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d is a sword master RAW novel - Chapter 132
우리 아빠는 소드마스터 132화
다이아 공격대장이자 우리엘 팀장 고명우.
그는 이신혁의 첫 임무를 앞두고 큰 설렘을 느끼고 있었다.
글로리 길드에, 아니, 헌터계에 파란을 일으킨 남자 이신혁.
그가 과연 어떤 전투를 보여줄지 너무나 기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 가만히 있는 거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거대 사마귀 맨티스가 5마리 다가오고 있는데, 이신혁이 가만히 있었기 때문이다.
‘뭐지? 겁을 먹은 건가?’
고명우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이신혁은 절대로 긴장하지 않는 남자인 줄 알았다.
아까 차에서 계란 볶음밥이니 뭐니 농담을 할 만큼 이신혁은 담력이 센 남자인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뭐란 말인가.
맨티스 5마리가 다가오는데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우두커니 서 있는 저 모습은 대체 뭐란 말인가.
“이신혁, 뭐 해? 안 싸워?”
“막내! 뭐 하는 거야! 맨티스들이 코앞까지 왔잖아!”
“젠장할! 설마 첫 임무라 긴장한 거냐?”
“대답해, 이신혁! 지원 요청이든 뭐든 하라고!”
우리엘 팀원들 역시 같은 걸 느낀 걸까?
팀의 막내인 이신혁의 전투를 보겠다며 후방으로 빠져 있던 팀원들이 당황한 듯한 소리를 냈다.
그들 역시 멍하니 서 있는 이신혁의 모습에 놀란 듯했다.
“시시시시싯!”
“시시시시싯!”
“시시시시싯!”
맨티스들이 정말 이신혁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팔에 달린 낫을 휘두르면 이신혁은 그대로 목이 달아나는 상황.
그것을 보며 고명우는 자신의 검집에 손을 가져다 댔다.
‘막아야 해.’
상황이 긴박해지자, 고명우는 앞으로 달려 나갔다.
이대로 1초만 더 지연했다간 소중한 자원인 이신혁을 잃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고명우가 이신혁의 근처까지 달려간 순간.
스릉!
우두커니 서 있던 이신혁이 검을 뽑았다.
고명우는 그가 싸우려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철컥.
이신혁은 검을 뽑다 말고 다시 집어넣었다.
뭐지?
왜 기껏 뽑은 검을 집어넣은 거지?
고명우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때였다.
끼이익…….
코앞까지 다가오던 거대 사마귀 맨티스들.
그들의 상체가 비스듬히 어긋나더니.
쿠구구구구궁!
실 끊어진 인형이라도 된 것처럼 우수수 쓰러졌다.
상체와 하체가 분리된 채로 말이다.
“……!”
그 모습을 바라보던 우리엘의 팀원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은 이 상황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분명 맨티스들은 멀쩡했고, 이신혁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검을 살짝 뽑았다가 다시 집어넣었을 뿐.
그런데 왜.
대체 왜 맨티스들이 전멸했단 말인가.
우리엘의 팀원들은 꿈이라도 꾸는 듯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한 명.
오직 단 한 명, 고명우는 이게 무슨 현상인지 어렴풋이 추측할 수 있었다.
‘설마 발도……?’
발도.
수납해 둔 칼을 빠르게 뽑아 적을 제압하는 기술.
사실 그것은 고명우도 사용할 줄 아는 기술이었다.
아니, 사실 검을 다루는 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게 발도였다.
하지만.
‘이건 차원이 달라…….’
이신혁이 조금 전에 보여준 발도술은 차원이 달랐다.
일단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빨랐다.
검을 뽑고 휘두르는 게 우리엘 팀원들은 물론, 고명우에게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속도였다.
더 대단한 것은 위력이었다.
가만히 선 자리에서 발도만으로 거대 사마귀 맨티스 5마리를 단숨에 도륙하는 무력.
그 경이로운 속도와 위력에 고명우는 경악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우리엘 팀에 괴물이 들어왔구나.’
팀 우리엘에 어마어마한 거물이 들어왔다고.
* * *
90년대 대한민국 남자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은 이러했다.
과학자, 축구선수, 대통령.
이후 세상이 발전하면서 그들의 장래희망은 연예인이 되었다.
그리고 2020년대에 들어오면서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은 이것으로 바뀌었다.
너튜버.
비디오 플랫폼에 자유롭게 영상을 올리는 너튜버들은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1위로 자리매김했다.
그만큼 너튜버들이 돈도 많이 벌고, 많은 인기도 얻는 덕분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너튜버들 덕분에 생겨난 회사들이 있었다.
그 이름은 ‘MCN’.
이 MCN이라는 회사는 연예기획사가 연예인들을 관리하듯, 너튜버들을 관리하며 수익을 분배받곤 했다.
물론 그저 수익만 떼어먹는 것은 아니었다.
MCN은 계약한 너튜버에게 기본적인 매니지먼트를 해주기도 하고, 아이디어도 전달하며, 스폰서도 물어다 주곤 했다.
그야말로 상부상조하는 관계.
그것이 너튜버와 MCN 회사였다.
그리고 채널 역시 MCN 회사의 컨택을 받았다.
“아빠, 오늘 어디 가는 거랬징?”
택시 뒷좌석에 탄 하율이가 밝은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응. ‘주피터’라고, 하율이 같은 너튜버들 관리해 주는 회사야.”
MCN 회사 주피터.
그곳은 업계 1위 회사로, 얼마 전에 별스타그램을 통해 연락해 온 회사였다.
그나저나 업계 1위 회사라.
채널의 인기가 대단하긴 하지만, 유명 너튜버들이 속해 있는 주피터에서 연락이 올 줄은 몰랐다.
“우와앙, 싱기하다! 그럼 하율이두 이제 신새롬 언니처럼 막 관리두 받구 그러는 구야?”
“뭐,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
“짱이다아! 하율이두 이제 너튜브 스타다아!”
하율이가 다리를 휘적거리며 기뻐했다.
귀여운 녀석.
그저 미팅을 가는 것뿐인데도 그렇게 좋을까.
나는 하율이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흐뭇하게 웃었다.
‘뭐 당장 계약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업계 1위 회사 주피터의 연락은 솔직히 놀라웠다.
하지만 덥석 계약할 거냐고 묻는다면 그건 절대 아니었다.
아무리 MCN 회사가 너튜브 활동에 도움을 준다고 한들, 하율이와 맞지 않으면 딱히 계약할 생각이 없었다.
나는 돈이나 인기보다는 하율이의 자유나 행복에 가장 관심이 많은 사람이니까.
‘그냥 간단하게 커피나 한잔하고 온다고 생각하자.’
그렇기에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임했다.
그저 커피나 한잔하면서 업계 얘기나 하러 간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 * *
“안녕하십니까. 주피터의 온라인사업부 부장 엄근태입니다.”
안내를 받아 회의실에 앉아 있으니, 딱 봐도 높은 사람이 다가와 말했다.
온라인사업부 부장 엄근태.
중년 신사인 그는 내게 새하얀 명함 한 장을 내밀었다.
“어쩌죠? 저는 명함이 없는데.”
“하하, 괜찮습니다. 어차피 아버님의 얼굴이 명함이잖습니까.”
“네?”
“엄청나게 유명한 헌터님이잖습니까. 언론에도 매일같이 오르내릴 정도로요. 그러니 명함 같은 게 필요 없지요.”
“그런가요, 하하.”
나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얼굴이 명함이라.
내가 그렇게까지 유명해졌단 말인가.
엄근태가 말했다.
“아무튼 반갑습니다, 아버님. 그리고 하율 양.”
“안녕하세여, 아저씨!”
하율이가 평소처럼 명랑하게 인사했다.
깜짝 놀란 나는 목소리를 낮춘 뒤, 하율이의 귀에 대고 말했다.
“하율아, 아저씨라고 하면 안 돼. 부장님이라고 해야지.”
“웅? 부장님?”
“응. 아무한테나 아저씨라고 하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야.”
나는 하율이에게 조심스레 주의를 주었다.
하율이는 악의 없이 행동했겠으나, 엄근태로서는 기분이 상할 수도 있을 테니까.
무엇보다 하율이가 버릇없는 아이로 보일 수도 있고.
그때, 엄근태가 말했다.
“하하, 아버님. 전 괜찮습니다. 그러니 하율 양이 편한 대로 부르도록 해주시죠.”
“아닙니다. 그래도…….”
“정말 괜찮습니다. 저도 저만한 딸아이를 둘이나 키우고 있어서 어떤 마음인지 잘 압니다. 나름 친근함을 표시한 거겠죠. 그렇죠, 하율 양?”
“넹? 네엥! 마자여!”
“하하하, 아무튼 하율 양 편한 대로 불러도 됩니다. 여긴 딱딱한 회사가 아니라 크리에이터 분들을 위해 마련된 자유로운 공간이니까요.”
엄근태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과연 창의적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사람에 어울리는 면모였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장님.”
“하하, 아닙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전혀 기분 상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율 양이 친근하게 대해주니 좋네요.”
엄근태는 만면에 미소를 가득 담은 채 말했다.
아무튼 그렇게 본격적인 미팅이 시작되었다.
MCN 업계 1위 회사인 주피터.
그곳의 온라인사업부 부장인 엄근태는 상당히 프로페셔널한 사람이었다.
나긋하고 정돈된 목소리로 MCN 회사와 계약하면 얻을 수 있는 이점들에 대해 설명하는데, 나도 모르게 계약서에 사인하자는 말을 꺼낼 뻔했다.
“일단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이 정도입니다.”
엄근태가 기나긴 설명을 마쳤다.
그는 계약 전의 너튜버들이 걱정하는 부분과 그에 대해 MCN 회사가 해줄 수 있는 부분을 명확하게 설명했다.
조금의 의문도 남지 않도록.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하, 감사하긴요. 아버님과 하율 양이 여기까지 와주신 게 더욱 감사하지요.”
“네. 아, 다만 계약은 조금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계약도 처음이고, 또 저희 아이가 많이 어리기에 조금 신중하고 싶거든요.”
“하하, 그럼요. 저희 주피터 역시 덥석 계약을 하자는 얘긴 아닙니다. 그러니 천천히 생각해보시고, 저희 회사가 아니라 다른 회사들과도 미팅해 보신 후에 신중히 생각하셔서 연락 주십시오. 저희 주피터는 언제든지 열려 있으니까요.”
엄근태가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나저나 다른 회사들과도 미팅을 해본 뒤에 연락을 주라니.
정말 대단한 자신감이었다.
과연 업계 1위의 회사라 이건가.
“네,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일어나도 될까요?”
“그러시죠. 긴 시간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닙니다. 설명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하율아, 부장님께 인사드려야지?”
나는 옆에 앉아 있던 하율이에게 말했다.
그러자 하율이가 손을 자신의 배꼽 위에 차곡차곡 쌓더니,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감사합미다, 부장님~!”
하율이의 인사에 나와 엄근태는 웃음을 빵 터뜨렸다.
그렇게 회의실을 나가려던 순간.
똑똑!
회의실 문에 누군가가 노크를 했다.
그리고 잠시 후, 문이 살짝 열리더니 누군가가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어, 실례지만 회의 끝나셨나용?”
얼굴을 빼꼼 내민 사람은 여자였다.
20대 중후반 정도 되어 보이는 귀염상의 여자.
나는 그녀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하율이도 알고 있었다.
“앗! 뽀젤 언니당!”
뽀젤.
그녀는 ‘키즈 너튜버’였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장난감이나 액체 괴물 혹은 알록달록하고 예쁜 음식들을 리뷰하는 사람.
구독자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300만도 넘었을 거다.
아, 그리고 주피터 소속의 너튜버기도 하고.
“뽀젤 언니이이이이이!”
그래서일까?
하율이도 곧장 뽀젤을 알아보고 도도도 달려갔다.
그러더니 뽀젤의 다리에 얼굴을 폭 묻었다.
하율이 역시 뽀젤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네가 하율이지? 우와, 반가워!”
“앗! 뽀젤 언니, 하율이를 알아여?”
“당연하지! 너 요즘 완전 대세잖아! 나도 요즘 잘 때마다 하율이 노래 들으면서 자.”
“정말여? 완전 영광이에여!”
하율이와 뽀젤이 반가움을 표했다.
그나저나 초대형 너튜버인 뽀젤이 채널을 알고 있다니.
진심으로 신기했다.
‘주피터에 들어오면 뽀젤처럼 초대형 너튜버가 될 수 있는 건가.’
하율이와 뽀젤이 까르르 웃는 모습을 보며 나는 상상했다.
우리 하율이가 구독자 300만의 초대형 너튜버가 되는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