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d is a sword master RAW novel - Chapter 170
우리 아빠는 소드마스터 170화
-감사합니다. 신새롬이었습니다!
통기타를 직접 연주하며 무대를 마친 신새롬이 카메라를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아름다운 외모와 가냘픈 몸매.
청아한 목소리와 놀라운 가창력.
수준급 연주 실력과 능숙한 무대 매너까지.
‘역시 1위는 다르네…….’
신새롬은 정말이지 차원이 다른 무대를 선사했다.
지금껏 정말 대단한 가수들이 나와 대단한 퍼포먼스를 했고, 내 딸 하율이도 정말 환상적인 무대를 했지만 신새롬은 달랐다.
그녀는 자신이 왜 국민가수인지를 증명하듯, 정말이지 완벽한 무대를 선보였다.
정상은 저런 사람이 서야지, 하는 마음이 절로 들 정도로 말이다.
그때였다.
뮤직스톰의 MC인 남녀가 중앙으로 나왔고, 지금껏 멋진 퍼포먼스를 보였던 가수들이 전부 무대 위로 우르르 몰려나왔다.
하늘색 드레스를 곱게 차려입은 우리 하율이까지도.
‘드디어 랭킹이 공개되는 건가.’
저번 주에도 같은 장면을 보았기에 나는 알 수 있었다.
이제 각종 점수를 포함하여 이번 주 뮤직스톰의 순위를 결정하는 순서라는 것을.
-자, 지금까지 정말 멋진 무대 살펴봤는데요! 수아 씨, 어떠셨어요?
-정말 멋졌어요! 정말 무대 하나하나가 다 멋지고 아름답더라고요!
-그러니까 말이에요! 이렇게 완벽한 무대 사이에서 순위를 정해야 한다니 너무 아쉬워요!
남자 MC가 익살스럽게 삐진 표정을 지었다.
-에이, 우진 씨! 울지 마세요. 아무튼! 이번 주 뮤직스톰 차트 1위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죠?
-네, 맞습니다! 이번 주 1위 후보곡은 신새롬의 과 이하율의 이죠? 자, 과연 어떤 곡이 1위를 차지하게 될지 지금부터 살펴볼까요?
-좋아요! 뮤직스톰의 왕좌를 차지하게 될 사람은 누구인지, 점수 공개해 주세요!
남녀 MC의 발랄한 목소리와 함께 1위 경합이 시작되었다.
MC의 왼쪽에는 신새롬이, 오른쪽에는 우리 하율이가 섰다.
‘과연…….’
나는 깍지를 낀 채로 점수 공개를 기다렸다.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결과는 상관없이 노력한 만큼만 보여준다고 말해놓고 막상 점수가 공개된다니 1위 욕심이 났다.
-디지털 음원 점수부터 보겠습니다!
MC의 쾌활한 말과 함께 디지털 음원 점수가 전광판에 떴다.
왼쪽이 신새롬, 오른쪽이 하율이였다.
3764 VS 3627
디지털 음원 점수는 신새롬이 근소하게 앞섰다.
-다음은 방송 횟수 점수인데요!
그다음은 방송 횟수 점수.
2841 VS 1039
방송 횟수 점수 또한 신새롬이 압도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이번에는 K-POP 팬 투표 점수 살펴볼까요?
이번엔 K-POP 팬 투표 점수.
1349 VS 1072
K-POP 팬 투표 점수 역시 하율이가 패배했다.
이 역시 당연한 일이었다.
신새롬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가수이기에 이 정도만으로도 꽤 선방한 편이었다.
-음반 점수 확인해 보겠습니다!
명랑한 목소리와 함께 음반 점수가 공개되었다.
2513 VS 1022
이 부분에선 2배도 넘는 차이로 패배했다.
‘졌네…….’
아직 한 부문을 남겨두고 있긴 하지만, 패배가 거의 확실시 된 상황이었다.
멜로 차트로 선정되는 디지털 음원 점수만 비슷하고, 나머지는 처참하게 패배했으니까.
뭐, 당연한 일이긴 했다.
그만큼 신새롬은 대단한 인기와 실력을 가진 가수니까.
그런 신새롬을 신인인 우리 하율이가 이길 수 있을 린 없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종합 미디어 점수를 공개하겠습니다!
마지막 부문인 종합 미디어 점수.
이것은 TV나 뉴스, SNS 혹은 너튜브 등에서 얼마나 화제가 되었는지 알아보는 지표였다.
쉽게 말해 ‘화제성’ 점수.
그것의 점수가 공개된 순간.
“……어?”
무대 아래의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점수는 2146 VS 6084.
화제성 점수에서 우리 하율이가 그야말로 ‘압도’를 해버렸기 때문이었다.
‘화제성에서 신새롬을 압도했다고?’
믿을 수 없는 결과가 벌어졌다.
국민가수 신새롬.
그녀의 화제성을 우리 하율이가 3배 이상 압도한 것이었다.
‘최근에 하율이 이름이 많이 언급되긴 했지만…….’
실제로 우리 하율이의 화제성이 대단하긴 했다.
초신성이니, 혜성이니, 유망주니, 포스트 신새롬이니 하면서 하율이의 이름이 매일같이 언론에 오르내렸다.
그것은 인터넷 기사에서도 그러했고, 또 너튜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율이의 가수 데뷔로 인해 에 올려둔 영상들이 역주행을 하더니, 모조리 1,000만 조회 수를 돌파한 것이었다.
그 바람에 SNS를 중심으로 우리 하율이에 대한 얘기나 클립 영상들이 잔뜩 돌아다니곤 했는데, 아무래도 그것 때문에 점수 차이가 이렇게 벌어진 모양이었다.
‘이렇게 된다면…….’
4개의 부문에선 모두 패배했지만, 1개의 부문에서 크게 이겼다.
그렇다면 아직 승부는 걸어볼 만한 상황.
나는 다시금 깍지를 낀 채로 기도했다.
-미디어 점수까지 공개가 되었는데요! 자, 그럼 총점을 공개해 볼까요?
-좋아요! 그럼 이번 주 뮤직스톰의 1위 곡은?!
공개해 주세요, 라는 외침과 함께 총점이 공개되었다.
촤르르르륵 올라가는 점수.
무대 위의 MC와 가수들은 물론, 경합 후보인 신새롬과 하율이 또한 기대 가득한 표정이었다.
눈앞을 어지럽게 할 정도로 미친 듯이 치솟던 점수.
그것이 공개된 순간.
“……!”
나는 머리카락이 쭈뼛 설 정도로 깜짝 놀라고 말았다.
총점 12,613 VS 12,844
고작 200점 차이로 우리 하율이가 승리했기 때문이었다.
-네! 축하드립니다! 이번 주 1위 곡은 이하율의 입니다!
-이하율 님, 축하드립니다아아!
펑, 소리와 함께 위에서 황금빛 꽃가루가 터져 나왔다.
MC와 가수들, 그리고 신새롬은 손뼉을 쳤고, 하율이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우상이었던 신새롬을 이겼다는 게 믿기지 않을 테니까.
‘잘 됐다, 하율아! 너무 잘 됐어!’
나는 무대 위로 뛰어 올라가 하율이를 끌어안고 빙빙 돌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생각했다.
축하한다고.
1위 정말 축하한다고.
그렇게 몇 번이고 속으로 감격스러운 축하를 전했다.
-하율아, 축하해!
무대 위에서 신새롬이 하율이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1위를 빼앗겼지만 하율이를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그녀의 모습에서 국민가수의 성숙함을 느꼈다.
그렇게 MC로부터 트로피까지 수여받은 하율이.
그녀는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는 말에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왔다.
이후 하율이의 키에 맞추어 쪼그린 MC의 마이크에 대고 하율이가 소감을 말하기 시작했다.
-우움, 일단 1위로 뽑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미다아!
여전히 어리둥절한 듯한 하율이는 일단 감사부터 날렸다.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고.
-어, 그리구 하율이랑 사랑해주신 팬 여러분께 정말정말 감사드립미다아! 우리 너튜브 구독자님들께두 감사드리구여!
하율이가 자신을 1위로 만들어준 팬들, 특히나 너튜브 구독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만약 그들의 관심과 사랑이 없었다면 마지막 미디어 점수에서 역전하는 일은 없었을 테니까.
-앗, 그리구 신새롬 언니한테두 너무너무 감사드립미다! 만약 신새롬 언니가 없었다면 하율이는 데뷔두 못 했을 테구, 좋은 노래두 못 받구, 또 오늘처럼 1위두 못 했을 거예여! 오늘 하율이한테 1위 양보해 준 것두 너무너무 감사합미다아!
하율이가 감사를 전하자, 신새롬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1위를 하율이에게 내주었지만, 그마저도 신새롬은 너무나 기쁜 모양이었다.
-마지막으루 우리 아빠한테 한마디 하겠습미다아!
무대 위의 하율이가 나에 대해 언급했다.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
나는 너무나 황홀한 기분을 느끼며 하율이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 착한 아빠는 하율이 키우느라 너무너무 고생 마니 했는데여. 이젠 하율이가 가수두 됐으니까 보답해 주구 싶습미다. 아빠, 하율이 행복하게 해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오늘 1위 한 거 다 아빠 덕분이야! 이따 뽀뽀 잔뜩 해줄게. 징짜징짜 사랑해~!
하율이가 무대 아래의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 그녀를 보며 나는 눈물을 펑펑 흘렸다.
울지 말자고, 무슨 일이 있어도 울지 말자고 다짐했지만 결국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어느새 훌쩍 커버린 내 딸이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고, 그게 전부 내 덕인 것처럼 말하는 게 너무나 감격스럽기 때문이었다.
-암튼 하율이 마니마니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미다! 앞으로두 열심히 하겠습미다! 감사합미다아아아!
하율이의 마지막 인사와 함께 MC가 클로징 멘트를 했다.
이후 흘러나오는 의 반주.
가수들은 인사를 하며 퇴장했고, 무대 위에 홀로 남은 하율이는 떨어지는 꽃가루를 맞으며 앵콜 곡을 시작했다.
-하늘을 날아 떠다니는 솜사탕처럼
우리 둘이 달콤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 ♪
1위를 차지한 하율이의 무대.
그것은 내가 살면서 본 장면 중 가장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 * *
내 딸 하율이는 가수가 되었다.
그것도 국내 최고의 음악 프로그램 ‘뮤직스톰’에서 1위를 차지한 가수.
그러한 영향으로 멜로 차트 1위까지 차지한 가수.
고작 5살의 나이에 국민가수 신새롬까지 제친 가수가 되었다.
사실 모든 게 꿈 같았다.
뮤직스톰 1위도, 멜로 차트 1위도, 신새롬을 제친 것도, 우리 하율이가 방송에 나온다는 것도 다 꿈만 같았다.
하지만 세상은 내게 말해주고 있었다.
내 딸 하율이가 1위 가수가 된 것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글로벌 스타 이하율, 으로 K-pop 돌풍 일으키며 멜로 차트 1위!」
「5살 신인 가수 이하율, 으로 신새롬 제치고 1위 등극!」
「최연소 K-pop 스타 이하율, 데뷔곡 으로 돌풍!」
「다프네 엔터 심용호 대표 “이하율 양은 세계적인 가수가 될 것. 기획사 대표 자리를 걸고 확신.”」
「국민가수 신새롬까지 제쳤다! 이하율의 , 뮤직스톰 1위 등극!」
「스타 작곡가 류영수 “내가 한 건 아무것도 없어. 평범한 곡을 아름답게 살린 건 전부 이하율의 능력 덕분.”」
「K-POP의 샛별! 이하율, 초신성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폭발적 성장.」
「충격! 5살 신인 이하율, 멜로 차트 1위 기록!」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기사들.
그것들은 우리 하율이의 1위가 현실임을 말해주었다.
너무나도 꿈 같은 현실 말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하율이를 다루는 기사들에는 찬사로 가득한 댓글이 매일 달렸고, 너튜브 역시 폭발했다.
댓글 얘기가 아니었다.
뮤직스톰과 멜로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한 덕분인지, 구독자는 무려 ‘80만 명’까지 치솟았다.
실로 폭발적인 성장세.
그 덕분인지 내 핸드폰은 그야말로 불이 났다.
글로리 길드나 지인들의 연락은 물론, 방송사나 너튜브 업계 혹은 회사에서 광고 문의를 미친 듯이 해오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좀 추스를 필요가 있겠지.’
그럼에도 나는 핸드폰을 툭 꺼버렸다.
누군가는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 할 것이다.
인기는 거품과도 같은 것이니, 누릴 수 있을 때 누리라는 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핸드폰을 끄고, 세상의 관심에서 잠시 멀어지길 선택했다.
하루아침에 탑스타가 된 것은 기쁜 일이지만, 지금은 한 걸음 물러서서 감정을 추스를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다.
달칵.
나는 조심스레 문을 열고 하율이의 방으로 들어가 보았다.
온 세상이 분홍색인 것처럼 핑크핑크한 하율이의 방.
그곳에서.
“도로롱 도로롱…….”
하율이는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한 손엔 토끼 인형을, 다른 손에는 겨울이에게 팔베개를 해준 채로 아주 얌전히.
‘많이 피곤했겠지.’
뮤직스톰에서 1위를 차지한 후로, 하율이는 꽤 많은 스케줄에 시달렸다.
예능이나 신문사 인터뷰 같은 게 아니었다.
그저 가수로서 해야 할 기본적인 스케줄만 치렀음에도 정말이지 바빴다.
그렇기에 지금 세상모르고 단잠을 자고 있는 것이었고.
스윽.
나는 쿨쿨 자고 있는 하율이의 뺨을 살살 쓰다듬었다.
마시멜로처럼 보드랍고 통통한 뺨.
나는 보기만 해도 아까운 내 딸을 지그시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고마워, 하율아.”
내 딸로 태어나 줘서 정말 고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