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3)
13화
“하아암.”
채윤이 하품했다.
조성현은 아이가 작은 입을 한껏 벌리며 하품을 하는 것을 보고, 순간 채윤의 입에 손가락을 집어 넣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생기는 것을 느꼈다.
그는 스스로가 그런 충동을 느꼈다는 것에 놀라며 손가락을 움찔거렸다.
채윤은 눈을 깜빡거리며 조성현을 바라보았다.
“아니야, 아무것도. 일단 준비할까?”
조성현은 그렇게 말을 하며 채윤이를 준비시켰다.
양치를 도와주고, 세수까지 시킨 후 옷을 입힌다.
그 이후에야 조성현이 출근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서두를 이유는 없었기에, 조성현은 느긋하게 준비를 하고 채윤이를 등원시켜주었다.
“다녀와 채윤아. 이따 아빠가 데리러 올게.”
“다녀오겠습니다!”
채윤이가 인사했다.
조성현은 부드럽게 웃으며 그녀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는 이후, 라온의 집으로 향했다.
아역 배우 라온.
12살의 남자 배우로, 안정적으로 인지도를 넓혀가며 활동을 하고 있었다.
아동몰 화보 촬영을 하거나, 가끔 드라마에 출연하기도 한다.
그도 소문이 나쁘지 않았다.
성인 배우나 가수들보다 케어가 힘들다는 아역 배우들이다.
아역 배우는, 그 본인뿐 아니라 부모님을 상대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서 그랬다.
배우도 배우지만 그 부모님이 성격이 불같으면 매니저 입장에서는 일하기 너무 힘든데, 라온의 경우는 성격이 나쁘다는 소문이 전혀 없었다.
조성현으로서는 다행이다.
라온의 집에 가자 그가 어머니와 함께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어머님, 안녕하세요. 라온씨.”
조성현이 그들에게 인사했다.
“어머, 평소에 보시던 분이 아니시네요.”
“네. 오늘은 제가 라온씨 케어하기로 했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라온의 어머니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조성현도 마주 고개 숙여 인사했다.
라온이 차에 올라탔고, 그의 어머니가 문을 닫아주었다.
“저, 안녕하세요. 매니저님.”
“네 라온씨.”
“유미 선배님은….”
“이제 유미씨 픽업하러 가는 길입니다. 유미씨 픽업해서 촬영장으로 바로 갈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뮤직비디오 촬영장도 그렇고, 유미 선배님도 항상 뵙고 싶어서 제가 떼쓴 건데 허락해주셔서요.”
라온이 감사 인사를 했고, 조성현은 거울로 힐끗 그를 보았다.
어린 남자아이답게 적당히 귀여우면서도 잘생긴 얼굴이다.
“제가 한 게 뭐가 있다고요. 유미씨가 허락해 준거죠.”
그렇게 말을 하고, 조성현은 운전에 집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그의 전화가 울렸다.
“네, 여보세요?”
바로 전화를 받으니 전화 너머로 유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오빠, 어디에요?
“가는 길입니다. 5분 안에 도착해요.”
-5분? 그러면 저 편의점으로 와주세요. 집 골목 들어오기 직전에 있는 편의점.
“알겠습니다.”
유미의 말에 조성현은 금방 답했다.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별일이야 있을까 싶었다.
몇 분 후, 그는 편의점 앞에 차를 세웠다.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나오는 유미를 보고, 조성현은 눈을 깜빡였다.
“5분이라더니, 엄청 빨리 왔네요.”
유미가 그렇게 말을 하며 차에 올랐고, 차 안에 타 있던 라온이 재빨리 그녀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라온입니다!”
“어, 그래. 안녕. 너 젤리 먹지?”
유미는 자연스럽게 인사를 받으며 봉투를 뒤져 젤리를 넘겼다.
언젠가 채윤이에게도 준 적 있는 곰돌이 젤리다.
“그거 총 6봉지인데, 3봉지는 남겨둬.”
“가, 감사합니다.”
만나자마자 대뜸 먹을 걸 받을 줄은 몰랐는지, 라온은 조금 당황한 듯 보였다.
“오빠는 뭐, 먹을래요?”
“저는 괜찮습니다.”
“그럴 줄 알고 내가 오빠 거 골라서 사 왔어요. 자.”
캔커피를 내민다.
조성현은 웃으며 그것을 받았다.
“감사합니다. 유미씨.”
“아니에요. 오늘 하루 종일 나 때문에 고생해야 하는데, 이 정도 뇌물은 줄 수 있지.”
유미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조성현이 피식 웃으면서 운전대를 잡았다.
* * *
유미가 뮤직비디오를 찍는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낼 때 찍었고, 이제 두 번째.
미니 앨범을 내는 건데 굳이 뮤직비디오를 찍을 필요가 있냐는 이야기가 나왔었지만, 사실상 요즘 뮤직비디오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 중 하나였다.
팬들은 음원을, 일반 리스너들은 미튜브 같은 곳에서 뮤직비디오를 접하면서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실상 뮤직비디오는 최선의 PR 수단이라고 볼 수 있었다.
금액적으로 봤을 때 그리 큰 금액이 나가는 것도 아니고, 회사 입장에서는 비교적 적은 금액을 투자해 혹시 모를 대박이 터질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뮤직비디오는 필수적으로 진행한다.
“난 이거 진짜 적응 안 되는 것 같아요.”
유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한다.
그녀는 자신은 노래를 부르려고 한 거지 연기를 하려 한 게 아니라며 투덜거렸다.
말은 그렇게 해도 그녀는 일단 촬영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었다.
그녀도 뮤직비디오 촬영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잘 알고 있었으니.
조성현은 라온이 얌전히 앉아 유미가 촬영하는 것을 구경하는 것을 확인했다.
시간은 훌쩍 지나갔다.
유미의 이번 미니 앨범 타이틀곡은, 연인에 관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여러 논의 끝에, 뮤직비디오에 남자 배우를 등장시키기보다는 ‘연인’의 대상을 다른 것으로 바꾸기로 결정을 내렸다.
유미의 경우에는, 피아노.
연인에 대해 노래하는 곡이지만 피아노를 사랑하는 존재로 등장시켰다.
회사에서 유미의 컨셉을 ‘아티스트’로 잡았기에 일부러 그렇게 진행하기로 한 것이었다.
‘예술성을 강조하기로 한 것도 좋고, 생각보다 그림도 잘 나오네.’
조성현은 유미가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것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고작해야 4분 정도 길이의 영상을 찍는 것이지만, 하루 종일 촬영이 이어졌다.
그리고 저녁.
중간중간 라온이도 챙기며 잘 케어하고 있던 조성현은 박중원이 오자마자 밝게 웃었다.
“아, 팀장님. 어서 오세요.”
“엄청 반긴다. 내가 반가운 거야 아니면 딸 보러 가고 싶은 거야?”
“에이, 팀장님도. 당연히 딸이죠.”
조성현이 슬쩍 웃으며 말했고, 박중원이 피식 웃고는 툭 하고 조성현의 어깨를 쳤다.
“얼른 가봐. 나 40분 정도 밖에 못 있어. 그 안에 데리고 와라.”
“딱 그 정도 걸릴 것 같아요.”
“알았다. 지금 뭐… 각 보니까 대충 두 시간 정도는 더 걸리겠네.”
박중원이 슬쩍 촬영장을 둘러보더니 말했다.
그의 말이 맞았다.
진행 속도를 보아하니, 앞으로 두세 시간 정도는 더 촬영해야 할듯싶었다.
8시가 좀 넘어서야 끝나게 될 거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박중원에게 인사를 하고, 조성현은 자리를 떴다.
* * *
조성현은 웃었다.
그의 눈앞에 채윤이가 달려오고 있었다.
몸을 살짝 숙이고 두 팔을 벌려, 아이를 안은 조성현은 고개를 들어 민은정 선생을 보았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네 아버님. 채윤이가 오늘 하루 종일 아버님 이야기를 했어요. 주말에 인어공주를 만나고 왔다고요. 채윤이가 오늘처럼 말 많이 한 날은 또 처음인 것 같아요.”
“아… 잘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휴, 아닙니다. 채윤이 목소리가 워낙 좋아야죠. 저는 채윤이 말하는 거 듣는 거 좋아해요. 오늘도 저녁에 아버님이랑 어딜 간다고….”
“아, 네. 채윤이를 그냥 두기가 좀 그래서 제가 일하는 곳에 데리고 가려고요.”
“체험 삶의 현장이네요.”
민은정의 말에 조성현은 가볍게 웃었다.
그녀에게 인사를 한 후.
“채윤아, 갈까?”
“응!”
기분 좋은 목소리로 답한 채윤을 안고, 조성현은 걸음을 옮겼다.
이동은 회사 차로 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촬영장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멀었으면 채윤이를 데리러 갔다가 오기도 힘들었을 테니까.
채윤이는 신난 얼굴이었다.
조수석에 앉은 그녀는 흥얼거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쿠아리움에서 한 번 들은 후 계속 따라 부르고 있는 노래, ‘When will my life finally begin’이다.
“채윤아.”
“네에?”
“그 노래가 그렇게 좋아?”
“채윤이는 좋아요.”
고개를 끄덕거리며, 채윤이 답한다.
아이가 좋다는데 뭐라고 하겠는가.
조성현도 그저 고개를 끄덕거리며 운전했다.
탁.
그는 채윤이를 내리고, 문을 닫았다.
채윤이는 처음 와본 촬영장이 신기한지 헤에 하고 입을 벌리고는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조성현은 채윤이의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채윤아. 여기서는 조용히 해야 해. 특히 감독님이 액션 외치면 아무 말도 하면 안 돼.”
“쉿?”
“응. 쉿.”
짧은 손가락을 입에 가져가 쉿 이라고 말하는 채윤을 보며, 조성현이 답했다.
스텝들이 자리에 앉아 쉬고 있었고, 유미는 세팅 중이었다.
유미가 세팅 중이라고 해도 다른 스텝들은 다음 씬 촬영을 위해서 움직이고 있을 텐데, 대부분이 앉아서 쉬고 있다는 게 의아했다.
“무슨 일이에요? 라온씨는 어디 있고?”
조성현이 유미에게 물었다.
“왔어요? 채윤이 안녕.”
유미가 손을 흔든다.
채윤이 꾸벅 고개 숙였다.
그것을 보고 미소를 보인 유미는 이내 조성현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라온이는 화장실. 오빠 일단 채윤이 제가 보고 있을 테니까, 저기 감독님이랑 팀장님 있는 쪽으로 한 번 가봐요.”
뭔가 문제가 생겼나 보다.
조성현은 채윤을 유미에게 맡긴 후, 촬영 감독과 박중원 팀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쪽으로 향했다.
그들의 대화에, 그는 조용히 끼어들었다.
“…씬을 추가해야 자연스러울 것 같은데. 여기, 유미씨가 피아노 치는 부분. 곡이 어린아이였던 나는 이제 성장했다. 는 걸 이야기하는 곡이니까. 피아노 칠 수 있는 어린아이 한 명만 데려다가 추가로 찍으면 좋을 것 같아. 씬 추가만 하면 되니까 무리는 없….”
그렇게 말을 하던 감독이 조성현을 발견하고 멈칫거린다.
“성현씨 오늘 누구 데려왔다고 하지 않았나?”
자신을 지목해 묻는 말에, 조성현은 조금 당황했지만 금방 입을 열었다.
“아, 네. 저희 회사 아역 배우 한 명이랑 제 딸을….”
“아역 배우? 그 배우, 피아노는 좀 치나? 아냐, 일단 그림만 봐도 괜찮으니까 한 번 앉혀 볼까?”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내 딸은 음악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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