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ontain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83
와아아아아!
입장과 동시에 함성이 울려 퍼졌다.
“히야··· 진짜 대단한데?”
“관람객들도 정말 많네. 끝없이 입장하는구먼.”
“전부 팝콘 하나씩 들고 있네.”
“휴식 마을에서 팔 거든.”
“허어··· 영화관 팝콘을 어디서 구한 거야? 나도 먹고 싶다.”
기묘한 광경이었다.
수많은 각성자가 중세 양식 콜로세움에 앉아 팝콘을 먹으며 허공을 바쁘게 터치하고 있었다.
“서진우! 너에게 내 전 재산을 걸었다!”
“브렉스턴! 바바의 힘을 보여줘!”
“어차피 우리가 이긴다! 몬스터 따위 얼마든지 잡을 수 있으니까!”
“으하하하! 걱정 말라고!”
– 남은 시간 : 00:00:00
쿵.
시간이 종료되었다.
콜로세움 흙바닥 위에는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무대가 생겨났다.
우리 측 진영에는 천막으로 지어진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오, 우리는 여기서 기다리면 되는 건가?”
– 입장 인원 : 각성자(20명), 관람객(11,586명), 몬스터(6명)
비어있던 슬롯이 채워지고, 우리가 있던 반대편에 천막이 들어섰다.
그리고 상태창이 업데이트되었다.
[적을 모두 처치하면 승리합니다.] [대기 중에 참가자를 확정해야 합니다.] [아무도 참가하지 않으면 패배합니다.] [상황에 따라 적도 파티를 맺을 수 있습니다.] [관람객들의 좋아요! 수치에 따라 순위가 매겨집니다.] [파티를 이루어 출전 시 파티원 만큼 좋아요 수치가 나눠집니다.] [6명의 적을 모두 처치하면 순위에 따른 보상이 제공됩니다.] [몬스터 소개]– 아테나(올림푸스, 군신)
– 아폴론(올림푸스, 태양신)
– 시구르드(헬, 드래곤 슬레이어)
– 카리(요튠하임, 바람신)
– 헤니르(발할라, 미친 왕)
– 우르(발할라, 활과 스키의 신)
상태창을 본 관람객들이 일순간 조용해졌다.
용살자 시구르드
“신···? 신이 몬스터로 나온다고?”
“미, 미친 거 아냐? 신을 어떻게 이겨!”
“아폴론이면··· 신화에 나오는 그 태양신이잖아!”
“시구르드는··· 파프닐을 죽인 용살자···?”
관람석이 술렁거렸다.
“서진우 각성자의 말이 맞았군요. 아테나가 있어요.”
“그뿐만이 아니네요. 아폴론··· 카리··· 말도 안 되는 명단이에요.”
“전투 인력으로 참여하기를 잘했네요.”
사만다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못 이기면 어차피 인류가 끝장일 거 같으니까요···.”
“으하하하! 샘! 왜 이렇게 우울해? 우린 이길 수 있다고!”
“어떻게?”
“내 친구! 서진우가 있잖아!”
“너는 머릿속이 근육이라 항상 행복하구나. 정말 부럽다.”
“나는 인텔리라니까?”
“이 정도 명단이면 지더라도 누가 뭐라 하지는 않겠네요. 비록 죽겠지만.”
현자가 사각 수영팬티만 입은 게임 속 캐릭터 모습으로 변신했다.
“이게 이른바 명예로운 죽음인가. 크크.”
그리고 상태창이 업데이트되었다.
[대기자 명단]– [서진우] [사만다 클라우드] [브렉스턴 러셀] [하마드 하산 3세] [최선우]
···.
– 남은 시간 : 30분.
“자원하는 방식인가?”
“시스템 설명에서 최대 4명까지 된다니까··· 일단 다 나가는 게 어떨까?”
“체력 한계가 있잖아. 힘을 아껴야지. 4명씩 나가면 5번이 최대인데, 마지막 6번째는 누가 나갈 거야?”
“누군가는 반드시 두 번씩 싸워야 해. 혹시 중간에 몇 명 죽기라도 하면··· 세 번씩 싸울 수도···.”
이곳에 있는 20명의 각성자는 모두 베테랑이다.
낄낄거리던 것도 잠시.
출전자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는 마련된 무대 위로 올라갔다.
상대방 측 천막으로 다가가자 한번 본 적 있던 여성이 있었다.
‘아테나.’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옆에는 조각 같은 외모의 남성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서 있었다.
나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네놈! 이둔과 함께 있던 인간이군.”
아테나가 나를 알아봤다.
“이둔? 이둔이 어떻게 현신했지?”
조각 같은 외모의 남성이 고개를 갸웃했다.
“빙의 형식으로 현신했다.”
“흠··· 가능성 없는 노력을 하는군.”
“무슨 볼일인가 전사여.”
옆에 있던 날카로운 인상의 남성이 나를 응시했다.
“서로 통성명이나 하고 싶어서요. 아테나 옆에 있는 분이 아폴론 맞나요?”
“감히 신의 이름을 부름에 있어 경외감을 넣지 않는다니!”
아테나가 발끈했다.
“저희는 곧 싸워야 하니까요. 누가 먼저 나오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왜 다섯 분 밖에 없나요?”
“어이가 없군. 전사의 긍지도 없는 인간인가. 얄팍한 계산이 눈에 보이는구나.”
아폴론이 고개를 저었다.
“당신들은 모두··· 가장 지혜로운 자를 통해 이곳에 현신했나요?”
아테나의 표정이 악귀처럼 일그러졌다.
“인간! 당장 죽여주지.”
아테나가 손을 휘저었다.
쾅!
쿠르르르르.
– 임무 시작 전.
– 모든 마법 무효화.
무대에 반투명한 결계가 쳐지며 아테나의 공격이 막혔다.
‘손만 휘둘렀는데···.’
무대가 진동했다.
“긍정의 대답으로 이해하겠습니다. 그럼 혹시 라무르를 아시나요?”
“감히 소모품 인형 주제에 깊이 알려 하는구나.”
아테나가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가장 지혜로운 자와 라무르··· 확실히 뭔가 있구나.’
잠깐의 대화로 좋은 정보를 얻었다.
망토를 멋지게 걸친 남성이 주위 눈치를 보며 중얼거렸다.
“라무르는 왜 자기 혼자 잘 살다가 그런 미친 짓을 한 거야? 당연히 그분도 받아들이지 못하지···.”
“헤니르! 멍청한!”
“히익! 나, 나는 아무 말도···!”
아테나가 헤니르를 노려보다 다시 손을 들어 올렸다.
적들 천막에 불투명한 막이 씌워졌다.
‘여기까지인가.’
나는 우리 천막으로 되돌아갔다.
* * *
“뭐 하고 온 거야? 폭발이 엄청나게 화려한데? 경기 전 웜업?”
브렉스턴이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며 물었다.
“그냥, 어떤가 해서 봤지.”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첫 번째 매치는 누가 나가실 거죠?”
“제가 해보죠.”
나는 손을 들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서진우··· 각성자가요? 제일 마지막에 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맞아. 네가 나갔다가 죽으면 어떻게 해?”
“다들 어째 나 죽으라고 고사 지내는 것 같네. 우선 상대방 파워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려면 내가 나가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
“파워를 알아본다고?”
“그래. 어찌 되었건 여기 콜로세움도 결국엔 임무고 적도 레벨이 있다고 가정하면··· 적들 모두 같거나 비슷한 레벨이겠지?”
“그렇지.”
“그럼 최대한 적 스킬을 다 뽑아내면서 공방을 하면 나머지 적 수준도 어느 정도 예상해볼 수 있겠지. 그리고 그런 일을 하면서 그나마 생존확률이 높은 사람이 누구겠어?”
“너지. 아···.”
각성자들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첫판은 서진우 각성자 혼자 가는 걸로?”
“친구를 어떻게 혼자 보내나! 크하하! 나도 간다!”
“렉스. 제발 지랄하지 좀 마.”
“샘. 형제들끼리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있다고.”
브렉스턴이 허공을 향해 손을 올렸다.
나도 출전 희망자 명단에 내 이름을 눌렀다.
– 시간 종료.
– 첫 번째 경기 출전자 : 서진우, 브렉스턴 러셀, 시구르드.
– 보상이 공개됩니다.
번쩍!
허공에 아이템 세 개가 내려왔다.
[퀴네에]– 등급 : S
– 착용 시 귀속
– 사후 세계를 관리하는 하데스의 투구입니다.
– 착용 효과 : 투명화
– 착용자의 의지 없이 어떤 방법으로도 투명화를 강제로 해제할 수 없습니다.
– 착용 효과 : 언데드에게 입는 피해 대폭 감소
– 착용 효과 : 언데드에게 주는 피해 대폭 증가
[해주의 반지]– 등급 : S
– 착용 시 귀속
– 랜슬롯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 착용 효과 : 저주 및 해로운 마법 면역
– 착용 효과 : 상대방의 이로운 마법효과 무시
[그람]– 등급 : S
– 착용 시 귀속
– 시구르드가 파프닐을 처치할 때 사용한 검입니다.
– 착용 효과 : 용족에게 입히는 피해 대폭 증가
– 착용 효과 : 거인에게 입히는 피해 대폭 증가
– 착용 효과 : 자신과 주변 아군 스킬 및 마법 재사용 대기시간 절반 감소
“와··· 옵션이 무슨···?”
“나 S급 아이템 처음 봐.”
“해주의 반지는 사기 아닌가? 나한테 걸리는 디버프 무시하고, 상대방 버프는 다 관통하네.”
“퀴네에도 장난 아냐. 임무에 언데드 엄청 많은데··· 투명화도 되네. 게다가 옵션 설명 보면 하이딩 벗기는 스킬로 찾지도 못하나 본데.”
나는 그람에 집중했다.
검면에 화려한 무늬가 그려져 있는 거대한 롱
소드였다.
‘재사용 대기시간 절반 감소.’
주변 아군까지 적용된다.
스킬 ‘조율’과 ‘토르의 심판’이 48시간에서 24시간으로 줄어든다.
‘타워들도 적용되겠지? 저격 타워 재장전 시간이 줄어들면··· 개꿀인데?’
다른 아이템도 좋지만 내게는 꼭 필요한 옵션이다.
“그람이 최고네. 역시 무기야.”
“S급이면··· 공격력도 상당하겠지?”
“수치로는 안 나와도··· A급 정도면 어지간한 몬스터는 다 작살나니까, S급이면 엄청나겠지.”
“맞아. B급으로 뺑뺑이 돌던 임무 A급으로 가니까 시간이 절반으로 줄더라고.”
“그럼··· 저 아이템들이 경매로 나온다 이건가?”
“대박인데···?”
관람석까지 술렁거렸다.
S급 아이템도 몇 개 얻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공개적으로 보상 아이템을 보여준 건 처음이다.
‘아이템이 허공에 떠 있다면···? 설마··· 그거 되나?’
시도해 볼 수 있는 카드가 하나 늘었다.
나는 진한 미소를 지으며 무대로 올라갔다.
“헤이! 같이 가!”
* * *
상대 진영에서 시구르드가 걸어 나오며 검을 꺼냈다.
“시구르드, 헬이 어디죠?”
시구르드가 나를 응시했다.
“너, 티르의 축복을 받았구나.”
“네. 티르 나 노그에 갔었거든요.”
“노토스는···.”
“미쳐있던데요?”
“크크크. 그렇지. 티르 나 노그는 아직 소멸하지 않았나.”
“소멸이요?”
“흠. 헬이 어디냐고 물었나? 발할라에 들지 못한 쓰레기들이 가는 곳이지.”
쿠르르르르.
시구르드 주위에 거대한 에너지가 몰아쳤다.
쾅!
“잠깐! 한 가지만 더요!”
“뭐지?”
“대체 왜 다른 세계의 존재들이 우리 지구를 공격한 거죠?”
“질문이 틀렸군.”
“네?”
“다른 세계가 아니니까.”
‘응?’
시구르드의 몸이 흐릿해졌다.
쾅!
“크윽.”
브렉스턴이 시구르드의 검을 막았다.
‘영지화.’
쿵.
‘시설 소환.’
철컥. 철컥.
위이이이잉.
소규모 전투에서 성벽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저런 수준의 적이면 타워를 성벽처럼 둘러도 마찬가지.
심플하게 타워만 20개를 소환해 넓게 배치했다.
쾅! 쾅!
촥! 촥!
타워의 공격이 시원하게 쏟아져 나갔다.
브렉스턴의 몸에 가호가 깃들었다.
“우워어어어!”
브렉스턴이 함성을 내지르자 발밑에 버프가 발생했다.
‘피해 증폭.’
꽈과과과광!
내구도 12,800의 타워.
초반 내구도가 100이였던 걸 생각하면 말도 안 되게 강해졌다.
시구르드의 몸에 회색 보호막이 생겨 타워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크윽.”
그러나 어느 정도 충격을 받는지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하! 다른 무기도 있다고!”
브렉스턴이 들고 있던 창을 등에 둘러메고, 허리춤에 있던 도끼 두 개를 꺼내 들었다.
“프렌지 바바라고 들어봤냐!”
퍽! 퍽! 퍽! 퍽! 퍽! 퍽!퍽!퍽!
적을 때릴 때마다 공격속도가 빨라지는 스킬 프렌지.
브렉스턴의 공격이 정신없이 몰아쳤다.
시구르드는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브렉스턴의 공격을 침착하게 막아냈다.
쾅!
브렉스턴을 멀리 튕겨낸 시구르드의 검이 크게 움직였다.
“파프닐을 죽일 때 사용한 검술이다. 그대들에게 자격이 있는지 궁금하군.”
시구르드가 하늘 높이 날았다.
그리고.
그의 검 끝으로 빛이 모여들었다.
쿠르르르르르.
태양 빛을 흡수하듯 에너지를 모은 시구르드가 검을 들어 우리를 겨눴다.
브렉스턴이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우, 우리 이제 어째?”
“버텨야지.”
빛으로 변한 시구르드가 운석이 떨어지듯 우리를 향해 날아왔다.
‘약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약화 저주를 걸고 굴락을 소환했다.
“크하하! 주인! 이번엔 또 어디···.”
“굴락! 방어마법! 아무거나! 빨리!”
“주인! 왜 몸을 웅크리고··· 응? 으아아악! 그레이트 쉴드!”
굴락이 하늘에서 빛과 함께 떨어지는 시구르드를 발견하고 외마디 비명과 함께 마법을 사용했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앙——!
“쿨럭.”
대리석으로 만든 무대가 박살 나며 자욱한 먼지가 시야를 가렸다.
“우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