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d is a sword master RAW novel - Chapter 174
우리 아빠는 소드마스터 174화
‘이하율 버스킹’으로 검색한 커뮤니티 글.
그 글의 내용은 이러했다.
「제목 : 오늘 이하율 버스킹 직관한 썰 푼다.txt」
「미리 밝혀두자면 난 이하율 팬은 아님.
걍 여친이랑 한강 걷다가 사람들 모여있길래 가본 것뿐임.
이하율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요즘 번화가 가면 노래도 들려오고, 또 하도 뉴스에서 난리 치니까.
아무튼 시간이나 때울 생각으로 갔는데 그냥 개.쩔.었.음.
솔직히 나 힙찔이라 일반 가수들한테 별 감흥 없었거든?
근데 실제로 들어서 그런지 노래 장난 아니더라.
오버하는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아마 오늘 이하율 버스킹 본 사람들은 다들 무슨 뜻인지 알 거임.
아무튼 나중에 신새롬도 왔는데 신새롬도 잘하긴 함.
근데 약간 돌 맞을 수 있지만, 신새롬보다 이하율이 더 잘하더라.
비교질해서 미안하긴 한데 진심 이하율 노래가 더 낫더라고.
나이를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고.
물론 이 부분은 사람마다 다른 부분이라 그냥 무시해도 됨.
아무튼 이하율 진짜 너무 잘하고, 여친이랑 나랑 완전 팬 됐음.
나중에 단독 콘서트 같은 거 하면 여친이랑 같이 가보려고.
아무튼 후기 끝.」
뭔가 날것(?)의 느낌이 가득한 게시글.
나는 다소 격하지만 분명히 칭찬하고 있는 글을 읽으며 흐뭇하게 웃었다.
그리고 다음으론 댓글을 볼 차례였다.
└ㅇㅈ 오늘 하율이 공연 레전드였음 ㅠㅠㅠㅠ
└나도 본문처럼 지나가던 사람인데 노래 잘하긴 잘하더라.
└신새롬보다 낫다는 건 솔직히 모르겠고 그냥 둘 다 비슷하게 잘함. 그거 외엔 본문 글 팩트인 듯 ㅇㅇ
└ㅋㅋㅋㅋㅋ 확실히 집에서 노래 듣는 거랑 라이브 듣는 건 천지차이지.
└맞음. 나도 맨날 집에서 노래만 듣다가 최애 단콘 가봤는데 귀르가즘 느낌. 콘서트는 진심 달라.
└아, 나도 가고 싶었는데 일 바빠서 못 갔어. 너무 아쉽다. 하율이 꼭 보고 싶었는데 ㅠㅠㅠㅠㅠ
└그래서 ‘여친’이 있으시겠다? ^^
└여친 때문에 비추 낭낭하게 드렸습니다. 달게 받으세요.
└하율이 버스킹 했구나. 나 왜 몰랐지? ㅠ.ㅠ
└하율이 라이브 잘하지. 난 남돌 음방 보러 갔다가 하율이한테 꽂힘. 진심 뮤직스톰 1위 자격 있음.
└222 나도 사전녹화 다녀왔는데 라이브 개쩜. 진심 무대가 쩌렁쩌렁 울리더라. 무슨 꼬맹이가 그렇게 성량이 좋은지.
└33333 난 새롬 언니 5년 차 팬인데 이번에 1위 뺏긴 거 인정함. 이하율 노래 진짜 잘하더라. 라이브로 보면 더 대단함.
└하율이 너튜브에서도 노래 잘하는데 라이브는 더 잘하는구나.
└ㅇㅇ 맞음. 요즘 노래 너튜버들 입만 뻐끔거리고 다 보정하는데 하율이는 라이브 개잘함.
└아, 난 하율이 아버님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ㅋㅋㅋㅋㅋ 나도. 하율이도 좋긴 한데 난 아버님 팬임. 얼굴도 잘생겼는데 S급 헌터라니. 진짜 왕자님 재질 아니냐구 ㅠㅠ
댓글 반응 역시 대단히 좋았다.
하율이의 버스킹에 참여했다는 사람.
뮤직스톰 녹화 때 하율이 노래를 들었다는 사람.
그리고 다소 쑥스럽지만 나를 칭찬하는 사람들까지.
정말 수많은 사람이 하율이 칭찬글에 공감을 누르고 있었다.
‘우리 하율이가 어디까지 성장하려나.’
사람들의 칭찬 덕분일까.
나는 괜히 기대를 하게 되었다.
멜로 차트나 뮤직스톰 1위를 넘어서 더 큰 세상에서 노래를 부르는 하율이의 모습을.
* * *
글로리 길드에서 탈퇴한 후.
내 삶은 참으로 평온했다.
아니, 사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소위 말해 ‘이레귤러’ 취급을 받은 내가 글로리 길드에서 나가자, 길드들은 그 어떤 전쟁도 일으키지 않았다.
그렇다고 딱히 강한 몬스터가 등장한 것도 아니기에 헌터계는 정말이지 평온했다.
가끔 강력한 몬스터가 등장하긴 했지만, 실력 좋은 헌터들에 의해 진압당했고.
그렇게 영원할 것만 같은 평화가 지속되던 중.
거실에 있던 나는 생각지도 못한 뉴스를 마주했다.
-뉴스 속보입니다. 전 세계 각지에서 테러 행위가 자행된다는 소식입니다.
뭐?
테러?
소파에 누워 한가로이 뉴스를 보고 있던 나는 벌떡 일어나 뉴스에 집중했다.
-테러범들은 그 어떤 이유도 말하지 않은 채 도심을 파괴하거나 사람들을 무차별로 학살하고 있는데요, 각국의 조사에도 범인들의 정체를 알 수 없으며, 어떤 조직이 어떤 목적으로 이런 일을 저지르는지 알 수 없어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유도 없이 도심을 파괴하고 사람들을 죽인다고?
대체 어떤 놈들이 그런 미친 짓을 하는 거지?
-전 세계 각지에서 갑자기 나타난 이 괴한들 때문에 시민들은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는데요, 세계 헌터 협회는 각국의 헌터 협회장들에게 협조를 요청하여 정체불명의 테러리스트들을 몰아내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 헌터 협회까지 나서다니.
그것만으로도 이 사안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알 수 있었다.
-다행히도 아직 대한민국에는 테러 행위가 자행되지 않아 다행인데요, 전 세계를 상대로 벌어지는 테러 행위인 만큼 국내에서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라.
사람들이 일상을 보내는 공간에도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 조금 불안해졌다.
테러라는 건 언제 어디에서 발생할지 알 수 없으니까.
-한편 세계 헌터 협회는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테러리스트들의 특징을 공개했는데요, 이들의 공통점은 평범한 각성자들이 정체불명의 검은색 알약을 먹은 뒤, 괴물처럼 변해버린다는 것입니다.
여성 앵커는 이후로도 테러리스트들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정체불명의 검은 알약을 먹은 이들의 특징은 이러했다.
눈동자에 흰자가 사라지고 전부 다 검게 물든다는 점.
전신에 터질 것만 같은 검은 핏줄이 우둘투둘 돋아난다는 점.
일반적인 헌터와 달리, 전신에 화염과도 같은 흑색 오러가 스멀스멀 피어오른다는 점.
그리고 검은 알약을 복용한 순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진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 순간.
“……뭐라고? 검은 알약?”
나는 미간을 좁힌 채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잠깐만.
검은 알약?
그걸 먹으니까 눈동자가 검게 물들고 전신에서 흑색의 오러가 뿜어졌다고.
“예전에 저런 놈을 본 적이 있었는데?”
정체불명의 검은 알약을 먹고 외모와 힘이 괴물처럼 변해버린 현상.
나는 그것을 예전에도 접한 적이 있었다.
꽤 오래전이지만 난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흑골의 아지트를 습격했을 때 봤었는데.”
조범근이 고용한 킬러 조직 ‘흑골’.
그들을 뿌리 뽑기 위해 흑골의 아지트에 갔다가 나는 보았다.
흑골의 보스란 놈이 검은 알약을 먹더니, 괴물처럼 변해버린 것을.
아, 괴물처럼 강해지기도 했고.
“설마 그때 그 일과 관련이 있는 건가?”
나는 이맛살을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겼다.
당시에는 흑골의 보스가 뭔가 이상한 아이템 같은 걸 먹었을 거라 생각했다.
내가 모르는 비약 같은 거 말이다.
하지만 뉴스를 보니 그건 단순한 아이템 같은 게 아닌 모양이었다.
“심상치 않아. 이거 이대로 놔뒀다간 정말 심각해질 수도 있겠어.”
검은 알약이 무엇인진 잘 모른다.
하지만 검은 알약을 복용한 놈을 상대해 본 나는 감히 확신할 수 있었다.
저 사태는 초기에 진압하지 않으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거라고.
* * *
내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세계 헌터 협회의 노력에도 테러 행위는 진압하지 못했고, 초기에 잡아내지 못한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전 세계 이곳저곳에 테러 행위를 자행하는 테러리스트들.
시민들은 테러리스트들의 습격에 엄청난 공포와 불안을 느꼈다.
그들이 언제 어디에서 나타나 도심을 불바다로 만들지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들을 막기 위해 각 국가의 헌터들이 파견되었다.
하지만 웬만큼 날고 기는 헌터들도 테러리스트들을 막을 수 없었다.
헌터계 최상위 계급이라는 A,B급 헌터들이 나서도 검은 알약을 먹은 테러리스트들을 막아낼 수 없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그러한 피해는 한국에도 발생했다.
나름 한국 헌터 협회가 도심에 헌터들을 배치했음에도, 테러리스트들의 테러가 자행되었고 백화점 하나와 한강 다리 하나가 파괴되었다.
그 일 때문에 무려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했고.
문제는 이 피해가 끝난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눈동자가 검게 물든 이들이 나타났고, 건물을 파괴하거나 사람들을 무참히 학살했다.
때문에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던 한국 사람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고, 집 앞 편의점조차 쉽게 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 * *
“하율아, 잘 다녀와!”
나는 유치원으로 들어가는 하율이를 바라보며 해맑게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유치원의 문이 닫힌 순간, 나는 표정을 굳히고 말았다.
최근에 생긴 걱정들 때문이었다.
“유치원에 보내는 게 맞는지 모르겠네.”
나는 입맛을 쩝 다셨다.
마음이 영 찜찜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심지어 한국에도 종종 일어나는 테러 행위 때문이었다.
사실 맘 같아선 유치원도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한동안 안 보내기도 했었고.
하지만 영원히 그럴 수도 없기에 나는 최근부터 유치원에 등원시키기 시작했다.
“하아,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그러는지.”
나는 한숨을 푹 내쉬며 카이엔에 올라탔다.
차량은 매끄럽게 나아갔지만 마음은 영 불편했다.
하율이가 있는 유치원에서 테러라도 발생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차를 타고 우리 집 앞에 도착했을 때.
나는 낯선 차량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서 본 적 없던 검은 세단.
그것에 이상한 점을 느끼고 카이엔에서 내렸을 때.
달칵.
낯선 차량 뒷좌석에서도 사람이 내렸다.
감색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중년 남성.
놀랍게도 그는 내가 아는 사람이었다.
“……협회장님?”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해졌지만, 눈빛만은 살아있는 남자.
그는 한국 헌터 협회장 ‘백영환’이었다.
* * *
헌터 협회장 백영환.
그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나는 조금 놀랐다.
그래서 방문 이유를 물어보자, 백영환은 아무도 듣지 않는 곳에서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하여 나는 일단 백영환을 집으로 들였고, 단둘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커피, 여기 있습니다.”
나는 급하게 탄 커피를 소파에 앉은 백영환에게 가져다주었다.
겨울이를 쓰다듬고 있던 백영환은 넉넉한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받아들었다.
“S급 헌터께서 타주는 커피라니. 영광입니다.”
“영광은요.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권력자께서, 하하.”
대통령과 비슷한 권력을 지닌 백영환.
그가 내게 영광이라고 하니 참 부담스러웠다.
“그나저나 협회장님, 저희 집까진 대체 무슨 이유로 찾아오신 겁니까. 솔직히 협회장님 정도라면 저를 호출하셔도 되시잖습니까.”
“음, 이신혁 헌터님께 은밀히 드릴 얘기가 있었습니다.”
“은밀하게 하실 말씀이요? 그게 뭐죠?”
미간을 살짝 좁힌 채 되묻는 내 말에 백영환은 곧장 대답했다.
“최근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테러를 막기 위해 이신혁 헌터님의 힘이 필요합니다.”
헌터 협회장 백영환.
그가 내게 도움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