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79)
179화
신경화 피아니스트에 대해서 궁금하기도 하고, 만나게 된다면 어쨌든 그녀가 채윤이에게 현실적인 조언들을 많이 해줄 것은 분명했다.
그렇기에 최대한 빨리 만나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스케줄이 맞지 않아 만날 수 없었다.
일단 신경화 피아니스트가 해외에 나가는 일정이 끼어 있었기에 만나기가 힘들었다.
“음… 다음 주 수요일은 제가 시간이 안 될 것 같긴 합니다. 죄송합니다.”
결국 신경화 피아니스트가 시간이 된다던 다음 주 수요일에는 조성현이 출근을 해야 해서 못 만나고.
-그럼 다음 주 주말에 만날까요?
“주말에는 될 것 같습니다. 어디서 뵐까요?”
-음… 한국 예술 대학교에서 보시는 건 어때요?
“가능합니다.”
그렇게 다음 주 주말, 한국 예술 대학교 근처에서 함께 점심을 먹기로 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
채윤이도 신경화가 궁금했는지 조성현의 통화에 귀를 기울이며 집중하다가 다음 주 주말에 만나기로 결정되자 밝게 웃었다.
통화를 마무리하고, 조성현은 채윤이를 바라보며 가볍게 웃었다.
“채윤아, 신경화 선생님 만나면 뭐 물어보고 싶은 거 있어? 그런 거 있으면 다 정리해서 갈까?”
신경화 피아니스트는 해외에도 많이 나가고, 한국에 있을 때도 사실 바쁜 몸이다.
다른 말로 하면, 비싼 몸.
그녀를 이번에 보고 나면 또 언제 볼 수 있을지 몰랐다.
채윤이가 궁금한데 조성현에게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은 최대한 많이 물어보는 게 좋았다.
‘웬만한 것들은 내가 해결 할 수 있겠지만….’
신경화 교수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조성현이 정답은 아니니까.
“‘바람의 왕국’ 봤냐고 물어보고 싶어.”
“그래?”
“응. 피아노랑 바이올린을 둘 다 잘하는 사람은 어떤 느낌을 받았을지 궁금해.”
채윤이는 눈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조성현은 흥미로운 얼굴로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음악 전반적으로 상당히 재능 있는 모습을 보인다.
조성현과 함께 작업을 할 때도 잘 듣고, 그와 일치된 의견을 내고.
그런 아이였기에, 두 개의 악기를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바람의 왕국’의 음악이 어떻게 들리는지 궁금한 모양이다.
조성현으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었기에, 채윤이의 말을 듣자마자 그도 흥미가 생겼다.
평생을 작곡가로 활동했던 조성현이다.
그는 처음 ‘바람의 왕국’을 보고 난 후, 곡을 하나씩 뜯어보며 영화를 즐겼다.
채윤이는 엄청난 음악을 접하고 잠깐의 슬럼프를 겪기도 했고.
그럼 과연 두 개의 악기를 다루는 신경화는, 영화를 보고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 * *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비슷한 하루들이 반복되었다.
“아빠! 얼른 일해야지!”
채윤이는 조성현과 함께 일을 하는 게 재미있는지, 조성현보다도 먼저 일어나 그를 깨우고.
조성현은 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춰주고는 몸을 일으킨다.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한 후, 서재 겸 작업실로 들어가 채윤이와 함께 작업을 이어나가는 것.
그게 최근 그들의 하루였다.
“아빠랑 일하는 게 그렇게 좋아?”
“응. 재미있어.”
“뭐가 제일 재미있어?”
“곡 만드는 거!”
채윤이는 작곡에 재미를 붙였다.
어차피 작곡이야 조성현이 다 하지만, 음악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옆에서 다 지켜보면서 채윤이는 그 행동 하나하나에 강한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오늘은 밖에 나가서 일할까?”
간단하게 시리얼을 먹으며, 조성현이 물었다.
그의 말에 채윤이가 고개를 번쩍 들어 올리더니 눈을 깜빡인다.
활짝 웃고 있는 게, 어떤 대답을 할지 딱 보인다.
“나는 좋아. 어디로 가요?”
채윤이가 묻는다.
요즘에도 존대와 반말을 섞어서 사용한다.
조성현에게는 거의 반말을 많이 사용하고, 다른 어른들에게는 거의 존대를 사용하고 있었다.
다른 어른들에게도 반말을 사용한다면 아마 조성현은 자신에게도 존대를 사용하게 가르쳤을 것이다.
하지만 채윤이가 조성현 자신을 존중하지 않아서 반말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에 아이가 존대와 반말을 섞어서 사용해도 편하게 받아주었다.
“어디로 가고 싶어? 아빠는 지난번에 채윤이가 유미 언니랑 같이 눈사람 만들었던 곳을 가볼까 했는데.”
“헤에… 좋아.”
채윤이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답을 했다.
얼른 시리얼을 입에 집어넣고 우물우물하더니, 삼킨다.
식사를 서두르는 걸 보니 빨리 나가고 싶은 모양.
조성현도 아이가 식사를 서두르는 것을 보고 자신도 빠르게 그릇을 비웠다.
“설거지는 나갔다 와서 할까?”
“가자!”
채윤이가 외투가 있는 쪽으로 달려가며 외쳤다.
조성현이 웃으며 아이의 뒤를 따랐다.
밖으로 나와서, 공원으로 향하는 길.
“아빠.”
“응?”
“유미 언니랑 만든 눈사람… 아직도 있을까?”
“지금은 없지 않을까?”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고, 그동안 눈이 한 차례 더 내렸었다.
지난번에 만들었던 눈사람이 아직 남아 있을 것 같진 않았다.
유미와 함께 눈사람을 만들었던 그 장소로 가니, 역시 그들이 만든 눈사람은 없었다.
대신 다른 이들이 만들었는지 커다란 눈사람 하나가 근처에 서 있었다.
“없네….”
채윤이가 조금은 시무룩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조성현은 벤치에 앉아, 채윤이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어주었다.
“아빠랑 같이 다시 만들자.”
“지금?”
“지금은 눈이 다 얼어서 못 만들고… 나중에 눈 내리면?”
“그럼 눈은 언제 와요?”
“다음 주까지 눈이 온다는 예보는 없네.”
“… 빨리 왔으면 좋겠다.”
채윤이가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멍하니 고개를 돌려 커다란 눈사람을 바라본다.
그리고 우습게도.
조성현은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며 악상을 떠올렸다.
아니, 정확히는 ‘떠올랐다’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거다.
그 영감을, 조성현은 유미의 상황과 대입해서 들고나온 노트에 메모해나가기 시작했다.
채윤이도 조성현이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을 알아차리고는 고개를 돌려 조성현의 노트를 바라보았다.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마냥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상황.’
그리고, 잠시나마 맛봤던 행복의 시간을 회상하며 기회가 오기를 바라는 마음은 더 커진다.
유미의 상황과 잘 맞아떨어졌다.
그녀가 공감하기도 쉬울 거고.
이건, 음악적 성공에 대한 이야기였으니까.
조성현은 빠르게 메모를 끝내고, 채윤이를 바라보았다.
이미 아이와 함께 작업한 유미의 곡이 두 개째였다.
캠핑 장에서 작업한 것까지 더하면 세 개째의 곡.
채윤이도 조성현의 방식에 익숙해져 있었고, 조성현이 어떤 생각으로 메모를 하는지 이해하고 있었다.
“채윤이가 보기에는 어때?”
“재미있을 것 같은데… 잘 모르겠어.”
채윤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말을 했다.
아이의 이런 반응은 처음이었기에 조성현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과연 어떤 부분 때문에 채윤이가 이런 반응을 보여주는 걸까.
“왜? 어떤 부분을 잘 모르겠어?”
“아직….”
“조금 더 완성되어야 알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게 물어보자, 아이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조성현은 흐음 하고 소리를 내고 노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답은 나오지 않았기에, 결국 그는 일단 곡의 구성을 더욱 완벽하게 하려고 펜을 놀렸다.
곡의 틀을 전부 짜고.
조성현과 채윤은 함께 공원을 한 바퀴 돈 후에 집에 돌아왔다.
날이 저물었다.
* * *
다음 날.
조성현과 채윤은 일주일 만에 회사에 다시 출근했다.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난 채윤은 출근 준비를 다 마쳤다.
열심히 차려입은 채윤이를 보며, 조성현은 가볍게 고개를 흔들었다.
“채윤아, 그렇게 막 안 입어도 돼.”
“그치만 다른 사람들한테 잘 보여야 하는걸.”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아빠 친구들.”
채윤이의 말에 조성현은 픽 웃었다.
아무래도 직장 동료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인 것 같은데, 어차피 딱히 동료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있는 시스템도 아니었다.
조성현이 매니저로서 일을 할 때는 또 몰라도, 지금은 프로듀서로서 일하는 상황이었으니까.
“아빠 친구들 없는데?”
조성현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일하러 가기 위해서 열심히 차려입은 채윤이가 내심 자랑스러워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런 조성현의 자랑스러운 미소와는 정반대로.
채윤이는 충격받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조성현은 그대로 굳어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채윤이의 모습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채윤아, 왜 그래?”
“아빠….”
“응, 채윤아.”
“친구 없어…?”
“어?”
자신을 바라보는 채윤이의 슬픈 눈을 발견한 조성현은 조금 당황했다.
채윤이가 한껏 걱정을 담은 눈빛을 하고, 말을 이었다.
“아빠 혹시… 왕따예요?”
진심으로 걱정을 하는 모습이어서, 조성현은 여기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잠시 굳었다.
왕따라는 단어를 어디서 들었나 싶기도 했지만, 조성현은 아이가 생각하는 것이 또래에 비해 성숙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거기에 의문을 표하기보다, 그저 웃음을 터트리는 것을 택했다.
“푸흐흐. 아냐 채윤아. 무슨 소리야. 우리 처음에 갔을 때 아빠 친구들이 인사 많이 해줬잖아.”
“맞아.”
“오늘은 아빠 친구들 안 만나고 작업실로 바로 갈 거라서 그래. 만나더라도 아마 유미 언니랑 현아 언니 정도가 전부일걸?”
“중원이 삼촌은?”
“글쎄. 채윤이가 중원이 삼촌 보고 싶다고 하면 오지 않을까? 보고 싶어?”
“저번에 같이 밥 먹기로 했는데 같이 못 먹었으니까….”
“오늘은 꼭 같이 먹자고 하자 그럼.”
“응!”
채윤이가 금방 걱정스러운 얼굴을 풀고는 고개를 끄덕거린다.
오늘은 출근해서 일단 유미와 함께 자신이 작곡한 곡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후, 지난번에 최종 후보에 들었던 곡 두 개에 대한 스케줄도 잡아야 했다.
최종 후보에 들었던 곡은 ‘어두운 달빛 아래 꽃 한 송이’와, ‘마지막.’이라는 곡이었다.
곡, ‘마지막’은 최우진이 작곡한 곡이었으니 그리 부담은 없지만, ‘어두운 달빛 아래 꽃 한 송이’라는 곡은 조금 달랐다.
조성현이 모르는 작곡가였고, 처음부터 새로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
‘스케줄 조정 같은 건 내가 직접 하진 않을 테니 편하겠지만… 그래도 곡 작업을 할 땐 직접 이야기 해야 할 테니까.’
조성현이 속으로 생각했다.
지난번과는 조금 다르게, 조성현은 음악 작업에만 집중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다른 부분들은 전부 장현아나 박중원이 처리를 해줄 거다.
조성현은 얼른 정장을 입고, 외투를 걸쳤다.
아이에게도 외투를 걸쳐주니, 채윤이가 입을 연다.
“출근 준비 끝!”
“자, 그럼 갈까?”
아이의 외침에 조성현은 웃음을 흘리며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그는, 건물 밖으로 나서자마자 앞에 서 있는 검은 색 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잉.
작은 소리와 함께 창문이 내려가더니, 익숙한 얼굴이 모습을 드러낸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모시러 왔습니다.”
장현아가 웃으며 말했다.
내 딸은 음악천재
*****************************************************
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웹에서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감상하세요
http://novelagit.xyz
****************************************************