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38)
138화
유재균과 통화를 끝내고.
조성현과 채윤은 결국 그날 장을 보러 갔다.
다른 곳을 더 놀러 가기에는 아이가 많이 지친 상태였고, 조성현도 더 놀러 가면 지칠 것 같아서 그냥 장만 보는 것으로 그날을 보내기로 한 것.
장을 보는 것도 그리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딱딱 필요한 것들만 사고 집에 돌아오니 금방이었다.
그렇게 일요일이 지나고, 월요일.
조성현은 채윤이를 조금 일찍 데려다준 후,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그가 향한 곳은, 메이크업 샵이었다.
조성현이 샵 안으로 들어서자, 우경수 팀장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본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일찍 왔네요?”
“조금 서둘렀습니다.”
“고마워요. 나 안 그래도 바빴는데.”
우경수 팀장이 그렇게 말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늘, 서예나의 음악 방송이 있어서 그 스케줄을 조성현이 함께 하기로 했다.
우경수 팀장이 샵까지만 픽업하고, 조성현이 나머지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
“이거. 차 키.”
“아, 예. 혹시 서예나씨, 식사는 하셨나요?”
“아직 안 먹었어요. 아마 이따 4시까지 안 먹을걸요.”
“알겠습니다.”
조성현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4시까지 아직 여섯 시간이 훌쩍 넘게 남았는데,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경수 팀장은 바쁜 게 맞는지, 곧바로 떠났다.
서예나와 인사를 하지도 않고 떠나는 그녀를 보면서 조성현은 눈을 깜빡거렸다.
그는 서예나가 있는 방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리고는 들어섰다.
“어? 뭐야. 언제 왔어요?”
서예나가 조성현을 발견하고는 묻는다.
“방금 왔습니다. 우 팀장님 인수인계하시고 바로 가셨고요.”
“그래요? 우리 팀장님 바쁘다고 하더니 그냥 쌩하고 가버렸나 보네.”
“…….”
“밥은요?”
“배고프시면 바로 사 오겠습니다.”
“아니, 그쪽이요. 아침은 먹었어요?”
“아, 예. 아이 아침 챙기면서 주워 먹었습니다.”
“하긴. 채윤이 밥은 먹여야 하니까. 먹을 수밖에 없겠구나. 우리 채윤이 굶기지 마요.”
“하하….”
조성현이 어색하게 웃었다.
언제부터 채윤이가 서예나에게 ‘우리’ 채윤이가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아이를 생각해주고 있다는 건 느껴져서 감사했다.
“토요일 일요일도 무대에 서고, 오늘도 무대에 서려니까 너무 힘든데. 오늘 무대 빠지면 안 되겠죠?”
서예나는 이미 주말에 하나씩 음방을 소화한 상태였다.
토요일에 1위.
일요일에 1위.
벌써 2관왕이다.
서예나이기 때문에 어쩌면 2관왕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사실 그런 것도 아니었다.
빈집털이를 한 것도 아니고.
다른 대형 가수들이 컴백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이었기에 2관왕이 그리 당연한 건 아니었다.
심지어 이번에 완전히 컨셉을 바꾸고 컴백을 했으니,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에서 2관왕을 차지한 것.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한다는 게 사실 요즘에는 그 의미가 그리 크지 않지만, 어쨌든 하나의 기록이 되기 때문에 서예나는 직접 라이브까지 소화하려 하고 있었다.
이번 앨범이 최대한 성공을 하면 그녀가 이후 앨범도 뜻대로 흘러가게 하기에 매우 유리했으니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원하시면, 녹화로 진행한다고 할까요?”
“…농담도 못 하겠어.”
서예나는 그렇게 말을 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조성현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오늘 1위 하면 트리플크라운이니, 그것만 하고 다음부터는 그냥 쉬셔도 되지 않겠습니까.”
“내가 딱 그 생각으로 오늘까지만 하려는 거잖아요. 음방 무대만 있는 것도 아니고. 디싱 냈으니까 이제 슬슬 바로 다음 앨범 준비 들어가면 좋을 것 같은데. 괜히 이거 하면서 스케줄 미룰 필요는 없으니까.”
서예나가 말한다.
그녀의 말이 맞았다.
조금 더 효율적인 건 사실 음방보다는 다른 콘서트를 하는 거다.
서예나의 원함대로 바로 다음 앨범 준비에 들어가도 괜찮고.
회사 입장에서는 짧게라도 공연을 돌린 다음에 앨범 준비를 하는 게 훨씬 이득이겠지만, 서예나는 바로 앨범 준비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한 것 같았다.
그게 어떻게 타협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조성현이야 앞으로 일주일 정도만 함께 스케줄을 소화해주면 그가 해야 할 일은 끝이었다.
“채윤이 졸업식 금방이라면서요.”
“네, 돌아오는 주말에 바로 졸업식 해요.”
“졸업식하고 나면 열심히 채윤이랑 놀아주느라 바쁘겠네요?”
“아마도요.”
“채윤이 방학은 그럼 언제 끝나는 건데요?”
“내년 2월쯤…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아마 그때는 초등학교 입학 준비하느라 여러모로 바쁠 거다.
벌써 채윤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어느 초등학교를 보낼지도 고민이었다.
그냥 근처에 있는 초등학교를 보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음악 쪽으로 조금이나마 더 전문적인 학교를 가야 할지.
‘졸업식도 안 했는데, 벌써 생각할 필요는 없지.’
채윤이의 졸업식부터 끝내고 초등학교를 생각해보면 될 일이다.
오늘 저녁에 유재균을 만나기로 했으니, 그에게 물어봐도 괜찮고.
“눈 깜빡하면 채윤이 엄청 크고, 그럴 텐데. 그때 되어야 좀 자유롭게 일할 수 있겠네요?”
“모르죠. 뭐, 그때도 열심히 채윤이 챙겨주고 있을지.”
“아, 하긴. 그럴 수도 있겠다. 우리 채윤이 커서 연예인 하면 그쪽이 직접 매니저 해도 되니까.”
“…그건 생각 못 했는데. 그럴 수도 있고요.”
조성현이 애초에 매니저로서 일을 못 하는 게 아니니, 정말로 채윤이가 연예계에 뜻이 있다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아직까지는 크게 관심이 있는 것 같진 않지만, 채윤이는 조금씩 조금씩 연예계 쪽에도 어느 정도 흥미를 보이고 있긴 했다.
지금은 피아노에 집중하느라 다른 것은 잘 보이지 않은 모양이지만, 피아노를 정말 잘 치게 되고 나중에 피아노가 지루해진다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채윤이 입학하면, 일없죠?”
“아직은요.”
“같이 미니 앨범이나 하나 준비해볼래요?”
서예나가, 은근슬쩍 던진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별거 아니라는 듯 물어보는 그녀였지만 내심 약간의 긴장을 하고 있었다.
조성현은 서예나를 바라보았다.
서예나도 거울을 통해 조성현과 눈을 마주쳤다.
메이크업해주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멈칫거렸다가 조성현과 서예나를 번갈아 바라본 후에 다시 일을 이어나간다.
“…아직 정해진 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그때 서예나씨가 더 좋은 프로듀서를 찾을 수도 있는 거고.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지 않을까요.”
조성현은 그렇게 답을 하는 것으로, 이번에도 다시 한번 시간을 끌었다.
서예나가 쯧 하고 혀를 찬다.
“엄청 튕기네 진짜.”
그녀의 말에 조성현이 웃음을 터트렸다.
“튕기다뇨. 하하. 저는 예나씨랑 작업하는 거 좋습니다.”
그가 웃으며 말했다.
진심이었다.
서예나와 함께 작업을 하면서, 조성현은 그녀와 꽤나 친해질 수 있었다.
가볍게 장난을 칠 수도 있는 사이가 되었고, 서예나라는 사람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다음에 앨범을 준비할 때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는 것보다 더 수월할 거다.
그리고 아마.
‘이번 앨범 준비할 때보다 더 재미있겠지.’
이번에는 팀원들이 조성현을 견제하는 느낌이었지만, 다음 앨범부터는 그런 게 전혀 없을 테니까.
조성현은 마음 편히 앨범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을 거다.
이번에 음악 작업을 하면서 조성현은 꽤나 재미를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애매한 답을 하는 것은 채윤이에게 신경을 쓰기 위함이었지, 작업하는 게 재미가 없어서 그런 건 결코 아니었다.
“돈 때문에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진짜 상황 따라 애매해질 수도 있어서 그런 것 같으니까 그때 다시 이야기해요 그럼.”
서예나도 그런 그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깔끔하게 물러났다.
어차피 이 이상 말해봐야 바뀌는 건 없다는 것을,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메이크업도 끝내고.
조성현은 이동하기 직전에 편의점에 들러서 프로틴바를 하나 사서 주머니에 넣었다.
혹시 서예나가 배고플 때를 대비한 것.
아니나 다를까.
오후 두 시 정도가 되었을 때, 서예나는 쓰읍 하고 소리를 냈다.
“아, 배고픈데. 아직 밥시간 멀었죠?”
“샌드위치라도 사 올까요.”
“햄버거 어때요.”
“…….”
조성현은 가만히 서예나를 바라보았다.
그는 오랜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다.
여기서 햄버거를 사주면, 아마 서예나는 이후에 조성현에게 왜 햄버거를 사줬냐고 투덜거릴 것이다.
그게 진심 어린 짜증이나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서예나는 분명 햄버거를 먹고 나서 후회할 거다.
앞으로 2주는 최소로 무대를 계속 돌아다녀야 할 텐데, 지금 배고프다고 햄버거를 먹으면 그 뒤로는 더 빡세게 식단 조절을 해야 할 테니까.
“아, 알았어요.”
서예나는 조성현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거 아무거나 사 와줘요. 배고프네.”
“일단 이거 드시고 있으시면 다녀오겠습니다.”
조성현은 프로틴바를 내밀었고, 서예나는 눈을 반짝거리며 그것을 받아 들었다.
“이건 또 언제 준비한 거래.”
그녀는 신기하다는 듯 중얼거리며 프로틴바를 먹기 시작했다.
결국 식사는 닭가슴살 샌드위치가 되었다.
무대가 4시다.
식사다운 식사를 하면 자칫 잘못하다가는 라이브 무대를 하다가 트름이라도 나올 수 있었다.
그러면 그대로 방송 사고였고, 큰일이 난다.
그렇기에 다들 식사하는 것을 조심했다.
조성현은 서예나가 무대를 무사히 끝내는 것까지 확인하고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앨범은 잘 만든 것 같다.
“축하드립니다! ‘푸른 밤’의 서예나 선배님!”
결국 서예나는 그날,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 * *
서예나를 집에 데려다주고.
회사에 차를 주차한 조성현은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
이제 시간은 5시.
음식 준비를 대충이라도 끝내놔야 집에 와서 손님맞이를 무리 없이 할 수 있었다.
조성현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음식 준비를 했고, 6시가 되기 전에 얼른 유치원으로 가서 채윤이를 데리고 왔다.
“채윤이는 아빠 도와줄 수 있어!”
아이가 활짝 웃으며 외쳤고.
조성현은 채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채윤아. 그럼 가방이랑 옷 정리하고, 손 씻고 올까?”
“그래!”
아이가 고개를 크게 끄덕거리면서 호다닥 움직인다.
조성현은 그런 채윤이를 보면서 잠시 고민했다.
자신을 도와주는 것에 신이 난 걸까, 아니면 영준이가 집에 온다는 것에 신이 난 걸까.
고민은 짧았고, 결론은 나지 않았다.
채윤이는 결국 열심히 움직여서 식탁 위에 수저까지 올려주는 것을 도와주었다.
때마침.
띵동.
벨이 울렸다.
영준이네가 도착했다.
“왔다!”
채윤이가 밝은 목소리로 외쳤다.
내 딸은 음악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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