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36)
136화
조성현도 츄러스를 많이 먹어본 경험은 없었다.
이런 종류의 음식을 안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좋아하는 편에 속하는데.
‘문제는 혼자 가서 사 먹을 만큼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거지.’
츄러스가 보통 그렇지 않은가.
먹고 싶으면 없고, 딱히 끌리지 않을 때는 눈에 가끔 들어오는 거.
놀러 왔을 때나 가끔 먹는 음식이었는데, 애초에 조성현이 놀러 가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보니 안 먹게 된 거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초코 츄러스라는 게 있어?’
초코만 있는 게 아니었다.
슈크림도 있고, 아이스크림과 함께 주는 것도 있었다.
“채윤아. 뭐 먹을까?”
“우음….”
아이가 고민이 되는 듯 미간을 찡긋거리며 눈을 열심히 굴렸다.
채윤이는 아마 츄러스가 처음일 것이다.
음악 다음으로는 맛있는 것에 흥미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 채윤이었으니, 츄러스를 보고 고민하는 게 충분히 이해됐다.
정말 진지하게 고민을 하는 게 너무 귀엽기도 했지만, 계속 고민만 하고 있을 수는 없어서 조성현이 입을 열었다.
“초코랑 슈크림, 그리고 오리지널 하나씩 먹을까?”
아이스크림과 함께 파는 건 날씨가 추워서 일부러 제외했다.
고민거리가 순식간에 사라진 채윤이는 활짝 웃었다.
3가지 맛을 다 먹어 볼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한 모양.
조성현은 아이가 활짝 얼굴을 피자 피식 웃음을 흘리며 주문했다.
“초코 츄러스랑 슈크림 츄러스, 오리지널 하나씩 주세요.”
“넵. 4천 500원입니다.”
하나에 1,500원씩.
양은 그리 많지 않았다.
두 명이 먹어도 말 그대로 간식으로 먹었다 정도의 양.
“감사합니다.”
조성현이 츄러스를 받아들고 몸을 돌려 벤치로 향했다.
채윤이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열심히 조성현을 쫓아왔다.
아이가 폴짝거리며 뛰는 것을 본 조성현은 하하하고 웃음을 터트리며 채윤이의 입가에 츄러스를 가지고 갔다.
오리지널이다.
그냥, 츄러스에다가 설탕을 뭍인 것.
“앙.”
채윤이가 일부러 소리를 내며 츄러스를 베어 문다.
신이 난 게 한눈에 보였다.
바사삭.
츄러스 특유의 바삭하고 쫀득한 느낌에 놀란 것인지, 채윤이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아이는 입에서 츄러스를 열심히 우물거렸고, 조성현은 그것을 보며 자신도 츄러스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딱 그냥 츄러스 맛이었다.
기억하는 것 그대로의 맛.
“마싯어!”
아이가 흥분한 듯, 두 팔을 조성현에게로 뻗으면서 말을 했다.
조성현은 채윤이를 살짝 자신 쪽으로 더 끌어와 앉게 한 후 츄러스를 한 입 더 주었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했을까.
순식간에 츄러스 하나가 사라졌다.
이제 채윤이의 타겟은 바뀌었다.
슈크림을 먼저 먹을까, 초코를 먼저 먹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던 아이는 손을 뻗어 슈크림을 먼저 골랐다.
조성현은 아이가 혼자 잡고 먹을 수 있게, 일부러 먹여주지 않았다.
채윤이에게 맛있는 것을 먹여 줄 때면 행복하긴 하지만, 아이가 혼자 먹을 수 있는 걸 아는데 굳이 먹여주려고 할 필요는 없다.
“헤헤헤.”
슈크림이 맛있었는지, 채윤이가 대뜸 웃음을 흘린다.
조성현은 아이의 입에 슈크림이 묻은 것을 닦아 주었다.
채윤이와 슈크림 츄러스를 나눠 먹은 후, 초코까지 비웠다.
제일 맛이 진한 건 초코 츄러스였다.
조성현의 취향에 맞는 건 오리지널이었고.
그의 입맛에는 초코나 슈크림은 너무 달았다.
“채윤아.”
“으응?”
벌써 다 먹었다는 사실이 아쉬운지, 채윤이는 입맛을 다시며 빈 츄러스 봉지를 바라보다가 조성현의 부름에 고개를 돌렸다.
“뭐가 제일 맛있었어?”
“채윤이는 이거.”
“슈크림?”
“응!”
아이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채윤이의 입맛에는 슈크림이 확실히 맛있었던 모양.
하긴, 슈크림이 달면서도 깔끔하니까.
아이의 입맛을 저격하기에는 딱이다.
“나중에도 같이 먹자.”
“응. 나는 추러스 좋아.”
“츄러스.”
“튜러스.”
아이는 츄러스 발음이 힘든지, 추러스, 혹은 튜러스라고 발음했다.
조성현은 그게 재미있어서 아이와 함께 웃으며 츄러스를 또박또박 말할 수 있게 반복해주었다.
츄러스 봉지를 정리하고.
채윤이는 조성현의 손을 향해 자신의 손을 뻗었다.
얼른 잡아 달라는 듯한 그 제스쳐에 조성현은 아이의 손에 자신의 손을 올렸다.
아이가 조성현의 손가락을 잡더니, 낑낑거리며 끌어당긴다.
조성현은 채윤이의 손을 제대로 잡은 후, 걸음을 옮겼다.
“어디로 갈까?”
“저기.”
아이는 츄러스를 먹으면서 가고 싶은 곳을 정한 건지, 대답하는데 망설임은 없었다.
조성현은 채윤이가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움직였다.
이글루 존.
귀여운 하프물범 일러스트와 함께 그런 펫말이 걸려 있었다.
아이와 함께 그곳으로 걸음을 옮기니, 벌써부터 안쪽에서 다른 아이들의 신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글루 존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일부러 연기를 내뿜어서 내부가 보이지 않게 해두었고.
바닥에도 연기가 깔려 있었다.
시원한 느낌이 온몸을 감싼 후, 연기를 통과하자 이글루 존이 눈에 들어왔다.
“우와아….”
채윤이가 입을 벌렸다.
십여 개의 크고 작은 이글루들이 있었다.
진짜 얼음으로 만들어진 이글루들이다.
커다란 이글루에는 열 명이 넘는 사람이 들어가도 될 크기였고, 작은 이글루는 두 세 명이 들어가면 꽉 차기도 했다.
이렇게 이글루를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들었을까.
‘이러니까 입장료를 비싸게 받지.’
확실히, 입장료를 비싸게 받을 만하다.
조성현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채윤이가 이끄는 대로 걸음을 옮겼다.
커다란 이글루 안에서 애니메이션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아이들의 관심은 온통 그쪽에 쏠려 있었다.
덕분에 작은 이글루 하나가 비어 있었고.
채윤이는 얼른 조성현을 끌고 이글루 안으로 들어갔다.
조성현은 이글루에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 몸을 숙여야 했다.
들어오자, 생각보다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이었다.
“따뜻해.”
“그러게. 신기하다.”
얼음으로 만들어진 집인데, 안으로 들어오니 생각했던 것보다 춥지 않았다.
은근히 목소리가 울리는 듯한 느낌도 있었고.
채윤이는 그게 신기한지, 입을 벌리고는 숨을 크게 들이켰다가 내뱉었다.
“아아!”
소리가 울리며, 메아리처럼 지속된다.
화장실에서 목소리가 울리는 것과 비슷한 현상일까.
채윤이는 목소리가 울리는 게 좋은 것인지 결국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바람의 왕국’에서 나오는 OST 중 하나.
‘같이 낙엽놀이 할래?’는 아니었지만, 채윤이가 때때로 연주하는 곡이었다.
“흩날리는 저 바람과 같이~”
채윤이가 워낙 열심히 흥얼거리기에, 조성현도 함께 노래를 불러주었다.
이글루 안에서 목소리가 울리며 사운드가 더 볼륨감 있게 느껴졌다.
채윤이는 이글루 안에서 벌러덩 드러누웠다.
조성현이 얼른 아이의 팔을 움직여 머리 밑에 두었다.
채윤이가 조성현의 팔에 얼굴을 비비적거렸다.
아이는 잠시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났다.
이제 이글루가 지루해진 모양.
“썰매 한 번 타볼까?”
이글루 존 옆에 있는 건, 썰매 존이었다.
자연스럽게 이동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는데, 곳곳에 펭귄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었다.
“아플 것 같아….”
“아프지는 않을걸?”
“…그럼 타볼래.”
채윤이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조성현은 결국 아이와 함께 보호구를 착용한 후, 계단을 올랐다.
2인용 썰매를 받은 그는 자신이 먼저 앉은 후, 채윤이를 앞에 태웠다.
아이가 조성현의 손을 꽉 잡는다.
조성현은 가볍게 웃으며 채윤이의 손을 잡아 썰매의 줄을 잡을 수 있게 해주었다.
“이거 잡고 있어. 아빠가 채윤이 손잡을게.”
“응.”
아이가 답한다.
약간은 긴장을 하는 것 같은 목소리였다.
조성현은 아이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덮고는, 다리를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이제 출발할게?”
아이는 고개를 한 번 끄덕거리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썰매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채윤이의 손에 힘이 더 들어간다.
조성현은 아이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두 팔로 아이를 껴안듯 가볍게 힘을 주었다.
서거걱.
썰매와 눈이 쓸리며 소리를 낸다.
그리고.
후웅.
앞으로 빠르게 내려가며 바람이 조성현과 채윤을 덮쳤다.
“흐이에!”
아이가 기묘한 비명을 내지르며 조성현에게 몸을 기댔다.
내리막길이 끝나고, 평지에서는 속도가 조금씩 줄었다.
조성현은 썰매의 속도가 어느 정도 줄자, 다리를 이용해 썰매를 멈췄다.
“어땠어?”
그는 곧바로 채윤이부터 확인했다.
아이는 잠시 답이 없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끙끙거렸다.
조성현은 채윤이의 허리를 잡아 일으켜주었다.
아이는 일어나자마자 조성현에게 손을 뻗었다.
“한 번 더!”
채윤이는 잔뜩 신난 얼굴로 외쳤다.
처음에는 긴장하더니, 막상 타보니까 괜찮았던 모양이다.
“한 번만 더?”
“…두 번만…?”
조성현의 말에 채윤이가 자신 없는 목소리로 손가락 두 개를 올린다.
웃음을 터트린 조성현은 채윤이의 손을 잡고 다시 계단을 올랐다.
그날, 그들은 결국 썰매를 열 번이 넘게 탔다.
썰매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니 눈사람들이 서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딱히 뭘 하는 건 아니고, 그냥 다양하게 꾸며져 있는 눈사람들을 구경하는 곳이었다.
채윤이도, 조성현도 이제는 지쳐서 크게 활동적인 것을 하지 못했다.
아이스파크 측도 그걸 알았는지 일부러 활동적인 것보다는 구경을 할 수 있도록 꾸며둔 모양이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
채윤은 조성현의 팔에 기대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그럴 만했다.
스케이트부터 시작해서, 썰매까지 탔으니까.
체력을 소모할 만한 활동들이 너무 많았다.
어린아이가 지치기에는 충분한 활동들.
조성현도 조금 지치긴 했지만, 힘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채윤이가 잠자는 동안 다음 주 주말에 있는 연주회를 알아보았다.
대부분의 연주회는 자리가 없었는데, 조성현은 자리가 있는 연주회를 열심히 알아보다가 결국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취소표인 건지, 다른 좌석은 다 차 있는데 딱 두 자리가 비어 있는 연주회.
실비아 가르시아라는 피아니스트의 연주회였다.
조성현도 이름을 들어 본 적 있는 피아니스트였으니, 상당히 유명한 피아니스트다.
대신 가격은 조금 있는 편이었다.
좌석당 18만 원.
“음….”
한 좌석에 18만 원이면, 두 좌석은 36만 원이다.
조금 부담이 되는 가격인 건 확실했지만, 고민은 길지 않았다.
아이는 지난번 정세연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듣고 난 이후 많은 발전을 했다.
이번에도 채윤이는 아마, 정말 많은 발전을 하겠지.
조성현이 직접 가르치지 못하는 것들은 채윤이는 연주회를 통해서 배운다.
36만 원이라는 돈은 물론 큰돈이었지만, 채윤이를 위해서는 아깝지 않았다.
‘이번에 받은 돈도 있으니까.’
서예나의 앨범 작업을 하면서 돈도 받았겠다, 조성현은 과감하게 예매했다.
실비아 가르시아의 피아노는 조성현도 꽤 기대가 되었다.
채윤이는 과연 그녀의 연주를 듣고 이번에는 또 얼마나 성장을 할까.
그는 자신의 팔에 기대 잠든 아이를 바라보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저녁이 지나가고 있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