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61)
161화
서예나가 곡, ‘엄마’를 탐낸다.
조성현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일단 서예나에게 곡을 들려줬던 건 사실 정말 별생각 없이 했던 행동이다.
이대로 그냥 곡을 완성 시키는 게 좋을까, 아니면 더 뭔가 하면 좋을까 하는 고민도 있었고.
곡 그 자체도 고민이지만, 더 큰 고민은 이 곡을 과연 어떻게 하면 좋을지였다.
말 그대로 추억 동영상 느낌의 뮤직 비디오를 만들어 미튜브에 올리기라도 할까.
아니면 그냥 소장만 하고 있을까.
방법은 여러 가지였고, 조성현은 그런 부분에 있어서 고민하던 찰나.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서예나의 의견도 참고하면 좋겠다 싶어서 들려준 것이 전부였다.
물론 그가 파일을 보내기도 전에 채윤이가 연주해서 먼저 듣게 되었지만, 아이의 연주는 그들이 완성한 곡과는 조금 달랐고, 서예나가 파일을 보내달라는 말에 보냈었다.
‘근데 그 곡을 탐낸다고?’
조성현으로서는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앨범에 수록하고 싶어한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우 팀장이 나한테 이건 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해서 나도 방금 알았어.
박중원의 말에, 조성현은 머리가 복잡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채윤이가 무슨 일이냐는 듯 조성현을 바라본다.
조성현은 미소를 보이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우 팀장님하고 형 말고는 채윤이가 작곡했다는 거 모른다는 거죠?”
-그치. 2팀이야 사실 서예나씨가 새로운 앨범에 수록하고 싶어 하는 곡이 있다 정도만 아는 거고.
“음… 오케이.”
-오케이? 뭐가 오케이야. 서예나씨 앨범에 곡 수록한다고?
“아뇨, 그냥 알았다고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나중에 서예나씨한테 연락 오더라도 당황하지 않겠네.”
서예나에게 연락이 올 게 분명하다.
곡에 대해서는 채윤이와도 이야기를 충분히 나눠봐야 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이 나진 않을 것 같았다.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생각해보면 될 일이다.
급한 건 아니니까.
-… 그래.
“아, 그리고 형.”
조성현이 박중원을 부른다.
원래는 캠핑을 다 끝내고 이야기를 하려 했는데, 박중원이 먼저 연락했으니 그냥 지금 이야기해도 괜찮으리라.
-응?
“지난번에 이야기 했던 거 있잖아요.”
채윤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결정을 내렸었다.
유미의 앨범 프로듀싱을 하기로.
지난번에 이야기했던 거라고 말을 꺼내자 박중원은 조성현이 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것이라고 바로 짐작한 모양이다.
-응, 결정은 내렸어?
“할게요.”
-어? 진짜?
“네. 근데 조건이 있어요.”
-웬만하면 맞춰줄게. 솔직히 금전적으로 엄청나게 해주진 못해도, 다른 조건들은 어느 정도 맞춰줄 수 있어.
지난번에 서예나와 함께 할 때 했던 조건은 사실 굉장한 오버 페이였다.
조성현의 몸값에 비해 많이 받았었던 상황.
하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조성현은 서예나의 앨범을 성공시킴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고, 조건을 제안하는 것에 있어서 Pan 엔터테인먼트에서도 큰 거부감을 가지지는 않을 거다.
박중원과의 친분도 있고, 유미와의 친분도 있다.
거기에 장현아도 프로듀싱 계속할 생각 없냐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가.
그녀는 비록 신입 매니저지만, 장판석 대표의 딸인 만큼 전혀 상관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여러모로 조성현에게 불리한 상황은 아니었다.
“금전적으로는 사실 형이 알아서 잘 맞춰줄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지. 내가 최대한 챙겨줄게.
“고마워요. 그런 건 형이 알아서 해주면 될 것 같고, 제가 원하는 건 좀 다른 건데.”
-응.
“회사에서 작업실을 하나 제공해 줬으면 해요. 출근은 비정기적.”
-작업실이야 당연하고, 출근은 네가 유미씨랑 이야기하고 작업하는 데 큰 문제 없는 선에서 알아서 하면 돼.
“그리고 마지막. 이게 가장 중요한데. 채윤이랑 같이 일할 수 있게 해주세요.”
-… 응?
박중원은 조성현의 말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
“작업하는 동안 채윤이가 계속 제 옆에 있을 수 있게 해주세요.”
-녹음 할 때도?
“네. 녹음 때도요.”
-알았다. 뭐, 그거야 유미씨 의견이 중요하긴 한데. 유미씨가 채윤이 싫어하진 않을 테니까. 오히려 좋아하겠지. 채윤이랑 자주 볼 수 있다고.
“하하하.”
박중원의 말에 조성현은 웃음을 흘렸다.
-캠핑 언제 끝나?
“일요일에 돌아가요.”
-그럼 월요일까지 계약서 준비해둘게.
시간 끌 이유가 없다고 생각을 했는지, 계약서를 준비해둔다고 말한다.
조성현은 미소를 지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팀장님.”
그가 말했다.
* * *
캠핑장은 상당히 넓었다.
구경할 수 있는 곳이 많았고, 조성현은 정미원과 유재균이 함께 장을 보러 간 사이에 아이들과 함께 캠핑장을 돌아다니며 놀았다.
“채윤아. 여기 그네도 있대.”
“그네?”
“응. 한 번 가볼까?”
“갈래?”
조성현이 채윤이에게 묻자, 채윤이는 그대로 영준이에게로 시선을 돌려 영준이에게 묻는다.
영준이는 고개를 끄덕거렸고, 그들은 함께 그네로 향했다.
나무와 밧줄로 만들어진 그네 두 개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었다.
채윤이는 그네에 올라타다가 조금 무서웠던 것인지 잠시 머뭇거렸다.
하지만 영준이가 그네를 타는 것을 보고 금방 다시 시도하고 열심히 다리를 움직이며 그네를 탄다.
조성현은 아이의 뒤에서 조심스럽게 밀어주었다.
“영준이도 밀어줄까?”
“괜찮아요. 혼자 탈 수 있어요.”
그가 물었지만, 영준이는 고개를 흔들며 거절했다.
조성현은 영준이가 그네를 타는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꽤나 잘 탄다.
“영준아.”
“네?”
“엄마랑 아빠랑 영준이 어떤 학교 보내면 좋을지 고민 많이 하고 있던데, 영준이는 가고 싶은 학교 있어?”
조성현의 질문에 채윤이도 궁금했던 건지, 고개를 돌려 영준이를 바라본다.
영준이는 그네를 타다가 힐끗 채윤이 쪽을 봤다가 눈을 마주치고는 언제 봤냐는 듯 얼른 다시 시선을 움직였다.
“잘 몰라요.”
“잘 모르겠어?”
“… 네.”
답을 하는 게 뭔가 미묘하다.
조성현은 영준이가 슬쩍슬쩍 채윤이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픽 하고 웃었다.
채윤이가 어디를 갈지 몰라서 잘 모르겠다고 답을 하는 걸까.
“그림은 계속 그리고 싶지?”
“네.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해요.”
“그럼 대한 예술 사립학교 가면 좋긴 하겠다.”
“… 네.”
결국, 영준이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속마음을 이야기한다.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영준이나 채윤이는 분명히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있었다.
영준이는 그림을.
채윤이는 음악을.
조성현은 밝은 얼굴로 그저 그네를 타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어쨌든 대한 예술 사립학교에 가는 게 채윤이한테 도움이 되긴 하겠지.’
만약 영준이가 간다면 더 좋을 것이다.
학비가 문제였지, 열심히 일을 하다 보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조성현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아이들과 얼마나 시간을 보냈을까.
유재균과 정미원이 돌아왔다.
양손 가득 먹을 것을 들고.
“대형마트 바로 옆에 정육점이 있길래, 거기서 고기 사왔어요.”
유재균의 말에 채윤이의 얼굴이 밝아진다.
역시, 캠핑은 고기 아닌가.
* * *
모든 장비가 갖춰져 있었기에,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조성현도 캠핑을 오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그렇다고 워크숍을 안 가본 것은 아니었다.
Pan 엔터테인먼트의 워크숍은 항상 바비큐 파티가 포함되어 있었기에, 불을 피우는 것은 조성현에게도 익숙한 일이었다.
“꽤 잘하시네요. 도와드리려고 왔는데 그럴 필요 없겠어요.”
카운터에 있던 여성이 어느 순간 와서 지켜보고 있다가, 조성현이 능숙하게 불을 피우는 것을 보고 말을 한다.
“아, 감사합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혹시 소금 같은 거 부족하시면 저희가 있으니까 필요하시면 말씀하시고요.”
“알겠습니다. 감사해요.”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써준다.
그녀가 떠나고, 불을 준비한 조성현은 유재균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고기를 준비하던 유재균은 조성현이 자신을 바라보자 얼른 고기를 들고 왔다.
채윤이와 영준이가 열심히 상을 쓸고 닦으며 먹을 준비를 하는 상황.
“애들이 많이 신났네요.”
“그러게요. 영준이랑 같이 캠핑 와서 채윤이도 엄청 좋은가 봐요.”
“하하. 둘이 잘 놀아서 다행이죠.”
유재균이 그렇게 말을 하면서 고기를 올린다.
조성현은 유재균이 고기를 굽는 것을 잠시 지켜보다가 함께 먹을 채소를 다듬었다.
그가 먹기 좋게 채소를 다듬는 동안 정미원과 아이들은 일회용 식기들을 준비한다.
고기가 먹기 좋게 익고.
유재균은 얼른 먹으라는 듯 고기를 접시에 덜어주었다.
“맛있겠다.”
“우리 아빠 고기 완전 잘 구워.”
채윤이의 말에 영준이가 자랑스럽게 말을 한다.
유재균이 고기를 굽다 말고 피식 웃음을 흘렸다.
먹기 좋게 잘린 고기를, 조성현은 쌈을 싸서 채윤이에게 내밀었다.
“채윤아.”
“으응?”
고기 한 점을 후후 불고 드디어 입에 집어넣고 있던 채윤이가 고개를 들어 조성현을 바라본다.
“이거 아저씨 가져다드려.”
조성현의 말에, 채윤이가 얼른 들고 있던 고기를 입에 집어넣고는 조성현이 내미는 쌈을 잡아 유재균이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유재균이 고맙다는 듯 조성현에게 눈짓한다.
“고마워 채윤아.”
“감사합니다.”
채윤이도 유재균에게 감사 인사를 하면서 그의 입에 쌈을 집어 넣어준다.
조금 머뭇거리긴 했지만, 그래도 입에 넣어주는 것에 성공한 채윤이는 히히 웃으며 테이블로 돌아왔다.
“어휴. 채윤이 너무 예쁘다.”
정미원이 채윤이를 바라보며 웃고, 영준이는 눈을 깜빡거리며 조성현과 고기를 번갈아 본다.
자신에게 고기를 주어야 하나 갈등하는 그 눈빛에, 조성현은 웃음을 흘렸다.
“영준이도 아빠한테 쌈 싸드릴까?”
조성현의 말에 영준이는 아 하고 작게 소리를 내더니 고기 두 점을 집어 상추에 싸 유재균에게 가져다준다.
고기 한 접시를 다 먹고, 조성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불이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이제 제가 구울게요.”
“아니에요, 아직 많이 남았는데요.”
“제가 추워서요. 여기가 따뜻하니까 여기서 먹을게요.”
유재균이 고개를 흔들었지만, 조성현은 가볍게 웃으며 슬쩍 그가 들고 있던 집게와 가위를 가지고 갔다.
고기는 아직 3분의 2 정도나 남아 있지만, 조성현은 애초에 그리 많이 먹는 편은 아니었다.
유재균은 고기를 굽느라 거의 먹지 못했기에, 이제 그도 편하게 먹을 시간이었다.
조성현이 고기를 굽는 것에 집중하고 있을 때.
“아빠아.”
어느샌가 다가온 채윤이 그를 불렀다.
고개를 돌리니, 채윤이 자기 주먹만 한 쌈을 하나 들고 조성현을 바라보고 있다.
“아아아.”
채윤이 얼른 입을 벌리라는 듯, 쌈을 내밀었다.
조성현은 결국 웃으며 몸을 굽혀 채윤이가 내미는 쌈을 받아먹었다.
채윤이의 주먹만 한 쌈이었지만, 다행히 한입에 다 들어간다.
조성현에게 쌈을 준 채윤이는 눈을 반달 모양으로 휘며 헤헤하고 웃었다.
조성현도 아이에게 눈웃음을 보였다.
그래, 음악도 중요하지만… 이런 사소한 순간들도 너무 중요하다.
이런 게 진정한 행복이니까.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