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24)
124화
주말.
조성현은 소파에 앉아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서예나, 디지털 싱글 앨범 티저 공개.] [‘완전히 바뀐 서예나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호언장담했던 Pan 엔터테인먼트. 과연 서예나가 보여줄 새로운 모습은 어떨까.] [혼자 가만히 서 있는 모습의 포토 카드를 공개한 서예나. 여전한 여왕의 포스.] [약간의 외로움과 고독함마저 느껴지는 서예나의 앨범 티저.] [여왕의 컴백!]드디어 서예나의 앨범 티저와 포토 카드가 공개되었다.
반응은 괜찮았다.
아직 앨범이 완벽하게 드러난 것은 아니었지만, 전에 있던 떡밥들이 함께 더해지며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확실한 건, 지금까지는 기사 반응이 상당히 좋다는 것이었다.
기사들도 빠르게 올라오고 있고.
무엇보다 커뮤니티가 활발했다.
커뮤니티가 활발하다는 건 사람들이 그만큼 서예나의 이번 앨범에 관심이 있다는 뜻이었으니, 긍정적으로 볼 수 있었다.
[근데 솔직히 서예나는 그냥 원래 하던 대로만 하면 성공 보장되어 있을 텐데 이번에 왜 이상한 거 시도하는 건지 이해는 안 간다.궁금해서라도 들어보긴 할 텐데, 내가 알던 서예나가 아니라는 것에 대한 실망감은 어쩔 수 없이 생길 것 같음.
팬들이 바라던 모습이 뭔지 다시 다시 한번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은데.
진심으로 서예나를 생각해서 하는 말임.
뭐, 콘서트도 한 번 안 가보고 앨범도 한 번 안 사 봐서 팬이라고 하기도 좀 애매한데. 그래도 서예나 앨범 나오면 꼬박꼬박 찾아 듣던 사람으로서 걱정된다.]
-아이고배고파: 서예나가 그걸 모르고 앨범 진행했을 것 같진 않은데.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불면증: 일단 지금까지 공개된 것만 봤을 땐 컨셉 완전 바뀐 것 같긴 해도, 그래도 망할 것 같지는 않다. Pan 엔터가 그래도 멍청하진 않은 듯.
-악플러: 이제 슬슬 새로운 거 할 때도 됐지. 서예나가 몇 년째 계속 같은 이미지로 밀고 나갔는데. 슬슬 이미지 변신할 때가 되기도 했음.
-이수럴가: 이번에 앨범 결과가 어떻게 되던 우리 언니가 상처 안 받았으면 좋겠다.
-햇님달님: 연예인 걱정은 뭐다?
[서예나가 이번에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 정리해 봤음.자 일단 첫 번째로, 팬들의 반발.
서예나는 지금까지 계속 ‘여왕’ 컨셉으로 밀고 왔음.
걸크를 중심으로 세상 나 혼자 살아도 된다.
덤벼라 세상아.
이러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 공개된 것들 보면, 그 반대가 될 것 같은 각이지.
이거는 팬들도 그렇고 일반 대중들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변화임.
분명 반발이 심할 거고, 애초에 서예나의 강단 있고 걸크러시 쩌는 모습에 반해서 팬 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걸 한순간에 등 돌려버리면… 말 다 했지.
두 번째.
갑작스러운 컨셉 변화로 서예나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일 게 뻔함.
지금까지 여왕 컨셉으로 밀고 왔는데 그걸 갑자기 버려야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음?
혼자 분위기가 다른 곡을 가지고 앨범 낸다고 해도 콘서트랑도 제대로 안 어울릴 거고.
여러모로 서예나에게 적응이 안 될 수밖에 없는 환경임.
마지막, 세 번째.
이게 제일 중요한 건데.
그냥 단순히 티저만 보고 넘길 수 있는데, 저 티저에서 공개된 정보는 그냥 컨셉이 다르다 정도가 아님.
작곡가, 프로듀서가 완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야.
컨셉도 바꾸고, 팬들도, 서예나도 준비되지 않은 상황인데 여기서 또 준비되지 않은 신인 작곡가와 프로듀서가 앨범 컨트롤을 했다?
이거는 아 나 이거 망할 생각으로 내놓는 거예요. 하는 꼴이지.
ㅇㄱㄹㅇ ㅂㅂㅂㄱ]
-램프짱: 아니 다 됐고 신인 작곡가에 프로듀서까지 신인으로 한 건 너무 도박 아닌가? 컨셉까지 바꾸면서 그렇게 하는 건 진짜 위험한 것 같은데.
-노기믹스: 난 오히려 기대되는데? 서예나가 컨셉 바꾸면 또 어떤 느낌일지 궁금함.
-라운디: 망하진 않겠지. 그래도 서예나가 부르는 건데. 설마 망할까.
-아웃사이드: Pan 엔터가 아무 생각 없이 일 진행하진 않을 듯.
-그래미: 작곡가랑 프로듀서가 신인인 건 처음 알았네. 서예나한테 이번 앨범 진짜 중요하긴 할 듯. 망하느냐, 더 성장하느냐. 둘 중 하나네.
조성현은, 인터넷 커뮤니티 반응을 보면서 흐음 하고 소리를 냈다.
반응이 갈린다.
기대감도 확실히 있는 것 같지만, 동시에 서예나를 그리 좋게 보지만은 않았던 이들도 나와서 실패를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기도 했다.
기사들은 반응이 상당히 좋은데, 커뮤니티는 우려도 상당히 많다.
물론 이런 우려들 속에는 걱정하는 팬들을 가장하는 안티들도 상당히 있겠지만, 어쨌든 커뮤니티의 전체적인 반응은 기대된다는 것보다는, 기대는 되긴 한데 솔직히 걱정이 더 된다는 느낌이었다.
아직 대중들은 서예나가 컨셉을 바꾼 모습을 상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럴 만하긴 하지.’
가수 2팀도 아직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서예나와 계속해서 함께 해왔던 가수 2팀이다.
심지어 그들은 곡을 들어보지 않았던가.
그런데도 불안해하고 실패할 것 같다는 생각하고 있었으니, 아무런 정보도 없고 곡도 들어보지 못한 대중들이 서예나의 실패를 점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조성현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조금 더 둘러보다가 스마트폰 화면을 껐다.
프로듀서로서의 책임감은 여기까지다.
그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아빠!”
채윤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는 외투를 입고, 장갑과 목도리를 들고 조성현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거 해주세요.”
아이가 그렇게 말을 하며, 장갑과 목도리를 내민다.
조성현은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먼저 아이의 손에 장갑을 끼워준 후 목도리를 둘렀다.
“이제 채윤이는 준비가 다 됐네?”
“응!”
채윤이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답을 한다.
조성현은 아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주고는 자신도 주섬주섬 외투를 걸쳤다.
“가자.”
“가자!”
그의 말을, 아이가 따라 했다.
조성현과 채윤이는 함께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영화관을 가는 날이었다.
* * *
함께 영화관을 가는 길.
채윤이는 많이 신이 난 건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조성현의 손을 잡고 걸었다.
당연히, ‘같이 낙엽놀이 할래?’를 흥얼거리고 있었고.
조성현은 아이의 흥얼거림에 맞춰서 함께 소리를 내주었다.
“히히히.”
아이가 대뜸 웃음을 흘린다.
조성현은 채윤이를 힐끗 보며 입을 열었다.
“채윤아, 아빠랑 같이 영화 보러 가니까 좋아?”
“응! 영화관 가보고 싶었어.”
채윤이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답한다.
그러고 보니, 아이는 영화관을 가본 적이 없었다.
일단 적어도 조성현이 영화관을 데리고 간 적은 없었고, 그렇다고 이수현이 영화관에 아이를 데리고 갔을 것 같진 않았다.
그 전에, 아이 엄마가 있을 때는 채윤이가 너무 어려서 영화관에 같이 갈 수 없었고.
‘진짜, 처음이네.’
처음으로 영화관에 가서 보는 영화가 ‘바람의 왕국’이라니.
첫 경험치고는 정말 괜찮은 선택이다.
조성현과 채윤이는 얼마 되지 않아서 영화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팝콘 특유의 향이 훅하고 밀려 들어왔다.
채윤이가 눈을 깜빡거리며 두리번거린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조성현은 아이가 혹시나 자신의 손을 놓치지 않을까 싶어 얼른 채윤이를 안아 들었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손 한 번 놓쳤다가 큰일이 날 수도 있으니까.
조성현은 채윤이를 안아 들고 매점으로 향했다.
“채윤아. 무슨 팝콘 먹고 싶어?”
“…나는 모르는데….”
채윤이가 자신 없다는 듯한 말투로 고개를 흔든다.
“달달한 것도 있고, 약간 양파맛 나는 것도 있고….”
“달달한 거?”
조성현의 말에, 채윤이가 관심을 보인다.
아이가 바로 관심을 보이자, 조성현은 웃음을 흘리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응. 카라멜 맛.”
그 답에 채윤이의 눈이 가볍게 반짝였다.
아이가 뭘 원하는지는 분명했다.
결국 조성현은 카라멜 팝콘과 함께 음료 두 개를 주문했다.
하나는 사이다, 하나는 어린이용 뽀로롱 음료다.
“자, 이거는 채윤이 꺼.”
뽀로롱 음료를 채윤이에게 넘겨주자, 채윤이는 헤헤 웃으며 음료를 받아든다.
조성현은 티켓을 확인하기 위해 채윤이를 내려놓고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리고 그는, 그 순간 충격적인 말을 들어야 했다.
“와… 요즘에도 뽀로롱이 있네.”
“뽀로롱… 추억이다.”
뽀로롱은 한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캐릭터다.
당연히 조성현도 잘 알고 있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뽀로롱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였으니 뽀로롱이 추억이라는 말이 나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벌써 뽀로롱이 나오기 시작한 지 15년이 넘었으니까.
조성현이 충격을 받은 것은, 그 말을 한 이들이 어린아이들이라는 것이었다.
이제 고작해야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이 그런 말을 하다니.
‘뽀로롱이 추억이라고?’
조성현은 내심, 자신이 얼마나 늙었는지를 깨달았다.
“아빠아?”
채윤이가 조성현의 팔을 잡아당기면서 그를 부른다.
조성현이 가만히 있자, 얼른 보러 가자고 보채는 것.
그제서야 조성현은 정신을 차리고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려 티켓 화면을 띄웠다.
“우리는 8관이래. 채윤아.”
“8관?”
“응. 8관, 5층. 저쪽으로 올라가야 해.”
“가자!”
채윤이가 조성현의 팔을 잡아 이끌었다.
조성현은 웃으며 아이가 이끄는 대로 걸음을 옮겼다.
8관은 이 영화관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상영관이었다.
조성현과 채윤이 예매한 곳은, 가장 뒷자리인 커플석.
혹시 일반 좌석에 앉으면 채윤이가 불편해할까 봐 일부러 커플석으로 잡았다.
아이가 자신에게 기대거나 안길 수도 있을 테니, 여러모로 안심된다.
탁.
작은 소리와 함께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광고만 흘러나왔다.
광고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정확히는, 채윤이의 반응을 보는 재미랄까.
“어? 언니다.”
서예나가 광고에 나오자 채윤이가 조성현을 건드리면서 말을 했다.
아이의 말에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예나 언니다.”
서예나가 찍은 광고를 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길거리를 조금만 돌아다녀도 서예나의 사진 한 두 번쯤은 볼 수 있으니까.
채윤이는 영화관에서도 서예나가 나오자 조금 신기한 듯한 모습이었다.
신이 난 듯, 기대하는 얼굴로 조성현의 팔에 기댄 채윤이는 커다란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모든 불이 꺼지고.
드디어, 영화 ‘바람의 왕국’이 시작되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