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d is a sword master RAW novel - Chapter 166
우리 아빠는 소드마스터 166화
신새롬의 말에 나는 바보처럼 눈만 깜빡였다.
뭐라고?
멜로 차트 10위?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기분에 나는 멍하니 있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네? 뭐, 뭐라고요?”
-하율이 데뷔곡 이요! 그게 멜로 차트 10위에 올랐다고요!
신새롬이 확인 사살을 했다.
그제야 멍하니 멈춰 있던 머리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10위라고……?’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인 ‘멜로’.
초록색이 시그니쳐 컬러인 이 사이트를 사람들은 성공의 척도로 보았다.
물론 다른 음원 사이트들도 많지만, 멜로가 가장 메이저기에 이 차트에 오르면 성공, 그러지 못하면 실패로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거기에서 무려 10위에 오르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아, 아니. 새롬 씨, 어떻게 저희 하율이가 바로 10위에 오릅니까?”
물론 신곡을 내자마자 멜로 차트 10위 내에 오르는 경우가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런 건 신새롬처럼 유명한 가수나 탄탄한 팬덤을 보유한 가수에게나 생기는 일이다.
그런데 쌩신인인 하율이가, 홍보라곤 너튜브 채널과 신새롬의 별스타그램 사진 업로드밖에 하지 않은 하율이가 바로 10위에 오르다니.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곡도 좋고, 또 노래도 좋아서 그런 것 같아요!
“그, 그렇군요…….”
-네! 지금 저희 회사도 다들 놀라서 난리예요! 대박 났다면서 다들 들떠 있어요!
신새롬은 이후로도 재잘재잘 얘기하더니, 이따 하율이 일어나면 연락 달라고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다시 고요해진 집.
겨울이가 사료를 아그작아그작 먹는 소리만 들리는 집에서 나는 멜로 차트로 들어가 보았다.
“진짜 있네…….”
그곳에서 나는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내 딸 하율이의 데뷔곡인 이 멜로 차트 10위에 랭크인해 있는 것을.
“하하, 시작하자마자 랭킹 10위라니. 우리 하율이가 정말 천재였던 건가?”
음원을 발매하자마자 멜로 차트 10위에 오른 하율이.
나는 그녀를 떠올리며 생각했다.
내 딸 하율이.
그녀가 정말 천재인지도 모르겠다고.
* * *
하율이의 멜로 차트 10위 등극.
그로 인해 난 참으로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냈다.
그 와중에도 정신이 없는 것은 팝핑캔디21과 러브앤크림의 싸움이었다.
우리 하율이를 전속 모델로 데려가려는 대기업들의 싸움.
그들은 수십억의 모델료를 제안하고, 또 말로 다 할 수 없는 베네핏을 제안했다.
정말 어느 쪽의 손을 잡더라도 대박인 제안들.
하지만 나와 하율이는 고민 끝에 ‘러브앤크림’의 손을 들어주었다.
솔직히 조건은 팝핑캔디21의 것이 더 좋았다.
계약금도 많고, 다른 베네핏도 정말 좋았고.
하지만 나와 하율이는 한 번 광고를 했었다는 의리를 지키기 위해 러브앤크림의 손을 잡았다.
그렇게 러브앤크림과 전속 모델 계약을 한 하율이는, TV에 나올 광고 촬영도 하며 연예인으로서의 길을 차근차근 걸어갔다.
* * *
국내 최고의 음악 프로그램인 ‘뮤직스톰’.
한때 시청률 12%까지 찍었던 경험이 있는 뮤직스톰의 제작진들은 고민이 깊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뮤직스톰의 시청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뮤직스톰의 시청률이 하락하는 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대표적으로는 최근 너튜브의 발달로 인해, 뮤직스톰의 주 시청자인 10대가 너튜브에 몰린다는 것이었고.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 이유는, ‘스타’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렇다.
스타.
보기만 해도 반짝반짝 빛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우상이 되는 존재.
그러한 스타가 나오지 않는다는 게 시청률 부진의 이유였다.
물론 다프네 엔터의 신새롬이나 화이트 로즈가 있긴 하지만, 그들만으로 뮤직스톰의 시청률을 끌어올리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그들이 유명하긴 하지만, 솔직히 신선한 것도 아니었고.
그러한 상황에서 뮤직스톰의 담당 PD인 추동일의 시름은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추동일은 하나의 희망을 봤다.
신선함이라곤 전혀 없던 아이돌판에 초신성과도 같은 존재가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이하율’로, 나이는 5살이지만 싱글 앨범을 발매하자마자 멜로 차트 10위에 랭크될 만큼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이야, 이하율이라는 꼬맹이 진짜 대단하네. 벌써 5위에 올랐잖아?”
추동일이 노트북을 바라보며 말했다.
초록색이 매력인 멜로 차트.
그곳의 5위에는 이하율의 이 랭크되어 있었다.
그의 말에 작가들이 말했다.
“그러니까요. 성장세가 미쳤다니까요?”
“10위에서 가라앉을 줄 알았는데 5위까지 단숨에 오르다니. 이건 파도를 탔다고 봐도 돼요.”
“제가 볼 땐 최소 3위까지는 올라가요. 무조건이에요.”
“커뮤니티 반응도 엄청 좋아요. 무대 한 번 안 했는데 벌써 이하율에 대한 위키 페이지까지 생겼다니까요?”
여성 작가들의 말에 추동일은 미소를 지었다.
어디에서 이런 복덩이가 나타난 걸까.
하여튼 다프네 엔터의 인재 발굴 능력은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얜 무조건 스타로 만들어야 해.’
세상은 한 명의 천재가 바꾸는 것처럼, 무너져가는 음악 프로그램 또한 한 명의 스타가 바꿀 것이다.
그리고 추동일은 확신했다.
시청률 부진의 뮤직스톰을 살려줄 스타, 그게 이하율이 될 거라고.
“김 작가, 다프네 쪽에 연락 좀 해봐. 해서 이하율 얘, 음악 방송 무대 설 수 있는지.”
추동일 PD는 결심했다.
초신성처럼 떠오른 이하율.
이 꼬맹이를 무대에 세워서 뮤직스톰의 시청률을 떡상 시키겠다고.
* * *
최근엔 참 기쁜 일만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기쁜 일은 당연히 하율이의 멜로 차트 10위 랭크인이었다.
하지만 기쁨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10위로 시작한 하율이.
그녀는 슬금슬금 등반하더니, 벌써 5위까지 올랐다.
1위가 신새롬.
2위가 화이트 로즈.
그런데 우리 하율이가 5위까지 치고 올라가다니.
정말 믿기 힘든 일이었다.
뭔 놈의 일이 이렇게 쉽게 쉽게 진행되나 싶기도 했고.
아무튼 그러한 기쁨 속에서 나와 하율이는 기쁨의 나날들을 보냈다.
그러던 중, 우리는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여보세요.”
-아버님, 안녕하세요! 김동수입니다!
김동수.
그는 다름 아닌 하율이의 매니저였다.
얼마 전부터 다프네 엔터로부터 배정받은 신입 매니저 말이다.
아직 얼굴은 한 번밖에 보지 못했지만, 얼굴도 귀엽고 성격도 서글서글한 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뭐, 유도선수 출신이라 덩치는 정말 컸지만.
“아, 네. 매니저님. 무슨 일로 연락을 주셨습니까?”
-하하, 놀라지 마십쇼. 하율이가 음악 방송에 섭외됐습니다!
“네?”
-음악 방송이요! 심지어 뮤직스톰입니다! 으하하!
뮤직스톰.
음악 프로그램 중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프로그램이라지.
신새롬 또한 컴백 무대를 뮤직스톰에서 했었고.
“이야, 뮤직스톰이라니. 진짜 잘됐네요.”
-하하하, 맞습니다. 아무래도 그쪽 PD가 저희 하율이를 예쁘게 본 모양입니다.
“그러게요. 정말 다행입니다.”
-네! 그럼 일정이랑 준비해야 할 사항 등은 제가 따로 전달 드리겠습니다. 하율이에게도 축하한다고 전해주세요!
나는 알겠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그때 마침 낮잠을 자고 있던 하율이가 눈을 비비며 거실로 걸어 나왔다.
“아빠아, 하율이 얼마나 자써?”
“응? 얼마 안 잤어. 1시간 정도?”
“그러쿠나. 히잉, 그래두 아직 졸리당…….”
하율이가 슬금슬금 걸어오더니 내 품에 쏘옥 안겼다.
하율이를 졸졸 따라다니던 겨울이 또한 내 품에 안겼고.
“하율아, 좋은 소식이 있어.”
“우웅? 조은 소식? 그게 몬데에?”
“하율이 있잖아…….”
나는 씨익 웃으며 말을 이었다.
“뮤직스톰에 섭외됐대.”
“……웅? 징짜?!”
꾸벅꾸벅 졸던 하율이가 눈을 번쩍 뜨며 말했다.
뮤직스톰이란 말에 정신이 번쩍 든 모양이었다.
“응. 방금 매니저님한테 전화 왔어.”
“우와아아! 대박! 하율이두 뮤직스톰 나간다아아! 새롬 언니처럼 뮤직스톰에서 노래 부른다아아!”
하율이가 두 손을 마구마구 뻗으며 소리쳤다.
평소 뮤직스톰의 애청자인 자신이 그 프로그램에 나간다니 너무나 기쁜 모양이었다.
음원 발표 이후 처음으로 무대에 선다는 것도 굉장히 기쁜 모양이었고.
“하율이 TV 나가도 잘할 수 있어?”
“그럼! 당연하징!”
“진짜? 카메라 앞에서 노래 부르는데 안 떨려?”
“하나두 안 떨리는뎅? 그냥 재밌을 것 같은뎅? 헤헤.”
“하하, 역시 우리 하율이는 연예인 체질이네.”
하율이는 그야말로 인싸 그 자체였다.
누구를 만나도, 많은 사람들 앞에 서도 절대로 떨지 않는 강심장.
그게 바로 내 딸 하율이였다.
“음방 나가서 잘해보자, 하율아. 알았지?”
“웅! 파이티잉~!”
하율이가 주먹을 꽉 쥐며 기합을 다쳤다.
그래, 하율아.
파이팅.
다 깨부수고 올라가자.
* * *
파죽지세(破竹之勢).
세력이 강하여 대적(大敵)을 거침없이 물리치고 쳐들어가는 기세, 라는 뜻이다.
내가 이 말을 한 이유가 있었다.
그건 다름 아닌 하율이의 기세가 파죽지세 그 자체이기 때문이었다.
‘내 딸이 4위라니…….’
내 딸 하율이의 신곡 .
그 곡이 멜로 차트 4위에 랭크되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파죽지세.
다른 가수들이 적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율이의 기세만큼은 정말 대단했다.
대중들의 여론 또한 대단히 긍정적이었고.
└와, 이 노래 왜 이리 좋음?
└이하율 검색해 보니까 5살이더라? 세상에. 이거 뭐 최연소 멜로 차트 진입 아님? ㅋㅋㅋ
└꼬맹이가 무슨 노래를 이렇게 잘함? 진심 놀랍네.
└5살에 멜로 차트 4위라고? ㅋㅋㅋㅋ 아오, 난 저 나이 때 말도 제대로 못 했는데 ㅠㅠㅠㅠ
└류영수 작곡가 노래구나. 신새롬 타이틀도 그 사람이 쓴 거네. 이하율 목소리도 좋은데 곡도 좋아서 잘 된 듯.
└이 노래 진짜 치트키임. 카페에서 들어도 좋고, 한강 보면서 들어도 좋고, 차에서 들어도 좋음 ㅋㅋㅋㅋ
└222 진심 어디에 들어도 좋음. 노래가 되게 달달한 게 기분도 좋아짐.
└33333 ㅇㅈ 나 수능 조져서 우울감 심했는데 노래 듣고 나아짐.
└와, 우리 하율이 대박 났구나! 축하해! 이모 구독자 1,000명일 때부터 봤는데 너무너무 기특하다!
└너튜브 출신이구나. 너튜브 가보니까 구독자도 많고 조회 수도 높네.
└와, 데뷔하자마자 10위에 오르더니 4위까지 왔어? 대박 ㅋㅋㅋㅋ
└근데 해봤자 3위까지 아닐까? 2위는 화이트 로즈고, 1위는 신새롬인데.
└그럴 듯. 근데 이 정도면 왔어도 대단한 거지. 아무리 다프네 엔터라지만 언플도 없이 이 정도면.
└ㅇㅈ 요즘 바이럴 지리는데 그런 거 하나도 없이 순수 실력으로 올라왔네.
└근데 바이럴이고 뭐고 다 떠나서 노래 진짜 잘하지 않음? 나이를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고.
└이제 5살인데 멜로 차트 4위 ㅋㅋㅋㅋ 이하율 얘 나중에 빌보드 1위도 하는 거 아님? ㅋㅋㅋㅋ
나는 멜로 차트의 댓글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매번 부둥부둥 해주는 너튜브가 아니라, 멜로 차트에서도 이렇게 예쁨을 받다니.
하율이의 인기와 실력은 너튜브에 국한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이하율 님, 들어오세요.”
그때였다.
핸드폰을 보고 있는데, 메이크업숍의 직원이 하율이를 불렀다.
“넹!”
하율이가 폴짝 뛰어서 일어나더니, 여직원에게로 뽀르르 걸어갔다.
헤어 스타일링과 메이크업을 받으러 가기 위함이었다.
‘드디어 오늘이구나.’
프라이빗룸으로 들어가는 하율이를 바라보며 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오늘은 드디어 ‘뮤직스톰’ 무대에 서는 날이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