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d is a sword master RAW novel - Chapter 26
우리 아빠는 소드마스터 026화
한해남 패거리가 우리 집에서 난동을 부린 후로 며칠이 지났다.
다행히도 하율이는 그때의 충격을 금세 벗어버린 모양인지, 평소의 발랄한 성격으로 돌아왔다.
그 모습을 본 나는 안도감을 느꼈다.
혹시라도 하율이가 트라우마라도 생기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냈다는 건 아니었다.
‘집을 옮겨야 해.’
험한 일을 한 번 겪은 나는 이사를 생각했고, 실제로 집을 보러 다녔다.
아무래도 하율이와 함께 사는 빌라는 보안 시스템도 없고, 동네 자체도 CCTV가 드물어 우범지역에 가깝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글로리 길드와 계약해 거액의 연봉을 받게 된 나는 부동산을 드나들며 하율이와 함께 지낼 보금자리를 알아보러 다녔다.
“앗! 붕붕이 온다, 붕붕이!”
시원한 아침 공기가 몹시도 상쾌한 아침.
하율이가 유치원 버스를 보고 반갑게 소리쳤다.
“하율아, 안녕! 좋은 아침이야!”
노란 버스에서 내린 강하리가 하율이에게 환하게 인사했다.
언제 봐도 참으로 해맑은 여자였다.
“안녕하세여, 선생님!”
“응. 안녕! 하율이 아버님도 안녕하세요?”
“네, 선생님.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강하리에게 인사했다.
밝은 사람과 아침부터 인사하는 건 정말이지 기분 좋은 일이었다.
강하리는 하율이를 등원 버스에 태웠다.
그리고 자신도 버스에 올라타 떠나려다가.
“앗, 하율이 아버님!”
무언가가 생각 난 듯 나를 불렀다.
“네?”
“그 있잖아요, 저번에 계란 볶음밥 만들러 와주신다는 거요. 그거 원장 선생님께 여쭤봤는데, 언제든지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아, 그래요?”
“네. 그래서 말인데, 하율이 아버님은 언제 시간이 괜찮으세요?”
“으음, 저는 다음 주 평일 아무 때나 괜찮습니다.”
“그러세요? 그럼 혹시 수요일 어떠세요? 그날에 자율 수업 시간이 있는데, 아버님이 오셔서 요리해주시면 되게 뜻깊은 시간이 될 것 같아서요.”
“좋습니다. 수요일로 하시죠.”
“정말요? 감사합니다, 아버님.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아요!”
강하리가 감격한 표정으로 말했다.
계란 볶음밥이 뭐라고 저렇게 고마워할까.
아이들도 그렇지만, 유치원 교사인 강하리도 참으로 맑고 순수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그럼 다음 주 수요일에 뵐게요! 혹시 준비하시는 데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강하리는 예쁜 눈웃음과 함께 말하더니 등원 버스를 타고 떠났다.
나는 창문 안으로 보이는 하율이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물론 하율이는 자기 친구들이랑 재잘재잘 떠드느라 바빴지만.
* * *
하율이를 등원시킨 후, 나는 집을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그러는 동안 나는 이사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했다.
다만 문제가 한 가지 있었다.
돈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하율이의 유치원이었다.
‘환경을 자주 바꾸면 별로 좋지 않을 텐데.’
인생에서 유년기는 정말 중요한 시기다.
인격이 형성되는 시기이기에.
딱 그런 시기에 있는 하율이의 유치원을 갑자기 옮겨도 될까?
친구들은 물론, 선생님과도 그렇게 잘 지내는데?
“흐음······.”
고민이 되었다.
유치원을 옮기자니 적응 문제가 걸렸고, 안 옮기자니 동네의 치안이 걸렸다.
아무튼, 그렇게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집 앞에 검은 세단이 세워져 있었다.
‘뭐지? 카푸어인가?’
내가 사는 빌라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고급 차를 바라보며 나는 의아함을 느꼈다.
그때, 운전석에서 남자 하나가 내리더니 뒷좌석의 문을 열어주었다.
뒷좌석에서 내린 남자는 50대 중반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로, 상당한 기품을 자랑했다.
고급으로 보이는 정장에서 돈 냄새도 풀풀 풍겼고.
뭔가 이질적인 느낌이 들어서 보고 있는데, 그 중년의 남자가 나를 향해 말했다.
“이신혁 헌터님 되십니까?”
엥?
뭐야.
내 이름이 왜 나와?
“그렇습니다만, 누구시죠?”
“저는 금옥 길드의 길드장을 맡고 있는 한진철이라고 합니다.”
그 말이 나온 순간, 나는 당장이라도 싸울 정도로 경계했다.
금옥 길드장.
그건 대한민국 랭킹 10위 헌터이자, 한해남의 부친이니까.
“뭡니까. 당신이 뭔데 여기까지 찾아온 거죠? 집까지 알고 온 걸 보면 보통 일은 아닌 것 같은데.”
나는 적대감을 잔뜩 드러내며 말했다.
한해남의 부친이 무려 집 앞까지 찾아왔다면, 이건 가벼운 용건은 아닐 테니까.
“물론 보통 일로 온 건 아닙니다. 아들의 일 때문에 온 거니까요.”
“아들의 일이라. 뭐죠? 아들의 복수라도 하러 오신 겁니까?”
나는 한진철을 극도로 경계하며 말했다.
물론 두려움을 느낀 건 아니었다.
대한민국 랭킹 1위인 테라 길드장이 위압을 뿌렸을 때도 아무렇지 않게 버텨낸 내가, 고작 10위 헌터 따위에게 겁먹을 리 없었다.
그래도 나는 최대한 촉각을 곤두세웠다.
전투는 언제나 위험한 것이기에.
그러나 한진철은 뜻밖의 말을 꺼냈다.
“아닙니다. 저는 사과를 드리러 왔습니다.”
“······사과 말입니까?”
“네. 저희 아들이 이신혁 헌터님께 민폐를 끼친 것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를 드리러 찾아왔습니다.”
한진철은 곧장 허리를 굽히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조금 놀란 나는 얼떨떨한 마음으로 말했다.
“일단 알겠으니 그만하시죠. 어른께서 이러시니 조금 곤란합니다.”
한해남은 내게 있어서 원수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그의 부친인 한진철도 그리 달갑진 않았다.
하지만 나보다 20년 넘게 더 산 사람에게 이토록 정중한 인사를 받으니 뭔가 불편했다.
“저희 아들이 저지른 무례에 대해 전부 들었습니다. 이신혁 헌터님과 따님, 그리고 여자친구분께서 마음에 상처를 많이 입으셨다고요.”
“아니라고는 말씀 못 드리겠네요.”
“당연히 그렇겠지요. 제가 이신혁 헌터님의 입장이었어도 그랬을 겁니다. 화가 많이 났겠지요. 정말 거듭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자식을 잘못 키웠습니다.”
한진철은 또 한 번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나이 든 어른이 이렇게 정중하게 사과하니 마음이 조금 풀리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도 한해남은 용서할 수 없지만.
“아직 판결이 확실히 나온 건 아니지만, 저희 아들과 친구들은 그때의 일로 징역을 살게 될 겁니다. 예상하건대, 최소한 5년 정도는 감옥에서 살 것 같더군요.”
“그렇습니까?”
“네. 물론 금옥 길드장인 제가 힘을 쓴다면 형을 살지 않게 할 방법도 있겠지만, 저는 고심 끝에 그러지 않기로 했습니다.”
“흐음, 이유가 있습니까? 피해자 입장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우습긴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들인데 도와주실 수 있는 거잖습니까.”
내 말에 한진철이 잠시 망설이다가 답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고민 끝에 그러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했다간 제 아들을 더 망칠 것 같아서 말입니다.”
“더 망친다고요?”
“그렇습니다······.”
한진철은 그렇게 말하더니 자신이 아들 한해남을 어떻게 키워왔는지에 대해 말했다.
아들을 어렵게 얻은 한진철은 아들에게 정말 지극정성을 다 했으며, 아들이 원한다면 밤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줄 듯한 열정으로 잘해줬다고 했다.
하지만 과도한 애정이 아이를 망친 것인지, 빵빵한 배경을 둔 한해남의 자만심은 점점 커졌고 그것은 주변인을 향한 악행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어릴 때는 친구들의 돈을 빼앗았으며, 성인이 되어서는 폭행을 했고, 여자에게 술을 먹여 강제로 범했으며, 나중엔 마약과 살인에까지 손을 댔다고 했다.
물론 아들을 아꼈던 한진철은 그때마다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아들을 구제해줬다고 했다.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나 심해졌고, 이러다간 정말 큰일을 내겠다고 생각한 한진철은 이번 사건에선 아들에게 어떠한 도움을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벌을 받지 않는다면 한해남은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게 될 테니까.
“저는 아비로서 지원만 해주면 다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넉넉하게만 키운다고 자식 농사를 잘 짓는 건 아니더군요. 가끔은 당근이 아니라 채찍도 줬어야 했는데. 제가 아들을 너무 오냐오냐 키웠습니다. 제 지원이 결국 아들을 망친 거죠.”
“······.”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이렇게 사과를 드린다고 이신혁 헌터님과 가족분들의 마음이 풀리진 않겠지만, 이렇게 직접 와서 사과하는 게 도리인 것 같아 무례를 무릅 쓰고 여기까지 찾아왔습니다.”
나는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한해남과 달리 한진철은 최소한의 양심을 아는 사람인 것 같았다.
“아버님의 마음은 알겠습니다. 그러니 사과는 여기까지 하시죠.”
“이해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한진철이 뒤쪽에 서 있던 수행비서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수행비서가 흰색 봉투 하나를 건넸고, 한진철은 그것을 내게 조심스레 내밀었다.
“이번 일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조금 담았습니다. 이 정도 금액이라면 이신혁 씨는 물론, 따님이랑 여자친구분까지도 평생 편안하게 사실 수 있을 겁니다.”
두 사람이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금액이라.
그게 과연 얼마일까.
최소한 10억은 넘겠지?
하, 꽁돈 10억이라.
생각만 해도 참 좋네.
“죄송하지만 성의만 받겠습니다.”
하지만 나는 거액이 들었을 봉투를 거절했다.
“받아주십시오. 이렇게라도 이신혁 헌터님의 마음을 풀어드리고 싶습니다.”
“괜찮으니 넣어두시죠.”
“부탁이니 제발 받아주십시오. 그래야 제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아닙니다. 마음은 감사하지만 받지 않겠습니다. 받으면 오히려 제 마음이 불편해질 것 같습니다.”
나와 한진철은 한참이나 실랑이를 했고, 결국 내 고집이 승리했다.
“사과는 여기까지 찾아와 정중히 사죄하신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뭐, 정말 돈을 주고 싶다면, 제가 아니라 꼭 필요한 곳에 기부하시죠.”
“기부 말입니까?”
“네. 폭력으로 인해 피해를 받았지만,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차라리 그런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시죠. 그러는 편이 저 역시 좋을 것 같습니다.”
“흐음, 알겠습니다. 이신혁 헌터님의 뜻이 정 그러시다면 제가 적당한 곳을 찾아 피해자 구제를 위해 기부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연히 이신혁 헌터님의 이름으로요.”
한진철은 그제야 마음이 좀 편해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를 향해 말했다.
“아무튼 이만 가보시죠. 저도 할 일이 있어서 말입니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귀중한 시간을 뺏었군요. 아무튼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마음 같아선 좋은 곳에서 식사를 대접하고 싶지만, 면목이 없는 입장이라 조용히 물러가겠습니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한진철은 내게 몇 번이나 정중히 인사를 한 뒤, 차에 올라탔다.
나는 차가 천천히 멀어지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랭킹 10위의 헌터도 아버지 역할에는 서툴다, 이건가······.”
나한테 있어서 한해남은 여전히 쓰레기다.
하지만 한진철에게 있어서 한해남은 소중한 아들이다.
그런 아들이 감옥에 수감된 것을 보는 마음은 어떨까.
그런 아들의 미래를 위해 일부러 구제하지 않는 마음은 또 어떨까.
나는 약간의 착잡함을 느꼈다.
그리고 생각했다.
만약 내게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행동하는 게 현명할지에 대해.
* * *
나와 하율이, 그리고 조하나는 오랜만에 외식을 했다.
하율이의 건강 때문에 웬만해선 집밥을 먹는 우리가 바깥 음식을 먹는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글로리 길드에 입사한 것에 대해 조하나가 축하 파티를 해준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우와아아! 징짜 맛있겠다!”
인도풍 음식점에서 주문한 메뉴들이 나오자, 하율이가 환호했다.
탄두리 치킨, 치킨 마크니 커리, 프라운 칠리 커리, 난과 밥에다가 음료인 라씨까지.
좀처럼 맛보기 힘든 이색 요리들이 상을 가득 채우니 몹시도 기쁜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테이블 가득한 요리를 보니 조금 걱정되었다.
“어휴, 하나 씨. 너무 많이 시키신 거 아닙니까? 이러면 너무 부담되는데.”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 엊그제 월급날이었거든요.”
“그래도 너무 무리하시면 곤란한데요.”
“왜요? 혹시 공무원 월급 쥐꼬리만 하다고 무시하시는 거예요?”
“아, 뭐 솔직히······.”
“그만. 거기까지 하시고 얼른 드세요. 그만큼 축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생각해주시고요.”
“알겠습니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 하율아, 선생님께 감사히 먹겠다고 말씀드리자.”
“웅! 선생님, 감사히 먹겠습미당!”
하율이의 명랑한 인사와 함께 우리 세 사람은 식사를 시작했다.
나는 난을 살짝 찢어 커리를 찍은 뒤, 하율이의 입에 넣어주었다.
그러자 하율이가 오물거리며 씹더니.
“우와아, 완전 맛있어!”
“정말?”
“웅! 아저씨, 이거 징짜 맛있다! 선생님, 이거 진짜 맛있어여!”
하율이가 조그만 엄지를 척 내밀며 말했다.
그런 하율이가 귀여웠던 나는 이번엔 탄두리 치킨을 커리에 찍어 입에 넣어주었다.
이번에도 하율이는 엄청나게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환호했다.
거의 두 눈에 핑크색 하트가 뿅뿅 뜬 것만 같은 표정이었다.
“아저씨, 나 저거! 이번엔 저거 먹어볼랭!”
하율이가 자그마한 손가락을 내밀어 말했다.
나는 하율이가 원하는 대로 음식을 입에 넣어주었다.
그 모습을 보던 조하나가 말했다.
“어휴, 신혁 씨. 하율이 주는 것도 좋지만 신혁 씨도 좀 드세요.”
“아, 저는 하율이 다 먹고 먹겠습니다.”
“에이, 그러다가 음식 다 식는다구요. 커리가 식으면 얼마나 맛없는데요.”
“하하,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하율이 조금만 더 먹이고 먹겠습니다.”
“아, 정말. 이래서 딸바보 아빠들은 안 된다니까.”
조하나는 그렇게 말하더니, 손에 들고 있던 숟가락을 쑥 내밀어 내 입에 집어넣었다.
그러자 고슬고슬한 밥과 고소하고 담백한 커리의 맛이 입 안에 퍼졌다.
하지만.
‘이건 간접 키스······.’
나는 조하나가 사용하던 숟가락을 공유했다는 사실에 뭔가 부끄러웠다.
예전의 나라면 안 그랬겠지만, 이세계를 헤매는 동안 여자와의 스킨십이랄 게 없어서 더 쑥스러웠다.
“아, 감사합니다······.”
나는 얼굴이 홧홧해지는 것을 느끼며 입 안의 음식을 우물거렸다.
그때, 하율이가 내 얼굴을 빤히 보다가 말했다.
“잉? 아저씨, 얼굴이 빨개졌는데? 왜 구래?”
“내, 내가?”
“웅! 아저씨 얼굴이 커리 색깔이 됐는데? 왜 그런 고야?”
“응? 아, 그게······.”
“알겠다! 아저씨 맵구나? 매워서 그러는구나? 모야! 저번엔 하율이한테 매운 것도 조금 먹을 줄 알아야 된다더니! 아저씨도 매운 거 못 먹는 거였어? 바부! 하율이는 하나도 안 매운데~!”
하율이가 재미있다는 듯 활짝 웃으며 나를 놀렸다.
앞으로 자기한테 매운 거 먹으라고 하지 말라면서 말이다.
“푸흡.”
그 모습을 지켜보던 조하나는 우리 부녀가 재미있는지 웃음을 터트렸다.
하아.
민망하네.
애도 있는데 고작 간접 키스에 얼굴이 빨개지다니.
‘뭐, 다들 즐거우니 된 거지.’
물론 이 상황이 싫다는 건 아니었다.
나로 인해 하율이도 웃고, 조하나도 웃으니 나 역시 행복했다.
그래.
행복이 뭐 그리 특별하겠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그게 행복한 거지.
그때였다.
쨍그랑!
저 멀리에서 접시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곧장 이어지는 고성.
아무래도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난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