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23)
123화
필레미뇽 스테이크와 대구구이, 그리고 게살 크림 파스타.
평소 먹는 음식이 아니었기 때문일까.
채윤이는 얼른 먹고 싶다는 얼굴로 눈을 빛내고 있었다.
유미가 푸흐흐 하고 웃음을 흘렸다.
“오빠, 채윤이 진짜 이 세상 귀여움이 아닌데요?”
그녀의 말에 조성현은 채윤이에게로 시선을 돌렸고, 아이가 맑은 눈으로 음식들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찬가지로 피식 웃음을 흘린 조성현은 채윤이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 준 후, 포크와 나이프를 들어 올렸다.
채윤이는 이미 자신의 앞에 있는 포크를 쥐고 있는 상태였다.
필레미뇽 스테이크를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몰라서 건드리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잘 먹겠습니다. 유미씨.”
“저두요.”
유미가 그렇게 답하고는 포크와 나이프를 들어 스테이크를 조심스럽게 자른다.
조성현도 채윤이가 먹기 편한 크기로 스테이크를 썰기 시작했다.
워낙 부드러워 써는 것에 있어서 무리는 없었다.
조성현은 채윤이 들고 있던 포크를 가지고 스테이크를 하나 찍어 다시 포크를 건넸다.
채윤이가 헤헤 웃으며 포크를 쥐더니 얼른 스테이크를 입에 집어넣는다.
그 직후, 아이의 눈은 동그랗게 떠졌다.
콧소리를 내는 게, 꽤나 맛있는 모양.
신난 얼굴로 열심히 먹는 아이를 보며, 조성현은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채윤아, 맛있어?”
“응!”
아이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한다.
채윤이가 좋아하니, 다행이었다.
조성현은 스테이크를 몇 점 더 썰어 둔 후, 자신의 앞에 있는 대구구이에 시선을 옮겼다.
그는 포크와 나이프를 분주하게 움직이며 열심히 대구구이도 먹기 좋게 잘라냈다.
마침 채윤이는 꿀꺽하고, 두 번째 스테이크를 삼킨 참이었다.
조성현은 자신의 포크로 조심스럽게 대구구이를 찍어 아이의 입가에 가지고 갔다.
“히히.”
뭐가 그리 좋은지, 기분 좋은 웃음을 흘린 채윤이는 앙 하고 대구구이를 입에 물었다.
우물우물 대구구이를 씹으며, 채윤이는 자신의 포크를 움직여 스테이크를 들어 올렸다.
조성현은 그걸 보며 스테이크가 그렇게 맛있었나 속으로 생각을 하는데, 채윤이가 그가 있는 쪽으로 포크를 움직였다.
방금 조성현이 채윤이에게 해준 것처럼, 채윤이도 조성현의 입가에 스테이크를 내밀었고.
조성현은 웃음을 보이며 채윤이가 주는 스테이크를 받아먹었다.
필레미뇽 스테이크를 입에 집어넣자마자, 부드러운 고기의 식감과 된장 베이스의 스테이크 소스 맛이 느껴졌다.
‘신기하네.’
된장 베이스로 스테이크 소스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조성현이 요리를 엄청 잘 아는 건 당연히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된장 베이스로 스테이크 소스를 만드는 게 흔한 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았다.
“고마워 채윤아.”
“맛있어.”
“응. 엄청 맛있네. 유미 언니한테 감사합니다 해야겠다. 그치?”
“감사합니다…!”
조성현의 말에 채윤이가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유미에게로 고개를 돌려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한다.
“으… 진짜. 심장아….”
“하하하.”
유미가 짐짓 엄살을 부리듯 가슴팍에 손을 올리며 작은 신음을 흘렸다.
조성현이 웃음을 터트렸다.
“아니, 저 원래 막 결혼이고 뭐고 그런 거 전혀 생각 없었거든요?”
“네.”
“근데 채윤이 볼 때마다 너무 결혼하고 싶고, 아이 가지고 싶고 그래요.”
유미가 그렇게 말을 하며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사랑스럽다는 듯, 아이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 조성현도 슬쩍 고개를 들어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중간에 있는 게살 크림 파스타를 먹으려고 포크를 뻗던 채윤이는 자신에게 시선이 집중되자 멈칫거리며 눈치를 봤다.
“하하. 잠시만 기다려봐 채윤아. 아빠가 덜어줄게.”
조성현은 웃으며 말했다.
그는 채윤이 앞에 있는 접시에 게살 크림 파스타를 덜어주었다.
채윤이가 포크로 먹는 게 좀 불편한지, 조금씩 조금씩 건져 먹었다.
유미가 그런 채윤이를 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우리 채윤이 너무 잘 나서 어떻게 해요. 미워하는 애들도 많을 텐데.”
“…그러게요.”
미워하는 애들이 많을 거라는 말에, 조성현은 반박할 수 없었다.
당장 오늘 일만 없었다면 다른 아이들과도 잘 지낸다고 답을 했겠지만, 방금 고은비가 채윤이에게 짜증을 내는 걸 경험하고 온 참이다.
부정하긴 힘들었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예쁜 채윤이를 미워할 수가 있지? 진짜 이해가 안 되네.”
유미가 그렇게 말하며 어휴 하고 한숨을 내쉬었고, 조성현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채윤이를 미워하는 사람도 분명 있지만 아이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점이었다.
박한율도 처음에는 무대 직전이었기에 채윤이를 무시했지만 무대가 다 끝나고는 먼저 인사를 건넸었고.
오늘도 아침에는 말다툼했지만, 시상식이 끝나고는 되레 화를 내는 고은비에게서 채윤이를 보호하듯 행동하지 않았던가.
최근이 아니라, 조금만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면 영준이도 있고.
미현이라는 아이도 처음에는 채윤이와 피아노를 가지고 조금 다투는 듯했지만, 지금은 잘 지내고 있었다.
‘유미씨도 채윤이를 많이 신경 써 주고 있고.’
어쨌든 채윤이는 주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고, 아이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유미가 말을 이었다.
“근데 아까 그 남자애는 좀 멋지더라고요.”
“남자애요?”
“그, 왜. 대상 받은 남자애요. 채윤이 도와줬던 애.”
“아, 한율이요?”
“네. 한율이.”
유미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답한다.
한율이라는 이름에 채윤이도 슬쩍 고개를 들어 올리며 반응했다.
박한율은, 채윤이가 처음으로 관심을 가졌던 아이니까.
처음으로 궁금해하고, 직접 이름과 나이를 묻기까지 했을 정도다.
그만큼 채윤이는 박한율의 피아노에 크게 영향을 받았고, 박한율이라는 아이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생겼다는 뜻이었다.
“은비라는 애랑 친해 보이던데, 보통 자기랑 친한 애 편을 들지 남의 편을 들지는 않을 텐데, 한율이는 채윤이를 도와주고… 완전 왕자님이잖아요.”
유미가 장난스럽게 말했고, 조성현은 아까 있었던 일을 다시 한번 떠올리고는 피식 웃었다.
확실히, 여자 주인공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왕자님과 같은 느낌이 있긴 했지.
채윤이에게 과연, 왕자님이 필요할까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지만.
“한율이는 나중에 만나면 뭐라도 사주고 싶다니까요.”
“하하. 그러게요.”
유미의 말에 조성현이 웃으며 답했다.
어쨌든 박한율이 채윤이를 도와준 건 맞고.
조성현도 박한율이 꽤 괜찮게 보였다.
아버지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조금은 딱하기도 했고.
나중에 만나게 된다면 유미의 말 대로, 뭐라도 해주고 싶긴 하다.
과연, 만날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날 식사는 꽤나 길게 이어졌다.
* * *
식사가 끝난 후, 유미는 조성현과 채윤이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조성현은 아이가 무사히 내린 것을 확인하고 문을 닫았다.
탁.
작은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힌다.
“감사합니다. 유미씨.”
“뭘요. 오빠는 맨날 저 태워다주셨는데요.”
“그게 제 일이었는데요 뭘.”
“와, 우리는 완전 비즈니스적인 사이였다라고 선 긋는 거예요?”
“하하. 설마요.”
유미의 말에 조성현이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키득거리며 웃은 유미는 채윤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채윤이가 빼꼼 고개를 내밀더니 유미에게 손을 흔든다.
조성현이 그런 채윤이를 안아 들었다.
운전석에 앉아 있던 유미도 채윤이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채윤아, 나중에 또 보자.”
“응! 나중에 봐!”
채윤이가 활짝 웃으며 말한다.
유미는 그런 채윤이의 목소리에 미소를 보이고는 조성현을 바라보았다.
“회사에서 봐요. 오빠.”
“네, 유미씨. 다음에 뵙겠습니다.”
그렇게 유미의 차가 멀어졌다.
조성현은 채윤이를 안아 든 채 걸음을 옮겨 집으로 향했다.
“오늘 밥, 맛있었지?”
“스테이크. 맛있었어.”
채윤이가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망설임 없이 답한다.
조성현은 집에 도착해 아이의 신발부터 벗겨주었다.
“채윤아, 손.”
“손.”
그의 말에 채윤이가 조성현에게 손을 내민다.
조성현은 채윤이가 끼고 있던 장갑을 벗기고는, 목도리까지 풀었다.
겨울이 된 만큼, 입고 벗는 게 조금 더 복잡해졌다.
얼른 채윤이의 옷들을 정리한 조성현은 자신의 옷도 벗어 소파에 걸어두고, 채윤이를 데리고 욕실로 향했다.
아이의 손을 씻기고 난 후, 조성현은 소파에 걸어놨던 옷들을 옷장에 정리할 수 있었다.
채윤이는 피곤한지 소파에 앉아서 하품하며 뒹굴거렸고.
조성현은 그런 아이를 보며 피식 웃었다.
“채윤아.”
“네에?”
“우리 간식 먹을까?”
“간식?”
“응.”
“무슨 간식?”
“그냥, 디저트?”
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소파에서 내려와 식탁 앞에 앉았다.
조성현은 안방에 들어가 아이의 눈에 띄지 않게 잘 숨겨 놓았던 꽃다발을 들고나왔다.
“헤에?”
채윤이가 놀라서 눈을 크게 뜨며 조성현과 꽃다발을 번갈아 보았다.
조성현은 아이에게 꽃다발을 내밀었다.
“채윤아, 최우수상 축하해. 너무 멋졌어. 우리 채윤이.”
“헤헤헤.”
채윤이가 웃으며 꽃다발을 품에 안았다.
안개꽃과 백일홍으로 이루어진 꽃다발은, 채윤이와 무척 잘 어울렸다.
딱, 채윤이의 것인 것처럼.
조성현은 채윤이가 꽃다발을 들고 이리저리 구경하는 것을 보며 웃었다.
그는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케이크도 꺼내왔다.
작은, 하트 모양 케이크.
“이건 우리 채윤이 최우수상 축하 케이크.”
“고구마 케이크?”
“응. 고구마 케이크.”
“맛있겠다.”
채윤이가 꽃다발을 품에 안으며 말했다.
조성현은 하트모양의 고구마 케이크를 채윤이의 앞에서 꺼낸 후.
케이크 커팅 용 칼을 들어 올렸다.
“아.”
칼이 케이크에 닿기 직전, 작게 소리를 낸 조성현은 칼을 내려놓고 주머니를 뒤져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사진 한 장만 찍고 먹자. 할머니한테도 보내줘야지.”
“그래!”
채윤이의 할머니, 이수현에게도 보내주고.
간직하고 있다가 나중에 추억 영상처럼 뮤직 비디오를 만들게 된다면 그때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조성현은 활짝 웃고 있는 채윤이를 몇 번 찍은 후에야 칼을 다시 들어 케이크를 잘랐다.
먹기 좋게 자른 케이크를 채윤이에게 덜어준 후, 조성현은 우유까지 가지고 와서 아이의 앞에 놓았다.
아이가 꽃다발을 들고, 케이크를 앞에 두고 행복한 웃음을 보였다.
조성현도 웃었다.
행복한 날이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