다.
그리고···.
컨테이너가 사라졌다.
‘내성 어디 갔어? 설마···?’
공중에 떠 있는 2층.
2층이라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마치 하늘에 떠 있는 섬 같았다.
그리고 아름다운 다리가 내려와 광장까지 연결되었다.
다리 중간에는 잠시 쉴 수 있는 전망대도 있었다.
다리에 오르자 무빙워크처럼 자동으로 움직였다.
‘여기 있구나.’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이 가득한 2층.
이곳에 더욱 커진 내성.
웅장한 크기의 내성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내부에는 컨테이너와 연구시설, 식료품 창고가 올라왔다.
내성 한쪽에는 주거시설로 보이는 집과 병영도 들어섰다.
‘딱 우리 파티원들만 지낼 수 있게 만들어놨네.’
붉은색 낡은 컨테이너.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갔다.
* * *
‘음···.’
제일 처음 느낀 감정은 당혹감이었다.
아파트 같았던 컨테이너 내부가 신전처럼 거대하고 웅장하게 바뀌었다.
가장 먼저 보인 건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홀(Hall) 이였다.
홀의 가장 끝에는 황제나 앉을법한 화려한 옥좌가 있었다.
좌우에 있는 여러 개의 문 너머에는 화장실과 식당, 회의실과 침실이 자리했다.
홀의 가장 구석에는 말보런스행 포탈이 있었다.
‘회의실이 특이하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볼 수 있는 회의실과는 조금 느낌이 달랐다.
학교 강의실이나 강당에서 볼 수 있는 계단식 강의실 구조.
‘이걸 회의실이라고 써둔 것도 이상하구만. 그냥 강의실 아닌가?’
모든 방에는 개별욕실과 화장실이 갖춰져 있었다.
번쩍거리는 황금 욕조.
화려함의 극치였다.
‘어색하네, 이거···.’
뚜벅. 뚜벅.
홀 반대편에서 안젤라가 다가왔다.
“업그레이드하셨나 봐요.”
“응.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만··· 아무튼 그렇게 됐어. 되게 어색하게 변했네.”
안젤라가 옅은 미소와 함께 왕좌를 바라보았다.
“전승된 이야기가 구현되고 있어요.”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상태창에 그렇게 나오고 있어요.”
“내 영지에 대한 정보가 네 상태창에 나온다고?”
“아직 자세한 건 나오지 않아서 모르겠어요. 그나저나 이제 곧 저녁인데, 들어갔다 오신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아, 그렇지. 한번 가보자.”
나는 안젤라를 파티에 초대했다.
그리고 상태창 메시지에 있던 입장 버튼을 터치했다.
– 입장 형태를 선택해 주세요.
[전투 인력/관람객]전투 인력을 터치하자 부유감이 느껴졌다.
* * *
‘콜로세움이라더니 정말이네.’
가본 적도 없지만, 유럽이 떠올랐다.
거대한 원형경기장.
시야가 닿는 부분까지 이어지는 결투장과 수만 명은 넘게 수용할 수 있을 관람석.
‘여기서 싸운다 이거지.’
“여긴 왜 가라고 한 거야? 넌 뭐 들은 거 없어?”
“없어요.”
“온 김에 이것저것 확인 좀 해보자.”
상태창에는 입장 정보가 표시되었다.
– 입장 인원 : 각성자(2명), 관람객(0명)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떠올랐다.
‘2명이라···? 혹시?’
꼼수가 떠올랐다.
임무를 수행할 때마다 늘 했던 것.
나는 굴락과 해골, 골렘을 소환했다.
크아아아!
덜그럭. 덜그럭.
‘오··· 해골도 업그레이드됐구나.’
아이템으로 전체 스킬레벨이 오르며 소환수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해골이 푸른빛으로 빛났다.
둥근 방패와 낡은 검을 쓰던 해골은 이제 갑옷을 입은 기사와 유사한 느낌이 났다.
카이트 쉴드와 날카로운 롱소드를 든 해골은 든든함 그 자체였다.
골렘은 진흙 같은 모습이 사라지고 매끈해졌다.
크기도 더욱 커지고 행동도 날렵해졌다.
“소드 비기너는 넘었겠는데? 익스퍼트 까지도 될 거 같고···. 내 영구 마법 몇 개만 추가하면 다음 소환에는 더 강력하게 만들 수 있겠어.”
굴락이 푸른 해골 주위를 돌며 중얼거렸다.
“뭐? 익스퍼트? 얘네가 기사급이라고?”
“여기에 타워 가호랑 내 마법이 더해지면 그럭저럭 싸우겠어.”
“허···.”
“여긴 왜 불렀어? 아무도 없는데.”
“뭐 좀 확인할 게 있어서.”
– 입장 인원 : 각성자(2명), 관람객(0명)
‘역시, 소환수는 별도로 치는구나.’
인원으로 산정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전투 중에 얼마든지 소환할 수 있다는 뜻.
‘전투 인력 소환.’
빛무리와 함께 파티원들이 나타났다.
다들 조금 전까지 뭘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행색이었다.
“뭐야, 무슨 일이야? 몬스터?”
박성남은 젓가락을 들고 주변에 고개를 돌렸다.
나현우는 잠옷을 입고 있다가 졸린 눈을 비비며 하품했다.
– 입장 인원 : 각성자(2명), 관람객(0명)
‘역시.’
소환한 사람들은 카운트되지 않는다.
입장을 눌러서 직접 들어온 사람만 카운트되는 방식.
‘이 정보는 알리면 안 되겠다.’
전투 인력으로 소환하려면 영지민으로 등록해야 한다.
제일 큰 문제는 예전 임무에서 소환한 사람들의 싸움결과는 모두 내 기여도로 치환되었다는 사실이다.
‘각성자들 소환했다가 내 스코어로 올라가면··· 난리가 나겠지.’
경쟁 순위를 무엇으로 정할지는 모르지만 우선 가능하다는 것만 알아도 큰 수확이다.
‘이러면 썬더워커의 포탈도 가능한 거 아닌가?’
어쩌면 포탈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
내 소환방식은 영주 스킬의 하나고, 직접 공간을 뚫지는 않기 때문.
“미안. 너희 면접 보러 안 가도 되겠다. 이렇게 소환하면 되겠어. 이제 다시 돌아가세요.”
“예.”
소한을 해제하고 모두 돌려보냈다.
콜로세움에는 안젤라와 나만 남았다.
“재영이는 왜 여기 가라고 한 거지? 설마 방금 확인한 이거 때문인가?”
그렇다면 잘한 일이긴 한데···.
안젤라가 콜로세움 반대편 끝을 가리켰다.
“저기··· 누가 있어요.”
* * *
“음? 나처럼 확인하러 들어온 각성자인가?”
– 입장 인원 : 각성자(2명), 관람객(0명), 몬스터(1명)
‘몬스터···? 1명?’
한 마리도 아니고, 한 명이다.
반대편 끝에 도착할수록 당혹감이 더해졌다.
‘여자?’
아름다운 여성이 긴 천을 두르고 고요하게 서 있었다.
아무런 감정 없는 눈은 다가가는 우리를 응시했다.
“이거 뭐 홀로그램이나 그런 거 아니지? 사람인가?”
‘몬스터라고 뜨는데 사람이라니.’
숨 쉬는지조차 느껴지지 않은 인형 같은 모습.
이내 안젤라의 동공이 풀어지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안젤라?”
안젤라가 여성 앞으로 다가갔다.
“지혜의 여신이자 전쟁의 신, 문명의 신이자, 정의와 지혜를 수호하는 신. 도시를 사랑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그대. 솔리스(Sulis).”
여성의 시선이 안젤라에게 옮겼다.
번쩍!
꽈아앙—!
안젤라의 앞에서 폭음이 터졌다.
“안젤라!”
흙먼지가 사라지자 황금색 보호막에 둘러싸인 안젤라가 멀쩡하게 서 있었다.
‘안젤라한테 이런 스킬이 있었어···?’
안젤라가 다시 입을 열었다.
“사과하겠습니다. 그대가 이 이름을 싫어한다는 걸 잊었네요. 제우스의 딸, 아테나(Athena)여.”
“뭐라고?”
‘신이 등장했어? 그리고··· 그게 몬스터로 표시되고?’
머릿속이 맹렬하게 회전했다.
그때, 아테나의 입이 열렸다.
“건방지구나. 모든 힘을 잃은 패배자, 이둔이여. 그대들이 사용하는 그 천한 언어로 나를 불러봐야 내 고결한 빛이 옅어지는 게 아닐 텐데.”
‘이둔? 아··· 황금 사과가 이둔 스킬이지.’
“그대가 전승된 이야기를 계승하러 나오는 건가요?”
“건방이 도를 넘는구나. 계승이 아닌 신벌을 내리기 위한 강림일지니.”
“관대하고 자비로운 지혜의 여신은 사라지고 포악하고 추한 선택을 한 계집만 남았군요.”
“제약만 아니었어도 네년은 벌써 죽었다. 훗날의 영광을 위해 이런 치욕스러운 일까지 내가 직접 해야 하다니···.”
“다른 이들은 누가 나옵니까?”
“네 알 바 아니지 않느냐?”
“왜··· 그런 선택을 하셨습니까?”
“감히 신의 선택에 의문을 품다니. 고작 나무나 가꾸는 년답구나. 다시 만나면 네년부터 죽이겠다.”
번쩍!
빛과 함께 아테나가 사라졌다.
안젤라의 동공이 다시 돌아왔다.
“안젤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네? 뭐가요?”
“방금 말이야. 아테나랑 무슨 이야기를 한 거야?”
“아테나···요? 그게 무슨?”
‘기억을 못 하는 건가···.’
재영이가 나를 이곳에 보낸 이유.
‘이걸 보라고 보냈구나.’
“상태창이 업데이트됐어요.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는데요?”
“흐음··· 일단 돌아가자.”
나는 안젤라를 데리고 컨테이너로 돌아갔다.
* * *
안젤라를 들여보내고 홀에 들어섰다.
‘이거··· 내 거 맞겠지?’
왕좌에 올랐다.
딱딱해 보이는 외관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편안했다.
‘페널티가 낀 경쟁 임무라 빡셀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설마하니 신이 등장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러나 안젤라와의 대화에서 ‘제약’이라는 단어가 언급되었다.
‘원래 힘을 다 못 쓴다는 이야기겠지.’
시스템 보정으로 너프(능력치를 다운시키는 것)를 맞았을 수도 있다.
‘적들이라는 표현이 있으니··· 아테나 하나만 있을 거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길드 회의에 알리면 분명 난리가 날 텐데.
‘패배하면 사망인데··· 준비도 없이 들이박을 수는 없어.’
상태창을 뒤적이며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 보았다.
왕좌에 앉은 채 다음 날까지 고민이 이어졌다.
* * *
[모집]썬더워커에서 전 세계 모든 길드를 대표해 알립니다.
– 이번 경쟁 임무에 참가하실 자원자를 뽑습니다. 최후까지 생존하신 분은 각 길드 당 1억씩 적립한 금액을 나누어 드리며···.
┗ 지면 죽는다던데 누가 감?
┗ 근데, 어차피 안 가서 페널티 터지면 죽는 건 마찬가지 아님?
┗ 서진우 영지에 있으면 되겠지. 우주방어의 표본인데.
┗ 그래. 시스템도 휴식 마을 정도는 남겨둘 듯?
┗ 아냐. 지난번 페널티 때 서진우 영지에서 방어한 사람인데··· 피똥 싸면서 겨우 막았다. 이번엔 못 막을 수도 있어.
┗ 각 길드 1억씩 내면, 최소 10억 이상은 나오겠네? 군침 도는데?
┗ 관람객 입장 해봤냐? 누가 살아남을지 돈 거는 메뉴 나옴 ㅋㅋ.
┗ 경마냐? 당장 간다.
┗ 서진우 당연 픽스고, 나머지는 누가 가나?
┗ 자원해봐야 면접 본다는데, 애초에 30레벨 이하는 꿈도 꾸지 마라.
┗ 돈이나 벌자. 서진우 원픽!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면접을 봐서 그런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길드 회의가 열리는 건물로 향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