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70)
170화
조성현과 채윤이 집 밖으로 나서자, 밖에는 검은 밴이 한 대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Pan 엔터테인먼트에서 일할 때 항상 몰았던 차다.
차 문이 열렸다.
“얼른 타.”
“네.”
조성현은 채윤이를 먼저 태우고, 차에 올라탔다.
자리에 앉자마자, 조수석에서 고개를 돌린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유미가 보였다.
“안녕하세요. 유미씨.”
“오빠 안녕하세요. 캠핑 다녀오셨다면서요?”
“네. 어떻게 아셨어요?”
“팀장님한테 들었죠. 막 곡 작업하려고 하는데 오빠가 프로듀싱 해주기로 했다고 알려주길래 바로 오빠 만나러 가려 했는데 캠핑 갔다고 말해 주더라고요.”
“아하.”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거렸고, 채윤이가 조심스럽게 유미를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유미가 사랑스럽다는 듯 채윤이를 바라보며 얼른 손을 흔든다.
“채윤이, 캠핑 가서 재미있게 놀았어?”
“네!”
“언니 빼고 노니까 완전 재미있었지?”
“어… 다음에 같이 가면 되니까….”
채윤이는 유미의 말에 순간 당황해서 조성현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듯한 얼굴로 바라보더니, 애써 말을 했다.
조성현과 유미가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박중원도 운전하다가 피식 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진짜 어떻게 저렇게 귀여울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제 딸이잖아요.”
“그러니까. 너는 안 귀여운데, 채윤이는 어떻게 저렇게 귀엽냐는 거지.”
“에이, 팀장님 왜 그러세요. 성현 오빠가 얼마나 매력 있는데.”
“하하… 감사합니다. 유미씨.”
조성현이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박중원은 매력 있긴 하지라고 중얼거리며 운전에 집중했다.
“그래서 저희 어디로 가요?”
“식당. 맛있는 거 한 번 먹어보자.”
“뭘 먹으러 가는데요?”
“별건 아냐. 라멘 맛집 있다고 해서 거기 한 번 가볼까 싶은데.”
“라멘 괜찮죠.”
날이 춥다.
따뜻한 국물을 먹으면 꽤 괜찮을 것 같았다.
채윤이는 조성현의 팔을 살짝 잡아당겼다.
“라면 먹어요?”
아이가 묻는다.
채윤이에게는 라멘이 라면으로 들렸던 모양이다.
“라면은 아닌데, 비슷해. 맵진 않을 거야.”
아이는 조성현의 설명에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조성현으로서는 그게 최선의 설명이었다.
뭔가 더 설명하기에는 더 복잡해질 것 같았으니까.
채윤이는 더 이상 질문하지는 않고, 그저 어떤 음식인지 기대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라멘 말고도 덮밥 같은 것도 파니까, 혹시 채윤이 라멘 못 먹으면 그거 먹자.”
“못 먹진 않을 거예요. 딱히 가리는 음식이 있진 않아서.”
채윤이는 고기 종류의 음식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튀긴 것도 좋아하고.
싫어하는 음식들도 있지만, 라멘과는 전혀 관계없는 것들이었다.
면 종류의 음식을 싫어하는 편은 절대 아니었으니, 잘 먹을 것 같긴 했다.
“맛있으면 잘 먹어요.”
조성현의 말에, 채윤이가 끼어들어 보충 설명을 한다.
박중원이 푸핫 하고 웃었다.
“삼촌도 안 가본 곳이라서 모르겠는데, 다들 맛있다고 하니까 괜찮겠다.”
박중원이 웃음을 터트리자, 채윤이도 따라 웃었다.
그가 왜 웃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따라 웃어보는 거다.
식당까지는 30분 정도 걸렸다.
그 시간 동안 그들은 조성현의 캠핑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를 나눴다.
“퇴사하고 아주 제대로 즐기고 다니나 보다. 캠핑도 가고.”
“즐겨야죠.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 건데.”
“쓰읍. 난 캠핑 이런 거에는 흥미가 없어서… 그냥, 내년엔 옆구리 안 시렸으면 좋겠는데.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쓸쓸하게 혼자 보냈다.”
“엄살은요. 관심 있는 여성분은 있으실 거면서.”
“없으니까 이러지. 누구 있으면 소개 좀 해줘라.”
“능력 좋으신 분이 소개는 무슨.”
조성현이 고개를 흔들었다.
박중원이 짐짓 쓴웃음을 지어 보인다.
그런 얼굴을 하고는 있지만, 조성현은 박중원이 곧 만나는 여자가 생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가만히 있으면 일이 잘 풀릴 거다.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캠핑 다녀온 거죠?”
“네.”
“아 진짜 좋았겠다. 저도 나중에 캠핑 가고 싶어요.”
“시간 될 때 꼭 한 번 다녀오세요. 진짜 좋더라고요.”
“시간 없으면 캠핑 가는 방송이라도 출연하려고요.”
“아, 그런 방법도 있네요.”
요즘엔 힐링 예능이 많이 나오고 있으니까, 캠핑하러 가는 방송도 몇 개 있다.
촬영하니 약간은 불편하겠지만 그래도 도시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건 좋을 거다.
유미는 힐끗 채윤이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조성현은 덜컥하고 몸을 멈췄다.
“채윤이는 크리스마스 선물 뭐 받았어?”
유미가 말한다.
채윤이는 눈을 멀뚱멀뚱 떴다.
조성현이 조심스럽게 채윤이의 눈치를 살폈다.
크리스마스 때 워낙 정신이 없었다.
한율이 일도 있었고, 그대로 크리스마스 파티에 갔다가 곧바로 캠핑하러 갔었으니까.
아이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할 여력이 없었던 것.
‘진짜 멍청했네.’
조성현은 자책했다.
언젠가 채윤이와 함께 아이스파크에 가서 산타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채윤이는 산타를 믿지 않는다고 했고, 그 이유로 자신은 선물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 적이 있었다.
그걸 듣고도 조성현은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
멍청해도 너무 멍청했다.
뭐라도 하나 준비했어야 하는데.
“나는 안 받았는데.”
“진짜? 산타 할아버지가 깜빡했나?”
“언니는 받았어?”
“언니는 이거 받았어.”
유미가 자신이 쓰고 있는 모자를 가리키며 말을 한다.
빨간색 모자는, 크리스마스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채윤이는 유미가 가리킨 모자를 잠시 바라보다가, 조성현 쪽으로 몸을 기댔다.
아이는 조성현의 귓가에 입을 가지고 갔다.
조성현은 갑자기 자신에게 귓속말하려는 채윤이의 행동에 눈을 깜빡이며 귀를 기울였다.
“유미 언니는 산타 할아버지가 있다고 믿나 봐.”
채윤이는 자신이 선물을 못 받은 건 크게 상관하지 않는 듯했다.
대신, 유미가 산타가 있다고 믿고 있는 것 같아 보여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는 게 문제였나보다.
조성현은 채윤이의 그런 모습이 너무 귀엽고 기특했지만, 동시에 아이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유미가 산타가 있다고 믿고 있을 리는 없겠지만.
조성현은 능청스럽게 아이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러게. 어떻게 하지?”
그렇게 말을 하니, 채윤이는 조금 당황한다.
조성현이 해결을 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또한 어떻게 해야 하냐고 되물어보니 당황한 듯 보였다.
아이는 한참 동안 끙끙거리다가, 겨우겨우 유미에게 답을 해줄 수 있었다.
“채윤이가 안 착해서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안 주고 갔어.”
“진짜? 그럴 리가 없는데. 채윤이같이 착한 애가 어떻게 선물을 안 받을 수가 있지?”
“어… 채윤이는 안 착해. 유미 언니는 엄청 착해서 받은 거야!”
아이가 손짓하며 말한다.
유미도 그런 채윤이가 귀여웠던 건지 킥킥 웃었다.
그렇게 아이와 함께 장난을 치며 이야기를 하니 시간은 금방 흘렀고, 그들은 식당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난 돈코츠 라멘.”
“저도요.”
“저도 그거 먹을게요. 채윤이는?”
“… 똑같은 거 먹을래.”
아이는 처음 보는 가게 분위기에 두리번거리며 답했다.
라멘이 뭔지 모르는 아이에게 뭘 먹을지 물어보면 당연히 답할 말이 없었다.
조성현은 메뉴판을 들고 하나씩 설명해주려 했지만, 채윤이는 조성현과 같은 걸 선택했다.
결국, 전부 같은 음식으로 4개로 시키고.
본격적으로 일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앨범 컨셉은 일단 정해졌어. 스케줄도 어느 정도 짜여 있고.”
“그래요?”
“응. 근데 뭐, 자유롭게 작업하는데 무리는 없을 거야. 스케줄이야 서예나씨 앨범에 비하면 엄청 넉넉해. 내년 3월 중순까지 하면 되니까.”
“넉넉한 거 맞죠? 디싱이 아니라 미니앨범 만드는 건데. 그럼 4곡에서 6곡은 들어가야 한다는 건데 그거 3개월 만에 만들라고요?”
“못해?”
“아뇨, 뭐. 할 수 있을 것 같긴 해요.”
조성현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박중원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피식 웃었다.
한창 음악을 했을 때는 곡을 찍어내듯 많이 만들기도 했었다.
여러모로 신경 써야 할 요소들이 많은 지금은 그것보다야 훨씬 속도가 덜하겠지만, 그래도 3개월이라는 시간은 조성현에게 넉넉한 시간이었다.
‘두 달 안에 끝낼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유미라는 아티스트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조성현이 곡을 만드는 속도도 그리 느리지 않은 편이었기에 두 달로도 충분할 것 같았다.
“회사에서 작업실 제공될 거고, 필요한 거 있으면 최대한 도와줄 수 있어.”
“음. 오케이.”
“페이는… 기본 페이가 엄청 높진 않아. 수익 대부분은 아마 저작권료로 받게 될 수도 있어. 대신 받을 돈 다 받을 수 있게 해줄게.”
기본 페이가 높지 않은데, 저작권료를 잘 챙겨주겠다는 건 충분히 이해됐다.
서예나의 케이스가 특별 케이스인거지, 엄청 큰 걸 바라진 않았다.
아니, 사실 오히려 조성현의 입장에서는 기본 페이보다 저작권료를 잘 챙겨주는 게 훨씬 중요했다.
저작권료가 얼마나 큰지 그는 잘 알고 있었으니까.
성공한 프로듀서들의 몸값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조성현은 이번 유미의 앨범을 꼭 성공시킬 생각이었다.
유미의 앨범이 성공하면 성공할수록 조성현의 통장도 보유해지리라.
‘어느 정도만 성공해도 사실 학비 걱정은 안 해도 될 테니까.’
물론 일을 멈추면 학비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겠지만, 유미의 앨범을 끝내고 나서도 조성현은 활동을 할 거다.
프로듀서로 활동을 하던, 아니면….
“형.”
“응?”
“내가 직접 작곡도 담당할 생각인데.”
“전곡?”
“아뇨, 전곡은 당연히 무리고. 여섯 곡 수록 되는 거면 그 중 서너 곡은 제가 쓰고 싶어요.”
조성현이 말했다.
자신이 곡을 쓰고 싶다고 말을 한 적은 처음이었다.
박중원도 놀랐고, 유미도 놀랐다.
여기서 놀라지 않은 건 채윤이가 유일했다.
채윤이는 조성현과 함께 곡을 만들어보기도 했고, 그가 곡을 만드는 것을 지켜보기도 했었으니까.
“할 수 있겠어?”
“나한테 음악 해보라고 했던 거 형이잖아요.”
“… 그렇긴 한데. 직접 하려고 하는 이유는 뭔데?”
이유?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뭐, 작곡을 하게 되면 작곡가로서 돈을 벌 수도 있기도 하고.
하지만 그게 중요한 이유는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래야 확실하게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결국 조성현은 이번 앨범을 성공하게 할 생각이었고, 확률을 가장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이 직접 나서는 게 최고였다.
“그건 유미씨랑도….”
“전 좋아요.”
박중원이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유미가 툭 하고 말을 던진다.
그녀의 말에 조성현이 미소를 지었다.
아직 작업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벌써 느낌은 좋았다.
과연, 그가 진심으로 전력을 다해 앨범을 준비한다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
조성현도 본인도 궁금했다.
내 딸은 음악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