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d is a sword master RAW novel - Chapter 128
우리 아빠는 소드마스터 128화
“겨울아, 인누 와!”
이하율이 간식을 들고 쪼르르 달렸다.
새하얀 강아지 겨울이 역시 그녀를 따라 쪼르르 달렸다.
“꺅!”
이하율이 침대서 풀썩 엎어졌고, 겨울이는 그런 이하율을 덮쳤다.
“꺄하하하! 하지 마아! 겨울아, 간지러워어~!”
“멍멍!”
“아하하, 간식 여기 있어! 자, 여기. 줬자나. 그만 괴롭혀어! 하하하!”
겨울이가 간식을 다 먹고도 이하율의 얼굴을 핥자, 이하율은 까르르 웃었다.
그녀는 지금 널따란 집에 혼자 있었다.
유치원은 개교기념일이라 쉬는 날이고, 아빠인 이신혁은 출근했기 때문이었다.
원래라면 조하나가 돌보러 오지만, 오늘은 오지 않았다.
그녀 역시 사회복지사로서 일이 너무나 바쁘기 때문이었다.
그 바람에 이하율은 이토록 넓은 집에 혼자 있었다.
“겨울아, 이제 테레비 보자아!”
겨울이와 한참 동안 논 이하율은 침대에서 발딱 일어났다.
그리고 거실로 다다다 달려가 소파에 털썩 앉았다.
겨울이 역시 자석이라도 되는 것처럼 쫄랑쫄랑 따라갔고.
“멍멍!”
“머야. 겨울이 너 보고 싶은 거 있다구?”
“멍!”
“안 대애. 지금은 하율이두 볼 게 있단 말이양.”
“멍멍!”
“어허, 이제 그마안. 하율이 거 보구 겨울이 거 틀어줄게. 그럼 대지?”
이하율의 말에 겨울이가 혀를 헥헥 내밀며 신나게 짖었다.
커다란 리모컨을 들고 버튼을 뿅뿅 누르는 이하율.
한참이나 채널을 돌리던 그녀는 원하던 채널을 찾았다.
“우와아! 신새롬 언니당!”
이하율이 보고 싶어 하던 것은 신새롬의 음악 방송.
가수 중에 신새롬을 가장 좋아하는 이하율은 TV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너는 나의 무지개 ♪ 난 오늘 널 만나러 가볼래 ♪
TV에서 신새롬의 노랫말이 흘러나왔다.
이하율은 눈을 초롱초롱 반짝이며 TV에 집중했다.
아름다운 의상과 예쁜 얼굴, 그리고 통기타를 치며 부르는 노래까지.
이하율의 눈에 신새롬은 그야말로 아이돌, 즉 ‘우상’이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새롬이었습니다.
노래를 마친 신새롬이 인사를 꾸벅하고는 무대에서 퇴장했다.
이하율은 박수를 짝짝짝 쳤다.
신새롬의 아름다운 노래에 깊은 감동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겨울아, 신새롬 언니 너무너무 머시따. 그치?”
“멍멍!”
“머라구? 겨울이두 그렇게 생각한다구?”
“멍멍!”
“역시 그렇지. 신새롬 언니가 짱이지, 헤헤헤.”
기분이 좋았던 이하율은 겨울이의 턱을 긁어주었다.
더 해달라며 아예 배를 발랑 뒤집어 까는 겨울이.
이하율은 인심이라도 쓰듯 겨울이의 배를 양손으로 벅벅 긁어주었다.
“앗, 배고파! 겨울아, 우리 밥 머그까?”
“멍멍멍!”
“조아! 밥 먹자!”
시간은 오후 6시.
저녁 시간이 되어 슬슬 출출해진 이하율은 거실로 쪼르르 달려갔다.
“하율이는 이거 머그면 대!”
이하율은 의자에 올라 식탁에 있는 밥상보를 걷었다.
그러자 소담스럽게 차려진 음식들이 거기에 있었다.
점심때 아빠 이신혁이 만들어놓고 간 음식들.
이하율은 이걸 먹을 생각이었다.
“멍멍!”
“알아써, 겨울아. 겨울이두 밥 줄게!”
이하율은 겨울이의 밥그릇에 간식을 잔뜩 담아 식탁에 올려두었다.
“원래는 안 대지만 오늘만 식탁에서 먹는 구야. 하율이가 넘 외로우니까. 알아찌?”
“멍멍!”
겨울이의 신난 목소리와 함께 이하율은 밥을 먹기 시작했다.
“으음, 완전 마시따~!”
이신혁이 차려둔 밥은 정말이지 맛있었다.
비록 조금 식긴 했지만 반찬들은 전부 다 맛있었다.
소불고기, 진미채 볶음, 어묵볶음, 감자조림, 콩자반, 배추김치 전부 다.
그때였다.
위이이이이잉!
식도락을 즐기던 중,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거칠게 울리기 시작했다.
뭐지?
이하율은 고개를 번쩍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고, 간식을 게걸스레 먹던 겨울이는 멍멍 짖기 시작했다.
-주민분들께 안내 말씀드립니다! 지금 아파트에 정체불명의 테러 행위가 자행되고 있으니, 지금 바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안내 드립니다……!
스피커를 통해 전해지는 경비원의 다급한 목소리.
이하율은 고개를 갸웃했다.
“테러가 모야……?”
테러 행위?
그게 뭐지?
이하율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꺄아아아아악!”
“도, 도망쳐!”
“신고! 누가 신고 좀 해!”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
남자와 여자, 노인과 아이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뭐지?
이하율은 베란다 쪽으로 도도도 달려가서 바깥을 내다보았다.
“우웅? 사람들이 막 달려가구 있는뎅?”
저기 저 아래 1층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미친 듯이 도망가고 있었다.
뭘까.
사람들이 왜 갑자기 달려가는 걸까.
혹시 술래잡기라도 하는 걸까?
아까 그 ‘테러’라는 게 대체 뭐길래.
이하율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빠한테 전화해 봐야게따!”
“멍멍!”
이하율은 테러가 뭔지 아빠 이신혁에게 물어보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거실에 있는 집 전화로 자신의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이신혁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하율은 계속해서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뚜르르르 하는 통화연결음 후에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얘기만 들려올 뿐이었다.
“히잉, 아빠가 바쁜가 본뎅?”
이하율은 시무룩한 얼굴로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
아, 조하나 선생님한테 연락해봐야겠다.
“으음, 선생님 저나버노가…….”
이하율은 집 전화 옆에 적혀있는 조하나의 전화번호를 하나씩 누르기 시작했다.
이신혁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적어둔 전화번호였다.
그렇게 이하율이 귀여운 손가락으로 전화번호를 하나씩 누르던 순간.
콰아앙!
굉음이 들려왔다.
깜짝 놀란 이하율이 몸을 흠칫 떨었다.
번호를 누르던 그녀는 뒤를 돌아보았다.
“모지……?”
무언가를 부수는 듯한 소리에 이하율은 현관 쪽으로 다가가 보았다.
무서웠다.
하지만 뭔지 확인은 해야 했다.
“우웅? 문이 튀어나왔는뎅?”
“멍멍!”
이하율이 바라본 현관문은 실제로 툭 튀어나와 있었다.
저게 왜 저러지?
이하율은 고개를 갸웃했다.
겨울이 역시 같은 방향으로 고개를 갸웃했고.
콰아아아앙!
그때, 또다시 굉음이 들려왔다.
이하율은 손을 들어 자신의 귀를 막았다.
겨울이는 거칠게 짖어댔고.
또 한 번 튀어나온 현관문.
이전보다 더 불쑥 튀어나온 현관문을 바라보며 이하율은 왠지 모를 공포감을 느꼈다.
그리고.
콰아아아아아앙!
폭탄이라도 터진 듯한 굉음이 울린 순간.
단단한 현관문이 그대로 부서지더니, 우당탕 하고 날아갔다.
엄청난 충격과 굉음에 이하율은 눈을 질끈 감았다가 천천히 떴다.
슈우우우…….
그리고 눈을 떴을 때, 그녀는 발견할 수 있었다.
현관문 앞에 사람처럼 생긴 ‘괴물’이 서 있는 것을.
* * *
게이트가 열리는 장소는 예측할 수 없다.
게이트는 허공에 열릴 수도 있고, 땅속에 열릴 수도 있으며, 산이나 바다에 열리기도 한다.
당연하게도 도심에도 열리기도 하는데, 놀이터나 공원뿐만 아니라 가정집에도 열리기도 했다.
그리고 여기.
이신혁이 사는 아파트 1층 가정집에 게이트가 열렸다.
“크르르르…….”
푸르스름한 게이트에서 몬스터 하나가 몸을 내밀었다.
근육질의 몸.
개의 머리.
검붉은 털.
새빨간 눈동자까지.
이 몬스터의 이름은 지옥에서 온 개, ‘헬 하운드’였다.
“크르르르…….”
“크르르르…….”
“크르르르…….”
게이트에서 헬 하운드가 줄줄이 튀어나왔고, 그들은 곧장 가정집을 나가 아파트를 습격했다.
헬 하운드는 밸런스가 잘 잡힌 몬스터였다.
일단 인간형의 근육질 몸은 어마어마한 방어력을 자랑했고, 개의 머리는 다이아몬드도 아그작아그작 씹어 먹을 정도의 치악력을 자랑했다.
“꺄아아악! 괴물이다!”
“도망쳐! 게이트다! 게이트가 열렸어!”
“으아아악! 살려주세요!”
“시, 신고! 헌터 협회에 신고 좀 해주세요!”
울려대는 사이렌 소리를 배경으로 사람들이 미친 듯이 도망쳤다.
하지만 아파트 1층에 열린 게이트라 그런지 사람들은 제대로 대피할 수 없었다.
엘리베이터는 마비된 상황에서 사람들이 이용할 것은 계단뿐.
하지만 계단은 이미 헬 하운드가 점거했기에 주민들은 대피할 수 없었다.
“키야아아악!”
“으, 으악! 오지 마!”
“키야아악! 키야아아악!”
“사, 살려주세요! 죄송해요!”
비상계단에서 헬 하운드가 사람들을 덮쳤다.
무시무시한 치악력으로 사람들의 두개골을 으적으적 씹어 먹는 헬 하운드.
조금 전까지 살아 있던 사람들이 축 처지자, 주민들은 다시 계단을 올라 대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키야아아악!”
인간형 몸뚱이를 가진 헬 하운드는 속도마저도 빨랐고.
“으아악! 사람 살려!”
“꺄아아아악! 도와주세요!”
“커, 허억……!”
사람들은 헬 하운드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야말로 학살의 현장.
주민들은 헬 하운드에 저항해 보려 했지만, 평범한 비각성자가 지옥에서 온 헬 하운드를 상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휘이이잉.
피 냄새만이 가득한 비상계단.
대피하던 사람들은 모조리 시체가 되어 계단에 널브러졌고, 헬 하운드들은 계속해서 계단을 올랐다.
이제는 죽일 주민도 없는 상황.
헬 하운드들은 계단과 아파트 복도를 정처 없이 배회했다.
그래도 집 안에 있던 주민들은 조금 안심했다.
저 괴물 같은 놈들이 집 안까지 침투할 생각은 하지 않았으니까.
그때였다.
-주민분들께 안내 말씀드립니다! 지금 아파트에 정체불명의 테러 행위가 자행되고 있으니 지금 바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안내 드립니다……!
집집마다 달린 스피커에서 경비원의 안내방송이 새어 나왔다.
괴물들의 살육에 대해 안내하는 것이었다.
-현재 헌터 협회에 신고를 마친 상황이니,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분들께서는 집 안에 계시기 바랍니다……!
경비원의 안내방송에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미처 대피하지 못해 걱정이었는데 헌터 협회에 신고를 마쳤다니 안도감이 든 것이었다.
하지만 안내방송은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그것은 청력이 좋은 ‘헬 하운드’들에게 좋은 어그로가 되었다.
콰아아앙! 쾅! 콰아앙!
아파트 건물을 얌전히 배회하던 헬 하운드들이 현관문을 부수기 시작했다.
시체들뿐이라 조용했는데, 집집마다 울린 안내방송 소리에 어그로가 끌린 것이었다.
콰아아아아앙!
기어코 현관문을 박살 낸 헬 하운드.
놈이 현관으로 들어서자, 안에 있던 가족들이 비명을 내질렀다.
“오, 오지 마……!”
골프채를 들고 저항하는 50대 가장.
그의 뒤에선 여우 같은 아내와 토끼 같은 자식들이 벌벌 떨고 있었다.
“크르르르…….”
저벅저벅 다가오는 헬 하운드.
3미터에 달하는 키를 가진 헬 하운드가 걸어오는 것은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렸다.
“오지 말라고, 이 새끼야!”
50대 가장이 골프채를 있는 힘껏 휘둘렀다.
하지만.
빠각!
전력을 다해 휘둘렀음에도 헬 하운드의 머리는 멀쩡했다.
부러진 것은 오히려 골프채 쪽.
50대 가장은 손잡이만 남은 골프채와 헬 하운드를 바라보며 벌벌 떨었다.
“키야아아아악!”
화가 난 헬 하운드가 가족들을 덮쳤고, 단란하던 가정은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리고 그 상황은, 이하율이 있는 집에서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