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06)
106화
“뜨거워….”
채윤이가 울상을 하고 말한다.
아이의 앞에 앉아 있던 조성현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뜨거워?”
그가 되묻자, 채윤이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조성현은 슬쩍 몸을 움직여 채윤이의 접시에 후우 하고 숨을 불었다.
“이제 괜찮아졌다.”
“아니야!”
채윤이가 어림도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그들은 오랜만에 떡볶이를 해서 먹고 있었는데, 채윤이는 방금 한 떡볶이가 뜨거운 것인지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었다.
“아빠가 후우 불어줬는데 왜?”
“아직도 뜨거워.”
채윤이가 눈을 가늘게 뜨고 조성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조성현은 웃으며 채윤이의 접시에 있는 떡볶이를 바라보았다.
조성현의 접시에 있는 떡볶이가 절반 정도 사라진 것과 비교하면 채윤이의 접시에 있는 떡볶이는 거의 그대로였다.
“채윤아.”
“으응?”
“맵지는 않아?”
“괜찮은데… 뜨거워!”
채윤이가 그렇게 말하며 떡볶이를 노려보듯 바라보았다.
조성현은 고개를 살짝 흔들어 보였다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빠가 요구르트 주면, 먹을 수 있으려나?”
“요구르트?”
“응. 그럼 뜨거워도 조금씩 먹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
채윤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조성현은 아이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피어오르는 것을 확인하고는 결국 냉장고에서 요구르트를 하나 꺼내주었다.
채윤이 요구르트를 한 모금 마시고는 떡볶이를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뜨거워서 못 먹은 게 아니라, 조성현이 최대한 덜 맵게 한다고 해도 여전히 아이의 입맛에는 조금 매웠던 것 같았다.
말로는 맵지 않다고 하지만, 물을 찾고 또 요구르트를 찾는 걸 보면 매운 게 분명하다.
조성현은 아이의 접시에 치즈까지 얹어주고는, 자신의 접시에 있는 떡볶이를 마저 먹기 시작했다.
“맛있어?”
“웅.”
채윤이 즉각 답하고는 떡볶이를 입에 집어넣는다.
아이가 먹기 편하게, 떡볶이 떡을 전부 반으로 잘라 놨는데 덕분에 채윤이는 떡을 한입에 다 집어넣을 수 있었다.
조성현은 자신의 떡볶이를 다 먹은 후, 채윤이가 접시를 비우기를 기다렸다.
싱크대에 접시를 두고.
조성현은 채윤이와 과자를 먹었다.
초코 칩이 박혀 있는 쿠키.
채윤이의 손바닥만 한 쿠키를 각자 두 개씩 먹기로 했다.
조성현은 아이가 그것을 열심히 먹는 걸 가만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채윤아.”
“네에?”
“주말에 뭐 하고 싶은 거 있어?”
“주말에?”
“응. 내일부터 이틀 동안 유치원 안 가잖아. 뭐 할까?”
조성현이 채윤이를 바라보며 물었다.
채윤이는 쿠키를 한 입 더 베어 물고는, 그것을 삼킬 때까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어떤 걸 하면 좋은지 고민을 하는 걸까, 아니면 뭔가 다른 게 있는 걸까.
아이는 꿀꺽하고 입에 있던 쿠키를 삼키고는 입을 연다.
“채윤이는 연습해야 해.”
“콩쿨 준비?”
“응. 채윤이는 피아노 못 치는걸?”
“누가 채윤이 보고 피아노 못 친다고 그래. 채윤이는 피아노 엄청 잘 쳐. 그러니까 콩쿨에도 나가고 하는 거지.”
“응… 그렇지만 어어, 채윤이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있어….”
채윤이는 인상을 찡긋거리면서 답했다.
조성현은 아이가 말하는 사람이 누군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지난번에 본, 그 남자 아이를 말하는 것이리라.
조성현과 채윤이 본 참가자들 중에서 가장 실력이 있는 사람은 그 남자아이였으니까.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지만.
일단 채윤이는 은근히 그 남자아이를 신경 쓰고 있는 것 같았다.
조성현은 자신은 못 치니까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듯한 말을 하는 채윤이에게 손을 뻗어, 아이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채윤이는 그의 손을 거부하지 않았다.
대신, 아이는 장난을 치고 싶었는지 아앙 하고 조성현의 손가락을 물려는 시늉을 했다.
조성현이 슬쩍 손을 빼자, 채윤이가 이히힛 하고 웃는다.
그런 아이를 보며, 조성현이 쿠키를 한입 베어 물었다.
쿠키의 절반 정도가 사라진다.
그걸 잠시 씹다가 삼킨 후, 조성현은 아이를 불렀다.
“채윤아.”
“으응?”
“주말에 아빠랑 같이 아빠 회사에 갈까?”
채윤이는, 조성현의 말에 눈을 깜빡거렸다.
아이는 잠시 고민을 하는 듯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거렸다.
조성현은, 회사에 그랜드 피아노가 있다는 것은 말하지 않았다.
* * *
밤이 지나고, 토요일 아침.
조성현과 채윤이는 평소와 같이 일어나 식사를 한 후 외출 준비를 했다.
“채윤아. 잠바 입어야지.”
아이가 그냥 나가려고 하길래, 조성현은 황급히 말했다.
그러자 채윤이가 아차 하더니 얼른 다시 조성현 쪽으로 다가와 두 팔을 벌린다.
조성현은 노란색 잠바를 채윤이에게 입혔다.
지금까지는 그냥 코트만 입히거나 그랬는데, 이제 슬슬 코트로만 버티기에는 날이 너무 추워지고 있었다.
노랑색 패딩은, 채윤이의 무릎 바로 위까지 왔다.
움직이기 조금 불편한지 채윤이는 이리저리 낑낑거리며 몸을 움직여봤다.
약간 불편할 수는 있어도, 따뜻한 건 확실했다.
“아빠.”
“응?”
“인어공주랑 같이 가고 싶은데….”
그래도 되는 건지, 허락을 구하는 얼굴.
인어공주 인형을 들고 가도 전혀 상관이 없긴 했다.
회사에 가는 거라고 해도, 일단 연습실을 사용하러 가는 거였으니까.
집에서 그러는 것처럼, 피아노 위에 인어공주 인형을 올려두고 연습을 하면 되리라.
“인어공주랑 같이 가고 싶어?”
“응!”
“그럼 얼른 들어가서 인어공주 데리고 오세요.”
“네에!”
그의 말에 채윤이가 호다닥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가, 피아노 위에 있는 인어공주 인형을 들고 왔다.
조성현은 채윤이를 안아 들고 밖으로 나섰다.
차가운 공기가 그들을 덮쳤다.
“추워어….”
채윤이가 조성현의 가슴팍에 파고들면서 말한다.
조성현은 아이를 꼬옥 안고 걸음을 옮겼다.
날이 너무 추워서 얼른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빠르게 걷는데, 채윤이가 답답했는지 이리저리 몸을 꼬았다.
결국 조성현은 아이를 놓칠 것 같아서 채윤이를 바닥에 내려놓아야 했다.
“채윤아. 아빠 손.”
“손!”
조성현이 손을 내밀었지만, 채윤이는 반대로 자신이 조성현 쪽으로 손을 내밀며 얼른 잡으라는 듯한 표정을 해 보였다.
아이의 그 행동에, 조성현은 웃음을 터트렸다.
“뭐하는 거야 채윤아?”
“아빠는 채윤이 손잡아야 해!”
“채윤이가 아빠 손 잡아야 하는 거 아니고?”
“완전 아닌데.”
아이가 히히 웃으면서 얼른 잡으라는 듯 손을 흔들었다.
조성현이 결국 손을 뻗어 채윤이의 손을 잡으려는데.
채윤이가 휙 하고 손을 빼며 앞으로 두 어 걸음 걸어갔다.
“얼른 손 잡아야 해!”
채윤이가 자신의 손을 흔들면서, 슬금슬금 앞으로 나아갔다.
장난기 가득한 아이의 얼굴에 조성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그 얼굴이 웃겼는지 채윤이가 꺄르르 웃는다.
채윤이는 조성현에게 계속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하며 앞으로 걸어갔다.
패딩 때문에 걷는 게 그리 편하지는 않은지, 채윤이는 뒤뚱뒤뚱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아이의 뒤를 쫓던 조성현은 문득, 채윤이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펭귄 같네.’
비록 노란색 패딩을 입고 있었지만, 뒤뚱거리며 걷는 게 꼭 펭귄 같았다.
펭귄이 몸을 돌려 조성현을 바라본다.
“아빠아! 얼른 와요!”
아이가 외쳤다.
조성현은 웃으며 채윤이에게 빠르게 걸어갔다.
그냥 단순히 이렇게 회사에 가는 일도, 채윤이와 함께라면 달라진다.
아이는 조성현의 인생 전체를 바꾸고 있었다.
* * *
회사에 도착해서.
조성현은 채윤이의 입가에 손가락을 가지고 가서, 조용히 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막 아무런 말도 안 하고 할 필요는 당연히 없지만, 소란스럽게 하면 안 되니까.
오는 길에서는 계속해서 장난을 쳤지만, 회사 안에서는 그러면 안 된다.
채윤이는 조성현이 조용히 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자 고개를 끄덕거리며 입을 다물었다.
아이는 조성현이 자신에게 했던 것을 그대로 인어공주 인형에게도 했다.
손가락을 들어 인어공주 인형의 입가에 가지고 간 것.
조성현은 그것을 보고 채윤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준 후, 아이의 손을 잡고 걸음을 옮겼다.
“엘리베이터 왔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채윤이, 조성현의 말에 앗 하고 작게 소리를 내더니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슬쩍 시간을 확인하니, 1시 50분이다.
연습실은 2시부터 6시까지 예약을 해놨기 때문에, 지금 가면 딱 맞을 시간.
‘좀 기다려야 하려나.’
누가 연습실을 사용하고 있으면 잠깐 기다려야 하고, 그런 게 아니면 기다릴 필요 없이 그냥 사용하면 된다.
띵.
작은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고, 채윤이는 두리번거리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여기 아닌데….”
“오늘은 사무실로 안 갈 거야.”
“으응….”
채윤이는 몇 번 Pan 엔터테인먼트에 와봤지만, 연습실이 있는 곳은 처음이었다.
아이는 항상 가던 사무실에 올 줄 알았던 건지, 약간 낯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무실에 가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를 해줬는데, 채윤이는 미묘하게 답을 하며 조성현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Pan 엔터테인먼트는 연습생들에게도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쓰고, 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연습실에도 돈을 꽤나 쓰는 편이었다.
그러니까 항상 깔끔하게 관리가 되고.
채윤이는 연습실 문에 있는 작은 유리창들 너머로 보이는 연습실 내부를 구경하며 헤에에 하고 소리를 냈다.
그랜드 피아노가 있는 연습실 쪽으로 다가가니, 아주 작게 피아노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직 누가 연습하고 있나 보다.”
“피아노 있어요?”
채윤이가 눈을 반짝이며 물어왔다.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입을 열었다.
“응. 채윤이가 피아노 마음껏 연습할 수 있도록, 아빠가 중원이 삼촌한테 부탁해놨거든.”
그렇게 말을 하는데, 피아노 소리가 멈췄다.
금방 누군가가 연습실에서 나온다.
“어?”
조성현이 모르는 얼굴이었다.
연습생인 모양.
연습실 앞에 있는 조성현과 채윤이를 보고, 살짝 놀랐는지 그녀는 작게 소리를 냈다.
“안녕하세요.”
조성현은 가볍게 미소를 보이며 인사했다.
그러자 연습생이 황급히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연습생 이예린입니다.”
“아, 네. 저는 연습생은 아니고, 지금은 서예나씨 앨범 프로듀싱을 하고 있는 조성현이라고 합니다.”
그냥 인사만 하고 지나가려고 했는데, 이예린이 고개를 꾸벅 숙이면서 자기소개까지 해버리니 조성현은 어색하게 웃으며 자기소개를 해야 했다.
서예나, 그리고 앨범 프로듀싱이라는 말에 이예린의 눈이 동그랗게 떠진다.
“조성현… 프로듀서님이세요?”
“넵.”
“와, 대박.”
이예린이 손을 들어 입을 가리며 조성현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그녀는 자신을 아는 모양이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