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34)
134화
서예나의 신곡은 다음날까지 계속 1위를 유지했다.
대박이 났다는 건 확실했고, 사람들은 더 이상 서예나의 앨범에 대해서 왈가왈부하기보다는 그저 감탄하기에 바빴다.
조성현은 습관적으로 차트를 확인하면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어떤 측면에서는 서예나의 성공이 조성현의 성공이 되기도 때문에, 그는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프로듀싱을 하는 것으로 서예나에게 돈을 받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곡의 저작권 수익을 아주 약간이지만 받기로 했다.
적은 퍼센트였기에 그리 큰 금액은 아닐지라도 용돈은 확실히 될 것이다.
‘채윤이 맛있는 거 사줘야지.’
더 좋고, 맛있는 음식을 사주고 싶은데 지금은 보통 자신이 해주거나 외식을 하더라도 그리 고급스러운 음식을 사주지는 못하고 있었다.
돈이 없는건 아니지만, 펑펑 쓸 정도로 많은 것도 아니었으니까.
나중에는 꼭 더 맛있는 것들을 사주고 싶었다.
조성현은 피아노 앞에 앉아서 열심히 피아노를 치는 채윤이를 힐끗 바라보았다.
졸업식이 이제 정말로 코앞으로 다가와, 다음 주가 바로 졸업식이었기에 채윤이는 마지막으로 ‘같이 낙엽놀이 할래?’를 열심히 연습 중이었다.
원곡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채윤이 만의 ‘같이 낙엽놀이 할래?’는 졸업식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다.
조성현이 듣기에도 너무 좋은 연주였고, 채윤이도 스스로의 연주에 빠져들고 있었다.
졸업식이 정말 바로 앞에 다가왔기 때문인지 채윤이는 최근 ‘같이 낙엽놀이 할래?’만 연습을 했고, 조성현은 아이가 연주하는 곡을 들으며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주말이다.
모처럼 채윤이랑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날.
오늘 내일 어디를 놀러 가면 좋을까, 조성현은 고민했다.
‘연주회를 안 간 지도 꽤 됐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서 조성현은 연주회를 한 번 알아보았다.
오늘 당장 하는 연주회를 가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내일 하는 연주회는 운이 좋다면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연주회는 채윤이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고, 그건 조성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조성현은 최근 바이올린 연주에 재미를 붙이고 있던 터라, 채윤이와 함께 연습하는 시간도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어?’
조성현이 멈칫거리며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았다.
정세연 피아니스트의 연주회가 바로 오늘이다.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콩쿨에서 심사위원을 한 후에 또 개인 연주회를 준비하고 있었던 모양.
정세연 피아니스트에 대한 기억이 꽤 좋은 조성현과 채윤이기에, 약간은 아쉬웠다.
어제 알아보기만 했어도 오늘 갈 수도 있었을 텐데.
조성현은 흐음 하고 소리를 내고는 결국, 연주회에 가는 것을 포기했다.
사실 오늘 하는 연주회를 가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이었고, 내일 하는 연주회를 가는 것도 힘들었다.
좌석이 남아 있기는 한데, 한 자리씩 떨어져 남아 있거나 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
결국 조성현은 다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실내가 어렵다면 야외다.
야외에서 놀만 한 게 뭐가 있을까.
“아빠아.”
열심히 고민하고 있는데.
채윤이가 다가와서 조성현을 부른다.
조성현이 고개를 들어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안아 달라는 듯 두 팔을 벌리는 채윤이.
조성현은 가볍게 웃으며 아이를 안아 들었다.
그의 무릎에 앉은 아이는 헤헤 웃으며 조성현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놀러 가고 싶어.”
아이가 말한다.
조성현은 눈을 내렸다.
최근 열심히 연습만 하던 아이가 놀러 가고 싶다고 이야기하니까, 곧바로 반응한 것.
“어디 놀러 가고 싶어?”
“얼음 축제!”
기다렸다는 듯, 채윤이가 말한다.
조성현은 눈을 깜빡거리며 빠르게 검색창에 얼음 축제를 검색했다.
‘슬슬 시작할 때긴 하네.’
얼음 축제에 관한 기사나 홍보 글이 상당히 많다.
채윤이도 어디선가 얼음 축제에 대한 광고를 본 모양.
“얼음 축제에 가서 뭐 하고 싶어?”
“에… 몰라.”
잠시 고민하던 아이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조성현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얼음 축제 갈까 그럼?”
“응!”
채윤이는 신난 얼굴이었다.
잔뜩 기대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마땅한 대안도 없는 터라 결국 얼음 축제에 가기로 했다.
‘호수공원 때 같은 일이 있을지도 모르고.’
지난번에 조성현과 함께 호수공원에 다녀온 후, 채윤이의 음악은 바뀌었었다.
이번에도 그 경험을 토대로 곡이 바뀌지 않을까.
채윤이가 조금 더 성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떤 경험을 할 때, 채윤이는 그것을 확실하게 흡수하고 성장했다.
이건 비단 음악적인 부분만을 이야기 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자라면서 배워갈 경험에 대한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채윤이가 친구들을 대하는 것도 그렇고, 조성현을 대하는 부분에서도 그렇다.
조성현이 돌아와, 채윤이를 만났을 때.
아이는 사실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당연히 아이인 만큼 조성현이 보기에 부족한 부분들이 많겠지만, 당장 영준이와 비교를 해도 채윤이는 조금 미숙한 부분들이 있었고.
지금에 와서는 조성현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또 음악을 제대로 하기 시작함으로써 여러모로 성장했다.
말하는 것도 많이 바뀌었고, 조성현과의 관계도 상당히 바뀌었다.
그렇게 녹아든 것들은 전부, 음악에서 드러난다.
‘다행이지.’
채윤이라는 아이가 성장하는 게 음악에서부터 드러나고, 조성현은 그것을 알아볼 수 있으니.
참 다행이었다.
“추우니까 따뜻하게 입어야 해.”
“응!”
채윤이는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조성현의 무릎에서 내려와 호다닥 자신의 방으로 달려갔다.
아이는 자신이 입을 옷을 스스로 고르는 편이었다.
신이 난 얼굴로, 채윤이는 열심히 옷을 골랐다.
아이가 고른 옷은.
갈색, 회색, 검정색이 적절히 어우러져 있는 스웨터였다.
혹시 추울까 걱정된 조성현은 아이에게 내복을 입힌 후, 그 위에 스웨터를 입혔다.
바지는 아주 심플하게, 청바지.
“머리에는?”
도리도리.
조성현의 질문에, 채윤이가 고개를 흔든다.
머리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듯.
가끔 머리핀을 하거나 머리띠를 해주었는데, 오늘은 별로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장갑도 끼고… 목도리도 해야지.”
채윤이가 낑낑거리면서 장갑을 스스로 낀다.
조성현은 피식 웃으며 아이가 장갑을 끼는 것을 지켜보며 목에 목도리를 둘렀다.
“아빠도 얼른!”
아이가 준비하는 걸 챙기느라 정작 조성현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채윤이가 조성현을 보며 보챘고.
조성현은 웃으며 안방으로 향했다.
“얼른 준비하고 나갈게. 채윤이 외투도 고르고 있어.”
“그래! 얼른 와야 해!”
“알았어요.”
조성현이 부드럽게 답을 한 후, 옷을 찾았다.
누구를 만나러 가는 것도 아니고, 굳이 꾸밀 필요도 없을 것 같아서 조성현은 편한 복장을 선택했다.
그래도 채윤이와 커플룩으로 보이면 예쁠 것 같아서, 갈색과 회색이 어우러져 있는 스웨터와 청바지로 맞췄다.
그냥 맨투맨 티셔츠를 입을까 했는데, 비슷한 옷이 딱 눈에 들어와서 그걸 선택한 것.
“예쁘다.”
조성현이 옷을 입고 나가자, 채윤이가 헤헤 웃으며 말을 했다.
그의 옷이 마음에 드는 모양.
채윤이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준 조성현은 아이가 들고 있는 외투를 입혀 주었다.
“아빠 옷 예뻐?”
“응!”
“채윤이 옷도 예쁘네. 우리 채윤이가 너무 예뻐서 뭘 입어도 다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아빠는 멋있어서 다 예뻐!”
“하하하. 우리 채윤이 누구 닮아서 말을 그렇게 예쁘게 하지?”
조성현이 웃음을 터트리며 자신도 외투를 챙겨 입었다.
사실, 다른 집들은 한겨울에도 아이들이 반팔 반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는 경우도 있었다.
아이들이 옷을 고르면 보통 자신이 좋아하는 옷을 고르다 보니, 계절과는 상관없는 옷들이 튀어나오는 거다.
채윤이는 다행히 계절에 어울리는 옷을 선택하니, 조성현으로서는 마음이 편했다.
“가자!”
채윤이가 조성현에게 손을 뻗으며 외친다.
조성현이 아이의 손을 잡으며 밖으로 나섰다.
* * *
가장 근처에서 열리는 얼음축제는, 지난번에 채윤이와 함께 갔던 쇼핑몰과 붙어 있는 아이스파크에서 열리는 얼음축제였다.
조금 인공적인 느낌이 있겠지만, 정말 자연적인 얼음축제를 하기 위해서는 몇 시간을 이동을 해야 하는데, 그럴 자신은 없었다.
조성현은 버스를 타고 아이스파크를 가면서, 스마트폰으로 연주회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연주회를 안 간지 확실히 오래되긴 해서, 함께 가보긴 해야 할 것 같았기에.
오늘 연주회를 하는 정세연 피아니스트는, 다음 주에도 연주회가 잡혀 있었다.
규모가 다르긴 하지만, 일주일 간격으로 한 번씩 연주회를 하려면 체력 소모가 상당할 텐데 대단했다.
‘그래도, 우리 입장에서는 잘 됐지.’
조성현도 그렇고 채윤이도 정세연 피아니스트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기에, 다음 주에 있는 연주회를 예매해두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 같았다.
그는 슬쩍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채윤아.”
“으응?”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채윤이가 고개를 돌려 조성현에게로 시선을 향한다.
“다음 주에 아빠랑 같이 연주회 보러 갈까?”
“연주회?”
아이의 얼굴이, 밝아진다.
방금도 밝은 얼굴이었는데, 지금은 정말 활짝 펴지는 게 연주회를 가고 싶어하는 건 확실했다.
“응. 정세연 피아니스트가 다음 주 주말에 연주회를 한다네. 졸업식도 했겠다, 마음 편히 볼 수 있지 않을까?”
“우음… 다른 거.”
채윤이는 미간을 살짝 좁히고는 말했다.
조성현은 눈을 깜빡거리며 아이를 바라보았다.
연주회는 좋아하는데, 정세연 피아니스트를 듣고 다른 거라고 이야기를 했다.
“다른 거? 다른 사람 연주회?”
그가 묻자, 채윤이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정세연 피아니스트의 연주회를 한 번 다녀와서 그런 걸까?
채윤이는 다른 이의 연주회를 가고 싶어 했다.
다른 사람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비교라도 해볼 생각인 걸까?
그냥 다양한 음악을 들어보고 싶은 것일 수도 있다.
조성현은 다른 연주회들도 알아보았다.
다들 몇 개월 전부터 예매하는 연주회들이 대부분이었기에, 좌석이 없는 곳들이 많았다.
그렇다고 그냥 아무 연주회나 가기에도 애매하고.
조성현은 연주회를 고르는 것에 꽤나 애를 먹어야 했다.
그리고 결국.
-이번 정류장은….
스노우파크에 도착할 때까지, 그는 예매하지 못했다.
‘예매는 돌아가는 길에 해야겠네.’
조성현은 스마트폰을 집어넣고 채윤이의 손을 잡았다.
“성인 한 명, 아이 한 명이요.”
계산하고, 손목에 팔찌를 차고 입장을 했다.
“우와아….”
들어서자마자, 채윤이 입을 벌리며 소리를 흘렸다.
그곳엔 온통 얼음과 눈으로 이루어진.
“얼음 왕국이다!”
순백의 세상이 있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