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d is a sword master RAW novel - Chapter 126
우리 아빠는 소드마스터 126화
다이아 공격대장 고명우.
그는 초조한 마음으로 책상에 앉아 있었다.
지금껏 수많은 게이트를 공략해왔다.
그중에는 정말 상대하기 어려운 몬스터들도 많았다.
그 바람에 죽을 뻔한 적도 참 많았고.
그때마다 고명우는 가슴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자신이 다이아 공격대장이자, 글로리 길드의 3인자라고 해도 죽음을 앞두곤 떨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자신 역시 사람이니까.
하지만 그 어느 때와 비교해도 지금보다 떨릴 순 없었다.
‘이신혁 씨…….’
그가 이토록 초조해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오늘은 이신혁의 A급 헌터 승급전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었다.
아마 그는 지금쯤 시험을 치르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될까.’
고명우는 이신혁이 A급 헌터가 될 거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실버 공격대에서 벗어나 다이아 공격대로 오라고 말한 것이었고.
하지만 세상은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는 법.
그걸 잘 아는 고명우이기에 그는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이신혁의 승급전 결과를.
띠리리링!
그때였다.
책상에 올려두었던 핸드폰이 울었다
딱 필요한 사람들만 등록해 둔 번호이기에 울릴 일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신혁」
실제로 딱 중요한 사람에게 전화가 왔다.
이신혁.
자신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사람에게 연락이 온 것이었다.
“네, 고명우입니다.”
-공격대장님, 저 이신혁입니다.
“네, 신혁 씨. 어떻게 됐습니까?”
고명우는 마른침을 삼켰다.
과연 어떻게 됐을까.
수화기 너머의 이신혁이 말했다.
-합격했습니다.
됐다!
고명우는 환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추, 축하드립니다! 신혁 씨, 그럴 줄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공격대장님.
“예! 축하합니다! 하아, 합격하시다니! 제 조언이 오지랖으로 끝나지 않아 정말 다행입니다!”
-기뻐하시니 저도 기쁩니다.
고명우는 몇 가지를 더 물은 뒤에 푹 쉬라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진짜 합격하다니…….”
고명우는 감격스러우면서도 참 놀라웠다.
충분히 합격할 사람이라 생각했으면서도 막상 합격하니 너무나 다행스럽고도 기뻤다.
“하하하하.”
고명우는 하늘을 훨훨 나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상상했다.
“이신혁 씨, 당신은 앞으로 다이아 공격대원입니다.”
다이아 공격대원이 된 이신혁의 모습을.
* * *
이신혁의 합격 소식은 글로리 길드에 퍼졌다.
아니, 글로리 길드만이 아니라 모든 길드에 다 퍼졌다.
이신혁의 A급 승급 소식이 헌터넷과 각종 언론사에 퍼졌기 때문이었다.
“허, 이신혁이 정말 A급 승급전에 합격했다는데?”
“미친. 진짜? 대박이네…….”
“하, 진짜 A급이 됐구나. 나는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대단하네.”
“이신혁이 난 놈은 난 놈이네. 헌터 된 지 1년도 안 되어서 A급 헌터가 되다니. 아니, 6개월도 안 되었던가?”
“와, 그럼 이제 다이아 공격대 지원 자격 갖춘 거네?”
“응. 근데 다이아 공격대장님이 받아주실까? A급이라고 해도 안 받을 수도 있잖아.”
“그렇긴 하지. 근데 받아주기로 이미 얘기가 됐다더라.”
“엥? 진짜?”
“응. 애초에 A급 헌터에 도전하라고 권한 게 고명우 그 양반이래.”
“그래?”
“응. 실버 공격대에서 방황하지 말고 그냥 다이아 공격대로 올라오라면서 A급 승급전에 도전하라고 했다더라.”
“와, 대단하네. 다이아 공격대장님한테 그런 말도 듣고.”
“더 대단한 건 이신혁이지. 고명우 그 양반이 그런 말을 하든 말든 A급 못 되면 말짱 꽝 아냐. 근데 실제로 합격을 해버렸으니 더 대단한 거지.”
“그렇긴 하네. 와, 이신혁 이놈 이거 진짜 대단하다. 처음엔 좀 이상한 놈인 줄 알았는데 그냥 엄청난 놈이었어…….”
글로리 길드원들은 순식간에 A급 헌터로 도약한 이신혁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대단함에서 끝나지 않았다.
글로리 길드원들은 이신혁에게 경외심을 느꼈다.
* * *
A급 헌터의 숫자는 굉장히 드물다.
그렇기에 A급 헌터가 탄생하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뉴스가 된다.
따라서 이신혁의 A급 헌터 등극 사건은 헌터계에 큰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소식은 대한민국 랭킹 1위 길드에도 들어갔다.
강태하의 ‘테라 길드’에도 말이다.
“A급이라.”
한국 랭킹 1위 헌터 강태하.
그는 이신혁의 A급 헌터 등극 사실을 듣고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놈이라면 그럴 줄 알았지.”
사람들은 이신혁이 E급에서 A급으로 슈퍼 점프를 한 것에 대해 놀랄 것이다.
하지만 강태하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이신혁.
그놈이라면 언젠가 A급 헌터라 될 거라는 것을 강태하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와 싸울 날도 그리 멀지 않았구나.”
일전에 ‘초인의 밤’ 행사에서 강태하는 말했었다.
자신의 동료가 되라는 제안을 거절한 이상, 이신혁 너는 나의 적이라고.
그러니 언젠가는 죽이러 갈 거라고.
그런 강태하에게 이신혁은 대답했었다.
‘그러든지 말든지.’
분명 그렇게 말했었다.
너무나도 태연한 얼굴로.
그렇기에 강태하는 기대하고 있었다.
A급 헌터가 된 이신혁.
그와 진심으로 검을 겨루는 순간을.
* * *
A급 승급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후.
내 핸드폰에는 불이 났다.
글로리 길드 사람들의 축하 연락 때문이었다.
가온 팀 시절의 새싹 같은 팀원들.
양지수 공격대장과 윤대영 팀장.
시로코 팀장 방민호.
실버 공격대장 은학태.
글로리 길드에서 날 조용히 응원하고 있었다는 사람들.
그리고 콩고물 좀 주워 먹으려는 언론사 기자들과 길드들의 문자들까지.
온갖 축하 연락들이 왔다.
그리고 가장 거물인 글로리 길드장 ‘권대호’의 연락까지 왔다.
-축하하네, 신혁 군. 도전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정말 합격할 줄이야. 자네는 언제나 기적을 몰고 다니는군.
권대호는 나의 A급 헌터 승급 소식에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평소보다 훨씬 더 흐뭇하게 웃는 권대호.
내가 이토록 높은 곳까지 올라온 게 적잖이 기쁜 모양이었다.
“감사합니다, 길드장님. 길드장님께서 성심성의껏 지원해 주신 덕분에 이뤄낸 성과입니다.”
-허허, 내가 뭘 했다고 그러나. 다 자네가 한 거지.
“아닙니다. 길드장님의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이 친구 겸손하기는. 아무튼 알았네. 가족들과 있는 자리에 내가 시간을 너무 끌었구만. 자세한 얘기는 본사에 왔을 때 천천히 나누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길드장님.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나는 통화를 종료했다.
“신혁 씨, 얼른 오세요! 고기 식겠어요~!”
“아빠, 빨리 와아아!”
“멍멍!”
전화를 끊자마자 조하나와 하율이, 그리고 겨울이가 나를 불렀다.
나는 여전히 불타는 핸드폰을 덮어둔 채로 그들에게 갔다.
치이이익!
조하나가 집게로 고기를 올렸다.
지글지글 맛있는 냄새를 풍기며 익어가는 고기.
조하나가 A급 헌터 등극을 축하하는 기념으로 사 온 소고기였다.
“아빠, 하율이가 쌈 쌌어! 한번 먹어봐!”
하율이가 동그란 쌈을 내게 내밀며 말했다.
“아이구, 우리 딸이 쌈을 쌌어? 하율이 다 컸네?”
“웅! 다 컸지! 아무튼 얼릉 아 해봐!”
“아~!”
입을 벌린 내게 하율이는 쌈을 쏘옥 넣어주었다.
밥과 고기, 파채, 마늘, 쌈장이 적절히 배합된 쌈은 참 맛있었다.
“우와, 진짜 맛있네? 하율이 쌈 잘 싼다.”
“정말? 하율이 쌈 잘 싸?”
“응! 혹시 선생님도 싸드릴 수 있어? 선생님 고기 굽느라 힘드신데.”
“웅웅! 당연하지! 잠깐만 기다려봐~!”
하율이가 조막만 한 손으로 쌈을 열심히 싸더니, 조하나의 입에도 하나 넣어주었다.
조하나는 쌈을 우물우물 씹더니 엄지를 척 들었다.
너무나 화기애애한 식사 자리였다.
“그나저나 하나 씨. 너무 무리하신 거 아니에요? 소고기라니. 그냥 삼겹살 먹어도 되는데.”
“아니에요. 괜찮아요. 신혁 씨가 A급 헌터가 되셨다는데 이 정도는 대접해야죠.”
“하하, A급 헌터가 뭐라고요.”
“에이, 대단한 거죠. 국내에 A급 헌터는 50명도 안 된다면서요. 그중에 신혁 씨가 들어갔다니. 정말 대단한 거죠.”
“그렇게 되는 겁니까?”
“네에. 그러니까 많이 드세요. 저 돈 많아요. 엊그제 월급도 받았고요.”
조하나가 그렇게 말하더니 집게로 소고기를 집어 내 앞접시에 놓아주었다.
나는 소고기를 기름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었다.
“살살 녹네요. 역시 한우는 한우인가 봅니다.”
나는 맛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조하나 역시 뿌듯한 표정으로 흐뭇하게 웃었다.
“아, 맞당! 아빠, 나 아빠한테 줄 거 있는뎅!”
“응? 줄 거?”
“웅웅! 잠시만!”
하율이가 내게 줄 게 있다고 하더니, 자신의 방으로 오도도도 달려갔다.
나는 조하나를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싱긋 웃을 뿐이었다.
그때였다.
“짜잔!”
하율이가 방에서 무언가를 들고 왔다.
치렁치렁한 물건.
그건 다름 아닌 커다란 ‘목걸이’였다.
색종이로 만든 목걸이 말이다.
“아빠, A급 헌터 된 거 축하해~!”
하율이가 그렇게 말하더니 목걸이를 내게 내밀었다.
나는 고개를 숙여 색종이 목걸이를 목에 걸었다.
마치 올림픽에서 우승하면 받는 꽃목걸이 같은 느낌이었다.
“고마워, 하율아…….”
“조아? 아빠, 조아?”
“응. 너무 좋아. 진짜 너무 좋아. 고생했어. 목걸이 너무 예쁘네…….”
“어? 신혁 씨, 울어요?”
조하나가 말했다.
“그, 그런 거 아닙니다…….”
나는 황급히 아니라고 말했지만 눈물이 툭 떨어졌다.
하율이가 열심히 만든 색종이 목걸이에 너무나 큰 감동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에이, 우시는 거 맞네. 감동했어요?”
“아닙니다. 그냥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서…….”
“공기청정기 빵빵하게 틀어놨는데 무슨 미세먼지예요. 신혁 씨도 참. 이럴 땐 그냥 우셔도 돼요.”
“흐윽…….”
울어도 된다는 조하나의 말에 나는 눈물을 찔끔 흘렸다.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어떻게든 참아보려고 했지만 자꾸만 눈물이 나왔다.
“아빠, 울어? 왜애?”
“목걸이가 너무 좋아서…….”
“웅? 조은데 왜 울어? 웃어야지!”
“너무 좋으면 눈물이 나오는 거야…….”
“구런 거야?”
“응. 고마워, 하율아…….”
나는 하율이를 끌어안은 채로 흐느끼며 말했다.
“고마워, 하율아. 사랑해.”
“웅! 하율이두 아빠 사랑해!”
“으응. 목걸이도 정말 고마워. 아빠가 평생 간직할게.”
나는 하율이의 등을 토닥이며 고마움을 전했다.
거대한 몬스터 앞에서도, 악독한 헌터들 앞에서도, 오늘의 시험에서도 의연했지만 하율이 앞에선 자꾸만 마음이 허물어졌다.
아무튼 그렇게 눈물을 수습한 뒤, 우리는 계속 고기를 구워 먹었다.
그때, 조하나가 말했다.
“아, 맞다. 저 말씀 드릴 거 있는데!”
“뭡니까?”
“제가 요즘 쓰는 소설 있잖아요. 그거 완전 떡상 했어요!”
“오, 정말입니까?”
“아빠, 떡상이 모야아?”
하율이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아, 엄청 잘 됐다는 거야. 여기에선 소설의 조회수가 잘 나왔다는 거고.”
“우와아, 그렇구나! 축하해여, 선생님!”
“고마워, 하율아!”
조하나는 해맑게 웃으며 자신의 소설에 대해 말했다.
침몰하는 배 같던 그녀의 소설은 독자님의 소중한 추천글과 함께 떡상했고, 그 덕에 조회수가 대폭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무료 베스트 순위도 잔뜩 오르고, 출판사 몇 군데에서 연락도 왔다고 했다.
“이야, 축하합니다. 이거 저만 축하받을 게 아니라 하나 씨도 축하받아야겠네요, 하하.”
“그렇게 되나요? 하하, 아무튼 축하 감사해요. 신혁 씨.”
“에이, 축하를 말로만 하면 안 되지. 잠깐만 기다려 보세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쌈을 푸짐하게 쌌다.
밥도 잔뜩, 고기도 세 점, 마늘도 잔뜩, 파채랑 쌈장도 팍팍 담아 쌈을 싸서 조하나의 입에 넣었다.
“아흐, 너흐 커여…….”
조하나는 거대한 쌈을 겨우겨우 감당하며 말했다.
“제 마음이 커서 그런 겁니다. 그러니 맛있게 드십쇼.”
“아, 흐으. 그래드…….”
“푸하하하! 선생님, 완전 하마 같아여!”
“머어? 하유리 너어……!”
조하나가 낑낑거리며 쌈을 먹었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식탁.
그야말로 모두가 행복한 자리였다.
딩동!
그때, 별안간 초인종이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