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50)
150화
크리스마스 기념 파티를 하기로 한 날.
조성현과 채윤은 아침 일찍 일어났다.
어제 하던 곡 작업이 저녁에 끝나서 일찍 잘 수 있었고, 덕분에 아침에 바로 눈이 떠졌던 것.
점심 즈음에 첫 식사를 하고, 조성현과 채윤은 자신들이 작업한 곡을 들으면서 함께 이야기를 했다.
별건 없었다.
“곡 제목은 엄마로 하는 게 좋겠지?”
“응. 엄마야.”
채윤이는 곡의 제목은 절대 바꿀 수 없다는 듯 확실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다.
조성현도 굳이 곡의 제목을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채윤이가 곡에서 이야기하는 게 엄마가 없음으로써 나오는 외로움과 차가움이었고.
조성현은 아이 엄마에게 괜찮다고 이야기하듯, 또 채윤이를 위로하듯 바이올린을 담았다.
곡의 제목으로 ‘엄마’보다 잘 어울리는 것은 없었다.
그렇게 저녁이 되고.
조성현은 조금은 긴장을 했다.
사실 박한율이나 안소현은 어차피 친분 있는 사람들끼리 모이는 거라서 편한 마음으로 와도 된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애초에 본인들도 그리 친한 사람들이 없다고 했는데, 마냥 편한 자리는 아니겠지.’
심지어 박한율의 집안의 친분 있는 이들이 모이는 자리다.
조성현은 박한율과 안소현의 집안에 대해서 완벽히 아는 것은 없었지만, 적어도 그들의 집안이 상당히 부유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정말 여유 있는 집이 아니라면 가질 수 없는 차를 타고 나타나기도 했던 그들이고, 조성현과 채윤이었다면 가지 않았을 레스토랑에 아무런 부담 없이 가는 것을 보면 그 정도는 유추할 수 있는 게 당연하다.
‘실비아의 레슨을 받는 것도 그렇고.’
조성현은 속으로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옷을 슬쩍 내려다보았다.
편하게 와도 된다고 했기에 완벽히 격식을 차리기도 애매해서, 일단은 캐주얼하면서도 격식을 차렸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위에는 가볍게 니트를 입고, 마이를 걸쳤다.
밑에는 양복 바지를 입었고.
마냥 편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엄청 풀어진 모습은 아닐 거다.
평소에 운동해놔서 수트가 잘 맞아서 다행이다.
“채윤아.”
“응!”
아이의 목소리가, 방 안쪽에서 들려온다.
조성현은 슬쩍 걸음을 옮겨 채윤이의 방으로 향했다.
열심히 옷을 챙겨 입고 있는 채윤이가 보인다.
조성현은 아이가 낑낑거리며 옷을 입는 것을 보고는 피식 웃음을 흘리며 아이가 옷을 입는 걸 도와주었다.
채윤이도 파티를 상당히 기대하고 있는 모양인지, 자신이 직접 옷을 고른다면서 상당히 의욕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예쁘다 우리 채윤이.”
아이는 편하면서도, 잘 어울리는 옷을 선택했다.
드레스를 입고 갈까 고민을 한 흔적도 보였다.
채윤이의 방에 있는 옷장에, 드레스가 반대로 걸려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으니까.
조성현은 그것을 발견하고는 다시 드레스를 바르게 걸어놨다.
“위에는 뭐 입을까?”
“코트!”
패딩을 입히면 조금 더 따뜻할 텐데, 오늘은 코트를 입고 싶은 모양.
옷도 코트랑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조성현은 바로 고개를 끄덕거리며 코트를 꺼내주었다.
채윤이는 열심히 팔을 집어넣어 코트를 챙겨 입었다.
그것을 끝으로, 조성현과 채윤이는 밖으로 나섰다.
날이 평소보다는 조금 덜 추웠다.
엄청 추운 줄 알았는데, 며칠 전보다는 덜 춥다.
다행히 조성현과 채윤은 추위에 떨지 않으며 약속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 24층이래.”
“24층.”
조성현은 아이의 손을 잡고 걸음을 옮기며 이야기를 했고, 채윤이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기억하겠다는 듯 중얼거렸다.
다행히 건물로 들어가자 딱 봐도 파티장으로 안내하는 듯한 느낌의 길이 있었다.
여러 장식들로 엘리베이터까지 연결이 되어 있었고, 고층용 엘리베이터 앞에는 두 명의 직원이 대기하고 있었다.
“죄송하지만 이쪽은 이용하실 수 없으십니다. 반대쪽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셔야 합니다.”
조성현은 채윤이의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음을 옮겼는데.
고층용 엘리베이터의 앞에 있던 직원중 한 명이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고 있지만, 이용할 수 없다는 돌려 말하기였다.
조성현은 눈을 깜빡거렸다.
누가 봐도 여기로 가늘게 맞는 것 같은데.
“여기가 그 파티 가는 엘리베이터 아닌가요?”
“…….”
조성현이 묻자, 직원들은 서로를 잠시 바라보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
“조성현입니다.”
직원의 물음에 조성현은 곧바로 대답했다.
착각할 수도 있고, 자신이 초대받은 걸 모를 수도 있다.
이 엘리베이터가 24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면 오해를 풀고, 타면 될 일이었다.
직원들은 잠시 눈빛을 교환하더니 고개를 살짝 숙였다.
“죄송합니다. 잠시 확인 좀 해도 되겠습니까?”
“네, 그러세요.”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을 하자, 직원 중 한 명이 얼른 품에서 작은 노트를 하나 꺼내서 열심히 들여다본다.
그러다가.
“아, 조성현님. 확인되셨습니다. 죄송합니다. 결례가 많았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직원들은 동시에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이렇게까지 미안해할 필요는 없는 일인데, 바로 사과를 하는 그들의 행동에 조성현은 어색하게 웃었다.
“아, 아닙니다. 그러면 여기 엘리베이터 사용하면 되는 거죠?”
“네, 엘리베이터 이용하셔서 24층으로 가시면 됩니다.”
직원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 문을 열어주며 말했고, 조성현은 감사 인사를 하고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23층까지만 숫자로 쓰여 있고, 24층은 PH라고 써있다.
“채윤아.”
“으응?”
“기대 돼?”
“응! 실비아랑 인사하고 싶어.”
채윤이는 역시, 다른 것보다 실비아 가르시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지난번에 식사할 때도 파티 그 자체도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모습이었지만, 파티보다 더 관심을 보인 것은 실비아 가르시아의 존재였다.
그녀의 연주회를 바로 며칠 전에 듣고 온 상황.
채윤이로서는 실비아가 더 궁금하고 만나보고 싶어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한율이 만나면 선생님 소개해 달라고 하자.”
“응.”
채윤이가 방실방실 웃으면서 답을 한다.
조성현은 아이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 주면서 입을 열었다.
“근데 채윤아.”
그가 채윤이를 부르자, 아이가 왜 부르냐는 듯 조성현을 바라본다.
“한율이 보는 게 좋아, 아니면 영준이 보는 게 좋아?”
갑자기 궁금해졌다.
채윤이는 과연 어떤 답을 할까.
아이는 조성현의 질문에, 고민을 하는 듯 미간을 찡긋거렸다.
“영준이는 재미있고…. 한율이는 신기해.”
“그래?”
“응. 한율이는 피아노 짱 잘해.”
“영준이는?”
“영준이는…. 그림도 잘 그리고… 착해.”
채윤이의 기준에서는 영준이가 더 착하다고 느껴지는 모양이다.
아이는 누구를 선택하기보다는 각자의 장점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조성현은 그런 채윤이의 답에 속으로 가볍게 웃음을 삼켰다.
띵.
작은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린다.
넓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애초에 파티를 하거나 하는 공간으로 쓰이는 건지,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조성현은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내리자마자 아무거나 입고 오질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
다들 누군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충분히 예의를 차리는 옷들을 입고 왔으니까.
아이들도 많고, 어른들도 꽤 있었다.
친분 있는 사람들끼리 모인다고 했는데, 서로 다 친분이 있는 것 같진 않았고….
‘사회생활의 연장선인 건가.’
다들 즐거운 듯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진심으로 즐거운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였다.
조성현은 채윤이를 데리고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약간 어색해질 것 같아서 슬쩍 주변을 둘러보는데, 채윤이의 걸음이 느려진다.
아이의 걸음이 느려지자 조성현은 곧바로 채윤이를 확인했다.
채윤이는 파티 장 한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성현도 시선을 돌리니, 커다란 그랜드 피아노가 눈에 들어온다.
피아노뿐 아니라, 다른 악기들도 전시가 되어 있었다.
실비아 가르시아가 참석하는 파티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뭐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
가만히 악기들을 바라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박한율이 다가왔다.
“안녕.”
그는 채윤이를 향해 인사를 했다.
조성현과 채윤은 박한율이 먼저 인사를 하고 나서야 그를 발견 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응. 한율이 안녕.”
“오빠 안녕.”
채윤이가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다.
아이는 파티장의 분위기 자체가 신기한 듯 보였다.
조성현이야 일하다 보면 가끔 연예인들끼리 모여서 이런 어색한 친목 현장을 보일 때도 많았으니 익숙했지만, 채윤이는 아닐 테니까.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봤는데, 다른 사람이랑 이야기하고 있어서 이제 왔어.”
변명하듯 이야기를 한 박한율은 큼 하고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채윤이를 보며 질문을 던졌다.
“뭐, 와보니까 어때?”
“신기해.”
“이런 파티 처음이지?”
“응. 피아노도 있고, 멋지다….”
“아, 저 피아노로 이따가 실비아 선생님이 캐롤을 연주해줄 거야.”
“헤에….”
“그 전에 연주해보고 싶으면 한 번 해봐도 좋고. 가끔 애들이 연주하기도 하고 그러거든. 작년에도….”
“실비아 선생님이 연주하는 건 언제야?”
“아직 다 안 왔으니까… 이따가 사람들 다 모이고 좀 있다가 할걸.”
박한율은 정확한 시간은 잘 모르겠다면서, 고개를 가볍게 흔들었다.
채윤이는 일단 기다리고 있으면 실비아가 연주해준다는 소식에 기뻐하는 게 얼굴에서 확 드러나고 있었다.
조성현은 채윤이가 너무 실비아 가르시아만 신경을 쓰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 박한율이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다.
하지만 다행히 박한율은 채윤이가 좋아하는 모습에 안심하는 얼굴이었다.
파티에 초대했는데 재미없어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했던 모양.
박한율은 때때로 많이 성숙한 모습을 보이지만, 또 그저 또래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많았다.
채윤이와 박한율은 열심히 대화를 나누었다.
박한율은 채윤이에게 파티에 대해 설명하면서, 어디에 음식이 있고 또 어디에는 뭐가 있는지를 알려주었다.
그렇게 박한율이 채윤이에게 설명해주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데.
또각또각.
옆에서 구두 소리가 들리더니, 안소현이 모습을 드러낸다.
“안녕하세요. 성현씨.”
“아, 네 안녕하…세요.
조성현은 그녀에게 인사를 하려다가, 안소현과 함께 온 여성을 발견하고는 멈칫거렸다.
익숙한 얼굴.
지난주 토요일, 연주회에서 봤던 얼굴이다.
그녀는 박한율과 함께 있는 채윤이에게 관심이 가는지, 아이를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실비아는 채윤이 쪽으로 살짝 몸을 숙이며 손을 내밀었다.
“안녕, 나는 실비아라고 해.”
그리고, 실비아가 입을 열었을 때.
채윤이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이는 영어를 할 줄 몰랐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