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ontainer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96
‘공간 자체가 이동했어?’
두부를 자르듯 그레모리와 내가 있는 마법진만 떼어내 차원을 이동했다.
“흐응··· 네가 대장인 것 같아서 데려왔는데 역시 맞았군. 이런 상황에서 전혀 당황하지 않네?”
“차원 이동이야 익숙하니까. 당황할 필요 없지.”
허세가 아니다.
이미 말보런스 외에도 티르 나 노그나 알프헤임, 니다벨리르를 여행했다.
제일 중요한 점은 차원을 이동했음에도 상태창이 건재하다는 것.
즉, 사만다와 브렉스턴을 제외한 모든 인원을 언제든지 다시 소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직 슬로우가 걸려서 못 온다면 휴식 마을로 귀환해도 되고···.’
“네가 가진 기운은 정말 특이해. 올림포스의 어떤 신과도 맞지 않아. 넌 대체 뭐지?”
이둔은 북유럽 신화의 신이다.
아테나와 아폴론, 하데스는 그리스 신화의 신이다.
‘그레모리는 최소한 그리스 쪽 마왕이겠지?’
“나는 서진우라 한다. 인간이고. 네 이름은 그레모리, 맞나?”
“깔깔깔! 감히 나를 앞에 두고 그런 건방진 칭호를 붙인 건 네가 처음이야. 새로운 기분인데?”
한참 웃던 그레모리가 표정을 굳혔다.
“따분했는데 잘됐어. 네가 죽인 아이들은 쓰레기지만 전투력은 쓸 만했거든? 그런데 그렇게 쉽게 죽이다니.”
‘당당하게 나가야지.’
나도 전혀 꿀릴 게 없다.
“그게 쓸 만한 전투력이라니, 디아블로라는 마왕도 형편없겠군.”
“깔깔깔! 너 갈수록 마음에 드는데? 좋아. 정식으로 초대하지.”
스팟.
눈앞의 풍경이 다시 바뀌었다.
대리석과 금으로 치장된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응접실.
“여기 앉아.”
‘상태창도··· 잘 작동하고.’
여차하면 영지화를 쓰고 싸우거나 토르의 심판을 날려야지.
난생처음 느껴보는 부드러운 가죽 소파에 앉았다.
“요새 바깥 사정이 심상치 않은 거 같던데. 네가 이야기 좀 해줄래?”
“그 전에, 내가 하나 묻지. 난 너에 대해 잘 모르는데 소개 좀 해줘.”
그레모리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나를 모른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너도 말했듯, 네가 봐왔던 인간들하고는 좀 달라서.”
“흐응··· 나는 충실, 정직과 관대, 눈물과 비탄을 담당하는 명계의 마왕 그레모리다.”
‘정직···? 마왕이 정직이라고?’
어이가 없지만 그러려니 했다.
순간, 그레모리의 눈이 붉은색으로 번쩍였다.
– 해주의 반지 작동. 저항 성공!
“호오··· 너 진짜 대단하구나? 여태까지 이걸 저항한 건 같은 마왕이나 신밖에 없었는데.”
‘그럼 그렇지.’
뭔가 디버프나 저주를 걸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전에 얻은 해주의 반지 착용 효과가 해로운 마법과 저주에 면역이다.
“뭐, 그렇다고 못 알아볼 건 없지.”
딱.
그레모르가 손가락을 튕기자 응접실에 마족
하나가 떨어져 내렸다.
“여, 여긴? 허억··· 그레모리님? 여, 옆에 인간은 또 무슨···?”
“디아블로의 떨거지들이 인간계에 꽤 많구나. 제일 강한 아이를 데려왔는데··· 너, 직급이 뭐지?”
“저, 저는··· 대, 대장입니다.”
“대장? 어디에 있었지? 이 인간들 근처에 있었나?”
“그, 그게 어디인지 잘 모릅니다. 눈 덮인 지역이었는데···.’
‘역시 이것들 다른 나라에도 갔구나!’
그레모리가 마족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 그레모리님! 살려주십시오! 끄아아아아악!”
마족의 머리가 그레모리에 붙더니 서서히 쪼그라들었다.
그레모리가 잠시 눈을 감았다.
“흐응··· 뭐야. 이런 거였어? 소멸··· 새로운 세계··· 선택··· 신들의 전쟁이라··· 우리 말고 다른 세계의 신들이 있었다고···?”
내가 알고 있던 정보와 비슷한 것들이 그레모리의 입에서 쏟아져 나왔다.
‘일단 두 세계의 신들이 존재하는 건 확실하고···.’
그레모리가 눈을 떴다.
“자세한 건 하데스님께 가서 물어보면 되겠어. 좋아. 흐응···.”
“너는 마왕인데 이런 이야기들을 다 모르는 건가?”
“나는 오래전 한 가지 실수로 수천 년 넘게 갇혀 있었거든. 요새 나를 가두었던 감옥이 좀 약해져서 그 틈에 뚫고 나왔지. 그런데 막상 나를 가뒀던 가문은 망해버렸네?”
“실수···?”
“하데스님의 아내 페르세포네를 유혹했거든. 깔깔깔!”
‘···?’
신의 아내를 유혹하다니.
왜 사형을 당하지 않았는지가 더 궁금할 지경이다.
“그런 이야기를 다 해줘도 되나?”
“나는 자격이 있는 존재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내가 정직을 담당하는 마왕이라고 말했을 텐데?”
“솔직히 놀랍군. 궁금한 게 많았는데···.”
‘이제 깨어난 마왕이면 나가리지.’
아무것도 모르는 마왕을 붙잡고 있을 시간은 없다.
그저 한 가지···.
“여기··· 명계라고 하나? 왜 우리 지구에 쳐들어온 건지, 방금 그 대장이라는 놈이 알고 있었나?”
“하데스님이 결정을 내렸다.”
“결정?”
“타나토스와 디아블로가 하데스님의 허락을 받아 다른 가문을 잡아먹었더군. 이제 마왕은 나를 포함해 셋 남았다. 이제 막 정비가 끝나자마자 디아블로의 하수인이 먼저 네 세계를 침공한 것 같고.”
“그럼··· 디아블로도 우리 세계에 있나?”
중요한 문제다.
만약 진짜 디아블로가 우리 세계에 있다면···.
‘말보런스로 다 데리고 튀어야지.’
거기서 상태창을 통해 먼저 렙업부터 하고 붙어야 한다.
현재 각성자들로는 그레모리조차 제대로 잡을 수 없는 상황에 디아블로는 어림도 없다.
부활도 안 되는데 안전빵이 제일이다.
“나는 깨어 난지 얼마 안 돼서 너희 쪽에 갈 수 있었지만··· 디아블로 수준이면 제물로 바칠 인간이나 마족들이 수천만은 넘어야 강림할 수 있지.”
‘아, 나름대로 제약이 있구나.’
그리고, 마왕의 부하들이 먼저 쳐들어온 이유도 알게 되었다.
인간을 죽여 할당량을 채우면, 디아블로가 온다.
“왜 굳이 넘어오려는 거지? 인간들 죽여서 우리 세계에 강림하면 뭘 얻는데?”
“그건 나도 모르지. 한번 가보니 대충 예상은 하지만···.”
“예상?”
“나는 진실만 말하는 마왕이지만 진실과 거짓 가운데 확실하지 않은 건 말하지 않을 수 있어. 깔깔깔!”
종잡을 수가 없다.
“그럼 나를 다시 돌려보내 줘.”
그레모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그 전에··· 저길 한번 볼래?”
창밖에는 명계의 모습이 펼쳐져 있었다.
* * *
잿빛 하늘에는 검붉은 구름이 서로 부딪히며 번개를 쏟아내고 있었다.
형편없이 갈라진 땅 틈에서는 조금씩 용암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있던 성은 처참하게 파괴되어 있었다.
“감옥을 탈출하자마자 본 광경이지. 우리 가문을··· 내 아이들을 전부 죽였어.”
“음···.”
솔직히 마족이나 명계 일은 아무런 감흥이 없다.
상태창을 띄워 영지 귀환을 하려다 멈칫했다.
“내 친구들. 아직도 슬로우에 걸려있나?”
“흐응··· 이미 풀렸어. 우리가 이곳에 온 즉시.”
“아 그래? 알려줘서 고맙군.”
마음 편하게 영지로 귀환해도 되겠다.
“잠깐. 한 가지 부탁할 게 있다.”
“거절한다. 나 바빠.”
“흐응··· 나쁜 남자네?”
“뭔 소리야? 그리고 마왕씩이나 돼서 인간한테 부탁이라니!”
“나는 아직 힘을 회복하려면 멀었어. 하지만··· 이 불타는 복수심을 충족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아.”
그레모리의 눈에 광기가 흘렀다.
“복수? 나는 명계 사정도 잘 몰라.”
“내 부탁을 들어주면 보물을 주지.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았던 나만의 휴식처.”
‘보물? 휴식처? 그렇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현직 마왕급이 직접 주는 보물이라니.
갑자기 흥미가 돋았다.
그레모리가 팔찌 하나를 내밀었다.
[테세우스의 배]– 등급 : S+
– 영웅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로스를 죽인 뒤 귀환할 때 탔던 배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 계속해서 확장하며 판자를 떼어내 보수하였습니다.
– 사용 효과 : 탑승 가능한 배가 소환됩니다.
– 사용 효과 : 시설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 사용 효과 : 하늘을 날 수 있습니다.
– 지정한 두 지점을 순환하게 할 수 있습니다.
‘···!’
탈것이다.
그것도 큰 탈것!
S+ 라는 등급도 처음 본다.
‘하늘을 나는데··· 배 위에 타워도 설치할 수 있다고···?’
두근두근.
심장이 요동쳤다.
‘시즈드랍. 아니, 그 정도가 아니야. 캐리어 가야지 이건···.’
태세를 전환할 수밖에 없는 아이템이다.
“부탁이 뭐지? 당장 가면 되나?”
내 소중한 고객님 그레모리가 웃음을 터트렸다.
“깔깔깔! 너, 진짜 인간이구나? 탐욕의 냄새가 아주 진해. 마음에 들어. 내 부탁은 간단해.”
자신을 공격해 이곳을 가두게 한 가문은 이미 멸망하고 없다.
그러니, 공격을 도와준 가문에게 갚아주고 싶다.
“디아블로의 성을 공격해줘.”
‘전쟁을··· 하라고?’
아무리 아이템이 좋아도 이건 아니다.
명계에서 마족을 상대로 전쟁이라니.
그레모리가 입꼬리를 올렸다.
“하데스님과 타나토스, 디아블로는 모두 다른 차원에 가 있어. 따라서 명계에는 왕급 마족은 나를 제외하면 없는 셈이지. 그래서 내가 네 앞으로 소환되었겠지만.”
우연의 우연을 거듭한 결과.
디아블로의 하수인이 급한 김에 자신의 왕을 소환하려 했으나 애초에 적절한 제물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 강림은 불가능했다.
명계에 있던 유일한 마왕급 마족
그레모리.
탈출한 지 얼마 안 되어 힘이 약해 소환이 가능했다.
“그리고··· 디아블로의 아이들은 지구로 몰려갔잖아? 그러니 성이라도 부셔줘. 내 성처럼.”
‘그러니까··· 빈집털이를 해 달라 이건가?’
그럼 볼 것도 없이 땡큐다.
“승낙하기 전에··· 배를 좀 볼 수 있을까?”
중고거래는 물건 확인이 필수다.
내성 밖 마당으로 나갔다.
그레모리가 팔찌를 차고 흔들자 눈앞에 거대한 배가 소환되었다.
‘허··· 쪽배인가 했는데··· 대박!’
길이가 100m도 넘는 거대한 비공정이었다.
폭도 상당히 넓었다.
‘어차피 하늘 날아다니는데 돛은 왜 있는 거지?’
그래도 모양이 예쁘니 용서된다.
“어때?”
“흠··· 그냥 그렇네. 어차피 이동 마법으로 다니는데 딱히 필요할 것 같지도 않고···.”
블러핑은 필수.
그레모리가 고심했다.
“사실 내가 말 안 한 게 있는데···.”
“응?”
“나는 정직과 관대를 담당하기도 하지만··· 계약자에게 숨겨진 보물의 위치를 알려주기도 하지.”
“숨겨진··· 보물?”
“디아블로의 성. 보물이 어디 있는지 알아. 그걸 전리품으로 가지도록 해. 물론, 그대로 남아 있을지는 모르지만.”
“좋아. 부탁은 접수되었다. 우선 선불 입금.”
나는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그레모리가 팔을 휘두르자 배가 사라졌다.
“흐응··· 자신감이 대단하군.”
그레모리가 내게 팔찌를 넘겼다.
“부탁을 완수하지 못하면 배는 회수하겠어.”
“물론이지. 나도 마왕에게 쫓기기는 싫으니까. 디아블로의 성은 어디에 있지? 텔레포트 시켜줄 수 있나?”
그레모리가 정문 방향을 가리켰다.
“불가능해. 애초에 성 근처로는 빡빡하게 마법방어를 해두기도 하고··· 하데스님이 명계 내부 텔레포트를 엄격하게 제한하거든.”
“외부로는 되는데 내부에서는 안된다라··· 신기하군. 그럼 네 성은 왜 이렇게 망가진 거야?”
“내 성은··· 그 거리를 물리적으로 건너온 아이들이 공격했겠지.”
“어느 쪽인데? 얼마나 멀고?”
“저쪽이야. 너희 인간들의 걸음으로는··· 한 천년 정도 가면 될 거 같은데?”
“응?”
“그래서 줬잖아. 배. 그걸 타고 가면 반나절이면 갈 거야.”
“아아··· 그런 방법이!”
캐리어를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나는 팔찌를 흔들어 테세우스의 배를 소환했다.
“잘 있어라. 난 임무 완수하고 떠난다.”
“흐응··· 서진우··· 다음에 또 만나.”
“아니, 난 마족하고 어울리는 취미는 없어서.”
“깔깔깔! 농담도 잘 하는군.”
그레모리가 웃음을 남기고 눈앞에서 사라졌다.
“죽여주네. 이게 신차급 중고차의 느낌인가?”
배 위에 올라 숨을 크게 들여 마시고, 늘 하던 대로 외쳤다.
‘굴락, 영지민, 아서스, 골렘, 해골 소환.’
이동 전투요새와 디아블로의 보물창고
x90화
“진우야! 괜찮아?”
“여긴 또 어디야?”
“하늘이 뭐 이래?”
빛무리와 함께 동료들이 나타나며 배 위가 시장통처럼 변했다.
“아까 그 여자는 뭐였어?”
“물리친 거야?”
“진정하고. 들어봐.”
나는 그레모리와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허··· 그럼 이제 이 배가 네 거라고?”
“공중에 떠 있는 배라니···!”
“되게 넓어. 그냥 여기서 살아도 되겠는데?”
다시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엘프랑 드워프는 어떻게 됐어? 사만다랑 브렉스턴은?”
“네가 사라지고 나서 난리가 났지.”
나와 그레모리가 사라지자 곧바로 슬로우가 풀렸다.
브렉스턴이 당장 나를 찾으러 가야 한다며 거품을 물었다.
내가 사라지는 것에 익숙한 파티원들은 그러려니 하며 영지로 귀환했다.
“영지가 멀쩡하니까. 위험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지.”
오히려 다음 소환을 대비해 정비하는 방향을 택했다.
드워프와 엘프는 카트맨의 포탈을 통해 수서 영지를 거쳐 자신들의 왕국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대로 상태창에 영지민 소환 요청이 표시되었다.
“잘했다. 이제 알아서 잘하는구나.”
“하루 이틀도 아니니까. 흐흐. 브렉스턴이 함께 못 와서 아쉬워하겠어.”
“뭐, 어쩔 수 없지. 동맹도 아니고···.”
“그럼 이제 디아블로의 성을 공격하러 가는 거야?”
“그래. 빈집털이하러 가는 거지.”
“···근데 어떻게 움직여?”
“응?”
그러고 보니 어떻게 움직이는 건지 배우질 못했다.
버릇처럼 상태창 메뉴를 뒤졌지만 아무런 단서도 없었다.
‘보통 이런 배는 핸들같이 생긴 키를 잡던데.’
어디서 본 기억이 났다.
배 뒤쪽으로 올라가자 동그란 키가 있었다.
키를 돌려봤지만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
박성남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핸들이 문제가 아니라··· 악셀이 있어야지. 악셀!”
“악셀···?”
“파킹을 먼저 풀어야죠!”
솔저 강주오가 끼어들었다.
“아이고 아저씨들 이건 자동차가 아니니까 다른데 좀 찾아보세요.”
갑판으로 돌아와 보니 데스나이트들이 마스트에 올라가 돛을 내리고 있었다.
‘해골과 배가 있으니··· 이거 꼭···.’
해적이 된 느낌이다.
‘키가 있는 곳 아래가 선장실이었나.’
영화를 보면 대충 그런 느낌이었지 싶다.
“거기 문 안 열리던데요?”
린저씨 나현우가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리고 저 앞으로 해서 갑판 아래쪽으로도 들어갈 수 있어요. 공간도 나뉘어있고··· 잘 꾸미기만 하면 여기서 먹고, 자고 편하게 생활하겠어요.”
“다른 건 뭐 없나 더 찾아봐 주세요.”
“넵!”
나는 열리지 않는다던 문에 가까이 다가갔다.
철컥.
손잡이를 돌리자 문이 열렸다.
‘배 주인만 열 수 있는 건가?’
안쪽에는 깔끔한 책상과 회의 테이블, 침대와 같은 시설물이 있었다.
책상에는 쪽지 하나가 올려져 있었다.
– 디아블로는 보물을 자랑하는 걸 좋아하지. 내성 우측 건물이 그의 보물 창고야. 나중에 다시 만나. ‘당신의 그레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