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51)
152화
실비아가 피아노 앞으로 향해, 의자에 앉자 모두의 시선이 모였다.
대화를 나누던 이들도 입을 다물고, 실비아를 바라본다.
채윤이와 박한율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조잘조잘 떠들다가, 실비아 가르시아가 피아노 앞에 앉자마자 입을 다물었다.
채윤이의 눈이 반짝거렸다.
실비아의 독주회를 보고 온 적이 있는 채윤이었고, 지금은 훨씬 더 가까운 위치에서 그녀의 연주를 볼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기대할 수밖에.
따라란…
실비아의 피아노가 시작되었다.
조성현은 첫 소절을 듣고, 무슨 곡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아주 잔잔하게 시작되는 곡.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어딜 가던 한 번씩은 들을 수 있는 곡이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잔잔하게 연주하며, 실비아의 피아노 연주는 파티장 전체의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아주 편안하게, 다들 긴장을 풀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실비아를 바라본다.
음악이 가지고 있는 힘은 아주 대단해서, 다들 입가에 미소가 맺혀 있었다.
실비아의 연주는 이어졌고, 그녀의 연주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는 빠르게 변화했다.
그녀는 단순히 ‘고요한 밤, 거룩한 밤’만을 연주한 것이 아니었다.
아주 조금 연주하다가, 자연스럽게 다른 곡으로 넘어간다.
그냥 곡을 하나 연주를 하는 게 아니라 메들리 형식으로 여러 곡들을 한 번에 연주하려는 모양.
조성현은 부드럽게 이어져서 연주되는 곡을 듣고 조금은 놀랐다.
다즐링의 영화, ‘바람의 왕국’에서 나온 OST가 나온 것.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만큼, 여러모로 크리스마스 시즌과 어울릴 만한 곡이 있긴 했지만.
이 자리에서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이후에 ‘바람의 왕국’의 OST가 나올 줄은 몰랐다.
채윤이는 눈을 반짝거리며 실비아의 연주를 들었다.
곡은 금방 또 바뀌었다.
이번 곡은, ‘천사들의 노래가’라는 곡이었다.
조금은 신나게 연주가 되고.
이어서 크리스마스의 대표적인 노래가 바로 나온다.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
누가 들어도 아, 이 곡. 하면서 알수 있는 곡이다.
그리고 그걸로 실비아의 연주는 끝이 났다.
이 파티에서, 실비아의 연주는 일종의 ‘이제 본격적으로 파티가 시작됩니다.’라고 알려주는 신호와 같은 모양이었다.
실비아의 연주가 끝나자마자, 한 남성이 피아노가 있는 쪽으로 다가와 입을 열었다.
“네, 좋은 저녁입니다. 다들 이 자리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익숙한 얼굴도, 새로운 얼굴도 있네요.”
남성은 조성현을 보면서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조성현은 멈칫거렸다가, 마주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받았다.
잠깐, 사람들의 시선이 조성현과 채윤이에게로 향했다가 다시 남성에게로 돌아간다.
“항상 그랬듯, 편하게 즐겨주시면 되겠습니다. 악기를 가지고 즉석에서 밴드를 결성해도 괜찮고. 노래해도 좋아요. 술에 너무 취해서 집에 못 돌아갈 정도만 아니면 됩니다. 하하.”
남자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잔을 들어 올렸다.
누군가 조성현이 있는 쪽으로 다가와 쟁반을 내민다.
샴페인이 담겨 있는 잔들이 올려져 있는 쟁반.
조성현은 안소현과 서예나가 그 쟁반 위에 있는 샴페인을 한 잔씩 가지고 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자신도 한 잔 들어 올렸다.
힐끗, 채윤이를 바라보니 궁금한 얼굴로 조성현과 그가 들고 있는 샴페인 잔을 바라본다.
아이들도 뭔가를 마시는 건가 싶었는데, 그런 건 없는 모양.
“올해도 수고 많으셨고, 마무리까지 힘내시길 바라겠습니다.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남자의 선창에, 다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외치며 샴페인을 단숨에 들이켠다.
아직 크리스마스는 아니었지만, 몇 시간 후면 크리스마스여서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는 모양.
그렇게, 파티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전까지는 조금 차분한 분위기였다면, 이후로는 더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대화들이 이어졌다.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그렇다는 것이지, 조성현과 안소현, 그리고 서예나의 분위기가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대화가 계속 이어지면서 서로에 대해서 더 알아가며 자연스럽게 편해지기는 했지만, 그 외에는 딱히 뭐가 더 바뀌진 않았다.
“아니 진짜, 너무 튕긴다니까요.”
“비싼 몸이네요. 성현씨.”
“저 구매하려면 채윤이 정도는 되어야 할걸요?”
조성현이 웃으며 말을 한다.
서예나는 그런 조성현의 말을 듣고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대화하면서 가장 바쁜 건 조성현이었다.
서예나와 안소현은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기는 했지만 제대로 대화를 나눠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고.
조성현이 그 중간에서 여러모로 대화의 주제가 되기도 하며 다리를 놓는 형국이 되었던 것이다.
거기에 채윤이와 박한율의 대화에도 그는 가끔 함께해야 했다.
둘은 콩쿨에 대해서, 또 피아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채윤이는 박한율의 말이 이해되지 않을 때마다 조성현에게 도움을 청했다.
결국 조성현은 채윤이와 박한율의 대화를 듣고, 설명하며, 또 한 명의 음악가로서 음악에 대한 의견을 내놓고는 했다.
대화는 화기애애하게 흘러갔다.
그런 분위기를 깬 것은 한 어린 여자아이였다.
“야, 네가 왜 여기 있냐?”
날카로운 목소리.
조성현은 힐끗 채윤이와 박한율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인상을 찡긋거리고 있는 여자아이.
지난번에 한 번 본 적이 있는 얼굴이었다.
“…….”
채윤이는 여자아이를 바라보면서 눈을 깜빡거렸고, 박한율이 슬쩍 나섰다.
“여기 있으면 안 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래.”
“하, 설마 오빠가 초대한 거야?”
“응.”
“진짜… 어이가 없네. 운 좋게 최우수상 수상한 녀석이 뭐가 좋다고 파티에 초대를 해.”
“아직도 그 소리야? 운이 좋은 게 아니라 실력이 좋은 거야.”
“오빠만 그렇게 생각할걸?”
박한율이 미간을 좁혔다.
그는 고개를 흔들어 보였다.
“야, 고은비. 계속 그럴래?”
박한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고은비에게 말을 했고, 조성현은 그제서야 여자아이의 이름을 기억해냈다.
지난번에 채윤이가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고은비가 우수상을 수상했었다.
그때도 채윤이에게 와서 뭐라고 말을 하는 것을 박한율이 도와주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의 상황이 벌어진 것.
이번에는 조성현뿐만 아니라 안소현도 같이 있었기에, 조성현은 일단 나서지 않고 지켜보았다.
“결과가 이해가 안 되잖아. 나만 그래?”
“응. 너만 그래. 고은비, 너 한 번이라도 제대로 채윤이 연주 들어 본 적 있어?”
“…당연히 있지.”
고은비가 잠시 움찔거렸다가 말을 한다.
누가 봐도 제대로 들어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얼굴.
박한율은 고은비가 거짓말한 걸 가지고 뭐라 하지 않았다.
다만.
“제대로 들은 적이 있는데도 그런 말 하는 건… 네 피아노 듣는 실력이 좋지 않나 보다.”
“오빠!”
박한율의 말에, 고은비가 얼굴을 찡그리며 소리를 친다.
주변의 시선이 잠시 고은비와 박한율에게로 향했다가 떨어진다.
결국, 안소현이 나섰다.
“박한율, 동생한테 그게 무슨 말이야.”
“…”
“은비야, 채윤이는 우리가 초대한 손님이야. 콩쿨 결과가 속상할 수는 있어도… 채윤이가 잘못한 게 없으니까, 뭐라고 하지 말자.”
안소현은 차분하게 말을 했고, 고은비는 차마 안소현에게도 소리를 칠 수는 없었던 건지 시선을 돌려 채윤이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조성현은, 묘한 느낌을 받았다.
채윤이는 얌전하고, 피아노를 좋아한다.
하지만 동시에, 잘 못 한 것도 없는데 자신을 쏘아붙이는 이를 앞에 두고 가만히 있는 아이는 아니었다.
“피아노, 못 치면서.”
채윤이가 툭 하고 말을 던졌다.
안소현이 조금 당황한 기색으로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채윤이가 그렇게 말할 줄은 몰랐던 것.
조성현은 볼을 긁적 거렸다.
나서야 할까, 아니면 지켜봐야 할까.
아무런 소란도 피우기 싫으면 지금 가서 채윤이를 말리는게 좋다.
아이는 조성현이 말리면 가만히 있을 거고, 고은비는 안소현이 달래면 되니까.
근데….
‘막 나서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네.’
조성현은 어른이다.
하지만 동시에, 아빠였다.
자신의 아이가 아무런 잘못 없이 욕을 먹고 있는 것을 보면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은 게 당연했다.
그래도 말리긴 해야 했다.
파티에 초대를 받았는데, 와서 괜히 소란이 벌어지면 그들을 초대한 안소현의 입장도 난처해질 테니까.
작게 한숨을 내쉬고, 조성현은 채윤이를 향해 걸음을 움직였다.
그러는 사이, 고은비가 입을 열었다.
“네가 더 못하잖아.”
“너는 피아노 안 좋아하면서.”
“야, 너 몇 살이야.”
고은비는 인상을 찡긋거리면서 채윤이의 나이를 물었다.
조성현은 채윤이의 바로 옆에서 가볍게 몸을 숙이며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려다가, 고은비가 채윤이의 나이를 묻는 것을 듣고는 속으로 웃음을 흘렸다.
어린아이들도 나이를 따지는 건가 싶어서.
‘어리니까 더 따지는 걸 수도 있겠네.’
조성현은 속으로 생각을 하면서 채윤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평소의 채윤이였다면, 아마 조성현이 가까이 다가왔을 때 시선을 움직여 조성현을 바라보았을 거다.
하지만 채윤이는 조성현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고 가만히 고은비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일곱 살.”
“나보다 어리네. 내가 언니거든?”
“언니인데… 우수상…?”
조성현은 아이에게 그만해도 된다며 손을 뻗다가, 멈칫거렸다.
방금 건, 고은비가 진짜 화가 날만 한 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고은비는 얼굴을 잔뜩 구기고는 채윤이를 노려보았다.
“그거는 결과가 이상했던 거지, 그때도 내가 피아노 너보다 더 잘 쳤거든?”
“…”
“다른 심사위원들이었으면 내가 최우수상을 받았을 거야.”
고은비가 당당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은비야. 이제 그만.”
안소현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했다.
하지만 이미 고은비도, 채윤이도 서로 화가 조금씩 나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들만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러면 한 번 해보던가.”
박한율이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말을 한다.
고은비는 고개를 홱 돌려 박한율을 바라보았다.
“뭐?”
“피아노는 저기 있어. 보여줘 봐. 얼마나 잘하는지. 너랑 채윤이랑 번갈아 가면서 한 번 쳐보면 되겠네.”
박한율의 말에, 채윤이가 눈을 깜빡거렸다.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내 딸은 음악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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