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d is a sword master RAW novel - Chapter 127
우리 아빠는 소드마스터 127화
갑작스러운 초인종 소리.
왁자지껄 떠들던 우리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뭐지?
배달시킨 곳도 없는데.
“잠시만요. 제가 나가보겠습니다.”
“하율이두! 하율이두 나갈랭!”
“멍멍!”
하율이와 겨울이도 나가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여기 잠시 있으라고 말했다.
‘혹시 모르니까.’
딱히 불안한 예감이 들어서 그런 건 아니었다.
문밖에서 마력이 느껴지지도 않았고.
그럼에도 나는 하율이와 겨울이에게 여기에서 기다리라고 말했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누구세요?”
나는 인터폰을 들고 말했다.
그러자 택배 기사 복장을 입은 사람이 택배가 왔다고 말했다.
나는 문을 열어드렸다.
“이신혁 씨, 맞으시죠?”
“아, 네. 어디에서 온 거죠?”
“너튜브 본사에서 왔네요.”
“……너튜브요?”
생각지도 못한 발송자.
조금 놀란 나는 택배를 받고 문을 닫았다.
다시 고요해진 집.
나는 택배를 가지고 거실로 갔다.
“아빠, 모야? 누군뎅?”
“아, 택배 기사님.”
“택배? 앗, 택배다! 얼릉 열어보자!”
“멍멍!”
나는 알겠다고 말하며 택배를 열었다.
하율이와 조하나, 그리고 겨울이가 기대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렇게 꽁꽁 싸인 포장을 연 나는.
“우와…….”
안에 들어 있던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하율이와 조하나도 같은 눈치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은빛으로 빛나는 물건.
이건 ‘실버 버튼’이기 때문이었다.
너튜브의 실버 버튼 말이다.
“우와아아! 실버 버튼이당!”
하율이가 실버 버튼을 매만지며 말했다.
조하나도 신기하다는 듯이 눈을 깜빡거렸다.
“저번에 신청한 실버 버튼이 온 모양이네요.”
“신혁 씨, 그거 구독자 10만 명 달성하면 주는 거였죠?”
“네. 신청해 놓고 깜빡했었네요.”
10만 구독자를 달성한 뒤, 나는 곧장 실버 버튼을 신청했다.
은빛으로 번쩍이는 실버 버튼은 너튜버들에게 있어서 훈장 같은 거니까.
“하율아, 여기 이 글씨 읽어볼래?”
“!”
“잘했어. 하율이가 열심히 해서 받은 거야. 축하해, 하율아.”
“정말? 헤헤, 신난당~!”
하율이가 자신의 몸뚱이보다 큰 듯한 실버 버튼에 볼살을 문질렀다.
행복에 겨운 표정.
실버 버튼을 받은 게 적잖이 기쁜 모양이었다.
“신혁 씨, 제가 사진 찍어드릴까요?”
“사진 말입니까?”
“네. 실버 버튼 받은 거 구독자님들한테도 전해드려야죠.”
“아, 그러네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전에 실버 버튼을 받으면 인증하기로 했었지.
“그럼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는 조하나에게 핸드폰을 넘겼다.
“하율아, 우리 구독자 언니 오빠들한테 실버 버튼 인증 사진 남겨드리자.”
“웅! 그러자! 겨울이두 같이!”
“그래. 아빠가 안을게.”
나는 겨울이까지 안아 든 뒤, 하율이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찰칵찰칵 울리는 셔터 소리.
“두 분, 좀 더 애정 가득한 포즈 취해보는 건 어떨까요?”
“으음, 알겠습니다. 하율아, 우리 하트할까?”
“웅웅! 하뚜!”
나와 하율이는 앞으로 손을 모았다.
그리고 하트를 반쪽씩 만들어 이어붙였다.
찰칵!
오늘은 정말 행복한 날이었다.
* * *
실버 버튼 인증 사진을 커뮤니티에 올린 후, 댓글들이 쏟아졌다.
우리의 실버 버튼을 축하하는 댓글들이었다.
└우왓! 실버 버튼 왔구나!
└하율아, 실버 버튼 축하해!
└아버님도 빼놓으면 안 되지! 하율이 아버님, 축하드려요! 아 참, 겨울이도 축하해!
└하율이 옆에 있으니까 실버 버튼이 엄청 커 보이네 ㅋㅋㅋㅋ
└그러네 ㅋㅋㅋ 하율이 졸귀 ㅋㅋㅋㅋㅋ
└구독자 100명일 때부터 봤는데 벌써 10만이네요. 축하드립니다.
└아이구, 내 새끼. 벌써 10만 명 됐어요? 축하해, 하율아 ㅠㅠㅠㅠㅠㅠ
└실버 버튼 인증 올리는 동안 벌써 13만 됐음 ㅋㅋㅋ 100만까지 가는 건 시간문제일 듯.
└좋아 좋아! 골드 버튼까지 쭉쭉 가자!
나는 며칠 사이에 3천여 개나 쌓인 댓글들을 읽었다.
고마웠다.
우리 가족의 경사를 이렇게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는 게 너무나 고맙고 또 감사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지.”
나는 앞으로 너튜브 활동을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택시에서 내렸다.
눈앞에 있는 것은 글로리 길드 본사.
하지만 오늘은 느낌이 새로웠다.
나의 공격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다이아 공격대원이구나.”
실제로 내 소속은 바뀌었다.
실버 공격대에서 다이아 공격대로.
* * *
“아, 신혁 씨!”
다이아 공격대장실에 들어서자, 공격대장 고명우가 나를 반갑게 맞이했다.
평소의 진지한 얼굴과 달리 어린아이처럼 환한 미소.
그를 마주하니 내가 A급 헌터가 되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났다.
고명우가 말했다.
“하하, 잘 오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E급에서 단숨에 A급 헌터가 되시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대단하긴요. 그저 공격대장님의 조언 덕분입니다.”
“하하, 아닙니다. 전부 신혁 씨가 해낸 업적입니다.”
“감사합니다, 공격대장님.”
나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뿌듯했다.
내가 정말 A급 헌터의 위업을 달성했다는 게.
그리고 그 업적으로 인해 다이아 공격대에 들어오고, 그곳의 수장에게 칭찬을 받는다는 게.
“이럴 게 아니라 바로 팀 사무실로 가시죠. 팀원들도 다들 기다리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다이아 공격대는 극소수로 운영된다.
그렇기에 브론즈나 실버, 그리고 골드 공격대와 달리 팀이 ‘딱 하나’만 존재했다.
팀장 또한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고명우가 다이아 공격대장과 팀장직을 겸하고 있었고.
뭐,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국내에 A급 헌터는 극소수니까.
“저번에 있었던 팀에선 팀원들이 적대감을 내비쳤다죠?”
복도를 저벅저벅 걷던 고명우가 말했다.
“네, 조금 그랬습니다.”
“소문대로군요. 하지만 저희 우리엘 팀에선 그런 곤란을 겪지 않아도 될 겁니다. 팀원들이 평소에도 신혁 씨를 아주 좋게 생각했거든요. 이번에 다이아 공격대로 올라온다고 했을 때도 크게 기뻐했고요.”
고명우가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엘 팀.
그것은 다이아 공격대의 유일한 팀이자, 글로리 길드 최정예 전투 집단이었다.
“여깁니다. 어서 들어가죠.”
고명우는 한 사무실 앞에 서서 말했다.
그는 문을 열었고, 나는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그의 뒤를 따랐다.
‘……오.’
팀 사무실의 문을 연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속으로 감탄사를 내뱉고 말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사무실이 너무나 넓었기 때문이다.
“환영합니다. 여기가 다이아 공격대의 우리엘 팀 사무실입니다.”
고명우가 안내하듯 손을 펼치며 말했다.
나는 사무실을 살폈다.
햇빛이 훤히 들어오는 실내, 운동장처럼 널따란 공간, 호화스러운 가구들은 최고급 호텔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그곳에 있는 10인의 사람들이었다.
‘이들이 글로리 길드 최강의 헌터들인가.’
다이아 공격대 우리엘 팀.
오직 10인만이 존재하는 소수 정예의 전투원들.
이들은 글로리 길드 최정예 전투원들이자, 대한민국 랭킹 최상위권을 점거하고 있는 강자들이었다.
“오, 이신혁인가?”
“와! 드디어 왔다!”
“반가워, 이신혁! 기다리고 있었어!”
우리엘 팀원들이 나를 보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이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이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안녕하십니까. 이신혁이라고 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에 우리엘 팀원들이 내게로 다가와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
정식으로 다이아 공격대가 된 순간이었다.
* * *
다이아 공격대 우리엘 팀과 인사를 마친 후, 나는 꼭대기 층인 길드장실로 올라왔다.
길드장 권대호에게도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함이었다.
“하하하, 신혁 군. 정말 축하하네. 벌써 다이아 공격대까지 올라오다니. 실로 놀라운 성과야.”
“과찬이십니다, 길드장님.”
“과찬이라니. 자네가 이룬 업적을 그대로 말한 것뿐인데 뭐가 과찬인가.”
“길드장님 덕분에 이뤄낸 성과입니다.”
“이 친구 참. 끝까지 겸손하구만. 아무튼 난 자네가 잘 될 줄 알았네. 이렇게 빨리 올라올 거란 생각은 못 했지만, 언젠가 우리 글로리 길드의 메인 공격대까지 올라올 줄은 알고 있었지.”
권대호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내가 글로리 길드 최상급 공격대까지 올라온 게 적잖이 기쁜 모양이었다.
“아무튼 축하하네. 덕분에 내가 ‘초인의 밤’ 행사에 자네를 데려간 게 실책이 아니라는 걸 증명할 수 있게 됐어.”
“기쁘게 해드려서 저도 마음이 좋습니다.”
“그래그래.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부길드장도 되고, 또 길드장이 되어서 내 자리도 가져가게나.”
“너무 먼 미래의 일입니다. 아니, 애초에 그런 걸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요.”
“하하하, 다이아 공격대까지 순식간에 올라간 위인이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나?”
권대호의 말에 나는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글로리 길드의 길드장이라.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타이틀이긴 했다.
그렇게 권대호의 축하를 잔뜩 받은 뒤, 나는 길드장실에서 나왔다.
‘환영식을 한다고 했지.’
나는 다시 우리엘 팀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오늘은 내가 다이아 공격대 우리엘 팀에 들어간 것을 축하하는 환영식을 할 예정이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아주 호화스러운 식당에서 말이다.
아무튼 나는 약간의 출출함을 느끼며 엘리베이터로 향하려 했다.
그때였다.
“좋은가?”
복도를 걷고 있는데, 우측 코너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곧장 고개를 돌리니 내가 아는 얼굴이 서 있었다.
부길드장 ‘표원웅’이었다.
“안녕하십니까, 부길드장님.”
표원웅에게선 어마어마한 적대감이 느껴졌다.
살기와도 같은 적대감이 정말 스멀스멀 뻗어 나왔다.
그럼에도 나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아무리 날 미워한다고 한들 이 사람은 글로리 길드의 2인자니까.
“가식적인 인사는 집어치우고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하지. 다이아 공격대에 올라가니 좋으냐고.”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는 겁니까.”
“뭘 어떻게 대답하지? 보니까 내내 실실 웃고 다니던데. 그냥 느끼는 대로 대답하면 되는 거 아닌가.”
표원웅이 비아냥댔다.
솔직히 울컥하긴 했으나 나는 감정을 다스렸다.
“부길드장님이 제게 왜 이리 적대적으로 대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왜긴 왜겠나. 이신혁 자네가 내 자리를 빼앗아 갔으니까 그렇겠지.”
하아.
역시 그것 때문인가.
“부길드장님, 초인의 밤 행사 때문에 그런 거라면 그건 제 의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래, 길드장님의 뜻이었겠지. 그래서 뭐가 달라졌지? 이신혁 네놈이 내 자리를 빼앗았다는 건 달라지지 않았어.”
“빼앗다니요. 저는 직접 길드장님께 찾아가 초인의 밤 행사에 가지 않겠다고도 말씀드렸…….”
“그래도 결국엔 네놈이 갔잖아. 내 말이 틀린가?”
표원웅이 내 말을 툭 끊으며 말했다.
나를 노려보는 눈빛이 이글이글했다.
아무래도 역린을 제대로 건드린 모양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 역시도 조금은 기분이 나빴다.
난 이토록 원망을 살 잘못을 한 적이 없으니까.
굳이 잘못을 따지자면 남들보다 훨씬 더 강한 죄밖에 없으니까.
“부길드장님, 저는 부길드장님과 이토록 나쁜 관계로 지내고 싶지 않습니다.”
“웃기지 마. 내가 네 여우 같은 속을 모를 줄 알아? 네놈은 명예욕이 어마어마하게 강한 놈이야. 그렇지?”
“그런 거 아니라고 말씀…….”
“아니긴 뭐가 아니야. 명예욕 때문에 A급 시험까지 보고 다이아 공격대까지 올라간 놈이. 안 그래?”
이놈 이거 왜 이래?
완전 눈이 돌았잖아?
표원웅의 무례한 태도에 나는 미간을 좁혔다.
“이신혁, 네놈은 거기서 만족하지 않을 거야. 그렇지? 아마 넌 다이아 공격대보다 위를 노리겠지. 안 그래?”
“더 위라니요. 대체 무슨…….”
“역겨운 거짓말은 하지 마. 넌 결국 더 위, 그러니까 내가 맡고 있는 부길드장 자리까지 노릴 거야. 그렇지?”
표원웅이 나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안 돼. 네놈이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는 건 거기까지야. 네가 아무리 잘났어도 부길드장 자리는 내 거다. 그럼에도 이신혁 네놈이 만약 내 자리까지 노린다면 나는…….”
그 순간, 표원웅이 자신의 검을 꺼내 바닥에 푹 찍으며 말을 이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네놈을 막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