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07)
107화
“저를 아세요?”
조성현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물었다.
그의 손을 잡고 있던 채윤이가, 조성현이 하는 것과 똑같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예린이라는 연습생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데, 어떻게 자신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조성현은 자신이 혹시 까먹고 있는 건가 싶어서 이예린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기억을 더듬었다.
하지만 역시, 떠오르는 건 없었다.
‘미래에 데뷔하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그랬다면 이예린의 얼굴이 기억에 남아 있을 텐데.
그런 것도 없었다.
“네, 완전 잘 알아요. 우진 오빠가 최근에 프로듀서님 이야기만 엄청 해서….”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조성현은 이예린이 자신을 어떻게 아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최우진도 Pan 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인 만큼, 다른 연습생들과도 잘 알고 있을 거다.
그와 알고 지내는 연습생들에게 자신에 대한 이야기하는 것도 자연스럽고.
“아, 우진씨한테 들었구나.”
“네네. 이번에 우진 오빠가 원래 저한테 가이드 녹음 부탁하려고 했는데 프로듀서님이 가이드 녹음까지 직접 하셔서 반할 뻔했다는 말까지 들었어요.”
그러고 보니, 예린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것 같기도 했다.
지난번에 최우진이 가이드를 딸 때 자신이 아는 연습생 중에서 괜찮은 연습생이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던 게 기억이 난 것.
“아… 예린씨라고 하셨죠?”
“네. 이예린입니다.”
“지난번에 우진씨가 감정 잘 잡는다고 말했던 게 기억나네요. 그때는 제가 좀 급해서, 그냥 제가 직접 했었어요. 죄송합니다.”
조성현이 웃으며 이예린에게 사과를 건넸다.
어떻게 보면 이예린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작곡가인 최우진도 괜찮겠다 생각해서 이예린에게 부탁하고 싶어했었고.
조성현이 직접 하지 않았으면 거의 확실하게 이예린에게 가이드 보컬 역할이 돌아갔을 거고.
용돈 벌이도 용돈 벌이이지만, 연습생에게는 상당한 기회가 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조성현이 의도치 않게 그 기회를 빼앗은 모양새가 될 수도 있는 것.
이예린이 서운하게 느끼고 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예린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듯 두 손을 들어 흔들었다.
“죄송하다뇨. 절대 아니에요. 진짜로… 제가 어떻게 감히 서예나 선배님의 앨범 제작을 하는데 거기에 가이드 보컬을 할 수가 있겠어요.”
그건 완전 민폐라며, 이예린이 조성현에게 오히려 감사하다고 이야기를 했다.
“저 혹시 괜찮으시면, 프로듀서님 만난 거 우진 오빠한테 자랑해도 될까요?”
“아, 네. 그러세요. 제가 뭐라고….”
조성현이 어색하게 웃으며 답했다.
뭘 만난 걸 자랑하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우진 오빠가 요즘 진짜 틈만 나면 프로듀서님 이야기하거든요. 팬카페라도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데. 몇 년 알았는데 그런 반응은 또 처음이라서, 너무 궁금하긴 했어요. 어떤 분이신지.”
이예린의 말에 조성현은 여전히 어색하게 웃으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채윤이가 얼른 연습실에 들어가 보고 싶다는 기색이었기 때문.
‘그나저나, 팬카페는 뭐야?’
나중에 한 번, 최우진과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았다.
* * *
“우와아아!”
연습실에 들어서자마자, 채윤이가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조성현은 웃으며 연습실 문을 닫고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채윤이는 너무 좋아서 어떻게 할 줄은 모르고, 그랜드 피아노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아이는 꺄르르 웃으며 피아노 주변을 돌다가, 조성현이 있는 쪽으로 달려와 그의 다리를 와락 끌어안았다.
“아빠 완전 최고!”
“여기서 연습하면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지?”
“응!”
“열심히 연습하고 나서, 아빠랑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
조성현의 말에, 채윤이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채윤이는 계속 연습할래! 아빠는 먹고 와!”
아이의 말에 조성현이 풀썩 웃었다.
“4시간 정도만 연습하고 밥 먹으러 가자. 이따가 채윤이 배고프면 어떻게 하려고.”
“우음… 4시간?”
4시간이면 얼마나 긴 시간인지 가늠이 잘 안 되는지, 채윤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조성현은 아이를 안아 들고, 피아노 의자에 앉혔다.
“4시간이면 곡 수십 번은 연습해 볼 수 있을걸?”
“헤에… 채윤이는 좋아.”
아이가 웃으며 답했다.
그냥 많이 연습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것.
채윤이는 피아노 의자에 앉아서 몸을 몇 번 움직여 자세를 잡고는 낑낑거리며 덮개를 올리려 노력했다.
조성현이 웃으며 피아노 덮개를 열어 주었고.
아이는 그제서야 만족스러운 얼굴로 건반 위에 손을 올렸다.
채윤이의 얼굴에 설렘이라는 감정이 한가득 꽃핀다.
지금까지 채윤이가 그랜드 피아노를 친 건, 다 합쳐도 30분 정도가 전부였다.
지난번에 뮤직 비디오 촬영을 할 때 친 적이 있고, 피아노를 사러 갔을 때, 그리고 콩쿨 때 친 적이 있다.
뮤직 비디오를 찍을 때는 솔직히 관리가 그리 잘 된 피아노는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게 막 대단하진 않았고.
제대로 친 건 악기상에 있던 피아노와 콩쿨을 할 때 친 경험뿐이다.
아이가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전자피아노도 정말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피아니스트를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
조성현은 준비해온 악보를 피아노 앞에 두었고, 채윤이는 헤헤 웃더니 이내 악보를 보고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이의 연습이 시작되었다.
조성현은 아이가 연습을 시작하자, 조용히 연습실 한쪽 구석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는 책을 꺼내 들어 읽어나갔다.
공부를 하기 위해서 책을 미리 들고 왔고, 채윤이는 자신의 연주에.
또 조성현은 공부에 집중했다.
4시간은 훌쩍 지났다.
채윤이는 중간에 화장실을 다녀온 것 말고는, 정말로 계속해서 연습에만 집중했다.
어린 나이에 저렇게 집중을 하는 게 가능한 건지 궁금할 정도로 채윤이는 연주를 하는 것을 즐거워했다.
실수라도 한 번 하면 귀여운 신경질을 한 번 부린 후 더 집중해서 연습했다.
조성현은 채윤이가 연주를 한 번 끝낼 때마다 아이를 힐끗 보며 채윤이의 상태를 확인했다.
일단 연습 시간을 4시간으로 잡아 두긴 했지만, 아이가 일찍 지치면 조금 일찍 나가도 전혀 문제 되지 않으니까.
“채윤아, 이제 갈까?”
6시가 거의 다 되어 가는 시간.
조성현은 책을 가방에 집어넣고는 말했다.
그러자 채윤이가 연습을 하다가, 뚝 멈추고는 조성현을 돌아본다.
“채윤이는 배고파….”
열심히 연습하고 있긴 했지만, 열심히 한 만큼 배가 고팠던 모양이다.
조성현은 웃으며 악보를 정리했다.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
“응!”
아이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피아노에서 내려온다.
채윤이의 손을 잡고, 연습실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어? 선배님?”
1층에서 장현아를 만났다.
조성현은 오른쪽에서 다가오는 장현아를 보고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현아씨.”
“넵. 선배님. 안녕하세요. 채윤이도 안녕?”
“안녕하세요!”
이제 장현아도 몇 번 봤다고, 채윤이는 그녀에게 익숙하게 인사했다.
“채윤이 요즘 콩쿨 하고 있다면서요?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네! 채윤이는 완전 열심히 할 수 있어요.”
채윤이가 당당하게 답한다.
조성현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방금도 중원이형한테 부탁해서, 그랜드 피아노 연습실에서 연습하고 나오는 길이에요.”
그렇게 말을 하는데, 조성현은 순간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연습실은 연습생들을 위한 것이었고, 조성현이 프로듀서로서 일하고 있었으니 조성현이 연습하는 거야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고 해도.
채윤이가 연습을 하는 건 어떻게 보면 회사 입장에서는 황당한 일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장현아에게 이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 웃긴 상황인 거다.
“아 그래요? 하긴, 집에서는 연습하기 힘들겠다. 그랜드 피아노 있는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분들 많지도 않고, 채윤이가 연습하기에 딱이겠네요.”
다행히, 장현아는 밝은 얼굴로 그렇게 말을 했다.
조성현이 가볍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선배님도 요즘 막판 스퍼트 해야 해서 바쁘시겠네요. 서예나씨 앨범, 이제 곧이잖아요.”
“제가 딱히 하는 게 많지 않아서, 바쁘지는 않아요.”
“아… 이번에 선배님 퇴사하고 프로듀서로 활동하시는 거 보고 저도 너무 퇴사하고 싶어지더라고요.”
“어후, 그러면 안 되는데.”
“크흐흐. 농담이에요. 솔직히 좀 힘들긴 한데, 그래도 일하는 게 재미있어서 계속할 것 같아요. 적어도, 선배님이 복직하시기 전까지는?”
“최소 10년은 하셔야겠네요.”
“그건 10년 동안은 안 돌아오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는 건가요?”
조성현은 대답 대신 어깨를 으쓱거렸다.
장현아가 웃으면서 안된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유미씨도 그렇고, 팀장님도 선배님 이야기 여전히 자주 하세요. 최대한 빨리 돌아오셔야 합니다.”
“제 이야기를 한다고요?”
“네, 선배님 이야기도 하고… 채윤이 이야기도 많이 해요. 특히 유미씨가.”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채윤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아이는 궁금한 얼굴로 장현아를 바라보았고, 장현아도 그것을 깨닫고 채윤이에게 방긋 웃음을 보인 후에 말을 이었다.
“왜, 이번에 채윤이 콩쿨 하는 거 말해주셨잖아요. 그거 보고 싶다고도 하시고….”
그러고 보니, 채윤이가 콩쿨 무대를 하는 날을 알려달라고 했었다.
시간이 맞으면 가고, 아니면 나중에 따로 돈까스라도 사준다고.
“…유미씨에게 연락 드려야겠네요.”
“그럼 반가워하실걸요?”
장현아가 시간 날 때 한 번 해보세요, 하고 말한다.
조성현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장현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유미씨 다음 주 주말에 스케줄이 어떻게 되세요?”
장현아가 유미의 매니저니까, 스케줄은 파악하고 있을 거다.
“다음 주 주말은 대전 가셔서 공연하세요.”
“아… 그래요?”
다음 주 주말에 채윤이의 본선 2차 무대가 있는데, 아무래도 유미가 찾아오기는 힘들 것 같았다.
따로 연락해서 알려줘야 할듯싶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조성현은 유미와 문자를 나누었다.
본선 2차 무대가 주말이라, 유미가 찾아오기는 힘들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유미에게서 금방 답장이 날아왔다.
-유미씨: 그럼 시상식 때 갈게요. 우리 채윤이 상 받는데 안 갈 순 없죠.
채윤이가 입상을 할 거라는 확신이 담긴 문자였다.
조성현은 너털웃음을 흘렸다.
내 딸은 음악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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